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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큰롤의 세련화를 이룩한 안경잡이 스타의 모든 것 - 버디 할리(Buddy Holly) - (1974)

안경을 쓴 모범생 같은 모습의 앨범 사진이 먼저 눈에 들어오네요. ‘버디할리’는 완전한 흑인 음악을 하는 ‘백인’ 로큰롤 스타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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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을 쓴 모범생 같은 모습의 앨범 사진이 먼저 눈에 들어오네요. ‘버디할리’는 완전한 흑인 음악을 하는 ‘백인’ 로큰롤 스타였죠. 1950년대, 시대를 풍미한 로큰롤 스타 중에서도 솔로로만 활동한 다른 가수들과는 달리 그는 밴드 ‘크리케츠(Crickets)’를 이끈 점이 중요합니다. 22세의 나이에 비행기사고로 요절하기까지의 노래들 중 클래식만을 골라 엮은 걸작 모음집 <Buddy Holly's greatest hits>입니다.

버디 할리(Buddy Holly) - <Buddy Holly's greatest hits> (1974)

그가 나타나기 전까지 로큰롤의 사운드는 다듬어지지 않은 거친 상태였다. 갓 태어난 로큰롤은 ‘위대한 천재’ 버디 할리를 만나 원시성을 벗고 세련된 음악으로 도약하게 되었다. 그는 로큰롤이 누구나 쉽게 납득할 수 있는 팝음악임을 제시했다.

그의 음악에는 낭만성이 강조되었다. 그러나 로큰롤이 가지는 도전적이고 변화무쌍한 특성을 전혀 훼손하지 않고 그 틀 안에서 ‘록의 친화력 획득과 성숙’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그는 록의 이론가로 통한다. 그때까지 존재한 록 주변의 여러 음악, 즉 리듬 앤 블루스, 컨추리, 로커빌리, 흑인 영가 등을 종합해 록의 체계를 정립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수행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거기에 텍사스(그의 고향)와 인접한 멕시코의 영향을 흡수한 소위 ‘텍스 멕스’(Tex-Mex)사운드 경향을 선보이기까지 한 거대한 소화력의 소유자였다. 그것은 기존 사운드의 통일을 뜻했다.

「사랑은 사라지지 않아요」(Not fade away)는 그의 흑인리듬 소화력을 확인시켜 주는 대표적인 곡이었다. 여기에 나타나는 기타 리듬은 흑인음악 리듬 앤 블루스의 거인 보 디들리의 트레이드 마크, 즉 머리카락을 자르는 듯 ‘썰어낸’ 리듬을 수용했다. 청취자들이 이 곡을 처음 들었을 때의 느낌은 ‘연주자가 흑인임에 틀림없다’는 것이었다. 이 때문에 57년 그와 그의 그룹 크리케츠(Crickets)가 뉴욕 아폴로 극장에서 연주했을 때 객석에서는 놀랍다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이 앨범은 그가 22세의 나이로 요절하기 전가지 발표한 노래 가운데 클래식만을 골라 엮은 걸작 모음집이다. 14곡이 수록된 이 음반은, 여러 음악의 통합을 성취해 낸 그의 공헌을 대체적으로나마 더듬어 볼 수 있게 해 주는 작품적 가치를 지닌다.

앨범은 버디 할리 히트곡집으로 타이틀이 붙어 있지만 실은 그의 발표작과 크리케츠의 히트곡을 한꺼번에 실은 것이다. 「페기 수」( Peggy Sue), 「레이브온」(Rave on)등은 버디의 개인 명의로 된 히트곡이지만 「댓일 비 더 데이」(That'll be the day)나 「오 소년아」(Oh boy) 등은 크리케츠의 이름으로 발표된 노래들이었다.

버디 할리가 이처럼 양다리를 걸친 것은 노련한 매니저 노먼 페치의 전략에 의한 결과였다.

노먼 페티는 데카 레코드사 소속시 별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크리케츠를 브룬스윅 레코드사에 , 버디 할리는 코랄 레코드사에 각각 계약시키는 방법으로 새출발을 꾀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브룬스윅이 데카의 자회사였기 때문에 데카의 법적 보복을 두려워한 나머지 할리의 정체를 숨기기 위해 크리케츠를 내건 것이었다.

「댓일 비 더 데이」는 57년 싱글 차트를 강타, 3위까지 올랐고 22주간이나 차트에 머무는 빅히트를 기록했다. 생동감이 넘치지만 절제된 사운드의 이 곡에서 깨끗한 사운드를 들려주는 기타는, 펜더 스트레토캐스터라고 하는 그가 널리 퍼뜨린 전기기타였다.

「페기 수」는 버디 할리의 특유의 딸꾹질 창법과 신음에 가까운 보컬을 들려주는 곡이다. 그가 록 팬들에게 전하려 했던 것은 보컬 방식에 있어서는 규칙적이 아닌 ‘불규칙에 의한 멋’ 이었고, 가사에 있어서는 드러냄보다는 감춤이었다. 그 감춤을 통해 그는 록 평론가 조나단 코드가 표현했듯이 ‘아주 귀하고 진실한 사랑’을 찾으려 했다. 그는 소년 같은 순수성으로 록의 성숙을 이룩한 것이었다.

그가 록계에 끼친 영향력은 그의 노래가 무수히 리메이크되고 있다는 점에서도 입증된다. 롤링 스톤즈의 미국차트 데뷔곡이 할리의 「사랑은 사라지지 않아」였고, 린다 론스태드는 할리 작품의 단골 리메이크꾼으로 「사랑에 빠지긴 너무 쉬워」(It's so easy) 「그건 더이상 중요하지 않아」(It doesn't matter anymore)를 히트시켜 재미를 보았다. 비틀즈는 그의 곡을 연주하며 실력을 연마하여 훗날 최고 그룹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64년 비틀즈를 위시한 영국 록그룹의 ‘미국 침공’시에 들여온 음악은 58년 영국 순회공연 때 그곳 젊은이들에게 비트(beat) 열풍을 일으킨 바로 버디 할리의 음악 그것이었다. 그는 미국보다 영국에서 더 좋은 평가를 받아 영국에서는 ‘버디 할리 주간’이 선포되기도 하였다.

버디 할리를 정의해줄 업적은 너무도 많다. 그는 자신이 만든 곡으로 성공한 최초의 백인 록가수였다. 일반적인 록 밴드의 ‘보컬, 기타, 베이스, 드럼’이라는 라인업을 가르쳐준 것도 그였다. 또한 그는 전기기타 펜더 스트래토캐스터를 대중화시켰고 록 반주에 최초로 현을 사용했다.

이 모든 것을 이 앨범에서 체험할 수 있다.

앨범을 통해서 알 수 없는, 그가 남긴 주요한 공헌이 또 있다. 버디 할리는 안경을 쓴 수줍은 인상으로 무대에 선 유일한 록 스타였다. 엘비스 프레슬리처럼 꼭 미남이 아니어도 , 반드시 섹시한 매력을 갖추지 않았더라도 로큰롤 스타가 될 수 있음을 그는 증명했다. 버디 할리는 이점에 있어서도 록의 저변 확대에 크게 기여했다.

버디 할리의 출현이 엘비스의 등장과 맞먹는 비중으로 록 역사에 기록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 50년대에 활동하다 죽은 버디의 위 싱글을 모은 이 편집앨범 <Buddy Holly's greatest hits>는 74년 출반했다.

글 / 임진모(jjinmoo@izm.co.kr)



제공: IZM
(www.iz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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