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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내몸을 원하면 머리를 비워라! - 『내몸 아름답게 만들기』 유태우

머리로 생각해봐야 내 몸 고통밖에 없다, 생각을 중지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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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 우린, 단순히 외적인 모양 앞에서도 아름다움을 들먹이기도 하지만, 아름다움은 총체적인 무엇이라고 여기죠. 그렇다면 몸의 아름다움은 어떨까요.

박범신 작가의 『은교』에는 이런 말이 나오죠. “아름다움이 참된 진실이나 완전한 균형으로부터 온다는 일반적인 논리에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아름다움은 각자의 심상을 결정하는 주관적인 기호에 따른 고혹이거나 감동이다.”

아름다움. 우린, 단순히 외적인 모양 앞에서도 아름다움을 들먹이기도 하지만, 아름다움은 총체적인 무엇이라고 여기죠. 그렇다면 몸의 아름다움은 어떨까요. 겉으로 드러난 예쁜 외모와 식스팩의 근육질, 혹은 몸의 곡선이 이룬 아름다움도 있겠죠. 물론, 그것만이 아닌 몸의 아름다움도 있을 테고요.

이에, 『내몸 사용설명서』, 『내몸 다이어트 설명서』, 『내몸 젊게 만들기』 등으로 ‘내몸 신드롬’을 일으킨 마이클 로이젠과 메멧 오즈 박사가 건강한 아름다움이란 무엇일까, 어떻게 이뤄질까, 하는 문제를 들고 나왔습니다. 『내몸 아름답게 만들기』. 내몸 아름답게 만든다고 뷰티나 미용으로 국한해 생각하진 마세요. 여기엔, 몸의 문제와 함께 마음의 문제, 삶의 문제를 동시에 다룹니다. 즉, 몸, 마음, 삶은 하나다.

‘각자의 심상을 결정하는 주관적인 기호에 따른 고혹이거나 감동’. 이 책의 두 저자는 그런 반응이 ‘자동적 사고’라는 점에 주목합니다. 특히, 우리 몸 안에 수 천 년 동안 진화된 ‘아름다움 유전자’가 있고, 그것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주장하네요. 그것은 곧 건강과도 연관된 문제며, 뭣보다 삶과도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이라는 것. 한마디로 통합적 해결책입니다.

혹시, 피부의 트러블이 삶의 목적과 어떤 상관을 맺을까요, 묻는다면, 쉽게 고개를 끄덕이긴 어렵겠죠. 책은 몸과 마음, 삶의 문제가 유기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음을 또한 알려줍니다. “아름다움은 단지 외적인 것보다 더 깊은 개념이다. 이 책의 중간과 마지막 부분을 읽어보면, 아름다움은 자신이 어떻게 느끼고 자신의 인생을 어떻게 정의하는지에 관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p.18)

ⓒmbc드라마 '마이프린세스' 김태희

뭣보다, 이 책은 아름다움을 상업성에 매몰되고, 화젯거리를 만들어내고, 부러움을 사는 비지성적이고 외적인 것만을 추구하는 게 아니라고 말하네요. 실제로 아름다움은 정교히 인식되고, 목적을 가지고 있으며, 추상적이거나 우발적이라기보다는 탄탄한 과학에 기초하고 있다며. 그리하여, 이 말들. “아름다움은 허영으로 들리기 쉽지만, 사실 아주 많은 부분에서 인간다움을 반영한다.”(p.13) “이제 아름다움의 요소들은 누구든지 원한다면 더 좋게 바꿀 수 있다.”(p.16)

이 책의 옮긴이, 유태우 신건강인센터 원장님은 덧붙여 몸, 마음, 삶이 하나라는 사실을 강조합니다. “이제껏 몸의 병과 마음의 병은 별개로 접근해 치료했다. 몸의 병은 의사가, 마음의 병은 심리상담가가 담당해 왔지만 최근 그들은 몸의 병이 단지 몸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 마음의문제가 몸에도 영향을 준다는 점에 주목했다. 몸, 마음, 삶이 하나라는 사실을 이제서야 깨달은 것이다.” (p.6)

덧붙여 원장님은 머리를 비울 것, 생각을 중지할 것을 권합니다. 어디서 그런 말씀을 하셨냐고요? 지난 11월25일, 서울 북촌마을의 한 로스터리 하우스. 커피 향에 몸을 맡기고, 꿀태우 원장님의 구수한 입담에 마음을 맡겼어요. 이름 하여, ‘내 몸이 아름다워지는 티타임’. 도 닦는 소리처럼 들릴 것이라고 선전포고하셨지만, 아름다워지고 싶은 독자들은 묻습니다. 그래요, 두말하면 잔소리. 우리, 유태우 원장님에게 여쭤 봐요. 원장님, 원장님, 알려주세요. (※ 약간의 코맹맹이(?) 소리를 섞어 맥락에 지장 없이 대화체를 일부 조절했음을 알려드립니다.)


원장님, 있잖아요~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갈 때, 아 뭐랄까요, 우울하거나 순간적으로 기분 다운되면서, 내면의 공백이 뻥~하고 생겨요. 그걸 채워 넣으려는 욕구가 식욕으로 연결돼서 마구마구 먹게 돼요. 흑… 그렇게 의도와 상관없이 몸이 욕망해요. 다스려 보려고 하나 그 공백을 끈기 있게 견디질 못해요. 그래서 우울모드인데, 그 순간을 지혜롭게 조절하는 방법, 어디 없나요?

“아하, 먹으면 다행이에요. 왜냐. 남자들은 다른 이상한 짓을 해요. (웃음) 우울하니까 먹는다. 둘 다 증상이에요. 원인이 아니에요. 왜 우울한가, 부터 따져봐야 해요. 먹는 거, 좋아요. 즐겨요. 먹으면 살찌는 게 문제다? 살쪄서 뭐? 우울하다, 먹는다, 살찐다, 우울하다, 그렇게 악순환하고 있어요. 우울한 이유가 뭐였든, 나중에는 악순환하고 있어요. 일단, 악순환을 끊어야 해요. 그 전에 우울하지 않게 해야 하는 거죠. 왜 우울한지, 이유를 잘 생각해봐야 해요.”

(아유, 원장님, 나이도 적지 않은데, 한해가 또 지나가고…) “한해 지나간다고 고민해요? 에이, 왜 그래요. 앞으로 살 시간이 더 많은데. 그냥 즐겁게 살면 돼요. 내가 왜 많은 성취를 해야 해? 외로움 안 느끼고 즐겁게 살면 되지. 왜 스스로를 우울모드에 빠뜨려요? 그게 원인이에요.

둘째, 또 봅시다. 우울이 싫어요? 진정한 우울을 경험해 봤어요? 경험해보지 않았으면 말을 하지 마요~ (웃음) 나는 지독한 우울을 경험해 봤어요. 6개월마다 왜 사나, 어떻게 죽을까, 그 생각만 해 본적 있어요. 서양에선 우울증이라고 병이라고 하는데, 사실 (우울은) 내 몸과 마음이 필요해서 주는 반응이에요. 우울할 필요, 있어요! 그것도 즐겨요. 필요하니까, 우울한 거예요. 너무 오버했으니 좀 쉬어. 사람 덜 만나고 혼자 좀 있고. 그게 우울이에요. 즐겨요, 우울이 싫은 게 아니에요. 먹고 싶은 게 있으면 즐겨요.”


(원장님~ 현재 몸에 대해서도 불만이에요. ㅠ.ㅠ) “허허, 또 봅시다. 먹으니까 살찌고, 다시 우울하고, 다시 먹고. 아, 악순환이에요. 우울을 즐겨요, 그럼 많이 안 먹어요. 그리고 나중에 다시 빼면 되지. 그렇게 받아들이면 우울하지도 않고, 더 먹지도 않아요. 어떻게 돼요? 빙고, 악순환, 깰 수 있어요. (불끈!)

그럼에도 진짜 예쁜 몸을 갖고 싶다는 건, 다른 문제에요. 예쁜 몸만들기가 어려워요? (웃음) 아니에요, 쉬워요. 머리로 하니까, 어려운 거예요! 그놈의 머리 때문에 사람들에게 고통이 많은 거예요. 동물의 몸을 봐요. 사자, 호랑이, 몸이 얼마나 좋아요. 사냥해서 과식하는 법이 없어요. 놀고먹고 사냥하고.

동물은 말이죠. 건강하게 살도록, 그에 포함되는 사람도 건강하게 살도록 몸이 진화됐어요. 그런데도 힘든 건, 그게 다 머리 때문이에요. 동물과 구별되게도 하지만, 동시에 많은 고통을 받게 해요. 이렇게 병 많은 동물은 사람 밖에 없어요. 스트레스, 비만 등 온갖 병은 스트레스 때문에 생겨요. 올 겨울, 그 몸을 즐깁시다. 룰루랄라~ 위기라 생각하니까 악순환이에요. 해 보세요. 덜 먹게 될 거예요. 머리로 하는 짓이 다 그렇다니까. 책에는 없는 내용이에요. 생각 중지 훈련! 머리로 생각해봐야 고통 밖에 없어요.

자자, 정리해봅시다. 많은 사람들, 이렇게 생각해요. ‘아, 난 비만만 아니면 행복해질 것 같아.’ 노노노노노노!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 비만 해결 못해요. 나도 처음엔 그런 줄 알았어요. 몸 쇁아지면, 행복할 줄 알았어요. 웬걸, 원래 마음이 그래요. 다 불만이에요. 몸 해결되면 다른 불만 또 찾아요. 삶이 또 그래요. 체중만 빼는 게 아니라, 동시에 바꿔야 해요. 즐겁게. 왜 몸에도 들어가지 않는 작은 옷만 살려고 용을 써요? (웃음)”


진료 초기만 해도 비만이라는 ‘몸의 병’이 ‘마음의 병’을 유발해 삶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했다. 비만을 고치면 마음의 병이 치유되어 삶도 행복해질 것이라 확신했다. 그러나 이 생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병든 마음으로 불행한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은 치료가 힘들었을 뿐더러 치료를 해도 대부분 재발했다. 이런 반복적인 경험을 통해 오히려 병든 마음과 행복하지 않은 삶이 비만의 원인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p.5)

“봐요, 자기 몸을 가리려고 옷을 사잖아요. 어느 계절이건 내 몸에 맞춰 입으세요. 콤플렉스가 있잖아요? 그럼, 볼 테면 봐라, 고 드러내세요. 나도 그런 콤플렉스 하나 있어요. 뭔지 알아요?

중학생 때 수영장에 가서 사촌이 수영복 입은 사진을 찍어줬는데, 웬 괴물? 허리는 길고, 다리는 짧은 그런 괴물이에요. (웃음) 그 이후, 내 몸 쳐다보니 진짜 싫은 거예요. 그런데 다리는 어쩔 수가 없으니, 대신 허리는 짧게 보일 수 있잖나. 그래서 등을 굽힌 채 살았어요. 구부정. 30년을 나만의 콤플렉스로 살았던 거예요. 40대 중반에 술 마시는데, 마담이 날 보더니 그래요. 등이 왜 동그래요? 그때 정신이 번쩍. 그때부터 허리를 폈어요. 볼 테면 봐라. 내가 남한테 그 얘길 한 순간부터 나를 괴롭히지 않더라고요.”



원장님, 유자차를 시키시던데, 특별한 이유가 있어요?

“두 가지 이유가 있어요. 예민한 사람이라, 점심 이후에는 커피를 안 마셔요. 아직 점심을 못 먹었어요. 율무차를 시키고 싶었는데, 주문할 때 생각이 안 났어요. (웃음) 사실, 전 아무거나 다 먹어요. 다이어트 하는 사람으로 아는데, 천만의 말씀. 콜라, 햄버거, 삼겹살, 라면 등 다 먹어요. 다만, 라면을 먹을 때 스프를 1/3만 넣어서 먹어요.”

어? 예전에 TV에 나오셨을 때 보니까, 음식을 가려서 드신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아닌가 봐요? 호호. 식습관은 그럼 어떠세요? 운동 같은 걸로 몸도 관리하세요?

“아니, 아까 말했잖아요. 관리 안 해요. 왜냐. 아는 건 머리로 아는 거예요. 머리로 생각하고 그걸 수행하려고만 하는데, 에이, 그러지 마요. 꼴리는 대로 살아요. (웃음) 그때그때 즐겁게 살아요. 나도 물론, 과거에는 계획을 하고 살았는데, 요새? 계획이 없어요. 하고 싶은 대로 해요. 머리로 하지 않아요. 다시 말해볼까요? 생각 중지 훈련!”

힝, 우리 아이가 감기 잘 걸려요. 중이염도 그렇고. 엄마로서 가슴이 아파요. 항생제도 먹고 그러니까…

“나는 중이염에도 항생제를 안 줘요. 독감 예방주사를 무시하는 건 아니지만, 더 중요한 게 있어요. 저항력이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에요. 약으로 해결하면 저항력이 떨어져요. 아이도 좀 아프게 키우세요. 그러면 나아요. 절로 나아요.

원장님, 그런 경험 없으세요? 선잠이나 불편하게 잤을 때, 다음날, 못잔 것을 잠으로 채우라는 몸의 반응이 오는 그런 거요. 누적되면 심신이 더 지치고, 힝. 잠을 잘 못자도 무리 없는 건가요? 꼭 채워져야 하나요?

“모르죠? 이미 대답을 했어요. 심신이 불편한데, 왜 덜 자요? 예끼. (웃음) 사람마다 필요한 수면 시간이 달라요. 어떤 사람은 3시간, 어떤 사람은 10시간. 그건 머리가 아니라 몸이 정하는 거예요. 옛날에는 7~8시간 수면을 권장했는데, 그건 틀렸어요. 그건 평균일 뿐이에요. 자? 몸이 결정하도록 해야 해요. 잘 잤다, 느낌 좋?, 이 정도까지 자야지. 머리로 컨트롤 하려면 몸에 해를 끼쳐요. 괜히 자기 몸과 싸우는 거고, 그것 때문에 힘들어지고.

자, 봅시다. 산 위에 내가 원하는 게 있어. 산 밑에 있는 사람이 갑자기 산 위에 올라갈 수 없어요. 산 밑에 있는 게 불만인 사람은 산 위에 가는 게 힘들어요. 에고, 저만큼 남았네, 하면서. 산 밑에 있으면서, 만족해 봐요. 지금 현재 원하는 것이 있다면 현재를 불만으로 하지 말고 현재를 만족하세요. 그럼 자신을 쪼지 않아도 원하는 것을 만들 수 있어요. 내가, 도 닦는 소리라 그랬죠? 하하.”


원장님, 그 말씀, 현재, 원래의 나에 만족하라는 건가요?

“자기 몸이 시키는 대로 해요. 제발, 머리가 원하는 대로 하지 말고. 사람들은 별 고민을 다하는데, 그게 병이에요. 그래도 원하는 게 있으면 계획하지 말고 바로 하세요.”

아아악, 거의 주말마다 두통이 와요. 두통약을 먹어야 할지, 참아야 할지, 어찌하면 되오리까.

“그건, 왜 두통이 오느냐, 가 질문이에요. ‘왜’를 물어보세요. 의사가 아닌 자신에게 그 질문을 하세요. (그런데, 회사에 나오면 안 아프더라고요.) 주중에 오버한 거예요. 그땐 머리가 깨서 못 느끼다가, 안 할 때 느낀 거예요. 원인이 자신에게 있는 거죠. 그러고선 두통이 진통제로 해결이 될 것 같아요?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 주중에 지금 템포보다 10%만 늦춰보세요.

얘기 하나 해 줄까요? 몇 년 전, 한 친구가 한국에서 사업을 접고 중국으로 공장을 옮겼어요. 유리공장인데, 그해 3월에, 12월까지 완공하겠다고 얘기했어요. 중간에 우여곡절도 있었고, 앓기도 하다가 공장 완공은 그해 12월에 되지 않고 그 다음해 12월에 됐어요. 그만큼 실제 일어나는 일과 생각과는 차이가 있어요.

다 자신이 스스로를 들들 볶아서 그래요. 이사 가 봤죠? 이사 간다면 짐 정리를 일주일에 내 하잖아요. 그러니 죽지, 죽어. 6개월에 해야지, 왜 난리를 쳐서 끙끙 앓고 사느냐, 이거에요. 동물도 그렇게 안 해요. 사람만 그래요, 사람만! 그러니 몸이 힘들지. 머리가 그렇게 만드는 거예요.”


원장님, 그렇담, 음… 원론적인 질문인데요, 행복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행복? 나, 추구 안 해요. 왜? 난 행복하니까. (웃음) 나 자신에게 만족하고, 원하는 일을 하고, 가질 만큼 가지고, 관계 맺는 사람들과 행복하고. 이 순간도, 여러분과 만나서 하고 싶은 이야기하잖아요. 으흠, 만족해요. (웃음) 거창하게 생각한다고 행복해져요? 행복하지 않은 사람이 행복을 추구하려고 해요. 그냥 이 순간부터 행복해 하세요. 에이,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아요. 머리 안 쓰면 행복해진다니까, 진짜 해 보라니까. 갓난아기, 보세요. 얼마나 행복해. 아프지 않으면 까르르르. (웃음) 걔한테 행복 추구해라? 에이, 말도 안 돼.

일반적인 기준, 그딴 것 버려요. 그건 다른 사람 기준이고, 그건 평균에 지나지 않아요. 많은 사람들이 그런다고 내가 꼭 맞춰야할 필요, 있어요? 내가 많은 사람에 속하지 않을 수도 있지, 뭐. 사람, 두 번 안 살아요. 언제까지 남 따라 다니면서 살 거예요, 응? 지금 행복하게 살기도 바쁜데. 이게 비교에요.

내가 많이 가져서 행복한 게 아니에요. 돈 많이 벌어서 행복한 것도 아니에요. 나는 실패를 수 없이 했어요. 아까도 말했죠? 6개월 동안 자살만 생각했다고. 지금 잘 나가는 사람이라고만 생각하죠? 나도 못잖게 실패 많이 하고, 지금도 실패를 해요. 차이가 뭐냐면, 나는 그게 두렵지도 않고 싫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아요. 받아들여요. 나에게 오라! 실패 안 하는 사람 어디 있어요? 나는 실패를 받아들일 뿐이에요. 사람들은 내가 잘한 것만 기억하고, 실패 안 한 사람으로 여기는데, 그렇지 않아요. 나는 의도적으로 감추지 않아요.

내 얘기 더 해 줄까요? 자, 봐요. 여기 팔 하나가 안 올라가요. 지난여름, 바이크를 타다가 팔이 부러졌어요. 수술했는데, 이리 됐어요. 그런데 하나도 불편하지 않아. 내가 깝죽거리다 그랬구나, 받아들여요. 얼마나 큰 실패에요. 그렇게 된 통 당했으니. 앞으로 바이크를 타지 않겠지? 아니, 왜 안 타? (웃음) 받아들이니까, 괜찮아요. 중요한 것은 나에 대해 상황에 대해 받아들이느냐다. 내가 조금 특이한 사람일 수 있는데, 처음부터 나도 그러진 않았어요.”


와, 어떻게 그리 돼요? 그렇게 바뀐 계기가 있으셨어요?

“여러 계기가 있는데… 40대 초반까지 내 별명이 족집게였어요. 남 못하는 것만 족집게처럼, 집어내서 그런 별명이 붙었어요. 넌 이것도 못해?, 이런 식으로. 그러니 오죽했겠어요. 사람들이 날 불편해했지. 눈에 레이저가 나온다고. (웃음)

그랬던 내가 레지던트를 뽑을 때, 후보자들을 모아놓고, 모의 환자를 시켰어요. 전형을 한 뒤, 30대 초반 여성이 나에게 그래요. 귀엽다고 하더라. (웃음) 어릴 때, 엄마한테 귀엽다는 말을 들어본 후 처음 들었어요. 와, 며칠 잠을 못 자겠는 거야. 그래서 결론 내렸어요. 차라리 나도 귀여워보자. 그때부터 눈에 힘을 뺐어요. 족집게 안 하기 시작했어요. 그때 이후 남 못하는 걸 잘 안 봐요. 잘 하는 것만 ?려고 하지.

이거? 괴로워서 고친 게 아니에요. 사실 족집게도 다른 사람, 잘 되라고 한 거지, 못 되라고 한 건 아니에요. 근데 이 방법 말고 새 방법으로 하면 잘 되겠구나, 싶었어요. 그 뒤 칭찬을 더 자주하니, 더 기분도 좋더라. 아무리 못해도 나는 다 칭찬이에요. 그래도 마음 놓지 마세요. 아직 본성은 살아 있어. (웃음)”


맞아요, 원장님 뉘앙스나 어투가 깐깐한 느낌이에요. 숨길 수 없는 본성 같은 거? 호호.

“내 본질이 그래요. (웃음) 그래도 바꿀 수 있잖아요. 성취 지향적이고, 경쟁에서 이기고, 쉬지 않고 일하고. 이른바 ‘A형’ 성격이었어요. 또 기다리지 못하고, 지지 못하고, 전형적으로 그랬어요. 지금은? 잘 져주고, 잘 기다려줘요. 이거, 훈련하면 가능해져요. 본성도 훈련을 통해 안 그렇게 할 수 있다. 이중성격 비난해도 상관없어요. 두 가지를 다 가지고 있는 거니까. (웃음)


원장님이 맺은 관계도 궁금해요. 가족부터 친구, 동료 등의 관계를 어떻게 맺고 추구하세요?

“음, 중요한데, 나는 그런 걸 잘못해요. 별로 추구하는 건 없는데, 애들이 날 좋아해요. 우선, 난 연애를 못했어요. 정말로~ 하고 싶었는데, 좋아하는 여자마다 다 날 싫대. 다 딱지 맞았어요. (웃음) 어머니가 아들 살려야겠다, 싶어서 간신히 만난 것이 지금의 아내에요. 아내마저 거부했으면, 내가 불행했을 것 같아. 내가 생각해도 정말 나는, 멋대가리 없는 20대였어요. 아내에게 그래서, 항상 고맙죠.

애들에겐 원하는 게 없어요. 애들 자신이 원하는 게 있으면, 그걸 해줬으면 하고, 꼭 의사하라고는 안 해요. 미국 유학할 때 아이 둘 다 태어났는데, 크면서 아이 엄마가 민족사관고등학교를 보내려는데, 그건 반대했어요. 왜냐. 떨어져 살기 싫어서. 외국에 유학을 가서 떨어지는 건 할 수 없지만, 그건 안 되겠는 거예요. 평소에도 나는 아침형 인간인데, 애들은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서 보는 시간도 많지 않고. 애들이 고2, 고3이 되기 전까지 항상 가족여행을 했는데, 사람들이 신기해하더라고요. 그때 어떻게 그리 했냐고. 나는 애들이 좋고, 애들도 나를 좋아하고, 그러면 그렇게도 할 수 있는 거 아니에요? 그리고 난 인맥이 많은 사람이 아니에요. 학자적인 요소가 많은 사람이고, 혼자 노는 걸 잘 해요. 여행을 꽤 많이 했고, 그 중 70%가 혼자였어요. 다른 사람과 관계 잘 맺는 사람, 부럽긴 한데, 내가 못한다고 불만은 아니에요. 모든 게 내 선택이라고 보면 돼요.”


원장님, 제가 곧 결혼을 해요. (일동 환호) 그런데 사소한 고민이 있어요. 잠을 자는 시간 등 서로 리듬이 다른 사람끼리 어떻게 잘 맞출 수 있을까요. 좋은 방법, 알려주세요~

“오호, 축하해요. (웃음) 리듬이 다르다. 그럼, 그 사람이 사는 법을 우선 배우세요. 그 사람도 그럼, 상대방의 사는 법을 배울 테니까. 그게 몸에 좋아요. 지금은 체력이 있으니까, 살만하지만, 곧 소진될 거예요. 그러니 배울 필요가 있어요. 잘 만난 거예요. 왜냐! 지금까지 그렇게 안 살았어도,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더 많은 삶을 또 살아야 해요. 내가 잘 살면, 남편도 잘 살고, 아이도 잘 살게 돼요. 아이는 내가 사는 모습을 보게 돼요. 자식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것이, 나의 행복이에요. 즐겁고 만족하고 행복하면 같이 사는 남편도, 아이도 행복해져요. 알겠죠? 우선 나부터 행복해지는 것!

각자 자기 문제만 고치면 돼요. 남 문제 갖고 왈가왈부할 필요, 전혀 없어요. 각자 자기 건 자기가 해결하면 돼요. 또 하나. 머리엔 생각 뇌와 감정 뇌가 있는데, 생각은 대뇌피질이 아니라, 감정 뇌(변연계)에서 나와요. 우울, 슬픔, 식욕, 성욕 등이 있는데, 이성으로 컨트롤이 안 돼요. 생각으로 욕구를 컨트롤하려니까, 불행이 시작잵는 거예요. 폭식증. 처음부터 폭식증이 아니에요. 안 먹으려니까, 폭식을 하는 거예요. 아이에게도 게임 마음대로 하라고 하면, 하다가 그만둬요. 물론 중독도 있지만.

일심동체라는 욕구가 감정 뇌에 있지만, 그건 유효기간이 있어요. 주례가 남자, 여자 일심동체로 살라는데, 개뿔, 착각 말아요. 일심동체? 남자는 신혼여행 다녀온 뒤 끝나요. 그게 일에게 가요. 여자는 좀 오래 가요. 아직 일심동체니까, 남자를 기다리지. 그러다 애 낳고 나서 끝나요. 그러면 다 바뀌어요. 남편, 거들떠보지 않아요. (웃음) 대개의 여자는 아이를 키우고 양육해서 출가시키는 것까지가 역할이고, 자아실현이에요. 거의 그렇게 올인 해요. 그게 나를 완성하는 것이니까. 대가족 제도 하에선 그게 끝이 없었죠. 끝까지 가는 거지. 요즘은 출가시키고 김치 보내주는데, 원하건 원하지 않건, 여자의 진짜 은퇴가 시작돼요. 올인 했던 것을 안 하는 것. 은퇴하고 혼자 남으니, 남편을 다시 찾아요. 남자는 근데, 아직 일, 일, 일 하고 있지. 여자는 50대인데, 남자는 일에 빠져 있어요. 그러니 싸우고, 다시 자아실현을 위한 활동이 시작돼요. 그래도 충분한 시간이 남아 있으니까.

남자는 은퇴하면 다 잃어요. 지위, 친구, 친구도 거의 다 일 친구니까, 건강도 잃어요. 그래서 아들에게 가면 아들이 그래요. 나 힘들 때 아빤 어디 있었어? 아내에게 가면, 이혼하자, 그래요. 한국 가정의 2/3가 그래요. 지금부터 잘 준비하세요. 가만 내버려두면 그렇게 가니까. 그걸 잘 조화시켜야 해요.”


원장님, 전 스트레스 풀 데가 없어요. ㅠ.ㅠ 성격도 예민하고, 남들은 노래방에 가거나 술을 마셔서 스트레스도 푼다는데, 전 그런데도 취미가 없고… 고민 해결 해 주세요. 팍팍.

“여자들, 스트레스 잘 풀 수 있는 방법이 있어요. 뭐죠? 맞아요, 수다. 또 먹기, 사기. 사고 먹으세요. 그게 힘들어? 그럼, 돈 많은 남자를 사귀세요. 돈 많은 남자 사귀는 법 알려줘? (웃음) 여자들이 실패하는 이유가, 내 타입에 맞는 남자만 찾으니 실패하는 거예요. 내 타입에 맞는 남자 말고, 나한테 빠진 남자를 고르세요. 우선, 다섯 명을 만들어요. 내 타입인지, 아닌지 따지지 말고. 오다리! (웃음)

자, 이제부턴 오다리 하는 방법. 남자가 복잡할 거 같지? 여자가 남자한테 끌리는 건 왜냐? 능력이에요. 못 생겨도 능력 되면 봐줄만 하거든요. 거꾸로 남자가 여자한테 끌리는 건? 외모에요. 외모에 뽕 가게 만드세요. 그럼 미스코리아에만 끌려? 노노노노, 아니. 꽂히는 여자는 그렇지 않아요. 주변을 잘 봐요. 나한테 관심 있어 하는 애가 수두룩해요. (웃음)

봐요, 이건 비밀인데, 쉿. 남자는 관심이 있어도 내색을 잘 못해요. 그러니, 꼬리를 쳐야 해요. (웃음) 일단 많이 만나세요. 준비하고 만나겠다, 하지 말고 아무데나 가서 만나요. 그 뒤 진입장벽을 약간만 낮추면 돼요. 약간 관심 있는 표정을 지어주고. 그럼 남자가 말을 걸기 시작해요. 단, 다섯 명 사귈 때까지는 마음에 든다는 소리하지 말 것. 남자는 그러면 도망가니까. (웃음) 마음을 줄듯 말듯 해야지, 줘도 안 되고, 안 줘도 안 돼요. 여자가 좋다고 하면 남자는 도망갈 수 있으니까. 일단 다섯 명 만들고, 어느 남자가 내 타입에 맞는지, 따져보세요. 그런 건, 책 보지 말고 현장실습이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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