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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상사 마음에 드는가?’ 질문에 무려 95%가… -『공피고아』장동인

어떤 조직에서도 승승장구하는 사람들의 비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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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만한 식견이 아니면 곽가의 능력을 알아보기 힘들었다. 다만 그는 약관의 나이에도 은밀하게 영웅호걸들하고만 교제했으니, 속칭 ‘될 놈’과 ‘안 될 놈’을 미리 판단하고 ‘될 놈’들만 사귀었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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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만한 식견이 아니면 곽가의 능력을 알아보기 힘들었다. 다만 그는 약관의 나이에도 은밀하게 영웅호걸들하고만 교제했으니, 속칭 ‘될 놈’과 ‘안 될 놈’을 미리 판단하고 ‘될 놈’들만 사귀었다는 이야기다. …… 곽가는 인맥을 형성하는 데 ‘선택과 집중’의 원칙을 철저하게 지켰다. 배제를 기반에 둔 선택과 집중은 시간을 절약 해주고 , 노력 대비 효과를 더욱 증폭시키는 방법이다. (p.108~109)

그 비밀은 ‘세력 만들지 않기’라는 가후의 일관된 신념에서 기인한다. 가후는 어떠한 경우에도 자신의 ‘세력’ 혹은 ‘라인’을 만들지 않았다. 상사에게 철저하게 보호받지는 못했지만 일방적으로 내침을 당하지도 않았고, 동료에게 철석같은 믿음을 주지 못했지만 속 쓰린 배신도 당하지 않았다. 아울러 상사를 바꾼 이후 섣불리 개혁과 전투에 나서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눈치만 보며 복지부동으로 일관하지도 않았다. (p.121)

사람들은 대체로 남의 집에 가면 어색하니까 그 집 아이들과 논다. 아이들이야 당연히 좋다. 지금까지 누구 하나 놀아주는 사람이 없었으니까. 그러나 아이들은 당신이 그 집에서 살아남는 것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 (p.133)

배신을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의 능력을 끊임없이 높여 나가는 것이다. 사람들을 곁에 붙잡아두기 위해서는 그들이 당신에게서 ‘이익’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좀 더 냉정하게 이야기하자면 그들이 당신을 두고 계산기를 두드려 봤을 때 ‘흠! 같이 가는게 좋겠군!’ 이라고 판단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만에 하나 누군가로부터 배신 당했다면, 상대가 정말 나쁜 놈이어서 그런지, 아니면 당신의 경쟁력이 떨어져서 생긴 결과인지 반추해 볼 일이다.(p.243)


저 고민이 있어요! 작가를 만나다


지난 10월 7일, 서초동에서 늦깍이 가을에 열기 뜨거운 강의 현장을 다녀왔다. 귀밑머리가 희끗희끗한 우리 아버지들부터 이등병처럼 각을 잡고 앉은 새내기 회사원들까지 그 수가 무려 백 여명을 육박했다.

우리는 흔히 일은 힘들지 않지만 사람과의 관계가 힘들다는 말을 한다. 이들의 고민도 이와 같을 것이다. 서당 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매일 반복되는 일이 어려워 봤자겠지만, 사람이 한 번 정이 어긋나기 싫어하면 그 사람 숨소리도 듣기 싫은 법이다. 싫은 사람을 매일 마주보고 살아야 한다는 사실이 스트레스고 우리는 고민을 하는 것이다.

성경에는 이웃을 사랑하라는 거룩한 말이 있지만, 우리의 삶은 성령 성자의 삶이 아닌 통속적인 세속의 사람들 아닌가. 고민의 겉껍질이 아닌 고민의 본질을 해부해보는 자리이기도 했다.

저자는 CEO들 모임에서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공피고아 같은 책이 두 번 다시 나오지 않도록 만들어 주십시오.”

그 말의 의미는 무엇일까? 실력으로 인정 받고, 능력껏 대우 받게 해달라는 말이다. 말하자면 사내정치로서 라인을 타고, 아부하여 출세하는 방식은 근대적인 사고라는 말이 된다. 그러나 엄연히 현실은 이 근대적인 사고를 안고 살아간다. 직장 생활하는 사람의 대부분이 그렇겠지만, 나 한몸이라면 멋지게, 혹은 드라마의 주인공처럼 ‘더러워서 못 해먹겠네!’ 하고 뚜벅뚜벅 뛰쳐 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멋진 장면은 딱 그 순간이다.

공피고아라는 말은 바둑에서 나오는 말이다.

“남을 공격하기 전에 나를 먼저 생각한다.”

저자의 말을 들어보면, 자신이 이런 내용을 잘 알아서 책을 쓴 것은 아니라고 한다. 오랫동안 직장 생활을 하면서 자신이 깨지고 부서졌던 편린을 끌어 모아, 진지하게 고민을 했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어떻게 하면이라는 물음을 던졌고, 그것으로 답을 얻었다고 한다.


자신의 팀장이 혹은 상사가 마음에 드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회사 생활을 하는 사람에게 물어봤을 때 무려 95%가 반대의 입장이었다. 그렇다고 한다면 대다수의 사람들이 상사와 관계 맺음에 의해 불편을 겪고 있다는 말이 된다. 왜 우리는 상사와의 관계가 지속가능한 친밀함을 유지하지 못하는 것일까?

본질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현상을 조밀하게 따져 볼 필요가 있다. 저자의 말을 빌리자면, 부하직원은 상사의 지능을 과소평가하는 교만함이 있고, 개구리 올챙이 시절 모르듯 상사는 자신이 날 때부터 상사라고 믿는 버릇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 주변에는 똑똑한 사람이 정말 많다. 그러나 왜 그들은 승진이라는 달콤한 열매를 따 먹지 못하는 것일까? 왜 우리 눈에는 매일 상사 주변을 어슬렁거리고 아부 잘하는 김 대리만 승진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일까? 본질은 회사라는 조직은 똑똑한 몇 사람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성질의 시스템이 아니라는 것이다. 역으로 생각해보면, 잘 난 사람 몇 사람이 빠져나가 회사가 휘청거린다고 한다면 회사의 존재 목적이 사라진다. 그렇기 때문에 컨설턴트를 하고 있는 저자 같은 사람도 필요하지 않겠는가. 달리 말하자면, 아부 떨어 출세하는 시대는 근대적 사고라고 폄하 하면서, 정작 당사자는 지금의 시대에 회사가 원하는 인재상이 어떤 것인지는 잊어버리고 있는 것이다. 정말 모순이 아닐 수 없다.

얼마 전까지 대한민국 사회는 기러기 아빠들의 자화상을 TV, 소설 등의 다양한 미디어 매스컴을 통해 쏟아냈다. 2010년 지금은 그들의 자식들이 귀국하고 있다. 그들이 그냥 왔을까? 다양한 스펙을 한껏 빛내면서 왔다. 그러나 정작 이들은 회사 생활 적응을 잘 하지 못한다. 이유는 무엇일까? 경험을 손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회사의 입장에서는 그들이 아무리 화려한 스펙을 지니고 일을 잘한다고 해도, 수습 딱지 떼고 삼사년은 투자의 기간이다. 그리고 무엇 보다 중요한 것은 상사는 이들의 배경보다 그들의 장면, 장면에서 주는 강한 인상을 기억한다.

저자는 말한다.

“신입사원들, 삼십분 일찍 출근하고 삼십분 늦게 퇴근하세요.”

우리 사회는 실력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실적이 중요하다. 획기적으로 매출과 이익을 올려 주는 것은 더 이상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몫이 아니다. 사회가 복잡해짐에 따라 회사가 실적을 올리는 방법도 다양해 지고 있다. 그만큼 회사의 협력 체제도 복잡해지고 있다는 뜻이다.

상사와의 커뮤니케이션이 가장 문제 일 것이다. 문제를 알았다면 우리는 해결할 답도 알았다는 뜻이다. 커뮤니케이션이 안 된다면 잘 되게 하면 그만이다. 그것이 말처럼 쉽냐고 되레 윽박지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소통에 있어 가장 중요한 원칙을 천기누설하자면,

“소통은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듣고 싶은 이야기를 해주는 것이다.”

부하 직원의 경우, 내가 왜 이일을 해야 하는지. 도무지 이 일을 내가 함으로써 회사와 나에게 어떤 이득이 생기는지 종잡을 수가 없다. 아무도 설명해 주지 않는다. 내가 알아야 하는 일이다. 그렇기 위해서 들이는 비용과 시간은 허물할 정도로 많이 든다. 상사가 딱 삼십분만 설명해주면 훨씬 효율적인 일을 말이다.

반대로 상사의 경우, 내가 원하는 것만 이야기한다. 그런데 이놈의 부하직원은 도무지 알아 먹지를 못한다. 일은 띄어쓰기를 하는 것 같고, 종일 잡담과 인터넷을 뒤지는 것 같다. 올라온 보고서 역시 형편 없다. 그러면서 말한다. “나는 너 때 안 그랬어.”

피상적인 이야기는 탁상에서 끝내야 한다. 저자가 말하길 상사와 부하직원은 연애하듯 사랑하듯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것이 말처럼 쉬우면 좋으련만. 지금 당장 구체적인 플랜을 짜보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여자 친구에게, 혹은 남자 친구에게 우리는 어떤 것을 원했고, 그들이 어떤 것을 원한다고 생각하며 이벤트를 준비했는가!

신입사원 이벤트

1. 조직도를 암기하라. - 회사의 전략과 비즈니스가 그 곳에 다 있다.
2. 동기들 간에 열등감을 갖지 마라 - 진급 우선순위는 중요하지 않다
3. 무술을 처음 배우는 사람이 하는 일은? 빨래, 밥 짓기 등과 같은 허드렛일이다.
4. 1월부터 5월까지는 열심히 일한 팩트를 정리 해 두고 6월부터는 진짜 열심히 일해라. 10월에 인사고가가 매겨진다.

상사 이벤트

1. 프로의 냉혹한 세계라 할지라도 사람 사는 곳이다.
2. 나무의 가지는 밑동을 보고 치지 않는다.
3. 그들이 어려워하는 것을 당신은 알고 있다.

여기에 모여 있는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왜 아침 일찍 출근하기 위해 지하철에서 몸을 부대끼던 사람들이 풀린 눈을 애써 비비며 저자의 말을 경청하고 있는 것일까? 저자의 말을 또박또박 옮겨 적기는 했지만, 아직 회사라는 거대 조직에서 이방인인 필자는 어리둥절해졌다. 그것은 아직 사회를 모르고 세상에 속해 있지 않다는 안일한 생각 때문일까?


나는 그대가 누군지 모른다. 다만 나는 텅 빈 무대에서 모놀로그 하는 관객일 뿐이다.

모놀로그는 독백을 뜻하는 말이다. 독백을 하는 것이 무대 위 배우가 아니라 관객이라는 것은 모순된 말일 것이다. 그러나 이날의 현장을 느끼면서, 떠오르는 문장은 이것이었다. 무대 위에 있어야 할 배우가 무대를 떠났고, 관객이 배우를 평가해 주기 바란다는 것 자체가 모순 아닐까? 모순을 만드는 것도 결국 자기 자신이지 않을까? 상사가 좋아하는 것은 두부전골인데 내 입맛과 다르다고 파스타를 먹자고 주장한 적은 없을까?

반대로 상사는 “저 자식을 키워주면 틀림없이 나를 밟을 거야.” 라는 억측으로 사람을 의심하지 않았는가? 그렇기 때문에 처세술을 걱정하는 사람들은 배우가 아니라 관객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연극이 끝났다고 해서 집으로 곧장 갈 수 없다. 엄연히 우리의 직함에는 배우임을 강조하는 극단의 표시가 있지 않는가?

그대가 누구인지 모른다면 나는 그대를 알려고 노력해야 한다. 이 사람의 신발이 발뒤꿈치부터 닳아지는지 앞부터 닳아지는지, 그것은 세심한 관찰과 연민에서 시작될 것이다. 함께 하는 현장에서 미워하고 시기하는 시간이 아까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대부분 고민에 빠져 있을 때는 A를 선택할 것이냐, B를 선택할 것이냐, 그것도 아니면 C를 고를 것이냐를 놓고 망설이게 된다. 하지만 ‘다른 차원’으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일단 선택지 자체의 한계에서 벗어나야 한다.
만약 공명이 자신의 죽음을 예견하면서 ‘내가 죽으면 군사를 더욱 강하게 보강해야 할 텐데, 일단 사마의를 피해서 후퇴하라고 할까? 아니면 그래도 맞서 싸워야 하나?’라는 차원에서만 생각했다면, 우리는 이 스토리를 기억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그저 일반적인 문제 해결 방법에 불과하므로. 그러나 공명은 기존에 주어진 선택지를 완전히 배제한 채, ‘내가 죽지 않는다면?’으로 차원을 달리 했다. (p.276~277)


제갈공명이 뛰어난 점은 여기 있다. 판을 자시에게 맞추는 것이다. 그것은 A와 B를 선택하여 정답을 뽑아내는 것이 아니라, 문제 자체를 다시 만드는 것이다. 상사와의 고민, 혹은 부하 직원과의 고민을 우리는 이미 답이 정해졌고 거기에서 선택만 하려고 했던 것은 아닐까? 그 기준은 나를 생각하지 않고 무리하게 남이 얽어 놓은 그물에 매달려 안간힘을 쓰며 버티고 있는 것은 아니었을까?

장동인?이남훈의 『공피고아』는 답을 말해주는 실용서가 아니다. 삶의 미로를 함께 걸어가야 하는 동시대의 이정표였다. 그래서 흥겨운 잔치판이 깨지고 나서, 필자는 한참 동안 그 이정표를 손으로 더듬어 보았다. 물음표. 그것은 의심할 여지없이 내게 주어진 질문 양식이었다. 이제 내 인생은, 내가 질문하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 사람과 사람의 소통에서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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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피고아

<장동인>,<이남훈> 공저12,600원(10%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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