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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취재] 심형래 감독의 영화를 10억 원 지원한 이유 - <토이 스토리> 픽사의 성공 비결 『픽사 이야기』 출간기념 강연회

<스타워즈>의 조물주, 조지 루카스의 채용조건은 딱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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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나는, 오래 전부터 픽사를 동경했다. 이 사랑스러운 이름들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보다 일과 놀이가 결합된 ‘픽사적 풍경’ 때문이었다.


[사진] 애니매이션 <토이스토리 3D> 한 장면


최근, 우디와 버즈가 돌아왔다. 이 어찌! 기쁘지 아니할쏜가. 손을 흔들었다. 방가, 방가! 녀석들은 늙지도 않았다. 똑같다. 되레 좀 더 정교해졌다. 맞다. <토이 스토리>다. 그것도 어느덧 3편이고, 3D까지 가세했다. 1995년, 세계 애니메이션계에, 아니 영화계에 신선한 충격으로 등장한 컴퓨터그래픽 장편 애니메이션의 시초였던 <토이 스토리>다. 죽지도 않고, 또 오는 녀석을 반가이 맞이하는 건, 나만이 아닐 테다. 응? 그렇지 않아? 당신도 기쁘지?

우디와 버즈 등의 토이들에서 시작된 이 애정史는 종(種)을 달리하며 계속됐다. 설리(<몬스터 주식회사>), 말린(<니모를 찾아서>), 레미(<라따뚜이>), 월?E(<월?E>), 칼(<업>) 등 이 사랑스러운 녀석들(혹은 할아버지)! 그런데, 이 이름들에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바로 이들의 조물주. 그 조물주의 이름 하여, ‘픽사(PIXAR)’. 세계 애니메이션계의 흐름을 바꾼 그 이름.

동경의 이름, 픽사(PIXAR)

솔직히 나는, 오래 전부터 픽사를 동경했다. 이 사랑스러운 이름들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보다 일과 놀이가 결합된 ‘픽사적 풍경’ 때문이었다. 픽사라는 이름 아래 행해지는 노동의 현장. 그것은 통념적으로 ‘일’이라고도, ‘놀이’라고도 할 수 없는 풍경이었다. 예술과 기술이 서로를 자극하는 픽사에선 그러나, 그것이 한데 어우러졌다. 이 풍경을 묘사한 오래 전 기사의 한 대목을 보자.

“퀵보드는 이들의 일상을 빠르고 유연하며 자유롭게 만들어준다. <자동차>의 한 애니메이터는 “지금까지의 작업에 문제가 있다는 걸 깨닫는 순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도 있다는 점을, 우린 늘 염두에 둔다”고 픽사의 과감한 작업 분위기를 설명했다. 1층의 넓고 넓은 홀 한 켠에는 오락실에서 볼 수 있는 오락기구와 당구대, 그 외 몇 가지 보드게임 장비가 마련돼 있다. 골프장을 연상시키는 너른 뜰에는 배구장과 수영장, 축구장, 농구장이 있다. 아이팟 이어폰을 끼고 조깅을 하건, 1층 카페테리아에서 커피를 마시다 동료와 보드게임을 하건 픽사는 그 모두를 일로 여긴다. “이곳 사람들은 많은 것을 자기 안에 채우고 싶어 한다(People like lots of inputs). 놀이도 평상시 일의 한 부분이다.” 설명하던 넬슨 앞으로 누군가가 서커스의 한 장면처럼 외발자전거를 타고 달려든다. 이 ‘서커스 단원’ 역시 픽사의 애니메이터다.”
- <씨네21> No. ‘디지털로 꿈을 빚는 공장, 픽사를 찾아서’ 중에서 -


사내 이동도구로 ‘퀵보드’로 쓰는 회사라니. 일을 위한 순발력 때문도 있지만, 그 자유로움의 상징이 사랑스러운 아이들을 순풍 낳는데 일조한 게 아녔을까. 역시, ‘자본이나 간부가 아닌 창의성이 이끄는 집단’은 다르긴 뭔가 다르다. 그런데, 다름의 지점은 ‘재능’이나 ‘능력’의 차이에서 비롯된 게 아니다. 픽사가 어떻게 태어났고, 자랐는지 보여주는 『픽사 이야기』(데이비드 A. 프라이스 지음/이경식 옮김|흐름출판 펴냄)는 그것을 확인해 준다.

픽사는 지성의 결정체라기보다 의지의 결정체다. 자신의 일을 ‘예술’이라고 믿고, 이야기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자 한 이들이 뭉쳤다. 픽사의 한 한국인 애니메이터가 했다는 이 말이 그것을 뒷받침한다. “각자의 능력과 열정도 뛰어나지만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사람들의 팀워크가 정말 좋다.” 뭣보다 그들은 위험을, 실패를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혁신은 곧 위험 감수”(Innovation means to take risks)이기에 동료들과 더욱 뭉친다.

“창조적인 일을 하는 노동자들은 어떤 ‘중요한 일’에 함께한다는 것에 높은 의미를 부여했다.”(p.424)

그러니까, 창조와 혁신은 재능의 문제만은 아니다.

“세 번째 오해는 창조가 ‘섬광처럼’ 어느 순간에 번쩍하고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기업에서의 창조나 혁신은 어느 한 순간에 나타난다기보다는 아이디어 교환이나 피드백 과정에서 ‘서서히 부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p.9)

픽사를 말하는 이유

창의와 혁신이 살 길이란다. 픽사를 들먹이는 대부분의 이유도 그것이다. 창의와 혁신에 초점을 맞춰, 그들이 낳은 부가가치를 들먹인다. 뭐, 틀린 말은 아니다. 다만, 나는 픽사에서 이뤄지는 노동과 기업문화의 풍경에 더욱 주목했다. 일과 놀이가 구분되지 않고, 개개인을 존중하는 기업문화 같은 것.

그들이 창조한 것은 단순히 CG애니메이션뿐만이 아니었다. 그들은 행복을 창조했다. 그들의 예술을 보는 사람은 물론, 일하는 자신들의 것을. 같은 가치관으로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면서, 그들의 조직은 탄탄해졌고, 개인도 행복해졌다. 회사와 개인 모두가 행복한 회사라니. 그것이 내가 아는 픽사다.

픽사의 중요한 인물, 존 래스터는 이렇게 말했다. “예술은 기술을 변모시키고, 기술은 예술에 영감을 준다(Technology inspires art, and art challenges the technology).” 『픽사 이야기』의 한 표현을 보자. ““픽사의 이야기는 운명적으로 이미 결정된 것은 결코 아니었다. 이 이야기는 예술art과 기술technology과 사업business이라는 세 가지 측면의 투쟁이 한데 얽혀 있는 이야기이며, 예술과 기술과 사업 차원에서 거둔 성공이 담고 있는 불확실성과 우연성에 대한 탐구다.”

나는 예술, 기술, 비즈니스 외에 ‘사람’을 그 이야기에서 봤다. 그들은 최첨단 기술과 예술적 면모에 집착하기보다, 같은 가치관과 꿈을 지니고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나아감을 더 중요하게 여겼다. 이윤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자신들의 가치를 따르는 사람들. 노동은 자연 놀이에 가까워질 수밖에 없다. 괴짜라기보다는 보통 사람들의 의지가 남달랐던 게지.

“픽사는 집단 및 조직의 창의성이 리더십 스타일이나 조직의 운영 시스템, 원칙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픽사의 창조역량은 애초에 주어진 것이었다기보다는 끈질긴 노력과 불확실성에 대한 투쟁으로 얻어진 것이었다.”(p.11)

지난 8월25일, 서울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 내 한국콘텐츠진흥원 콘텐츠홀. 픽사를 이야기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픽사 이야기』 출간기념, 이재웅 한국콘텐츠진흥원 원장의 강연이다. 테마는, ‘픽사는 어떻게 창의와 혁신의 아이콘이 되었을까’. 사람들, 목이 말랐나보다. 창의와 혁신이 절실한가보다. 콘텐츠홀이 발 디딜 틈 없이 가득 찼다. 픽사는 태평양 건너에까지 픽셀을 잇고 있다.

이재웅 콘텐츠진흥원장의 픽사 이야기


이재웅 원장은 『픽사 이야기』의 추천사를 썼다. 픽사를 다녀와서 부러운 마당에, 픽사의 세세한 이야기를 쓴 책이 나와서 이것저것 잴 것 없이 추천사를 쓰겠다고 했단다. 그가 픽사에 가서 부러웠던 하나. 픽사의 노동 현장에 대한 이 원장의 묘사다.

“1층에 들어가면 광장이 있고, 한 쪽에 커피하우스가 있다. 한 쪽에는 집이 또 있더라. 큰 건물 안에 집이 하나 더 있는 거지. 그런 집이 층층마다 있다. 픽사는 구성원들에게 따로 집을 지어준다. 칸을 나누는 것이 아니다. 그 집도 회사 마음대로 짓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이 원하는 디자인대로 만들어준다. 그 일하는 공간(집)에 들어가면 그 사람만이 쓰는 밀실이 또 있다. 포커도 하고, 개인적인 일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줬다. 여러 사람이 모이는 공간도 있다. 일을 하다가, ‘모여~’ ‘일이 있어~’ 하면 광장에 모여 얘기하고 커피 마시고, 그러다 다시 일하러 들어가고.”

물론, 이것뿐이 아니다.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회사답게 영화관. 한 장면을 만들고 상영하면서 각자 의견과 느낌을 말하는 장소다.

픽사는 그야말로 성공한 회사다. 1995년 장편 애니메이션을 첫 제작한 뒤, 지금까지 10편 모두 이른바 대박이 났다. 그렇다면 성공의 요인이 뭘까. 픽사의 애드 캣멀은 이리 말한다. “좋은 인재가 있어야 한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커뮤니케이션이다. 인재를 중심으로 한 구성원들이 작품 하나하나에 대해 모두의 이야기를 다 듣는다는 거다. 거기서 좋은 의견 받아들이고 그것을 반영하는 것, 그것이 성공의 비결이다.”

이 원장은 이에 반기(?)를 든다. “나는 그리 생각 안 한다. 픽사의 성공은, 돈에 있다. 돈이 있어서 성공했다. 돈 없으면 못 한다. 영화 한 편 만드는데 1억 달러 이상, 1000억 원 이상 들어간다. 심형래 감독이 현재 LA에서 촬영을 끝내고 편집과정에 있는, <라스트 갓파더>가 152억 원이 들어갔다. 미국 메이저 회사들은 그런 영화, 쳐다보지도 않고, 독립영화로 취급한다. 한국에서 대박 난 영화들, 미국에서 개봉관 2~3개 잡고, 그런 영화를 보는 마니아들을 위해 개봉한다. <해운대>? 미국에 못 갔다. 우리 실정이 그렇다. 돈이 없다.”

그는 자본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한다. “미국은 자본이 있다. 스토리텔러, PD 등 집단을 만들어서 3~5년까지 돈을 주면서 계속 고치는 작업을 한다. 우리는 그리 하면, 제작사 다 망한다. 우리는 진짜 돈이 없다. 그래서 콘텐츠진흥원이 제작사들에게 용기를 주고 지원하고 있다. 그런데 그 지원도 2000억 원밖에 안 된다. 픽사는 돈이 있어서 존 래스터 등의 인물이 열정을 갖고 영화를 만들어보겠다는 열정을 뒷받침할 수 있었다.”

물론 그도 돈은 사람이 만든다고 부연했다. “역설적으로 픽사의 성공 요인을 돈이라고 얘기했지만, 돈도 사람이 만든다. 열정이 있어서 돈이 나온 거다. 긍정적이고 진취적인 신념이면 반드시 이뤄진다. 실현 가능성 있는 집념이라면. 그런데 실현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픽사의 사람들은 만들었다. 그것이 미국의 장점이다. 자본이 있으니까. 젊은이의 꿈이고 희망을 끌어냈다.”

“우리는 단일한 하나의 집단이라는 관점에서 그 문제를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 이런 질문을 던졌습니다. ‘어떻게 하면 우리가 돈을 벌 수 있을까?’ 그러면서 회사의 목표와 더없는 희열은 영화를 만드는 것이라는 점을 마음에 새겼습니다. 그것은 우리 모두의 꿈이었죠. 결론적으로 과제는 이것이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그 공통적인 꿈이 열매를 맺고 돈을 벌 수 있을까?”(p.187)

콘텐츠산업의 중요성


그렇다면, 한국에서도 픽사가 만들어질 수 있을까. 이 원장은 고개를 젓는다. “픽사가 지닌 역량은 우리가 따라갈 수 없다. 우리는 픽사를 만들 힘이 없다. 그런 자본이 없다. 콘텐츠 제작사나 국가 모두 그렇다. 콘텐츠진흥원은 여러 사업을 통해 민간 제작업체가 할 수 없는 부분, 대자본이 아니면 감당할 수 없는 부분을 해나갈 생각이다.”

이어 제일 중요한 것이 스토리라는 생각으로 콘텐츠진흥원은 스토리공모대전을 진행하고 있다. 진흥원의 세 가지 목표 중 하나다. 나머지 둘은 제작기술과 해외시장 진출이다.

그는 콘텐츠산업이 한국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이를 위해 어떻게 해야 할 지에 대해서도 말했다.

“중국은 작년에 문화대국 선언을 했다. 돈이 남아돈다. 어디서 써야할지 모를 정도로. 중국 고위관리를 만나면 늘 말한다. 기술, 인력 다 줄게. 소재는 당신들 원하는 것 하자. 영화든 드라마든 좋다. 기술과 기획력 다 대겠다. 대신 중국시장 열어라. 대한민국에서는 정말 잘 만들어도 운이 좋지 않으면 제작사 망한다. 수없이 만들지만, 실패가 더 많다. 우리나라에선 콘텐츠사업이 제일 불확실한 사업이다. 그러니, 대기업에서도 영상사업 했다가 다 접지. 지금 우리는 그런 형편이다.”

그에게 콘텐츠산업은 일자리 창출에도 가장 적합한 산업이다. “청년들이 원하는 일자리를 만들어줘야 한다. 아이디어와 끼가 넘치는데 그것을 살려서 세계시장에 나가 콘텐츠산업으로 돈 벌면 되잖나. 앞으로의 산업도 콘텐츠산업이다. 랄프 얀센은 21세기 산업은 콘텐츠, 즉 창의 산업이라고 했다. 그 다음은 뭘까. 없다고 했다. 창의 산업이 마지막이다. 왜? 사람은 육체노동에서 많이 해방됐다. 앞으로 근무시간도 줄어들 거다. 놀아야 한다. 사람은 그렇게 만들어져 있다. 놀라고, 재밌게 놀라고, 감동도 받고… 그러니까 콘텐츠산업은 무궁무진하게 발전할 거다. 그래서 랄프 얀센에 적극 동조한다.”

그는 대한민국 젊은이들의 끼와 흥에 기대를 건다. 한국의 많은 콘텐츠가 현재 일본, 중국 뿐 아니라 이란, 중동, 러시아 등에도 많이 나가는데, 꼭 나가야 할 곳으로 미국을 꼽는다. 미국에서만 인정받으면 미국이 알아서 다 배급해주기 때문에.

“픽사의 성공은 마케팅을 할 수 있는 자본이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어쨌든 우리는 미국 시장 나갈 수밖에 없다. 왜 콘텐츠산업으로 나가야 하느냐. 젊은이들을 위해서다. 끼와 능력, 궿정을 가지고 있다. 그걸 살려줘야지. 또 수난을 많이 겪은 민족일수록 이야기의 능력이 늘어난다. 그러니까, 대한민국 젊은이들은 이야기꾼이다.”

한편으로 그는 젊음을 불사를 것을 주문했다. “픽사의 성공을 만든 사람은 돈 없어도 일했다. 자기 돈 내고. 그게 젊음이다. 물론 픽사에서도 가족을 부양하고 그러느라 다른 직장으로 옮겨간 경우도 있지만, 많은 이들이 자기 꿈을 위해 일했다. 우리 젊은이들도 그런 것 갖고 있다. 우리에겐 사람밖에 없다. 아니, 사람이 있다.”

이 원장이 아울러 강조한 것은 아이디어. 계속 만지고 커지게 하라. “아이디어는 만지면 만질수록 커진다. 영어로 브리꼴라주인데, 뛰어난 CEO는 아주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이 아니다. 자꾸 만지작대고 수없이 시도해보는 사람이다. 대단한 결단력, 판단력, 의사결정력, 지식을 갖고 있어서 CEO가 되는 게 아니다. 성공한 CEO는 끊임없이 만지작거린다. 거기서 조금씩 변하고 조금씩 진화한다. 인간은 절대 단절적이고 혁명적인 일을 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조금씩 바뀐다.”

“기업의 창조에 대한 두 번째 오해는 ‘직원의 자율에 맡기면 된다’는 생각이다. 분명 창의적인 인재들이 모여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이것이 필요충분조건이 될 수는 없다. 그보다는 창조와 혁신에 대한 CEO의 커미트먼트와 리더십이 필수적인 요소다.”(p.9)

더불어 열정. <스타워즈>의 조물주, 조지 루카스의 채용조건은 딱 하나였단다. 열정. 하고자 하는 욕심이 가득 찬 사람을 뽑았다. 이 원장은 픽사의 성공에서 꼭 배워야 할 것을 열정으로 꼽았다. “굶고 힘들어도, 밤잠을 못자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 배가 고파도 끝까지 하겠다는 열정이 가장 중요하다. 역설적으로 돈이 픽사의 성공비결이라고 했지만, 그 돈을 끌어오는 것은 일하는 사람들의 열정이다. 열정이 있으면 반드시 돈을 대준다.”

“실패의 가능성을 용감하게 가슴에 안고 나서는 사람들은 경제적인 동기들뿐만 아니라 전혀 경제적이지 않은 동기들도 함께 가지고 있었다. 예를 들면, “창작의 기쁨, 성취의 기쁨, 혹은 단순하게 자신이 가진 에너지와 재주를 발산하는 기쁨”이 바로 이런 동기가 된다. 픽사의 경우 저항과 불확실성이 넘쳐흘렀다. 의지도 그만큼 많이 넘쳤다.”(p.28)

Q&A


해외진출을 지금 어떤 형태로 하고 있으며 앞으로 할 것인가.

“해외진출, 참 힘들다. 미국시장을 조사해보니, ‘CG가 많이 들어간 코미디영화’가 (우리에게) 가장 가능성이 있다고 나왔다. 심형래 감독의 <디 워>는 보지 않았는데, 미국시장 진출을 고민하던 찰나에, 심 감독을 만났다. 또 미국 나가겠다는 거다. 스토리를 듣고, 규정을 약간 어겨가며 지원을 했다. 미국시장에 나가겠다는 영화를 지원하는데, 10억 원밖에 못했다. 그나마도 할 수 없는 걸 했다.(웃음) 진흥원이 지원하면 다른 데서 같이 할 줄 알았다. 그런데 아무데도 안 하더라. 미치겠더라.

심 감독을 지원한 이유가 있다. 성공한 경우 하나만 만들면 뒤를 따라갈 수가 있다. 그래서 힘이 들고 모험이라도, 실패하면 사표 낸다, 미련 없다, 내가 책임진다, 는 마음으로 했다. 성공모델 없이 다른 방법은 없다. 해외진출 지원 방안은 많지만, 일단 미국시장에 진출하는 성공모델을 기획해라. 중국과 합작해 미국시장 진출 사례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애니메이션을 공부하는 학생이다. 우리나라는 지원이 뽀로로 등의 유아용 애니에 편중돼 있는데, 앞으로 어떻게 지원할 것인가. 또 일본에는 디즈니 캐릭터를 갖고 와서 지역특산물과 결합해궼 파는 경우도 봤다. 우리나라는 그런 경우를 못 봤다.

“애니메이션은 (국가적으로) 지원도 많이 하고 키워야 할 부분이다. 욘사마? 미국에선 쳐다보지도 않는다. 비? 안 쳐다본다. 보는 것 같지? 안 보더라.(웃음) 그런데 애니는 국적이 없다. 애니는 세계시장 진출의 좋은 아이템이라고 보고 있는데, 제작비가 많이 든다. 기획이 미국을 따라갈 수가 없다. 새로운 전략이 나와야 한다. 고민이 필요하다.

우리 캐릭터가 특산물과 결합해서 상품을 만들지 못하는 건 안타깝다. 우리는 아이디어를 결합할 수 있는 마인드가 안 돼 있는 것 같다. 뽀로로나 뿌까는 일 년에 캐릭터 하나로 로열티만 600억 원을 벌고, 상품화까지 해서 1000억 원이 넘게 번다. 어쨌든 우리는 마인드가 많이 바뀌어야 한다.”


불법복제 등 콘텐츠 유통을 위해 진흥원의 복안이 있다면.

“불법복제, 쉽지 않다. 정보기술(IT)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통신업자들이 콘텐츠 사용을 무료로 하도록 하는 버릇을 들여 버렸다. 콘텐츠는 무료로 쓰는 것. 그렇게 생각을 가진 거다. 법으로 막으려 해도 쉽지 않다. 어쨌든 비용을 치르고 콘텐츠를 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것이다. 어떤 법을 만들어도 한 방이나 단칼에 해결되는 법은 있을 수 없다. 시간이 지나가야 된다고 본다. 참고로, 콘텐츠진흥원은 투자가 아니고 지원을 한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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