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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와의 만남] 선풍적인 인기 ‘우쿨렐레’ - TJ와 함께하는 즐겁고 쉬운 우쿨렐레 배우기

“무엇보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코드는 연주를 하면서 익혀야 한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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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우쿨렐레를 알고 있다면, 그 처음이 어디였는지 말할 수 있을 확률이 높다. 우쿨렐레는 그 생김이 귀엽고 울림이 경쾌해서 쉽사리 잊혀지지 않을 인상을 갖게 한다.

당신이 우쿨렐레를 알고 있다면, 그 처음이 어디였는지 말할 수 있을 확률이 높다. 우쿨렐레는 그 생김이 귀엽고 울림이 경쾌해서 쉽사리 잊혀지지 않을 인상을 갖게 한다. 필자의 경우는 Israel Kamakawiwo'ole의 ‘Somewhere over the rainbow’을 먼저 들었다. 먼저 그의 빈틈없이 꽉 차면서도 아름다운 음색을 들었지만, 반복해서 듣자 그 배경을 이루고 있는 어떤 소리가 들렸다. 튀어 오르면서도 말랑말랑한 음. 이즈리얼의 사망소식을 뒤늦게 접하고 나서야 그가 우쿨렐레 연주자였던 것을 알았고, 그 소리의 정체도 자연히 알게 되었다. 그리고 작년 겨울, 그 기억 때문일까. 무엇엔가 홀린 듯이 우쿨렐레를 한 대 입양했다. 체구에 비하면 만만한 가격은 아니었다. 학창시절, 몇 번이고 시도를 했지만 기타 연주에 실패했던 것은 그 크기 때문일 것이라고 자위하며 주문 버튼을 눌렀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직접 악기를 연주하며 노래를 부를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로망 또한 숨기지 않겠다. 내면이 온통 사랑으로 들끓어서 다채롭고 아름다운 도구와 방법으로 사랑을 내보내고 싶은 시기였다. 소위 ‘프로포즈’를 할 요량이었다. 어렵게 정한 곡은 산울림 김창완 아저씨의 ‘너의 의미’ 였다. 코드 다섯 개를 외워야 했고, 사분의 사박자, 다운 스토로크의 리듬을 익혀야 했다. 쉽지 않았다. 그 때, 쉐리봉 우쿨렐레가 있었더라면!

『쉐리봉 우쿨렐레』의 저자 조태준에게 배우는 우쿨렐레 워크샵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중에도, 굵은 빗줄기가 쏟아지던 지난 8월, ‘웰콤씨어터’에서는 우쿨렐레 워크샵이 열렸다. 강사는 ‘하찌와 TJ’, ‘우쿨렐레 피크닉’의 멤버이자 이번에 우쿨렐레 교재를 펴낸 조태준이다. 근래 우쿨렐레에 대한 관심은 폭발적이다. 반면, 마땅히 두고 볼만한 교재가 없었던 차에 『쉐리봉 우쿨렐레』는 입문자들과 아마추어 연주자들 사이에서 큰 환영을 받았다. 초/중급자와 눈높이를 맞춘 책 구성과 구하기 힘든 악보를 수록하고 연주의 길잡이가 되어줄 영상까지 마련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워크샵 자리까지 마련하였으니, 올해의 우쿨렐레인이라 불릴 만 하겠다.

멜로디 연주곡으로 워크샵의 시작을 알린, 조태준은 본격적인 시작에 앞서 몇 가지를 일러두었다. “우쿨렐레를 배운다고 하기 보단 익힌다는 표현이 맞는 거 같아요. 반복연습을 통해서 연주가 가능하도록 익히는 거죠. 그리고 오른손에 집중하라는 말을 드리고 싶어요. 타악기라고 생각 하라는 거죠. 코드가 적은 노래를 익숙한 오른손으로 연주하는 게 더 신납니다. 예를 들면 이 곡이에요.” 말을 마치고, 이어서 그가 연주하며 부른 곡은 강산에의 ‘와그라노’ 였다. 왼손으로 A코드를 운지한 채, 8비트와 16비트를 오가며 스트로크하는 그의 오른손은 흡사 북이나 꽹과리를 두드리는 타악기 연주자의 오른손처럼 느껴졌다. “왼손은 한 번도 움직이지 않았는데도 이렇게 흥겨울 수 있는 거죠. 오늘 제일 처음 같이 연습을 해야 하는 게 오른손이에요. 팔꿈치를 움직이지 말고 손목으로. 저는 이걸 ‘도리도리 타법’이라고 부릅니다(청중 웃음).” 말이 끝나자마자, 삼십여 명이 동시에 우쿨렐레의 네 개 줄을 내려친다. “처음에는 세게 쳐야 한다”며 강사 조태준은 더 세게 쳐볼 것을 주문했다.

안정적인 스트로크를 위해서는 전체적으로 리듬을 파악한 후 자연스럽고 느긋한 마음으로 연주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새로 산 우쿨렐레를 아낀다고 소극적으로 만지작 만지작 하지 말고 자신 있게 줄을 튕겨주세요. 스트로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일정한 상?하 운동인데요. 똑딱이는 시계처럼 우리 오른손도 일정하게 움직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손목을 상?하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아기에게 도리도리 하듯이 양 옆으로 돌려주는 느낌으로 연주하는 것이 좋습니다. (『쉐리봉 우쿨렐레』, p.37)

“우쿨렐레가 쉽다고 하는 이유는 왼손 운지가 쉽다는 건데요. 무엇보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코드는 단순히 외우는 것이 아니라, 연주를 하면서 익혀야 한다는 겁니다.” 초급자의 기준에서 진행된 강의는 스트로크 다음으로 코드 운지법과 몇 가지 코드를 익히는 순서로 계속되었다. 이 날의 우쿨렐레 합주단은 C코드와 F코드, 그리고 G코드, G7코드가 필요한 ‘꼬부랑 할머니’와 ‘징글벨’을 차례로 연주했다. “우쿨렐레 레슨을 몇 번해 봤어요. 그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초반에 배운 1~2곡이 아주 기억에 남는 거 같아요. 저도 그렇고요. 지금은 여름이긴 하지만, 크리스마스 때 캐롤은 한 번 써먹으실 수 있을 거 같아서 골라봤어요(웃음).”

소년, 소녀 우쿨렐레를 잡다.


“다음은, 8비트를 연습해볼게요 ‘업다운’ 비트를 맞출 때는 항상 4비트 다운에 집중해야 해요. 복잡한 것과 강세는 모두 ‘다운’에 있다고 보시면 되요. 소리를 듣고 따라 하면서 익히셔야 해요.” 이어서 연주한 노래는 영화 ‘Once’의 삽입곡으로, The Swell Season이 부른 ‘falling slowly’. 초급자의 연주력으로는 제법 어려울 것 같은 이 곡도 강사의 설명을 듣고 길잡이를 받자 합주단은 넉넉히 쳐냈다. 다만 노랫말은 ‘나나나’나 허밍으로 대체됐다. 조태준은 공연장에서 팝송을 부를 때는 대개 ‘쉐리봉’으로 노랫말을 대체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말씀 드리고 같이 연주해 본 것이 보름 연습하실 분량이에요. 반복해서 연습하신다면 웬만큼 좋은 소리를 내실 수 있을 거예요. 조급해하지 마시고, 기본에 집중하면 소리는 저절로 좋아질 거예요. 계속 말씀 드리지만 연습하는 거 밖에 방법이 없어요. 배우는 게 아니라 익히는 겁니다.”

그는 합주단의 실력에 박수를 보내며, 예정에 없던 곡을 추가했다. 바로, 투애니원의 ‘I dont`t care’. 우쿨렐레의 경쾌하고 맑은 소리와 절묘하게 어울렸다. 코드 진행도 어렵지 않아 모두 신나게 연주에 몰두했다. 우쿨렐레와 만나면, 세상에 어떤 곡이라도 경쾌하고 산뜻한 분위기로 재 탄생될지 모를 일이다.

합주를 마치고, 그는 다시 한 번 리듬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제가 악기 욕심이 많아요. 기타, 우쿨렐레, 베이스, 피아노 등등. 이건 내 악기다 하는 건 없었어요(웃음). 그래서 한 악기를 정말로 뛰어나게 연주하지는 못하지만, 한 가지 깨달은 게 있었죠. 바로, 리듬이죠. 리듬감이에요. 어떤 악기든 한 소절만 계속 연습하다 보면 그것에 익숙해지게 마련이고 목표도 생기죠. 한 코드를 제대로 반복해서 치는 게 중요해요. 좀 전에 연주했던 ‘I don't care’도 네 개의 코드가 반복돼요.” 그리고 덧붙인다. “오른손 도리도리 타법. 기억하시고요.”

워크샵이 진행되기 전에 무대 위에 있던 그의 우쿨렐레 케이스에는 질문지가 쌓여있었다. 이날 워크샵의 마지막은 이 질문들과 함께 했다.

‘우쿨렐레 피크닉’ 결성은 어떻게 누가 제안 했나요.

“우쿨렐레는 ‘하찌와 TJ’를 하면서 만났어요. 아마 사 년 전이었던 걸로 기억해요. 그리고 지금처럼 많은 분들이 관심이 가지기 시작했던 게, 이 년 전쯤이었죠. 그 시기에 인터넷에도 여러 동호회가 많이 생긴 걸로 기억해요. 인터넷 카페며 클럽에 많이 놀러 갔었어요. 그렇게 관심만 가지고 있었는데, 작년쯤에 매니저님이 찾아 오셔서 이병훈 형님과 함께 우쿨렐레를 연주해보면 어떻겠느냐 제안하셔서 좋다고 했죠. 그리고 계피양까지 합류해서 지금의 멤버를 갖추게 되었고요. 그렇게 공연하고 연습 하다 보니 너무 재밌었어요. 그래서 밴드로서 좀 더 열의를 가지고 활동을 계속하게 된 거죠. 이렇게 책까지 내게 되었고요.”

‘하찌와 TJ’ 어떻게 되는 건가요. 3집을 빨리 듣고 싶어요.

“1집에서 2집이 나오기 까지 3년이 걸렸어요. 그러니 3집이 나오려면 다시 3년이 걸리지 않을까요. (웃음) 하찌 아저씨나 저나 지금처럼 개별적으로 활동을 하는 것이 ‘하찌와 TJ’에게도 좋은 거 같아요. 음악적으로 더 풍성하고 성숙해지는 면이 생긴다고 할까요. 더 좋아질 거 같아요. 그렇게 생각하고 참고 있습니다.(웃음)”


평소에는 어떻게 지내시나요. 홈페이지 활동도 뜸하시던데.

“술을 많이 마시죠(웃음). 그런데 이십 대 중반 넘으니 운동 안 하면 술을 못 마시겠더라고요. 그래서 운동과 관련된 동호회 네 군대에서 활동하고 있어요. 그 중에서 가장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곳이 ‘락커즈’라는 야구동호회예요. 낮에는 야구를 하고 밤에는 연주를 하죠. 지금까지 리그시합을 아홉경기 치뤘는데, 세 번이나 빠졌어요. ‘우쿨렐레 피크닉’ 때문에.(웃음) 그런데 지난 번에 3개월 만에 대타로 출전해서 3루타를 쳤어요. 만루상황에서 말이죠. 자랑하고 싶었습니다.(청중 웃음)”

가지고 있는 우쿨렐레 중 가장 비싼 것과 싼 것은 무엇 인가요.

“오늘 제가 연주하는 게 가장 비싼 거예요. 시가로 한 팔 백 만원 정도 할 거 같은데요. ‘우쿨렐레 피크닉’을 하면서, 공짜로 받았어요. 하와이에 있는 지인이 그 곳, 우쿨렐레 공장에 있는 분에게 저희 씨디를 줬더니 노래가 좋다며 우쿨렐레를 네 대나 보내준 거죠. 처음에는 일본에서 7~8만원 하는 걸로 쳤었어요. 나쁘지 않았죠. 자신이 할 수 있는 선에서 구입해서 연주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쉐리봉” 인사를 끝으로, 워크샵은 막을 내렸다. 필자는 집으로 돌아와, 방 귀퉁이에 있던 우쿨렐레를 집어 들었다. 케이스를 열었다. 베이지색의 자그마한 우쿨렐레가 말없이 울고 있었다. 두 달간 조율이 되지 않아 울음소리마저 엉망이었다. 튜너를 헤드에 꽂고 튜닝을 시작했다. 튜닝을 하고 몇 번 스트로크를 하자 소리가 다시 흐트러졌다. 오랜 기간 튕겨지지 않은 줄은 여러 차례 튜닝이 필요하다. 다시 가슴으로 우쿨렐레를 안았다. 여전히 미숙하고 여전히 불온하지만, 우쿨렐레는 노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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