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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스카 사랑엔 권태기가 없다!

킹스턴 루디스카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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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국가대표 ‘오센틱 스카(Authentic Ska) 밴드’로 자리매김한 킹스턴 루디스카가 2년 만에 정규 작품 <Ska Bless You>를 발표하며 다시 한 번 기지개를 켰다.

요즘 가장 ‘핫’한 인디 밴드이자 홍대 인디신을 대표하는 밴드 중 하나인 킹스턴 루디스카. 이들의 음악은 국내에선 아직 메인 디쉬로 대접받지 못한 스카 사운드다. 시원하면서도 왠지 모를 애잔함이 느껴지는 브라스 사운드와 듣는 이를 무아지경의 스캥킹으로 이끄는 신비한 엇박자의 마력까지! 이들은 2006년 셀프타이틀 데뷔 EP와 2008년 데뷔작 <Skafiction>, 2009년 두 번째 EP <Ska Fidelity>를 통해 스카 사운드의 그 매력을 대중에게 오롯이 전파한 바 있었다.

어느덧 국가대표 ‘오센틱 스카(Authentic Ska) 밴드’로 자리매김한 킹스턴 루디스카가 2년 만에 정규 작품 <Ska Bless You>를 발표하며 다시 한 번 기지개를 켰다. 전작이 스카를 알리는 것에 목표를 두었다면 이번 작품에선 스카 사운드를 토대로 다양한 스타일 구사에 매진(邁進)했다는 이들. 워낙 대규모 밴드(9명)인 탓에 최철욱, 오정석, 이석율, 서재하 등 4명의 멤버들만으로 진행된 인터뷰였지만, 킹스턴 루디스카가 무대에서 쏟아내는 열정은 인터뷰장에서도 온전히 그 기운을 뿜어냈다. 그리고 그 열정의 근간은 바로 ‘스카’를 향한 열렬한 흠모(欽慕)에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두 번째 앨범 <Ska Bless You>의 기본적인 뼈대로 삼고 싶었던 방향이 있었나.

최철욱: “1집에서는 우리나라에 스카음악을 소개시켜주고 싶은 마음이 많았어요. 다른 느낌을 주입하려고 해도 결국에는 스카 본질로 가보자 하는 생각이 있었던 거죠. 하지만, 2집에서는 그런 느낌에서는 프리해진 것 같아요. 자신이 느끼는 바를 중요하게 생각했고 그러다 보니 여러 느낌의 스타일이 2집에 실려 있어요.”

장르에 너무 얽매이지 말고 편하게 접근하자라는 의도였단 말인가.

최철욱: “사실 원래 스카가 그렇게 탄생한 음악이잖아요. 저희가 1집에서는 배우는 입장이었다면 2집에서는 즐기자 라는 생각이 강했죠.”


스카의 정체성에 대한 자세가 다소 묻어나는데 스카음악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서재하: “자메이카의 아리랑이지 않을까 싶어요. 하지만, 그런 아리랑을 우리나라 사람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음악. 기쁨과 슬픔이 교차하기 때문에요.”

스카나 레게 모두 마냥 즐기고 놀자는 음악은 아니다. 나름의 정신이 있는 음악인데.

오정석: “그런 것 같아요. 만약에 스카가 단지 신나기만 하고 일회성 소비 음악이라면 저는 아마 몇 년 하다가 지칠 것 같아요. 제가 생각하는 스카는 그 속에 희로애락이 있고 동시다발적인 감정이 드는 음악이거든요. 굉장히 슬플 때 웃음이 나오는 경우가 있고, 우리가 광복을 맞았을 때처럼 너무 신나는데 눈물이 나오는 경우도 있고. 그런 극단의 감정이 동시에 나올 때 감동적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스카가 태동했을 때도 자메이카가 영국에서 독립한 시기였잖아요. 음악에서 그런 요소를 느낄 수 있는 것이 스카의 매력이지 않을까 생각해요.”

킹스턴 루디스카는 흥겨운 스카와 소울적인 감성이 동시에 녹아 있다.

오정석: “자메이칸 사운드를 좋아하는 밴드다. 그렇게 표현해도 괜찮을 것 같아요. 저희도 계속 곡 작업을 하면 할수록 그쪽으로 가는 것 같아요.”

스카정신을 이야기했는데 그 정신을 표현하려고 했고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하는 곡이 있다면.

오정석: “「Where is my dream」이랑 「시작」입니다 그런 곡이지 않을까요. 약간 신나면서도 나름의 애수가 담겨 있는 노래들에 매력을 느끼는 것 같아요.”

앨범을 만들면서 어려웠던 부분이 있다면.

서재하: “1집 때는 곡을 만들 때 심혈을 많이 기울였어요. 곡을 만들 때도 코드를 추가하기도 하고, 바꾸기도 하는 과정이 몸에 익었었는데, 2집에서는 오히려 그런 강박관념을 덜어내고 편하게 가려고 했던 거죠. 그런데 생각보다 1집 때의 습관이 몸에 배어 있어서 그것을 덜어내는 게 힘들었어요.”

최철욱(트럼본, 리더)
그런 고민을 겪고 앨범을 발표하는 점이 굉장히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경력에 비해서 정규 앨범이 적게 나온 것 같다. 동의하나.

최철욱: “2006년부터 해서 정규앨범이 두 장이었고. 거기에다가 EP 앨범 2장 해서 딱 4장 발표했는데요. 경력으로 봤을 때는 부족한 면도 있죠. 물론 저희 팀이 2005년에 결성했지만, 앨범 측면을 봤을 때는 석율이가 제대한 뒤인 2006~2007년부터 탄력을 받은 것 같아요. 그러고 나서 1집이 나온 2008년부터가 시작인 것 같고요. 매년 앨범은 나오고는 있었어요. 사실 지금도 준비 중이고요. 내년 5월까지 2개 정도 앨범이 더 나올 것 같아요. 이제는 레코딩이나 합주하는 것에 있어서 처음에는 두려움이 있었다면 지금은 즐기는 것 같아요. 지금은 빨리 녹음하고 싶고.”

타이틀곡을 「Riva city」로 정한 이유는.

최철욱: “「시작입니다」는 루디스카 사운드에서도 스윙감이 느껴지는 새로운 형식이라면, 「Riva city」는 지금까지 해온 맥락 가운데서 좀 더 친숙한 느낌이 있는 것 같아요. 저희 팬들은 약간 성격이 다르세요. 기본적으로 록을 들으시는 분들도 좋아해주시지만 대중적으로 음악을 잘 안 들으시던 분들이 오히려 더 좋아해 주시는 것 같아요. 록 페스티벌에 저희가 섰을 때보다 시청이나 거리에서 일반 대중에게 공연할 경우에 호응도가 더 좋기도 하고요. 저희 음악을 처음 들으시는 분들에게 더 친근하게 들리는 것 같아요.”

Riva가 무슨 뜻인가?

이석율: “그건 제가 「River」를 제 식으로 표기한 거예요.(웃음)”

스카에 대한 강박관념, 즉 ‘스카를 알려야 한다.’라는 부담감을 어깨에서 내려놓자 그 후엔 더 넓은 주제들이 그들 앞에 펼쳐졌다. 두 번째 작품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그들이 하고 싶은 것, 말하고 싶은 것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려고 한 점에 있다. 마냥 밝은 면만을 부각시키기보단, 스카가 지닌 또 다른 진정성을 탐미(耽味)하거나, 선배가수 강산에의 곡을 리메이크한 점, 96명의 베트남 보트 피플을 구해낸 전제용 선장에 대한 헌정의 의미로 써내려간 「Captain J」를 통해 대중에게 다양한 음악적 메시지를 전하려 한 점이 인상적이다.

연주곡에서는 비장한 느낌을 많이 발견할 수 있었다.

서재하: “2집에서는 마이너 곡을 많이 쓴 것 같아요. 개인적인 취향으로 밝은 곡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마이너 성향에서 느낄 수 있는 남성적이면서 멋있는 이미지를 선호해요.”

강산에의 ‘선’을 리메이크해서 담았다. 강산에의 반응은 어떻던가.

“저희가 녹음하는 것을 두 번을 아무 말도 안하시면서 들으시다가, 그냥 짧게 ‘좋다’라고 말하시던데요.”

왜 강산에 곡이었나.

최철욱: “강허달림 누나 공연에 게스트로 참여하게 되었던 적이 있어요. 마침 강산에 선배님도 게스트로 대기실에서 준비하고 계시던 차에, 직접 찾아가서 ‘선배님 음악을 좋아하고 있었습니다’라고 고백을 했었죠. 대기시간이 길어지면서 이런저런 이야기 말씀해 주시다가, 저희 공연이 앞에 있어서 먼저 연주를 하고 내려왔어요. 그런데 강산에 선배님이 너희 공연 정말 재밌다하시면서 ‘같이 작업했으면 좋겠다’라고 말씀해주셔서 매우 감사했죠. 그 기억이 저희가 단독 공연 준비하면서 생각이 났어요. 공연 무대에 선배님의 ‘선’을 스카 레게 느낌으로 편곡하면 혹시 불러주실 수 있냐고 요청을 드렸더니 흔쾌히 괜찮다고 하셨죠. 막상 합주를 했는데 저희가 원하던 느낌이 딱 나와서 이 곡은 공연에서만 일회성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음반까지 수록해도 괜찮겠다 싶어서 결정하게 되었어요.”

앨범에 연주곡과 가사가 있는 곡을 배치하는 데 있어서 무대에서의 호응도도 고려해야 할 것 같은데.

최철욱: “처음에는 그런 줄 알았어요. ‘가사가 있어야 더 호응을 할 것이다’라는 생각이 있었죠. 하지만, 루디스카의 메리트는 연주곡인 것 같아요. 가사의 있고 없고의 중요성은 따질 수 있는 문제이긴 하지만 메리트는 확실히 연주곡에 있는 것 같아요. 보컬이 있는 곡이라면 한 명에 중점이 되고 나머지는 받쳐줘야 하는 느낌이라면, 연주곡은 전부 다 주인공이 되어서 한 소리를 낼 수 있는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그 두 스타일의 곡을 전부 소화할 수 있는 것이 루디스카의 장점이기도 하고요.”

오정석: “저희는 어느 한 곳에 치중하지 않아요. 재즈 페스티벌 무대에 오를 때도 있고, 록페스티벌에도 오르고 둘 다 다하거든요. 다양한 장르의 감수성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처럼 연주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노래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그래요.”

최철욱: “연주곡이 가사만 없을 뿐이지 관악기를 연주하면서도 음절을 내며 노래를 한다고 생각해요. 가사가 없다고 하면 경음악 혹은 백그라운드 음악같이 배경으로만 생각하는 견해가 있는데 연주곡은 악기가 각각 노래하는 음악인 것이죠. 그리고 관객 분들 중에도 연주곡의 매력을 알고 계신 분들이 의외로 많으시기도 하고요.”

오정석: “초반에는 팀을 결성하고 나서 약간 그런 걱정이 있었어요. 사람들은 노래를 좋아하니까 재미없어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 초반에는 그런 점도 고려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나중에는 자신감이 생긴 것 같아요.”

착한 사람들이 모여서 그런지 인원이 많아도 조율이 잘 되는 것 같다. 리더의 입장에서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최철욱: “일단은 가장 쉬운 방법이 체험을 통한 것이라고 생각해요. 어떤 안건이 나왔을 때 한번 해보고 생각해보자로 긍정적인 자세를 가지다 보니 다양한 의견이 나오는 것 같기도 하고요.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 같아요.”

이석율(보컬, 퍼커션)
그렇게 조율을 이루면서 탄생한 곡이 있다면

최철욱: “아마 (서)재하가 작곡한 「Giant moment」이지 않을까 싶어요. 처음에는 멜로디만 가지고 온 곡이거든요. 여기서 어떻게 변화를 줘볼까 많이 고민했죠. 들어보시면 아시겠지만, 초반에서 엔딩으로 갈수록 템포차이가 상당하거든요. 그렇다면 그 중간을 어떻게 드라마틱하게 채울까. 그 대목에서 전체 멤버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논의해서 의도대로 드라마틱하게 결과물이 나온 것 같아요. 다른 측면에서는 저희가 라이브를 많이 하는 밴드니까 공연할 때 CD의 느낌을 온전히 전달할 수 있을까하는 고민도 있었죠. 중간 부분에 다른 악기가 다 빠지고 트럼펫 솔로가 나오는 지점이 있는데 과연 라이브에서 효과가 있을까. 너무 이상적으로 생각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거든요. 그런데 막상 공연을 했을 때 관객분들이 너무나 좋아하는 거에요. 그래서 역시 음반과 라이브를 따로 생각해서는 안 되고 음반의 좋은 느낌도 잘만 하면 라이브로도 전달할 수 있겠구나 하는 확신이 들었죠.”

개인적으로 이번 앨범에서 제일 좋아하는 곡이 무엇인가.

서재하: “「Captain J」요.”

‘J’가 과연 누구인가.

최철욱: “전제용 선장님이라고 85년도에 바다 위를 떠다니던 베트남인 보트피플 96명을 구하신 분이에요. 바다 한가운데에서 표류하며 죽을 위험에 놓인 사람들을 구하신 거죠. 원양어선 선장님으로 계시다가 바다에서 그 배를 보셨대요. 그래서 우리나라에 보고를 했더니 그쪽에서는 정치적인 문제가 있으니 그냥 모른 척하고 지나가라고 했지만, 선장님은 양심에 걸려서 결국에는 구해주셨어요. 2~30명이 들어가는 소형어선이었는데 가서 보니까 96명이 나오더래요.(웃음) 자신의 배에 다 태워주신 다음에 선원이 갑판에서 자더라도 어린이와 노약자는 침실로 들어가서 묵을 수 있게 배려해주셨고, 선원들이 먹을 음식도 먼저 그분들에게 주셨고요. 그 난민의 대표자 분과는 선장실로 데려가서 위스키를 따라주면서 힘들지 않냐고 위로를 해주신 멋진 분이셨어요. 부산에 회항하면서도 난민을 한국에 데려오지 말고 근처의 섬으로 내려주라는 압박을 받았지만 결국에는 부산까지 함께 와서 난민소에 전원을 데려다 주셨대요. 그 일이 있고 나서 위스키를 같이 마셨던 대표자분이 미국에서 간호병원의 간호장으로 성공을 하셔서 한인타운을 전전하면서 전제용 선장님에 대한 행방을 물어보고 다니셨대요. 마침내 연락이 닿아서 20년 만에 다시 만나셨더라고요. 선장님은 안정된 자리가 보장된 1등 항해사셨는데 그 일이 있고 나서 물러나셨고 어려운 생활을 하시다가 지금은 통영에서 양식업을 하시고 계신대요.”

전제용 선장님을 개인적으로 아는가.

최철욱: “아니요. TV 다큐멘터리를 보고 너무 감동을 받은 나머지 곡을 썼어요. 올 여름에 멤버들과 같이해서 찾아뵈려고요. 8월 달에 통영에 가서 공연도 하고요.”

마지막 트랙인 「R.P.G.」는 빨강, 보라, 초록의 약자다. 굳이 세 가지 색을 고른 이유가 있다면?

최철욱: “빨간색이면 열정이나 갈구하는 욕망이나 내면에 있는 본능적인 것일 수도 있고, 보라색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느낌도 있고, 초록색은 자연을 생각하게 되잖아요. 사람마다 세 가지 색깔 중에 좀 더 가까운 마음이 있을 텐데 나는 어떤 쪽에 가까울까라는 생각이 담긴 노래에요. 또 「R.P.G.」가 롤플레잉 게임(Role Playing Game)의 약자이잖아요. <젤다의 전설>이라는 게임처럼 그 세계 속에서 캐릭터가 여러 군데를 돌아다니면서 자기가 어디로 가야 하는 지도 정확히 모르지만, 아이템 찾으면 좋아하고 그 판에서 죽을 수도 있고 깰 수도 있는 거잖아요. 롤플레잉 게임도 어떻게 보면 하나의 인생이지 않을까요. 그래서 굳이 색깔을 그쪽으로 맞추려고 한 것도 있어요.”

스스로도 공연을 하면서 인기가 상승하고 있음을 느끼나.

이석율: “계속 해가 바뀔 때마다 느끼고 있어요. 더 많은 활동도 하게 되는 것 같고요. 아무래도 그만큼 더 좋은 공연을 보여 드리기 위해 노력해야하는 것 같아요.”

인기가 많아지고 있다는 것은 귀여운 외모를 가진 이석율에게 있어서 여자가 많이 생기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나.(웃음)

최철욱: “원래도 많았는데 지금은 더 많아지고 있는 거죠.(웃음) 저희가 얼마 안 있으면 록 페스티벌에 참여하게 되는데 불과 3년 전만 해도 저희에게는 록페스티벌 무대에 서는 것이 큰 꿈이었거든요. 저희도 작년에 처음 오른 것이에요. 2년 전만 해도 몇몇 멤버들이랑 맥주 사 가지고 가서 공연 보면서 저기 한번 서보고 싶다고 생각만 했거든요.”

리더 입장에서 봤을 때 보컬 이석율의 장점이 있다면.

최철욱: “석율이는 물론 무대 위에서도 잘하지만, 무대 밖에서도 자메이카 사운드에 미쳐있어요. 생활이 그러다 보니까 무대 위에서도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 같아요. 그렇게 빠져 있지 않으면 무대 위에서도 못하거든요. 컨디션이 안 좋다가도 무대 위에서 팔팔 뛰는, 무대 체질인 것 같아요. 관객 입장에서도 이 사람이 몰입해서 하는 모습이 멋져 보이잖아요. 같이 동조를 하게 되고 분위기도 좋아지고.”

서재하(기타)
기타 연주자 입장에서 보컬의 비트감은 어떤 정도인 것 같나.

서재하: “선천적으로 춤도 잘 춰요. 콩가를 연주할 때도 그렇고요. 정말 조화가 잘 되는 것 같아요.”

최철욱: “리듬감은 정말 좋은 것 같아요. 피치에는 좀 문제가 있는……(웃음) 피치는 안 타고난 것 같아요.”

이석율: “맞아(쓴웃음)”

최철욱: “같이 연주하면서 좋아지고 있고요. 석율이가 중간에 2년 동안 군대에 갔었는데 저희는 객원 보컬을 따로 안 불렀어요. 그 대신 기다리면서 제가 그 역할을 했어요.”

이석율은 앞으로 배신 못 하겠다.(웃음)

최철욱: “군대에서 근무하면서도 앨범 재킷을 생각하며 직접 그리던 애예요.”

이석율: “그러면서 사인 만들고.(웃음)”

최철욱: “타악기도 군대에서 배운 것이에요. 저희가 군대 가면서 부탁한 것 하나가 타악기 연습이었어요. 전부가 보컬곡이 아니고 반반이다 보니 연주곡일 때에 마냥 놀 수는 없잖아요.”

보컬 입장에서 킹스턴 루디스카의 강점은?

이석율: “제 생각에는 음악적으로 확실히 풍부한 사운드가 나오는 것이 강점이라고 생각해요. 모든 사운드를 섭렵할 수 있는 점이요.”

인원이 많으므로 얻게 되는 장점일 수도 있겠다.

최철욱: “최근에 와서 깨달았어요. ‘멤버가 많은 게 정말 좋구나’라고 실감하는 것이 사운드적인 면에서도 여러 악기가 있으니까 여러 음색에 대한 표현이 있을 수 있고요. 한 명 한 명의 생각에서 터져 나오는 브레인스토밍의 잠재력이 상당한 것 같아요. 저도 멤버 중에 한 명이지만 루디스카가 무척 기대되는 밴드에요. 어떤 시도가 나올지 저도 짐작할 수 없는 그 점이 가장 강점인 것 같아요.”

오정석: “아마 편곡의 비중이 다른 팀보다는 훨씬 많을 거에요.”

리더로서 대식구를 이끌어가야 한다는 점에서 힘든 면도 있을 것 같은데.

최철욱: “당시에는 잘 몰랐는데 돌이켜 보면 너무 힘들었구나. 그렇게 느껴져요. 그렇게 힘들었을 때 어떻게 이겨왔나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고민 안에 있을 때는 잘 모르는 것 같아요.”

트럼펫을 연주하는 오정석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트럼펫 연주자 모델이 있었나.

오정석: “스카 쪽에서는 돈 드러몬드(Don Drummond)를 존경해요. 스카탈라이츠(The Skatalites)라는 밴드에 있으시면서 사실상 스카를 창시한 인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스카탈라이트. 마흔도 안 되었을 정도로 금방 돌아가셨어요. 밥 말리(Bob Marley)와도 활동도 같이하셨고, 밥 말리도 그분들이 발굴해서 키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트럼펫도 충분히 멋있는 악기이지만 트롬본 역시 나름의 매력이 있다고 보는데.

최철욱: “트럼펫과 색소폰은 멜로디를 주도하고 현란한 솔로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멋있는 악기지만 트롬본은 감정이입에 있어서 따뜻한 느낌이 있는 것 같아요. 트럼펫과 색소폰 사이에서 잠시 쉬어가는 느낌이 다른 세션들을 감싸는 느낌 같은 것에서 매력을 많이 느꼈어요. 테크니컬하기보다는 선이 굵고 단순한 멜로디를 가지고 있죠.”

오정석: “저처럼 트럼펫을 연주해도 트롬본 사운드를 좋아하거든요. 60년대에 미국에서 트럼펫 솔리스트가 나오기 전에, 스카 쪽에서는 이미 트롬본 연주자들이 주도적으로 스카의 발전을 많이 이끌고 있었어요. 돈 드러몬드가 주축이 되어서 스카의 모든 것을 확립시키고 있었던 거죠. 그래서 제가 스카음악을 처음 들을 때도 트롬본이 주가 되어서 완성된 음악을 많이 들었고요.”

최철욱: “보통 관악기 편성을 봐도 트롬본은 중저음대를 담당해야 하는데 스카에서는 메인 멜로디를 담당하는 경향이 있어요.”

오정석: “다른 음악에서는 조력자 역할인데 60년대 스카에서는 거의 메인으로 트롬본이 나오기 시작하니까 다른 장르보다 확실히 의미가 다르고 상징적인 존재인거죠.”

서재하: “트롬본이 주를 이뤘기 때문에 재즈와는 또 다르게 스카에서는 화려하지 않고 투박한 멜로디가 나오는 것 같아요.”

트롬본은 남성적인 악기인 것 같다. 호흡도 좋아야 하고.

최철욱: “그런 것 같아요. 체형도 좋아야하고.”

루디스카가 선정한 레게, 스카 명작을 만들어서 대중에게 알리는 기회도 좋을 것 같다. 그 자체로 만으로도 이슈가 될 것 같은데.

오정석: “그렇지 않아도 저희끼리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었어요. 조만간 나오지 않을까 싶어요.”

이석율: “단독공연 때 스카탈라이츠를 우리식으로 풀어내는 것도 생각하고 있어요.”

오정석(트럼펫)
만약에 스카의 명작을 뽑아서 앨범을 낸다면 개인의 선정곡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

오정석: “스카탈라이츠 곡 중에서도, 하나만 뽑긴 그렇지만 「Garden of love」라는 곡을 뽑고 싶어요. 많이 알려진 곡은 아니지만요.”

최철욱: “저도 똑같은 생각을 했어요. 너무나 많은데요. 그래도 두고두고 들으며 항상 명곡이라고 생각하는 곡이에요.”

이석율: “저도 역시 스카탈라이츠의 「Ska-ta-shot」이랑 「Dahil sa iyo」를 뽑고 싶고요. 윈스턴 사무엘(Winston Samuel)의 「You are the one」도 좋아해요.”

서재하: “개인적으로 스카탈라이츠 분들을 좋아하지만, 희망적이면서도 약간 슬픈 노래를 연주하고 싶어요. 물론 스카탈라이츠의 「Garden of love」도 좋아하고요.”

여름이다 보니까 킹스턴 루디스카의 노래를 방송국에서 호의적으로 볼 것 같다.

이석율: “노래방에 좀 나왔으면 좋겠어요. 1집 때도 신청을 했는데 하나도 안 나와서.(웃음)”

최철욱: “석율이는 다른 사람이 우리 노래를 불러주기보다는 다른 사람이랑 노래방에 같이 갔을 때 자기가 불러보고 싶은 그런 욕심이 있는 것 같아요.(웃음)”

어떤 형태든 한국 대중을 아우를 수 있는 가요적인 스카, 레게가 나와야 하지 않을까. 스카에 중심을 둔 대박 가요가 나오면 스카에 대한 이해가 넓어지지 않을까.

최철욱: “2집을 처음에 준비할 때 그런 이야기가 나온 것 같아요. 듣는 사람의 입장도 생각해보자, 라는 생각이요. 그런데 듣는 사람 입장을 생각하더라도 어차피 우리 팀에서 나오는 음악이잖아요. 결국에는 우리가 가는 것이 아니라 그분들이 올 수 있게끔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분명 가요계의 트렌드가 있고 대중들은 대세를 많이 좋아하시지만 우리들이 가지고 있는 더 좋은 메리트이자 강점을 부각하려고 해요. 아이돌 분위기의 스카를 던져주는 것이 아니라.”

킹스턴 루디스카는 공연을 자주 한다. 결성된 이후로 몇 회 정도 했나.

최철욱: “대충 500회 정도는 되지 않을까 싶어요. 작년 12월 달의 경우에는 24개를 했어요. 상상마당에서도 2번째로 공연을 많이 한 밴드라고 하더라고요.”

이석율: “저희가 지난 3월에 봄을 주제로 한 단독공연을 했었거든요. 저희가 생각하는 것이 이번에는 봄, 여름, 가을, 겨울 다 테마를 두고 공연을 하려고요. 그래서 이번 여름에는 8월 14일에 상상마당에서 단독공연을 또 할 예정이고요, 10월에는 가을 공연하고 그런 식으로 이어나갈 생각이에요.”

데뷔 당시 6년 전과 지금을 비교했을 때, 실력이 많이 늘었다고 보나.

최철욱: “엄청나게 늘었다고 봐요.”

홍대 인디신의 열악한 환경을 생각했을 때 9명이 활동하는 킹스턴 루디스카의 상황이 궁금할 수밖에 없었다. 대식구를 이룬 그룹은 어느덧 6년 동안 수많은 음악적, 인간적 시행착오를 겪으며 더욱더 끈끈하고 훈훈한 정으로 똘똘 뭉쳐 있었다. 이러한 인간적 유대감은 9명을 하나로 움직일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용했음은 물론, 그들의 음악에 자양분으로 작용했고 이를 통해 그들은 어느덧 6년이라는 짧은 기간 안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스카 밴드로 성장할 수 있었다.

밴드를 꾸려가면서 멤버들의 생활문제는 어떤가.

오정석: “그냥 뭐. 저희 밴드가 성수기가 있고 비수기가 있잖아요. 연초 같은 비수기는 힘들기도 하지만요. 사실 개인적으로는 돈 욕심이 별로 없어요. 제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게 좋으니까. 감수하고 가야죠 뭐.”

최철욱: “저도 풍족해 본 적은 한 번도 없는 것 같아요. 그래도 한 해가 지날 때마다 좋아져서요. 저희가 클럽 스컹크에서 맨 처음으로 공연을 했었어요. 무대 위에 올라가서 ‘저희 스카밴드입니다’ 하고 인사하면서 올라갔는데 계신 분들이 ‘저게 무슨 스카밴드야’ 그러기도 하시고(웃음) 그때는 한 달에 공연 한 번 할까 말까 그랬어요. 페이도 개인당 3만 원 받고, 그것도 클럽 데이 때라서 많이 받았던 것이고요.”

한 달에 전체 회식을 몇 번 하나.

최철욱: “저희가 제일 많아요.”

여유가 많은 것 같은데.

최철욱: “그렇게 많지는 않은데. 우리 밴드만 생각해서 그런지 다른 밴드들도 많이 하더라고요. 카피머신(Copy Machine)은 제주도로 막 놀러가던데.”

인디 신에서 스카나 레게를 연주하는 팀이 어떻게 되나.

최철욱: “윈디시티(Windy City)가 제일 빨랐고요, 그중에서 김반장을 주축으로 레게에서 발전한 장르인 덥(Dub)을 아이앤아이 장단(I and I Djangdan)에서 하고 있어요. 또 지금 한창 활동하고 있고 정통으로 레게를 구사하는 레스카(Reska) 동생들하고, 나머지는 스카 펑크 쪽이 많고요.”

팀 간에 교류는 많이 오가나.

최철욱: “술을 많이 마셔요. 서로 친한 관계니까요, 서로의 계산이나 목적이 있어서 만나는 것이 아니라 ‘나 지금 여기서 술 한잔하니까 지금 나와’ 하면서 만나게 되고. 같이 밴드를 하는 사람들이니까 만나면 음악 이야기 많이 하고 그래요. 운이 좋아서 기회가 되면 같이 공연도 하고 끝나면 뒤풀이도 같이하고. 레스카는 동생이지만 걔네가 좋은 음악이 있다 하면 알려주면서 파일을 보내 주기도 해요. 활동 초기에는 저희가 스카쪽 음원도 많으니까 들어보라고 권유하는 입장이었다면, 지금은 어디서 동생들이 ‘듣보’ 음악들을 들려주면(웃음), 요즘에는 이런 음악을 좋아하는구나 깨닫기도 하고요. 제가 나이가 있는지라 주위에 음악하는 형들이 별로 없는데요, 카피머신 같은 경우에는 멤버 중에 형도 계셔서 애교도 떨 수 있기도 하고요.”

외국 스카 밴드들과도 협연도 활발한 것 같던데.

오정석: “작년 7월에 일본의 스카 로켓츠(Ska Rockets)와 조인트 공연을 했었고요. 올해 10윌에는 역시 일본의 쿨 와이즈 맨(Cool Wise Man)이라는 밴드가 와요. 일본에서는 넘버 원인 스카 밴드거든요. 제가 진짜 좋아하는 오센틱 스카 음악을 구사하는 팀인데 옛날부터 좋아하던 밴드였어요. 10월에 같이 공연하기로 했어요.

그리고 독일에 닥터 링딩(Dr. Ring Ding)이라는 유명한 뮤지션이 있어요. 전 세계적으로 활동하고 스카 록 밴드에서도 손꼽히는 몇 팀 중에 하나죠. 뮤지션이면서도 프로듀서고 여러 가지 다 하는 분이라 리스너로서도 팬이었던 사람인데 직접 독일 잡지에다가 저희 앨범리뷰를 썼더라고요. 저도 네덜란드 친구한테 전화받고 알게 되었어요. 스카 시장이 세계적으로 끈끈하고 정이 있어요. 우리나라가 스카에 있어서는 아직 변방이지만 어떻게 알았는지 이렇게 리뷰를 쓰거나 유튜브에도 올려서 널리 알려주고 많이 도와줘요. 사실 국내보다 바깥에서 먼저 도와주시는 것 같아요.”


트롬본과 트럼펫을 연주하게 된 계기가 경위가 궁금하다.

최철욱: “제가 루디스카 전에 갈매기라는 밴드를 하면서부터 스카 펑크 사운드를 좋아했거든요. 랜시드(Rancid)같은 팀의 음악이요. 계속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음악을 듣게 되다보니 스카탈라이츠를 만나게 된 거에요. 그러면서 일본 팀들을 통해서 오센틱 스카(Authentic Ska)를 하는 밴드들을 알게 되었고요. 하지만, 막상 제대하고 난 다음에는 막연했죠. 사운드는 내고 싶은데 관악기 하는 사람도 하나도 없고. 그때 사실은 홍대 신에 건반 치는 사람도 없었거든요. 옛날에는 진짜 없었어요. 아코디언 연주하는 크라잉 넛(Crying Nut)의 (김)인수형 정도? 결국에 제대하고 스카펑크 밴드 기타 보컬을 하다가 밴드가 깨지고 나서 일본의 스카 밴드인 도쿄 스카 파라다이스 오케스트라(Tokyo Ska Paradise Orchestra)의 음악을 듣고 악기를 바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사람이 의욕이 생기고 다짐을 해도 일주일 지나면 약발이 떨어지잖아요. 그래서 바로 알바해서 하루에 12만 원 받는 위험한 노가다를 이틀 해서 야마하 트롬본을 샀죠. 2003년도였어요.”

오정석: “저는 2002년이에요. 되게 매니악적인 성향으로 음악을 들었어요. 팝도 좋아하고 메탈도 좋아했고 펑크도 엄청 좋아했고 재즈도 엄청 좋아했고. 그러다가 관악기에 중점을 두면서 음악을 듣게 되었죠. 스카, 스카 펑크, 재즈의 공통점이라면 관악기가 있다는 점이잖아요. 자연히 트럼펫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산 뒤에 혼자 연습했어요. 아무래도 혼자다보니 앞이 안 보였죠. 그러다가 혼자서 낑낑대던 사람들끼리 만난 거에요.(웃음) 지하 연습실에서 서로 각자 연습을 하고는 있었죠. 90년대 후반에 인디 신이 한창일 때 저도 홍대 주변을 돌아다니고 철욱이 형도 제가 알던 친구들을 다 알고 있었는데 신기하게도 오히려 저희끼리는 기회가 없었어요. 그때부터 만나게 되어서 쿵짝이 잘 맞았죠. 막 서로 ‘도레미파 솔까지는 소리 내겠는데 다음에는 어떻게 내야 하냐?’라고 물어보고. 스카 음악을 듣다보면 원곡은 재즈란 말이에요. 그럴 경우에는 재즈 원곡도 알려주고.”

이번 앨범은 청취자분들이 어떻게 들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한다면.

최철욱: “1집에서의 바람이 ‘이것이 스카사운드입니다’ 라는 소개와 전달에 많이 있었다면, 이번 앨범은 가요 듣듯이 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장르지향적인 밴드들이 의례 장르를 고집하고 특성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제는 그런 것보다는 가요 듣다가도 ‘루디스카도 한번 들어볼까?’ 그렇게 들어주셨으면 좋겠다는 거죠. 혹시나 전 트랙을 듣게 되신다면 한 편의 영화 감상하는 느낌으로 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트랙과 트랙 사이를 살짝 붙인 것도 있고 덜어낸 것도 있거든요. 요즘에는 음악을 시디로 듣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좋아하는 곡만 골라서 MP3P에 넣어서 들으시잖아요. 전 트랙을 한 호흡으로 들어주시고 이 앨범에는 하나의 이야기가 , 라고 이해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오정석: “일반적으로 스카, 레게라고 하면 선샤인이 생각나고 신나기만 한 나머지 소비성 음악으로 취급되는 경우가 있는데요, 그런 음악이 아니라 시디나, 집에서나, 공연장에서도 즐겁게 춤추면서 즐길 수도 있지만, 가정에서도 감상용 음악이 될 수 있는 그런 느낌으로 받아주셨으면 해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최철욱: “인디신의 꿈이라고 할까요. 편하게 음악중심에서 라이브하고 10대 팬들이 열광하는 무대요. 영국의 예를 들자면 브리티쉬 팝이라고 하면서 블러(Blur)나 오아시스(Oasis)가 활동할 수 있는 저변이 우리에게도 생기면 좋지 않을까, 라는 바람이 있어요. 대중음악이라면서도 인디를 따로 생각하는 것 같기도 하고.”

오정석: “공연에 나가고 뭐 할 때 저희를 소개할 때 ‘스카는 60년대 레게부터 해서……’ 이러면 음악도 듣기 전에 질려버려요. 정작 들으면 좋은데. 그런 것은 이제 안 하려고요. 일단 보여주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음악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공연장에서 딱 한 번 들어도 좋은 음악인지 알잖아요.”

최철욱: “음악 듣고 보면서 꽂혀서 좋아하는 거지. 이런저런 설명 듣고 나서 (무릎을 탁 치며) ‘아! 바로 이거야’라고 느끼는 것이 아니거든요.(웃음) 예전에는 음악을 접하는 경로가 평론하시는 분들이 쓰신 리뷰나 잡지였죠. 핫 뮤직 같은 잡지를 보면서 새 앨범 뭐가 나왔나 보거나, 평론하시는 것 보고 이런 느낌이구나 하고 음반을 사기도 했었잖아요. 평론을 하시는 분들이 저희가 연주하는 음악을 잘 정리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저희 입장에서도 공연 시간이 30분 주어졌다면 5분짜리 6곡 하는 것이 낫지. 공연시간 잡아가며 설명하기에는 아깝잖아요. 옛날에는 실제로 그런 것을 많이 했어요. 무대에 올라가서 처음부터 ‘여러분, 스카가 뭔지 아십니까?’ 그런 다음에 공연 끝나면 ‘여러분, 이제 스카 음악이 뭔지 아셨죠?’로 마무리 짓고. 지금 생각해보면 웃으면서 이야기할 수 있지만요.”

죽을 때까지 스카만 할 수 있을 것 같나?

서재하: “이렇게 밴드 활동을 하면서 제 의견이 잘 반영되는 분위기만 보장된다면 충분히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다른 음악 생각 안 하고.”

최철욱: “스카라는 장르를 한 지도 10년이 넘었는데 갈수록 더 좋아져요. 인터뷰하러 오는 길에도 스카 영상을 보면서 왔는데 가슴이 벅찰 정도로 미치겠는 거에요. 오늘 특히요. 요즘에는 빨리 합주를 하러가고 싶고, 합주하는 것이 기다릴 정도예요.”

이들은 올해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과 지산밸리 록 페스티벌 등 여름을 대표하는 음악 축제의 러브콜을 동시에 받았다. 이것이야말로 한층 격상된 그들의 위상을 단적으로 말해주는 것이 아닐까. 동료 뮤지션의 공연을 부러움 섞인 시선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었던 설움의 시절을 이겨내고 지금 희망의 스타트를 막 끊은 킹스턴 루디스카. 일반적으로 애정 전선엔 유효기간이 있다고 하지만, 그들의 스카 사랑엔 권태기가 끼어들 틈이 없어 보인다.



인터뷰: 임진모, 성원호, 홍혁의
사진: 김현이
정리: 홍혁의

글 / 홍혁의 (hyukeui1@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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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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