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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 나는 스카의 리듬 속으로 - 킹스턴 루디스카(Kingston Rudieska), 슈렉 포에버, 카일리 미노그(Kylie Minogue)

우리에게는 ‘레게(reggae)’의 원류로 알려진 스카(ska). 우리가 즐겨 듣는 댄스곡이 약 120정도의 빠르기를 가지고 있다면 이 스카라는 장르는 bpm 120에서 최고 200까지의 빠른 2박자의 ‘쿵짝’ 리듬이 계속 반복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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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는 ‘레게(reggae)’의 원류로 알려진 스카(ska). 우리가 즐겨 듣는 댄스곡이 약 120정도의 빠르기를 가지고 있다면 이 스카라는 장르는 bpm 120에서 최고 200까지의 빠른 2박자의 ‘쿵짝’ 리듬이 계속 반복되지요. 열대야가 지속하는 요즘 같은 여름밤은 이 제3 세계의 리듬이 제격인 것 같습니다. 독특한 사운드를 들려주는 국내 스카밴드 ‘킹스턴 루디스카’입니다. 두 번째 소개해 드릴 음반은 ‘슈렉 포에버’의 사운드 트랙인데요, 영화를 보면서 어느 곡이 귀에 남으셨나요? 4월에 명반 리뷰(☞ 보러 가기)로 소개한 바 있는 ‘캐롤 킹’의 「You've got a friend」, 피리 부는 장면에 등장하는 비스티 보이스(Beastie Boys)의 「Sure shot」도 매력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데뷔 이후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아름다운 ‘호주의 여신’ ‘카일리 미노그’의 11집입니다.

킹스턴 루디스카(Kingston Rudieska) <Ska Bless You>(2010)

한 여름밤의 불꽃놀이처럼 킹스턴 루디스카(Kingston Rudieska)의 스카는 풍성한 흥겨움을 넉살 좋게 베푼다. 거리낌 없이 몸을 들썩이게 하기에 낯을 가릴 필요 없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다. 쿵짝쿵짝 반복되는 특유의 박자 진행과 환희에 찬 브라스 음색을 듣고 있자면 유독 귀뿐만 아니라 온몸으로 반응할 수밖에 없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인디 신에서도 스카 펑크를 구사하는 팀들이 하나둘씩 부상하고 있었지만, 스카의 본위 적인 매력을 표방하는 밴드는 단연 킹스턴 루디스카일 것이다. 「My cotton candy」 「걷고 싶은 거리」로 스카 밴드의 잠재력을 충분히 입증시킨 첫 번째 정규앨범 <Skafiction>에 이어, 새로운 멤버로 재정비한 후 발표한 <Ska Bless You>는 분명 청취자들에게 전파하는 복음과도 같다.

전작에 비해 다소 숨을 고르는 리듬 안에는 나락에서도 긍정을 발견할 것 같은 스카의 디엔에이가 내재 되어 있다. ‘다시 시작입니다 / 고개를 들어요 / 지쳐있는 이 세상을 우린 / 서로 위로해 나가요.’ 강압과 경쟁이 행동강령인 시대에 이들은 「시작입니다」라는 곡을 통해서 누구라도 할 것 없이 먼저 손을 내밀며 위로를 공유한다. 유일한 낙이자 치유제가 음악이었던 빈민의 울림이 스카라는 점을 망각하지 않는 대목이다.

비록 삶이 고단하더라도 스카는 늘 흥겨움으로 속풀이 한다. 기쁨의 축제가 벌어지는 현장은 바로 「Riva city」일 것이고, 그곳은 트럼펫과 트롬본, 색소폰이 터뜨리는 찬가가 끊이지 않는 잔치 한마당이다. 가진 것이 없어도, 두드러지는 스킬이 없어도 좋다. ‘R.P.G’처럼 두 손과 두드릴 수 있는 젬베(Djembe)와 퍼커션만 있으면 모두 하나 되어 엉성한 스캥킹을 출 수 있지 않을까.

킹스턴 루디스카의 진면목은 라이브 무대에서 나온다. 다소 촐싹대며 분위기를 돋우는 보컬 이석율과 트롬본을 개진하는 마에스트로 최철욱의 연주. 그리고 이 둘을 포함한 9인조 스카 오케스트라의 앙상블을 시디로만 듣는 것은 분명 불행한 처사다. 하루를 꼬박 비행기에서 보내야만 호흡할 수 있는 뜨거운 자메이카의 열기를 바로 이곳에서도 만끽할 수 있다. 스카의 치명적인 유혹에 빠질 수 있는 여름은 얼마 남지 않았다.

글 /홍혁의 (hyukeui1@nate.com)

슈렉 포에버 (Shrek Forever After) (2010)

2001년을 원년으로 지금까지 2000년대 내내 장수했음에도 불구하고 드림웍스의 <슈렉>프랜차이즈는 박스오피스 흥행기록 도전에서 점점 맥이 빠져갔다. 하지만, 개념 열광팬들은 2010년 <슈렉 포에버>(Shrek Forever After)가 2007년 <슈렉 3>에 비해 더 우수한 영화가 될 거라는 큰 기대를 위안으로 삼았을 것이다. 네 번째 재등장의 제목 결정에 진통을 겪은 후 마침내 개봉공식제목 <슈렉 포에버>(Shrek Forever After 또는 Shrek: The Final Chapter)를 독점 만화시리즈 상품의 결말을 가장 잘 나타내주는 표현의 제목으로 결정한 영화사 관계자들은 이전 두 편으로 익숙해진 비평을 피하기 위해 개괄적으로 플롯의 중복적 요인들에 더 집중했다. <슈렉 포에버>의 작가들은 현세적인 역설과 대체 가능한 경험세계에 중점을 두고 악마 럼펠스틸트스킨과 협정을 체결한 이후 자신의 원초적 삶을 회복시키려는 유명 오우거에 대한 촉매제로 외견상 대중적인 개념을 내포한 동화적 왕국이야기를 주입하기로 최종결론을 내렸다.

친 가정적 애처가 오우거가 된 슈렉은 평범한 생활에서 벗어나 마을 사람들을 겁주고 초록괴물로서 충실하던 시절로 되돌아가고 싶은 심정에 럼펠의 제안에 동의했을 뿐인데, 그것이 곧 계략에 의한 함정이었다는 걸 알게 된다. 슈렉은 또다시 럼펠을 왕좌에서 끌어내리고 제대로 된 왕정복고를 위해 자신을 도울 늘상 조연 패거리들을 재모집하고 피오나 공주의 진실한 키스를 얻기 위한 모험을 감행해야만 한다. 오우거 무리들과 럼펠 간의 배틀 속에 지금까지의 익숙한 익살 캐릭터들이 새로운 무대를 배경으로 버라이어티 쇼를 펼치고 그 모든 것들은 이 마지막 제전을 위한 답례로 보인다.

<슈렉> 시리즈를 위한 음악은 늘 재미있는 오락적 묘미를 강화하는 보충제 역할을 톡톡해 해왔다. 광범하고 활발한 질료들로 특별하지는 않지만, 대단히 영화적으로 충실한 것들이었다. 해리 그렉슨-윌리엄스와 존 파웰, 두 작곡가가 원래 합작해 산출한 테마들은 그렉슨-윌리엄스 단독으로 다룬 속편 스코어들에서 거의 진화되어 나타나지 않았다. 한편, 근본적인 지속성을 위해 주제적인 인용들은 거의 명맥을 이었다.

그렇게 시리즈를 둘러싼 주변의 주제적 재료들은 스코어들 내에서 진정한 와일드카드로 작용했다. <슈렉 3>에서 <슈렉 2>에서의 액션과 판타지적인 음악들의 힘이 제대로 결합되어 나타나지 않았던 반면 <슈렉 포에버>에서는 다행히도 통상적인 프랜차이즈 테마들, 준 모티프들, 보편적인 악기편성들의 만족스러운 표현들이 스코어 전반에 단단히 직조돼 특징적으로 묘사되었다. 동시에 신 악당들을 위한 악상들의 결합들도 괜찮다.

전자음악이나 특별 기악편성, 음악적 파노라마의 도처에 뻗친 합창의 결합이 풍부하게 개입하지만, 오케스트라의 앙상블을 해치진 않는다. 육중한 베이스의 인상이 강한 한스 짐머식 오케스트라의 느낌이 거의 없다. 대신 피아노 독주, 목관악기 그리고 자일로폰 연주가 감상적이거나 열망하는 장면들에 무드를 조성하면서 야단법석 대소동 장면들 사이에서 균형감을 잡아준다.

또한 ‘슈렉은 그 후로 아주 오랫동안, 영원히 잘 먹고 잘 살았답니다’라고 전하는 막장 시리즈답게 이전까지의 이야기 구조를 재편성, 마지막으로 완전히 따로 또 같이 단장해 관객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드는 <슈렉 포에버>의 사운드트랙에는 종극을 아쉬워하기라도 하듯 더 멋지고 풍성한 노래들이 스코어와 함께 포진해 있어 장면과 함께 관객들을 또다시 자지러지게 만든다. 무려 23곡의 노래들이 행복하게 울려 퍼진다

막장 슈렉의 사운드트랙 장착 음악들도 시리즈의 전례를 따라 다수의 대단한 노래들로 구성되었다. 각 노래들은 영화의 캐릭터들에 의해 가창되고 연주되거나 상황이나 배경에 맞게 흘러나오면서 이야기의 전개나 이해를 돕는 역할을 한다. 동키는 그중 가장 많은 노래를 소화한 소리꾼. 또다시 제 몫을 제대로 해냈다. 사운드트랙 앨범에는 영화의 사운드트랙에 실린 노래들 중 반절 정도만 수록되었다.

영화에서 베스트 송은 「Darling I Do(Landon Pigg and Lucy Schwartz)」일 것이다. 슈렉과 피오나가 운명적으로 만나 불꽃 튀는 언쟁을 벌이는 장면에서 나오기 때문에 러브테마로 봐도 무방한 노래. 종영인물자막이 나오는 동안에 또다시 연주된다. 또 다른 음악적 최고의 순간들 중 피리 부는 사람이 비스티 보이스(Beastie Boys)의 「Sure shot」에 맞춰 마녀 춤을 추게 만드는 장면도 있다.

이 외에도 마돈나의 「Papa don't preach」, 휘트니 휴스턴의 「The Greatest love of all」, 팻 베나타의 「Hit me with your best shot」을 연창하는 동키와 주제가 「I'm a believer」의 위저(Weezer)버전 등, 과거와 현재의 유명한 팝 레이스가 펼쳐지며 피날레를 더욱 신나고 재미있게 장식했다.

글 / 김진성(jinsung@izm.co.kr)

카일리 미노그(Kylie Minogue) <Aphrodite>(2010)

카일리 미노그(Kylie Minogue)는 음악계의 일반적인 공식이 들어맞지 않는 대표적인 가수다. 디바라고 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가창력에 자신의 곡을 주도적으로 창조하는 싱어송라이터도 아니며 43살(1968년생)이라는 호적상의 나이는 10대와 20대가 주름잡고 있는 섹시 여가수와의 대결구도에서 노쇠한 경쟁력으로 작용한다. 이 세 가지 약점에도 불구하고 카일리 미노그는 여전한 관능미를 발산하며 23년 동안 11장의 정규음반을 발표하며 롱런했다. 댄스 가수로 이런 활동력을 보여주는 댄스 팝 여가수는 많지 않다.

호주 출신의 카일리 미노그는 1988년에 「I Should be so lucky」와 리틀 에바(Little Eva)의 고전 「Loco motion」의 리메이크로 북미 지역에서도 인지도를 높였지만, 그 이후부터는 오스트레일리아와 유전적으로 더 친밀한 영국 그리고 유럽 지역에 집중했다.

1988년부터 「Can't get you out of my head」가 7위에 오른 2002년까지 14년 동안 미국에서 싱글 히트곡은 없었지만, 영국에서는 1990년대를 포함해 2000년대까지 모두 4장의 앨범이 정상을 차지했다. 11번째 앨범 <Aphrodite>도 영국에서는 2010년 6월에 발매하자마자 첫 주에 1위로 데뷔했다. 영국에서 198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매 10년마다 차트 1위를 차지한 가수는 카일리 미노그뿐이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아름다움과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를 앨범 타이틀로 선택한 것만으로도 카일리 미노그가 이번에도 매혹적인 몸매를 과시한 뇌쇄적인 댄스 팝을 전면에 내세운다는 것을 감지할 수 있다.

미국에서 139위밖에 오르지 못한 10번째 작품 <X>의 실패는 카일리 미노그의 노출 수위를 조절하게 만들었다. 예전에 비해 속살의 온도는 낮아졌지만, 그의 초이스는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다. 결국, 하드웨어는 에로스를, 소프트웨어는 뮤즈를 표방한 것이다.

2005년에 카일리 미노그가 시저 시스터스(Scissor Sisters)의 멤버 제이크 시어스(Jake Shears)와 베이비대디(Babydaddy)와 함께 작곡한 「I believe in you」를 연상시키는 첫 싱글 「All the lovers」는 이미 구라파 지역에 급속히 퍼지며 여신의 재림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킨(Keane)의 보컬리스트 팀 라이스 옥슬리(Tim Rice Oxley)와 타이오 크루즈(Taio Cruz), 제임스 모리슨(James Morrison), 브리트니 스피어스(Britney Spears) 등과의 작업으로 명성을 얻은 프로듀서 겸 작곡가 프레이저 티 스미스(Fraser T. Smith)가 함께 작곡한 「Everything is beautiful」과 「I believe in you」에 이어 다시 한 번 시저 시스터스의 리더 제이크 시어스와 캘빈 해리스(Calvin Harris)를 영입해 발표한 「Too much」의 화제성도 앨범의 한계점을 넘어선다.

레이디 가가(Lady Gaga)와 케샤(Kesha), 라 루(La Roux)의 급발진은 그 시대성과 유행의 불가피성에서 자유롭지 못하지만 카일리 미노그는 다르다. 20년 이상, 전자음원으로 댄스 팝에 수절한 카일리 미노그는 그들의 아름다운 롤 모델이다.

글 / 소승근(gicsucks@hanmail.net)

제공: IZM
www.iz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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