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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책 人터뷰]커뮤니케이션은 이런 거다 - 『뜨거운 침묵』 백지연

최연소 앵커가 된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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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연은 자타공인 말 잘하는 사람이다. 9시 뉴스 최연소, 최장수 앵커 전력으로도 충분히 증명할 수 있겠지만, 국내 최초로 프리랜서를 선언, 이후의 행보 역시, 최고의 커뮤니케이터로 입지를 굳히는 과정이었다. 그리고 이날, 4월 21일. ‘아름다운 책 人터뷰’ 자리에는, 그녀의 새 책 『뜨거운 침묵』과 함께 독자들에게 말을 걸었다.

어떻게 하면 커뮤니케이션을 잘할 수 있나?

그러고 보니 없었다. 조선 시대에는 과거 시험은 있어도 말하는 시험은 없었다. 조선 시대의 문사는 나라에서 추앙되었고, 언사는 동네에서 인기를 끌었다. 말을 잘하는 건 재주였다. 고려의 외교가, 서희. 말을 잘해서 전쟁을 그치게도 했다. 지금까지 두고두고 이름과 업적이 남았다. 그리고 2010년. 달변가가 사랑받는 사회. 말을 잘하는 사람 참 많다. 말을 잘하는 사람이 참 많다. 이제는 말을 잘하는 건 하나의 미덕이나 특기가 아니라 마치 응당 갖춰야 할 조건처럼 보인다. 사람들이 말을 잘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말을 잘하고 싶어 한다는 것은, 한편 말을 잘해야 하는 자리가 많아졌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허나 지금은 TV 속에서 연예인과 일반인이 언뜻 구분되지 않는다. 외모적 아우라를 떠나, 방송이라는 매체 속에서 활보하는 일반인의 모습을 보자면 말이다. 심지어, 뉴스 속 짧은 시민 인터뷰 가운데에는 앵커 못지않게 논리 정연한 의견을 전하는 모습이 비치기도 한다. 연설을 할 기회도, 훌륭한 연설을 들을 기회도 예전보다 많아졌다. 이제 많은 시험에 ‘구술평가’가 도입되었고, 취직을 할 때도, 면접은 당락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고로, 말로 어필하는 사회가 된 것. (아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 역시, 말을 잘하는 사람이거나, 말을 잘하고 싶어 하는 사람일 확률이 크다!)

말을 잘한다는 것은 또 뭔가? 여기에는 오해에 소지가 있는 것 같다. 화려한 미사어구를 동원한 달변이 잘하는 말일까? 아니면, 온갖 논리를 동원하여, 장황하고 길게 썰을 푸는 것이 잘하는 말일까? 몇 마디 하지 않아도, 마음에 지릿 다가와 파동을 일으키는 말이 잘하는 말일까? 역시 우리는 말을 잘하고 싶어 하지만, 말을 잘하기 위해 고민하는 시간은 상대적으로 적다. 커뮤니케이션을 배우고자 하는 수요. 학원, 책, 강의 등등의 공급도 늘고 있는 까닭일 테다.

이런 의미에서 백지연은 자타공인 말 잘하는 사람이다. 9시 뉴스 최연소, 최장수 앵커 전력으로도 충분히 증명할 수 있겠지만, 국내 최초로 프리랜서를 선언, 이후의 행보 역시, 최고의 커뮤니케이터로 입지를 굳히는 과정이었다. 그리고 이날, 4월 21일. ‘아름다운 책 人터뷰’ 자리에는, 그녀의 새 책 『뜨거운 침묵』과 함께 독자들에게 말을 걸었다.

커뮤니케이터 백지연이 ‘뜨거운 침묵’에 대해 입을 열었다.

화술, 설득법, 말하기 등등 커뮤니케이션 서적에 의례 등장할 법한 낱말 대신, 그녀는 뜨거운, 침묵을 선택했다. 과연 그녀가 말하는 뜨거운 침묵이란 무엇일까? “침묵은 여러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우리는 어디에서도 혼자 살아가지 않기 때문에, 적어도 가족이라도 함께 살기 때문에 모두가 커뮤니케이터일 수 밖에 없다. 20년이 넘게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내게 물었다. ‘어떻게 하면 커뮤니케이션을 잘 할 수 있나? 나를 잘 드러낼 수 있나?’ 커뮤니케이션은 무척이나 방대한 분야다. 이 분야는 나의 숙제로 생각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깊이 있는 이야기를 풀어나가겠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핵심이 되는 게 무엇일까 고민했다. 최근 커뮤니케이션 분야의 책이 많이 양산되고 읽히고 하는데, 그중에 아닌 것들도 많았다. 방법론을 쓰기 전에, 커뮤니케이션은 이런 거다. 알려 주고 싶어서 책을 쓰게 되었다.”

나는 커뮤니케이터다

백지연은 여기에서 자신의 질문이 시작되고, 독자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시작된다고 말했다. 그리고 요즘 사람들이 ‘너무’ 말이 많고, ‘너무’ 떠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말이 많으면 쓸 말이 적다고 했다. 당신도 이런 경험 있지 않은가? 말을 해놓고, 괜히 했다 싶어 후회하는 경우. 굉장히 장황한 이야기를 들었는데, 대체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는 경우. 즉, 말은 실컷 했는데, 커뮤니케이션에 실패한 경우!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 화법, 테크닉의 문제일까? 사투리를 쓰기 때문일까? 조리 있게 말하지 않아서일까? 백지연은 ‘진정성’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책의 핵심 역시 그것이다.

“커뮤니케이션의 겉만 생각하는 사람들은, ‘사투리부터 고쳐라. 말을 조리 있게 해라’ 이런 말을 먼저 할 거다. 하지만 나는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다. 입장을 바꿔 생각해봐라. 어떤 사람의 말이 당신에게 와 닿았고, 울렸고, 설득했나. 어떤 사람의 말이 좋지 않았나? 말 잘하는 사람은 세상에 정말 많지만, 말 잘하는 것과 입만 산 것과는 다르다. 구분되어야 한다. 진정성이 결여된 말을 하는 사람을, 입만 살았다고 할 수 있다. 정말 말하고 싶은 절절함이 담긴 말, 화산처럼 폭발할 준비가 되어 있을 때 나오는 말은 반드시 진정성이 있고 설득력이 있다. 진정성이 나올 때까지 침묵하고 준비하라는 게 이 책의 주제다.”

진정성. 그것은 비단 기술의 문제가 아니다. 한 사람의 생각과 행동이 엮인 삶이라는 콘텐츠에 담긴 속성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백지연은, 이 책이 누군가에게 멘토의 조언처럼 읽히길 바란다. “고뇌하고 사유하고, 자기 인생에 대해 노력해본 사람은 반드시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나을 수 밖에 없다. 나의 20대를 나보다 먼저 걸어간 지혜로운 현자가 나에게 ‘이렇게 길을 걸어가라’고 얘기했다면 나의 20대는 어땠을까? 좀 더 행복했을까? 나아졌을까? 비록 나는 그런 멘토링을 받지 못했지만, 지금 20대, 30대,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에게 나의 치열한 고민과 노력, 그로 인해 배운 것들을 나누고 싶었다.”

네가 10바퀴 뛸 때, 그는 11바퀴 뛰었나 보다 생각하라는 거야

“결국은 내 삶으로 만들어낸 콘텐츠가 중요하다.”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보자. 그런 진정성을 어떻게 얻을 것인가? 현자의 대답은 언제나 보편적이기 마련이다. “사람은 정말 간절하면 스스로 찾게 되어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다시 물어보자. 백지연은 진정성을 어떻게 찾았나? 그녀의 진정성은 자신의 성실한 생활태도에서 비롯되었단다. “나는 성실이라는 단어를 굉장히 좋아한다. 나는 성실했고, 그로 인해 열매가 있었다. 나보다 더 좋은 열매를 얻은 사람도 많다. 그럴 때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내가 열 바퀴 뛰었을 때, 저 친구는 열 한 바퀴 뛰었을 거야.”

그래. 내가 봐도 그와 너는 비슷해. 누가 더 낫다고 하기도 힘들고. 그런데 말야. 네가 공정한 말을 듣고 싶다면 내가 해줄 수 있는 말은 이거야. 네가 10바퀴 뛸 때, 그는 11바퀴 뛰었나 보다 생각하라는 거야. 네가 7시간 잘 때 그는 6시간 잤나 보다 생각하고, 너는 열심히 했고 그는 그가 가진 조건이 도와줬다는 생각이 들면, 너 자는 사이에 그가 혼자 뛰었다고 생각해 봐. 남의 성공은 쉬워 보이고 내 성공은 어려워보이는 법 아니겠어? 내가 고생하고 나름 애쓴 건 나만 알듯이 다른 사람들이 애쓰고 안간힘 쓰고 있는 것도 각자 그들만 알 뿐 내가 알 턱이 없지. 세상은 분명 공평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길게 봐서 단 몇 년 단위가 아닌 긴 선으로 풀어놓고 보면, 또 우리 자식 세대까지 늘여놓고 본다면 인생은 대체로 공평한 것 같아.(p.38)

얄밉도록 부러운 그 친구, 그 삶 속에서 얼마나 노력하고 치열하게 사는지 알길 없으니, 질투일랑 접고 남의 성취에 대해 함부로 말하지 말라는 것. “다만 내 스스로가 내 삶에 대해 얼마만큼 노력했는지 생각해보자. 이게 나의 자세다. 자기 삶에 성실하게 노력한 사람은 반드시 결과가 좋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어떤 방향으로 집중되어 있는지에 따라 결실이 다르다. 어떤 패를 가지고 어떤 그림을 그렸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어떤 패와 어떤 그림, 그것은 이야기에도 적용된다. 바로 콘텐츠가 이야기의 질을 결정한다는 말. 나만의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내가 부딪쳐가면서 이뤄낸 스토리가 있을 때, 자신만의 콘텐츠가 나온다. 어떻게 콘텐츠를 구축하느냐를 고민하면서 이 책을 썼다.”

동서고금을 막론한 커뮤니케이션 제1장은? 발표 불안증 극복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질의응답을 통해 이루어졌다.

강연회가 끝나고 사인회가 이어졌다

강의할 때 떨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잔인한 말이지만 이것밖에 없다. 준비하고 또 준비하라! 많이 알기만 해도 말이 길어진다. 하고자 하는 말을 장악해야 한다. 내가 아는 것에 대해 정말 확신할 수 있을 정도로 준비해야 한다. 그런 확신이 있어야 다른 사람에게 말할 때 설득파워가 생기고, 정말 잘 아는 사람은 간단하게 설득할 수 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커뮤니케이션 1강은 ‘발표 불안증 극복’에 대한 이야기다. 인류 보편적으로 모든 사람들이 그렇다는 거다. 떠는 것에 대해 자유하라. 만약 말할 것이 내 안에 꽉 자리잡고 있으면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외치고 싶어서 열정적일 수 밖에 없다.”

그동안 작가, 앵커, 개인으로 여러 삶을 살면서 느꼈던 많은 희열과 설렘을 경험했을 것 같다. 어땠나?

“이렇게 말하면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희열은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희열의 순간, 드라마틱한 순간이 많았을 수도 있다. 아닐 수도 있고.(웃음) 하지만 그것은 만드는 거다. 아무리 좋은 게 주어져도 내가 느끼지 않으면 그것은 희열도 설렘도 될 수 없다. 아까 비가 내렸다. 오늘 하루 대한민국 사람이 다 비를 겪은 셈인데, 누군가는 ‘이런 날씨가 로맨틱해. 책 읽고 커피 마시면 행복하겠다’ 하고 누구는 ‘이런 날씨는 쑤셔. 아파’ 한다. 누군가는 즐겁고. 누군가는 우울하다. 내 생각의 태도, 행동의 태도에 달렸다고 생각한다. 희열의 순간 많았다. 여러분도 많았을 거다.”

어떻게 최연소 앵커가 될 수 있었는지 궁금하다. 방송 준비하는 후배에게 한마디 해달라.

“몇 살인가? 스물여섯? 나는 그때 삼 년 차 앵커였다!(좌중 웃음) 이렇게 놀린다. 물론 장난인데, 어렸을 때의 나는 정말 성실했던 것 같다. 나는 숙제를 잘하는 사람이었다. 학생 때는 학교 숙제였지만, 사람들이라면 누구에게나 인생의 숙제가 있다. 나이 혹은 단계 단계마다 해야 할 일이 있다. 성실이란 자기 숙제를 열심히 하는 거다. 만약 내게 운동이 필요하다고 하면, 나의 짧은 시간에 가장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운동을 찾는다. 골프는 내 숙제가 못 된다. 시간이 돌 때 해도 그만 안 해도 되는 거니까. 대신 걷는 건 내 숙제다. 이렇게 판단되면 100퍼센트 열심히 한다. 내 숙제가 아니면 바로 버린다. 숙제를 열심히 하다 보니 내 목표에 빨리 가게 됐다.

중요한 건 선택과 집중이다. 심지어 고민도 선택해서 집중해야 한다. 쓸데없이 ‘나는 왜 살이 찔까?’ 12시에 라면 먹으면서 그런 고민하면 안 된다. 생각과 고민도 선택, 집중해야 한다. 내가 잘하는 일이 뭘까? 끊임없이 고민하고 매칭해야 한다. 성공한 사람에게는 항상 플러스 알파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마저도 열심히 하는 사람에게만 온다고 생각한다. 은수저 물고 태어나지 않은 우리들 슬퍼하지 말자. 안받았으면 그냥 사자.(웃음) 은수저를 산 사람들이 그걸 더 잘 지키는 법이다. 언제나 물고 태어난 사람이 더 잘살고 행복한 사람은 아니다. 난 은수저를 스스로 샀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오늘 이 자리에는 삶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모인 것 같다. 고민하는 만큼 결실을 얻었으면 좋겠고, 이 말은 정말 오그라드는 말이지만…… 정말 중요한 말인 것 같다. 말 그대로 행복하세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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