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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레시브 록의 대 진전 - 예스(Yes) <Fragile> (1972)

록의 단순한 코드에서 벗어나, 클래시컬한 모티프와 확장된 음악 구조를 결합해서 보다 화려하고 복잡한 음악을 추구한 것이 바로 ‘프로그레시브 록’입니다. 1970년대 초 음악 경향을 이끈 장르죠. 여기에 대표적인 그룹이 바로 ‘예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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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의 단순한 코드에서 벗어나, 클래시컬한 모티프와 확장된 음악 구조를 결합해서 보다 화려하고 복잡한 음악을 추구한 것이 바로 ‘프로그레시브 록’입니다. 1970년대 초 음악 경향을 이끈 장르죠. 여기에 대표적인 그룹이 바로 ‘예스’입니다. 무엇보다도 ‘키스 에머슨(Keith Emerson)', 영화 음악가로 더 잘 알려진 ’반겔리스(Vangelis)'와 함께 뛰어난 건반 주자로도 손꼽히는 ‘릭 웨이크먼(Rick Wakeman)'이 활동한 그룹이죠. 예스의 기념비적 앨범인 <Fragile>입니다.

예스(Yes) <Fragile>(1972)

킹 크림슨에 의해 다져진 록과 클래식의 우정은 예스(Yes)라는 그룹의 출현으로 결혼의 단계로까지 진보했다. 이제 클래시컬 록은 그들에 의해 ‘진보적 록’(progressive rock)이란 이름의 기치를 내걸게 되었다.

60년대 말부터 시작된 록의 세분화 과정에서 잉태한 클래시컬 록이 프로그레시브로 불리게 되면서 록은 ‘사회성의 바깥 활동’을 멈추고 ‘음악의 내적 탐구’로 돌아왔다. 그러면서 록의 예술성은 더욱 넓게 확산되었고 그와 동시에 록은 사회성과 다른 예술성이라는 또 하나의 파워를 갖추게 되었다.

영국 그룹 예스는 그런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견인차 역할을 했다. 그들이 주선한 록과 클래식의 결혼은 설령 클래식의 입장에서는 지옥에서 거행된 혼례식이었는지는 몰라도 록의 시각에서는 ‘계급과 출신성분이 다른 두 음악의 감동적 웨딩마치’였다. 예스는 두 음악이 ‘언밸런스의 밸런스’임을 분명히 했다.

그들은 록의 ‘외형적 보수’의 틀을 깨면서 그 과업을 수행했다. 척 베리의 로큰롤과 달리 3개로 국한된 코드는 예스와 같은 대 서사시를 쓰는 그룹에겐 충분하지 않았다. 그들은 복잡한 편곡, 이색적인 절분(切分)화된 리듬, 우아한 3성부의 보컬화음 등 과감히 록의 전통적 양식에서 벗어난 음악을 내놓았다. <타임>지는 그들과 같은 복잡하고 교양 있는 사운드로 인해 “이제까지 갇혀있던 록 음악의 세계에 조금은 햇빛이 들고 있다”고 평했다.

<프래자일>(Fragile)은 그러한 ‘록 음악 형식의 혁명’을 웅변하는 앨범이었다. 여기 수록된 「깡통과 브람스」(Cans and Brahms)는 브람스의 교향곡 제4번 E단조 작품 98번에서 발췌, 멤버 릭 웨이크먼(Rick Wakeman)이 편곡했다. 이 곡에서 그는 원곡의 각 악기 부분을 키보드 연주로 바꾸었다. 스트링 부분은 전자피아노로, 목관악기 파트는 그랜드피아노로, 금관악기 부분은 오르간으로, 리드(reed) 부분은 전자하프시코드로, 콘트라바순은 신시사이저로 대신했다.

이 앨범을 만들 당시의 예스 멤버는 릭 웨이크먼을 비롯해 존 앤더슨(보컬), 빌 브루포드(드럼), 스티브 하우(기타), 크리스 스콰이어(베이스) 등 5인. 얇지만 맑은 음색의 존 앤더슨(Jon Anderson)과 기타 천재 스티브 하우(Steve Howe)가 그룹의 자랑이지만 이 앨범을 돋보이게 한 주인공은 단연 ‘클래식으로 훈련된’ 건반의 귀재 릭 웨이크먼이었다. 이 앨범부터 예스에 참여한 그는 「우회로」(Roundabout)와 「일출의 마음」(Heart of sunrise)에서 탁월한 키보드 실력을 과시, 그가 아니면 예스는 완전한 밴드가 될 수 없음을 확인시켰다.

이미 71년도의 전작 <예스 앨범>(The Yes album)으로 미국 시장에서 가능성을 타진한 그들은 같은 해 말 발표한 이 4번째 앨범으로 드디어 미국 정복에 성공했다. 전미 앨범 차트 3위까지 오르는 빅히트를 기록했으며 「우회로」는 싱글 차트 13위까지 올랐다. 이 곡은 지금도 클래시컬 록의 명곡으로 꼽히고 있다. 이 음반은 지난 81년 라이센스로 출시되어 예스 앨범 가운데서는 가장 널리 알려진 앨범이기도 하다.

- 글 / 임진모 (jjinmoo@izm.co.kr)


제공: IZM
(www.iz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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