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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강연회]남보다 오래 공부하면 정말 성적이 오를까? - 『핀란드 교실혁명』 박재원

이상적인 교육의 본보기가 되고 있는 핀란드 교육의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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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박재원은 핀란드 교육 성공 요인을 분석하여 한국화 하는 작업에 열중이다. 이런 기획의 일환으로 지난 12월 2일 한겨레문화센터에서 『핀란드 교실혁명』교육 강연회가 열렸다.

북유럽 발트해 연안에 있는 나라로 서쪽으로는 스웨덴, 동쪽으로는 러시아, 북쪽으로는 노르웨이, 남쪽으로는 에스토니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남한)의 세 배가 넘는 국토 면적과 10분의 1에 지나지 않는 인구를 가진 이 나라는 과연 어디일까? 한때 모제과회사의 자일리톨 껌 광고에도 이 나라 사람이 모델로 등장했었다고 하면 아마도 쉽게 핀란드란 나라를 떠올리지 않을까… 그 광고는 핀란드가 자일리톨의 원산지이며 건치국가로 우리에게 인식되는 계기가 되었다. 그렇다면 요즘 우리들에게 핀란드는 어떤 나라로 인식되고 있을까?

지난 8월 미국 유력 주간지 뉴스위크에서 조사한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곳’ 1위에 핀란드가 선정되었다는 기사는 우리에게 그리 생소한 결과가 아닐지도 모른다. 특히 대한민국의 교육과 관련된 모든 이들에게 말이다. 핀란드를 세계 최고의 나라로 선정한 교육, 건강, 삶의 질, 경제적 역동성, 정치적 환경 등 다섯 가지 지표 가운데 ‘교육’이라는 지표 하나만 보아도 이미 핀란드는 대한민국의 학생들과 학부모 그리고 교육관계자들에게 이상적인 본보기로 손꼽히고 있으니 말이다.

아무리 아닌 척해도 대한민국의 교육은 대학입시라는 단 하나의 목표를 향해 있을 뿐이다. 그나마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지는 아이의 소질 개발 위주의 교육이 이루어지지만 그것도 잠시, 초등학교 입학과 동시에(일부에서는 이미 유치시절부터이기도 하지만) 아이의 모든 학습은 대학진학과 연관되어 진행된다. 그러다보니 대학입시라는 관문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남보다 좋은 성적을 받아야 할 수밖에 없다. 얼마 전 입학사정관제라는 다소 낯선 대학입시 전형제도가 무조건적인 성적지상주의 교육에 묘안으로 등장하여 학부모의 관심을 끌고 있지만 그 역시도 또 하나의 경쟁의 빌미로 인식될 뿐이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학업성취도 국제비교연구(Program for International Student Assessment:PISA) 결과, 첫 조사가 진행된 2000년 이후 3년마다 이뤄지는 조사에서 계속하여 여러 과목에서 1위를 차지하며 국내에 본격적으로 알려진 ‘핀란드 교육’은 대한민국의 교육제도 자체는 물론 교육현장에서의 문제점을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아닌게 아니라 PISA의 비교과목인 읽기, 수학, 과학 가운데 우리나라는 읽기와 수학에서 최상위권을 지키고 있지만 공부의 효율도는 1위를 차지하는 핀란드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진다. 그렇다고 공부의 효율도만을 고려한 단순비교로 우리나라의 교육이 핀란드의 교육에 비해 무조건 뒤떨어진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그렇다면 핀란드 교육의 세계적인 교육경쟁력의 원천은 과연 무엇일까? 대한민국의 교육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할 방법은 없는 것일까?

9월의 첫째 주 토요일, 한때 대치동 학부모들 사이에서 박보살이라는 별명으로 통했던 학습법 전문가이자 국내 최고의 핀란드 교육 전문가로, 최근에는 핀란드 교육의 성공 요인을 분석하여 한국화하는 작업에 열중인 박재원 소장의 강연회가 있다하여 달려가 보았다.

2009년, OECD의 PISA에서 해마다 1위를 놓치지 않으며 세계 최고의 교육경쟁력을 가진 나라로 손꼽히고 있는 핀란드의 교육 현장을 모습을 담은 『핀란드 교실혁명』을 소개(번역과 해설을 통해)하며 국내에 핀란드 교육 열풍을 일으킨 박재원 소장은 최근 『핀란드 공부혁명(2010년)』『핀란드 부모혁명(2010년)』을 저술하며 ‘대한민국 교육 희망 프로젝트’를 완성했다.

홍대부근의 한 강연장에서 ‘대한민국 교육, 희망의 대안을 말한다!’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의 강연은, 박재원 소장(이하 박 소장)이 그동안 대한민국의 사교육 1번지로 통하는 대치동에서 멀리 제주도까지 전국을 누비며 그 어떤 질병보다 지독한 공부문제로 몸살을 앓는 아이들과 학부모들에게 희망과 대안을 보여주고자 기획한 『핀란드 교육3부작: 핀란드 교실혁명, 핀란드 공부혁명, 핀란드 부모혁명』의 완간을 기념하여 마련된 특별 강연회이기도 했다.


며칠 전 제7호 태풍 곤파스로 전국이 한바탕 몸살을 겪은 직후여서였을까. 이번 태풍으로 쓰러지고 뽑힌 나무들을 보면서 학생들의 얼굴이 떠올라 안타까웠다는 박 소장이 전하는 대한민국 교육의 희망의 대안을 들어보았다. 우선 박 소장은 최근 국내의 한 일간지에서 실시한 특목고 출신 (대원외고 2004년 졸업) 해외 유학생들이 현재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에 관한 심층보도 기사의 내용을 언급하며 우리나라 교육현실에서 가장 이상적인 성공모델이 알고보면 참으로 허약하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기사에 따르면, 2004년 당시 유학반 61명 전원이 미국 명문대에 합격해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그들의 현재 모습은 사실상 우리가 기대하는 현실과 분명한 차이가 있었다. 소위 엘리트 코스를 밟은 이들에 대해 우리가 품고있는 기대는 물론 흔히 우리가 말하는 ‘성공’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그들 중 국내에 들어와 다시 대학원에 진학하거나 외국에서 전공을 바꿔 다시 진학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았다. 졸업 후 현지 취업에 성공한 사람은 5명에 불과했다는 충격적인 사실 앞에 새로운 고민에 빠지게 된다.

지금 이 순간에도 특목고와 국내외 명문대를 성공의 보증수표로 확신하며 학원과 각종 사교육에 목을 매는 아이들과 학부모들은 어쩌란 것인지……

진짜 ‘희망’이란?

가끔 언론사 기자들과 대화하다보면 “소장님의 아이들은 공부를 잘 하느냐?”는 질문을 받게 되는데 “그렇지 않다!”고 답한다는 박 소장은 “그러나 아이들의 기준으로 보면 잘 살고 있다. 다만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기준으로 보면 못 미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학습 전문가로 활동하면서 지켜보자면,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엘리트 코스를 좇아가는 적합한 유형들이 분명하게 있다고 한다. 그러나 그것이 성공을 보장해 주지는 않는단다. 누구에게나 잠재력이 있으며 그것을 얼마나 활용할 수 있게 기회를 제공하고 자리를 만들어 주느냐가 중요하며, 자기가 가야할 길을 제대로 찾아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단다. 따라서 ‘진짜’ 희망이란 거리낌없이 온몸을 던져 해보고 싶은 것을 찾는 것, 바로 그것이라고.

왜 핀란드인가?

사실 핀란드를 알기 전부터 핀란드의 그것과 다를 것없는 공부의 효율성을 주장해 왔으나 도무지 그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더라고. ‘그래, 너 잘났다’ ‘정말 책임질 수 있느냐?’ 라며 그를 열 받게 하는 사람에서부터 심지어 예언을 하게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고 하니 그것이 박 소장으로 하여금 『핀란드 공부혁명』을 소개하게 된 이유이자 그를 핀란드 교육전문가가 되게 한 계기가 아니었을까.

지난 8월 16일 발표된 뉴스위크의 베스트국가(world's best countries)에서 교육순위 및 종합순위에서 1위를 차지한 핀란드에 이어 교육순위에서 2위, 종합순위에서 15위를 차지했다. 그럼에도 핀란드의 교육이 이상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과 달리 우리나라의 교육은 순위로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점이 있음을 우리 스스로가 느끼고 있는 처지이다.

박 소장에 따르면 교육순위 2위라는 지표가 우리 교육의 현실을 정확하게 짚어주지 못하는 이유는 다름아닌 교육순위를 정하는 기준이 ‘읽고 쓸 수 있는 능력’과 ‘평균 학교 교육기간’ 등의 평가인 까닭이다. 참고로, 핀란드의 ‘읽고 쓸 수 있는 능력’은 100.0%이며 우리나라는 97.9%이다, 또 핀란드의 공식적인 교육기관에서 받는 교육은 17.1년으로 우리나라의 14.3년에 비해 약 3년 정도 길다.

반갑게도 교육관련 지표 중 우리나라가 차지하는 압도적인 세계 최고(?)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4년제 대학진학률’. 그러나 이것은 대학이라는 간판을 따기 위해 맹목적으로 대학에 가는 우리 교육의 씁쓸한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라는 박 소장의 설명에 반가움은 어느새 씁쓸함으로 바뀌었다.

한숨을 돌린 후, “과연 어느 학생의 성적이 더 좋을까요?“ 라며 수수께끼같은 질문을 던지며 박 소장이 제시한 보기는 다음과 같다.

1) 한 주에, 30시간 공부하? 학생과 50시간 공부하는 학생
2) 한 주에, 7시간 자습하는 학생과 19시간 자습하는 학생

단순하게 생각하자면 그야 두말할 것도 없이 오래 더 많이 공부하고 자습하는 아이가 아닐까…… 그러나 위의 보기가 다름아닌 우리나라와 핀란드의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평균적으로 공부하고 자습하는 시간이라고 한다면? 그래도 같은 대답이 나올까? 과연 그럴까?

박 소장의 질문이 바로 우리나라 교육의 아픈 현실이 되고 있는 ‘학습효율화 지수’를 언급하기 위한 것임을 약간의 센스가 있는 사람이라면 금방 눈치챌 수 있었을 것이다.


「OECD 학업성취도 국제 비교 연구 보고서」(2006)에 따르면 우리나라 학생들은 읽기, 수학 영역에서 최상위권을 기록했지만, 자기주도 학습 능력에서는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반면 핀란드는 PISA에서 3회 연속 종합 1위를 기록하며 국제적으로 자기주도 학습능력을 검증받았다. 또한 OECD 30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학습 효율화 지수에서도 1위를 기록했다. 한국은 24위에 그쳤다. (『핀란드 부모혁명』 p.76)

“우리나라의 학생들은 공부하는 양에 비해 효율이 떨어진다. 과거에 비하면 영어, 수학 성적이 좋아졌지만 전반적으로 그렇다는 것이다. 이는 하기 싫은 것을 억지로 하기 때문이 가장 큰 원인일 것이다. 우리 사회는 아이들이 싫어하는 공부를 시키기 위해 돈과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아이들의 비효율적인 공부 현실을 박 소장은 “이는 우리 아이들이 저질공부를 하고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아이는 공부노동자, 부모는 공부감독관인 것이다. 서로가 힘든 게임을 하고 있는 것이다.”라며 쓴소리를 쏟아냈다.

그러고보니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학교와 학원을 순례하듯 주어진 일상(삶)으로 살아가는 것이 대한민국 학생들의 현실이다. 하늘이 높아졌다가 낮아졌다가 또 파랗게 어둡게 변하며 일 년이 흘러가고 가로수들이 연둣빛 새싹을 틔우고 진초록으로, 빨갛고 노랗게 물들었다가 새봄을 기약하며 떨어져 내리는 것 따위는 자신의 삶과 무관할 뿐이다.

이것이 과연 우리가 바라는 아이들의 행복이고 희망일까?

‘재미도 없고 쓸모도 없는’ 공부

최신 두뇌과학 이론을 바탕으로 한 학습법을 연구하는 것이 자신의 본업이라는 박 소장은 그렇다고 대한민국의 모든 아이들이 불행한 공부노동자인 것은 아니듯 대한민국에서도 진정한 우등생(행복하게 공부 잘 하는 학생들)이 있다고 말한다. 일례로 민사고에 다닌 적이 있는 학생들을 보면 대체로 시험을 싫어하는데, 이것은 공부 자체를 진정으로 여기는 학문적인 태도 때문이라고 한다. 이는 핀란드가 추구(지향)하는 교육과도 일맥상통한다고 한다.

다른 사람이 강요하는 공부는 오히려 공부에 대한 거부감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을 알기에 강요보다는 흥미와 배려와 격려를 바탕으로 ‘공부는 스스로 하는 것’이라는 핀란드의 교육철학은 ‘무조건 공부는 강요해야 한다’는 우리의 모습과 얼마나 다른지 새삼 돌아보게 한다.

실제로 사람의 두뇌는 철저하게 진화하는 과정에서 재미와 의미(쓸모)를 추구하는데, 두뇌과학자에 따르면 ‘재미가 있고 의미가 있는 순간 뇌세포를 인두로 지지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이는 1980년대 이후 두뇌촬영기술의 발달로 실시간 두뇌활동 촬영이 가능하면서 밝혀진 것이라고.

“우리나라의 교육은 시험교육이다. 다시 말해 우리나라는 시험공부가 공부를 먹어버렸다.”

초.중.고를 막론하고 학교에 다니는 아이를 살펴보면 학기 중의 수업(공부)은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치르기 위한 진도 나가기와 다름없다. 특히, 중학교와 고등학교의 시험성적은 내신점수로 각각 고등학교와 대학교에 진학하기 위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결국, 우리나라 학생들은 시험공부만 한다는 박 소장의 지적이 결코 틀린 말은 아닌 셈이다. 그렇다면 공부가 아닌 시험공부만 하는 아이들에게 재미와 쓸모가 있는 공부라고 하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 새삼 궁금해 진다. 무슨 헛소리냐며 생뚱맞은 표정을 짓지나 않을지…… 박 소장의 또 다른 지적처럼, 수준별 수업을 진행하면서도 (시험)문제는 똑같은 문제를 풀어야 하는 것이 바로 우리나라의 현실이고, 집단에서의 경쟁과 줄세우기 교육이 우리 교육의 실상이니 말이다.


핀란드의 교실 풍경

‘세계 최고의 학력으로 인정받는 핀란드의 교육은 교실에서 모든 일이 일어난다!’고 한다. 과연 핀란드의 교실은 어떤 풍경을 담고 있을까?

첫째, 교실 분위기가 다르다 - 자유를 억압하며 질서를 강조하는 우리나라와 달리 핀란드의 교실에서는 수업시간에 딴짓하는 아이의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심지어 남자친구가 교실에 들어와서 여학생 곁에 앉아있기도 하고 문제 푸는 모습을 지켜보기도 한다. 과연 우리나라의 교실에서라면 상상으로라도 불가능할 일이다. 그러나, 이는 교실 밖으로 나가는 것보다는 교실 안에서 자연스럽게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더 낫다고 여기는 실례일 뿐만 아니라 학교에서 아이들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으려고 철저하게 노력하는 핀란드 교육의 현실을 보여주는 사례라 하겠다.
둘째, 개인별 차이점을 인정한다 - 핀란드의 교실에서는 수업시간에 과제를 끝내고 노는 아이도 있지만 힘들게 푸는 아이도 함께 있는 것이 지극히 자연스러운 풍경이다. 아이들마다 개인차이가 있음을 인정하고 그에 따라 개인의 성장을 어떻게 도울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바로 핀란드의 교육이다. 참고로, 핀란드에서는 일 년 동안 교육후 낙제자를 위한 학부모회가 열린다. 우열이 아니라 개인적인 차별을 인식하기에 가능한 자리이다. 우리 아이가 단지 조금 늦을 뿐이라는…… 공공연히 성적으로만 개인의 능력을 판단하고 남들과 비교하는 우리나라의 교실 풍경을 생각한다면 일말의 여지조차 불가능하다. 낙제자를 위한 학부모회라니?
셋째, 공부는 학교에서 해결한다 - 핀란드에서의 공부는 선생님과 수업시간에 함께 하는 것이다. 선생님이 일방적으로 지시하거나 이끌지 않는다. 그리고 다같이 한다. 그러다보니 집에 가서 숙제를 하지 않아도 된다. 평가는 개인에게 피드백을 주기 위해 시행하는 것이다보니 시험시간에도 질문이 허용된다. 그에 비하면 우리나라의 공부는 어떤가? 수업시간에 배운 공부를 나중에 아이 혼자서 따로 한다. 그러다보니 제대로 못할 경우도 발생한다. 선생님의 도움을 받을 수 없어 혼자서 하기에는 어렵고, 또 이런저런 일로 시간이 없어서 말이다.

자존감, 동질감, 성취감이 희망의 대안이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핀란드의 교육(제도)는 대한민국의 교육과 단순 대비가 근본적으로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의 교육은 도저히 어찌할 수 없는 구제불능인 것인가? 학교를 향해 마음도 가볍게 날아갈듯 발걸음을 내딛는 핀란드 아이들과 달리 스모그가 낀 먹구름처럼 암울하게 학교로 향하는 우리 아이들을 그저 안타까운 마음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는 것일까?

박 소장은 우리나라의 교육(제도) 자체를 핀란드의 것처럼 손바닥 뒤집듯 변화시킬 수 없다면 우선 실천 가능한 ‘교실 안에서의 변화’를 꾀하자고 말한다. 그것이 이미 그가 소개한 『핀란드 교실혁명』이 ‘교육’혁명이 아닌 까닭이기도 하단다. 더불어 부모들에게는 인간지향적인 피드백이나 행위지향적인 피드백이 아닌 ‘방법지향적인 피드백’을 강조하였다. 예를 들면, 아이의 시험성적으로 인간성을 평가한다거나 무조건 공부만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왜 성적이 좋지 않은지, 무엇이 부족한지, 다른 좋은 방법은 없는지 등과 같은 방법적인 해결책을 아이와 함께 고민하는 것이 바로 방법지향적인 피드백이다.

끝으로, 박 소장은 한국에서도 나름대로 성공하는 원리가 분명히 있으며, 경쟁에도 남과 비교하며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는 경쟁이 있는가 하면 남과의 경쟁이 아니라 자신의 페이스대로 가는 경쟁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동물적인 경쟁심을 강조하며 피로감만 느끼게 하는 우리나라의 교육 현실에서 부모와 교사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다음과 같이 희망의 대안을 제시하였다.

첫째, 자존심을 건드리기 보다는 자존감을 느끼게 하라.
둘째, 거부감이 생기게 하기보다는 동질감을 느끼게 하라.
셋째, 피로감을 느끼게 하기보다는 성취감을 느끼게 하라.

세계 최고의 나라로 핀란드에서 이상적인 교육의 본보기가 되고 있는 핀란드 교육의 수혜자된다는 것은 상상만으로도 행복할 것이다. 그러나 대한민국 교육의 현실은 그리 나쁘지 않은(아니 오히려 양호한 편인) PISA의 교육지표에 온전히 안심할 수 없는 문제투성이로 우리를 불안케 한다. 그렇다고 마냥 실망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학습법 전문가 박재원 소장의 족집게 예언(?)처럼, 우리 아이들이 교실 안팎에서 자존감과 동질감, 성취감을 느낄 때 대한민국의 교육은 절망이 아닌 희망을 노래하리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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