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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강의실]“보이지 않는 배후의 진실을 찾는 것이 소설가의 사명” - 『천년의 금서』 김진명

“동북공정의 목적은 역사 왜곡이 아니라 북한과의 합병을 준비하는 중국의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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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24와 중앙일보에서 후원하는 ‘김진명 작가와 함께하는 책 읽는 강의실’이 순천향대학교에서 진행되었다. 수많은 베스트셀러를 쓰고 역사에 대한 관심을 두기를 이야기하는 김진명 작가를 만나기 위해 많은 사람으로 붐볐다.

※ 이 기사는 강연회에 참석한 이완주 회원님이 쓰신 후기입니다.

YES24와 중앙일보에서 후원하는 ‘김진명 작가와 함께하는 책 읽는 강의실’이 순천향대학교에서 진행되었다. 수많은 베스트셀러를 쓰고 역사에 대한 관심을 두기를 이야기하는 인기 작가인 김진명 작가를 만나기 위해 행사 시작 전부터 도서관 5층 동아홀 앞은 많은 사람으로 붐볐다. 행사는 약 1시간 30분가량의 강의와 약 40분가량의 질의응답으로 진행되었다. 개회사를 시작으로 행사가 시작되었다. 순천향대학교 총장인 손풍삼 총장님의 인사말도 있었다. 독서를 중요시 하는 철학이 돋보이는 인사말 뒤 강의가 시작되었다.

우리나라 역사에 대한 관심과 의구심으로 쓴 소설

김진명 작가의 등장에 나지막한 탄성과 함께 큰 박수가 터져 나왔다. 먼저 학교에 대한 짤막한 감상에 대해 말한 뒤, “누군가 8시가 되면 ‘it`s 8 o`clock, the ending time.’이라고 말해 달라”고 가벼운 농담을 던지며 강의가 시작되었다.

김진명 작가의 14권의 탈고 소설 중 4권이 역사소설이고, 모두 역사적인 어떤 미스터리를 다루었다. 그중 『천년의 금서』는 어린 시절부터 느꼈던 의구심으로 시작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가 반만년, 오천 년 이라는 말을 많이 쓰면서 긴 역사를 자랑하는데 실제로 배우는 것은 삼국시대 이천 년이 전부다. 나머지 삼천 년에 대한 역사는 단군 설화 하나, 고조선 하나로 설명을 하는 것은 매우 기이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우리나라의 삼천 년이 있는 거냐, 없는 거냐 하면서 수많은 국내 역사학자들은 많은 주장을 하지만, 확실하고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자료와 증거를 내놓지는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또 하나의 의문은 왜 ‘한’일까 하는 것이었다고 한다. “일본의 ‘日’은 ‘해가 뜨는 땅’이고 중국의 ‘中’은 ‘세상의 중심’이라는 의미이다. 수없이 우리가 외치는 ‘대한민국’의 ‘한’은 무엇일까. 왜 ‘한’반도이고 ‘한’국이냐. 많은 역사학자들과 만났지만 답답한 소리뿐이었다.” 한의 유래를 찾기 위한 김진명 작가의 연구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국내?외 수많은 저작과 논문을 뒤지는 노력을 했다고 한다. “조선이라 불리다가 조선 말기, 수탈 당하고 외세와 싸우느라 피폐해진 상태에서 새로운 시작이고 계기로 나라의 이름을 대한제국으로 바꾸는데, ‘한’은 춘추전국시대 중국의 나라였던 ‘한’을 국명으로 쓰기엔 어색하다. 굉장히 뿌리가 싶은 것처럼 보이는 ‘한’이다. 삼한의 ‘한’을 물려받았다는 것도 어색한 것이, 삼한은 작은 부족의 단위체였고 나중에 삼국에 합병된다. 이런 부족의 칭호였던 ‘한’을 나라 이름으로 개명한다는 것은 역시 어색하다.”


그래서 김진명 작가는 ‘한’이라는 글자에 대한 가장 오래된 기억을 찾기 시작했다. 놀랍게도 그 고문서는 아주 손쉽게 접할 수 있는 가까운 곳에 있었다고 한다. 바로 ‘사서삼경’의 하나인 『시경』이다. 『시경』의 본문 중 현학의 부분을 보면 ‘한’에 대한 기록이 있다. 한후(한의 왕)가 주나라 왕을 방문했다는 기록으로, 국경에 관한 문제를 논하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시경』은 중국의 가장 오래되고 또 사랑받고 신뢰할 수 있는 위대한 문서이다. “역사학자들에게 한후에 대해 물으니 춘추전국시대의 한나라 왕이라고 말했다. 한심한 사람들 같으니라고. 주나라는 기원전 10세기이고 춘추전국시대는 기원전 7~8세기인데 시기적으로 어떻게 한후와 주나라 선왕이 만난단 말인가. 중국 후한 시절의 왕부라는 학자가 쓴 『잠부론』을 보면, ‘『시경』에 나오는 한후는 기자조선 동쪽의 나라의 임금으로 위만에게 망하여 후손은 바다를 건너갔다.’라고 쓰였다. 우리 조상이 한후인 것이다.”

김진명 작가는 그래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소설이지만, 객관적인 사실을 전달하려고 문학적 향기를 버렸고, 소설의 재미보다는 사실 전달에 힘썼다. 『천년의 금서』는 김진명 작가의 소설가로서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책이라고 한다. “긍지가 가고 애착이 간다. 나중에 죽어서 염라대왕 앞에 가서 염라대왕이 살아서 뭐하다 온 놈이냐고 한다면 ‘ 『천년의 금서』를 쓴 놈입니다.’라고 대답할 것이다. 소설은 원래 픽션fiction이지만 이 소설은 팩트fact를 도입한 소설이다. 소설가에게 소설이란 ‘거짓말fiction을 하는 대신에 거짓말을 통해 보이지 않는 배후의 진실을 찾아내라는 것이 세상이 소설가에게 준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현재 이 책이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것에 대하여 인정하는 부류도 있고 그렇지 않은 부류도 있지만 증거가 명명백백하다고 말했다. “『단군세기』라는 책이 있다. 단군을 한 인물이 아닌 직위, 즉 임금을 단군이라 칭했다고 하는 책인데, 초대 단군부터 마지막 단군까지 재위기간 중 기록할 만한 사항들을 적은 것이다. 위서라고 인정받지 못하는 책인데 『단군세기』에 기록된 ‘오성취라’나 ‘서해조수삼척후퇴’ 같은 기록들을 과학적인 분석과 실험을 통해 실제 그 시기에 그런 역사적 사실이 있었다는 것을 증명해냈다.”

마지막으로 김진명 작가는 역사 왜곡의 위험성에 대해서 말했다. “동북공정의 목적은 단순히 역사 왜곡이 아니라 북한과의 합병을 준비하는 중국의 태도로 보인다. 일본에 수탈을 당하던 시기에 그들은 우리가 우리의 조상을 미워하도록 무능력한 인물들로 비치도록 많은 조작을 했다. 결과적으로 우리가 역사를 싫어하는 것도 그 이유 아닌가. 한심하고, 답답하다고. 하지만 우리의 조상은 대단한 사람들이다. 우리가 무능력하다고 하는 고종의 경우도 일본인들의 조작이 많이 개입되었다. 고종은 대한의 독립을 위해 누구보다 힘썼고, 김구를 사형장에서 살렸고 안중근을 살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었다. 독립을 위한 비밀조직을 결사하기도 했다. 증거는 다 있다. 하지만 우리가 관심이 없다. 관심을 가져야 한다.” 김진명 작가는 끝까지 우리가 역사에 대한 관심을 갖기를 강조하며 강의를 끝냈다.

작가와의 질의응답 시간

역사적 사명에 대한 말, 인상 깊었다. 시간 여행을 하게 된다면 언제, 어디로 갈 것인지?

많은 곳을 다녔지만, 처음 들어보는 매우 독특하고 특색 있는 질문이다. 나는 고종 임금 때로 돌아가고 싶다. 강대국들은 역사를 품고 산다. 우리는 역사의식이 없다. 나라가 그 꼴이 되도록 임금은 뭐했느냐, 한심하고 답답한 사대부들 등등 자부심을 잃어간다. 열등감의 원천이다. 이는 일본의 왜곡 정책이었다. 서민들로 하여금 지배층을 미워하게 만들어라 하는 것이 그들의 전략이고 정책이었다. 때문에 그때로 돌아가서 『천년의 금서』와 같은 책, 역사서 등을 써서 국민도 계몽하고 나라에 이익이 되고 싶다.

얼마 전 초등학생 아들이 대한민국이 왜 대‘한’민국인지 묻는 질문에 대답하지 못했는데, 그 해답을 줘서 감사하다. 질문이 두 가지 있다. 첫째, 왜 ‘천 년’의 금서이며, 둘째 이런 상황에서 지식인들의 역할은 무엇일까?

아드님이 굉장히 똑똑하다. 나중에 『천년의 금서』 같은 책 쓸 수도 있었겠다. (웃음) 먼저, 천 년이라는 것은 숫자 그대로 말고 ‘오래되었다’라는 느낌으로 받아들여 달라. 두 번째는 실용 위주로 돌아가는 사회는 뿌리가 없다고 생각한다. 지식인들이나 정치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문제다. 우리가 가진 문제다. 사회 분위기 전체의 변화가 필요하다.


독도 문제에 대한 의견은 어떠한지?

쉬운 문제가 아니다. 사실, 국제적인 정서로 보면 영토 분쟁에서 승리는 보다 잘 사는 나라의 것이다. 때문에 국력을 키워서 뺏어야 한다. 그것이 진리다. 한일합방 무효 선언 같은, 대대적인 운동이 필요할 수도 있겠다. 여기에서 시작되는 것도 좋겠다. 해결책은 무엇이든 될 수 있다. 문제의식만 있다면.

책에서 넌지시 나오는 내용이지만, 중국인들은 지도자를 잘 만났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왜 그런가?

날카로운 지적이다. 한국은 국민 모두에게 사랑 받은 지도자가 많이 없었다. 나의 주관적인 생각이지만, 중국은 과거를 바로잡고 미래를 만들어 나가는, 나라를 발전시킨 것은 사실이다. 지도자의 개인적인 소양도 많이 다른 것 같다. 오랜 시간 동안 국가가, 지도자가 방향성이 일관적이었다고 생각한다. 지도자의 공감대가 잘 형성되어 있었고, 과오에 대한 수정이 즉각적이었다.

마무리를 하면서

김진명 작가의 말을 듣는 내내 부끄러운 생각이 들고 가슴이 답답했다. ‘우리가, 아니 내가 이토록 무관심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천년의 금서』를 보면서 소설적인 맥락이 뻔하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소설의 주제는 정말 충격적이고 신선했지만, 예측 가능한 전개와 결말은 약간 진부하다는 짧은 소견을 가지고 있었다. 강의 내용 중 픽션fiction이 아닌 팩트fact로 만든 소설. 때문에 문학적 향기를 버렸다고 말하는 것을 듣지 못했다면, 나에게 『천년의 금서』는 그냥 ‘뻔한 책’이라고 낙인 찍혔을지도 모른다.

사실 질의응답 시간에 “그럼 우리는, 젊은이들은 무엇을 해야 하나요?”라고 손들고 물어보고 싶었다. 하지만 그 질문 자체가 책임에 대한 회피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궁금하고 정말 문제라고 생각한다면 먼저 관심을 가지고 해결책을 스스로 찾지 않을까 하는 생각. 다른 사람의 의견에 기대어 따라가다가 아니다 싶으면 ‘안 되잖아요.’ 하면서 원망하는 것이 책임에 대한 회피가 아닐까.

‘책’만으로는 느낄 수 없었던 감동. 관중과 작가가 같이 호흡하고 느끼고 공감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젊은이의 뜨거운 피가 살아나는 느낌이었다. ‘문제의식을 가져라.’라는 말이 귀속에 아직도 쟁쟁하게 울린다. 이런 기회가 정말 다양하고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스스로의 상상만으로, 단순히 마음에 안 든다는 느낌만으로 오해하고 넘어갈 수 있는 작가의 생각을 직접 생생하게 들을 수 있는 기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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