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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긋한 북살롱] 사랑할 수밖에 없는 그녀 -『사소한 아이의 소소한 행복』 최강희

“투명하지만 존재하고 있는 사람./ 존재하지만 투명한 사람./ 같지만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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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할 수밖에 없는 그녀 최강희, 10월 <향긋한 북살롱>의 초대 손님이었다. 그녀는 10월 7일 발행한 사진에세이집 『사소한 아이의 소소한 행복』으로 보름도 안 되어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여행지의 아름다운 이야깃거리가 들어 있는 것도 아니고, 흥미로운 사건들이 전개되는 소설도 아니었다. 그렇다면 유명세?

“아무것도 아닌 나란 사람은 또 다시 무언가를 하려 한다. 늘……. 부족하지 않은 사랑을 받고 있는 난. 나란 사람은……. 항상 어깨에 큰 감사를 지고 살아야 하는 행운아이다.”

사랑할 수밖에 없는 그녀 최강희, 10월 <향긋한 북살롱>의 초대 손님이었다. 그녀는 10월 7일 발행한 사진에세이집 『사소한 아이의 소소한 행복』으로 보름도 안 되어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여행지의 아름다운 이야깃거리가 들어 있는 것도 아니고, 흥미로운 사건들이 전개되는 소설도 아니었다. 그렇다면 유명세?

처음 책장을 두어 장 넘기며, 글자가 많아야 책다운 책이라는 편견을 가진 나는 ‘뭐야, 사진만 있네. 화보집인가?’ 하며 매우 의심스러운 눈짓을 지으며 책을 넘겼다. 그러다 표제의 글이 들어 있는 장에 멈췄다. “(…) 누구도 알지 못하는 행복이란 물방울이 눈에서 떨어질 것만 같아요./ 이 밤의 공기와 오늘의 눈물과의 만남은/ 최고의 온도. (…)” 그제야 찬찬히 한 장 한 장 글을 읽으며 그녀가 ‘마음으로 찍은 사진’과 ‘마음이 찍은 사진’들을 보며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시처럼 짧은 글 속에 담긴 그녀의 마음은 신기하게도 내 마음에 작은 위안을 주었다. 아이슬란드의 아름다운 풍광이 담긴 사진에서, 지극히 일상적인 평범한 모습들이 담긴 사진에서, 자다 깬 얼굴을 한 부스스한 얼굴에서조차 작은 미소가 지어지며 살짝 눈물 머금은 웃음이 나왔다. 문득 감동적인 글귀가 가득하거나 누구나 공감할 만한 내용이 들어 있어야 독자들이 감동하는 것만은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다.

자연뽕로리타선인장율마, 최강희

부끄럽고 신기하고 기분이 좋다는 말로 책을 펴낸 소감을 말한 최강희는 연기자가 되어 처음 드라마를 했을 때보다 몇 배 이상 들뜨고 행복해서 이상한 생각이 들 정도라고 했다. 글을 잘 쓰는 사람도 아니고, 사진을 찍어 낼 만큼의 미모도 아니며, 스타일이 살아 있어 멋진 책을 낼 수 있는 몸매가 되는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뜨거운 성원에 열정적인 관심과 사랑을 보여준 독자들에게 열심히 했다는 말로 대신했다.

“뭔가를 해낸 사람들이 하루에 2시간씩 자면서 일을 했다고 말하는 것처럼 열심히 만들었다. 그런 마음이 통한 것이 아닌가 싶다. 진심은 통하니까.”

사회를 맡은 북노마드 대표는 그녀가 출판사들이 가지고 있는 연예인 책에 대한 잘못된 편견을 깨주었다고 했다. 최강희는 마지막 마침표 하나까지 말해주는 타입이었다. 새벽이어도 좋고 한밤중이어도 상관이 없었다. 파워포인트 작업을 해서 그 글에 잘 맞는 사진을 배치하여 원고를 넘겨주었다. 처음에 그런 마음이 너무나 고마워 책의 제목을 ‘최강희의 진심’으로 하고 싶을 만큼 진심을 느꼈다고 했다. 그 말에 최강희는 자칫하면 책 제목이 ‘최강희의 아브라카다브라’가 될 뻔도 했다며 웃었다. 책 제목은 책에 나오는 소제목 중에 하나이다. 자신은 연예인 생활을 하고 있지만 사소하다고 생각한다며 다른 연예인이 누리지 못하는 자유가 그녀에겐 있다고 했다. 그래서 자신의 분야가 아님에도 행복을 느끼며 책 제목으로 당당히 갖다 붙일 수 있는 것도 그녀와 잘 맞기 때문이라 했다.


최강희는 한동안 ‘산책 기간’이라는 시기를 보낸 적이 있었다. 책에도 그 기간에 대해 언급이 되어 있다. “삶이란 어떠한 시기의 연속이라고, 누가 하던데./ 나에게 지금은/ 시기를 잊기로 한 시기/ 산책 기간.” 그에 비하면 이번 여름은 짧은 시간에 아이슬란드를 다녀오고, 뮤직비디오를 찍고, 영화 <애자> 촬영까지 병행하며 힘든 나날을 보냈다. 하지만 최강희는 인생 중에 이때만큼 열심히 살았던 때가 없었다고 했다. 열심히 살고 있었지만 다른 연예인들처럼 쇼프로에 자주 모습을 보이는 것도 아니어서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있었는데 그에 보답하고 싶었단다. 그래서 최근에 산책하며 살았던 기간을 끝내고 앞으로 일이 년은 열심히 사는 기간이라고 정했다. 그렇게 정하고 보니 팬들을 위하고 나를 위하는 길이 되어 웬만큼 힘든 일은 ‘아, 맞다. 지금은 열심히 사는 기간이지.’ 하고 생각하게 되었다. 마음이 편안해지고 더 힘이 났다. 아마도 그 힘으로 그 작업들을 다 마칠 수 있었던 것 같다.

독특하지만 아이슬란드와 최강희는 참 잘 어울린다. 그녀가 수많은 여행지를 놔두고 왜 하필이면 아이슬란드로의 여행을 정했을까? 그 내면엔 최강희의 마음이 숨어 있다.

“책 속에도 나오지만 한동안 사춘기라며 말하고 다닐 만한 시기를 겪었어요. 누구의 말도 들리지 않고 내가 하찮게 느껴졌죠. 음악이나 전시, 책을 읽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편이었는데 작년 이맘때부터는 그 모든 것을 하기가 싫었어요. 그 어떤 음악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고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지도 않았으며 스트레스를 풀려고 해도 영화는커녕 글조차도 써지지 않았죠. 그 무렵에 친한 동료인 김C에게 들을 만한 음악이 없느냐고 물으니 ‘시규어 로스sigur Ros’의 <헤이마Heima> DVD를 ‘제발’이란 말과 함께 건네주었어요. 김C가 말하는 ‘제발’은 ‘좋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틀림없이 네가 좋아할 것이다.’라는 뜻이죠. 그걸 한참 동안 미루다가 듣게 되었는데 그때부터예요. 제게 중독될 것이 생긴 것이. <헤이마>를 본 이후 저는 아이슬란드라는 나라에 빠졌고 인터넷으로 그곳을 검색했으며 시규어 로스에게 빠져 꼭 아이슬란드에 가보고 싶었어요.”

시규어 로스의 <헤이마>는 ‘집으로’ 혹은 ‘고향’이라는 뜻을 가졌단다. 우리나라 남한만큼 작은 아이슬란드에서 그들은 나라를 대표할 만한 밴드란다. 시규어 로스는 아이슬란드어, 영어, 시규어 로스만의 언어인 희망언어로 노래를 한다. 그것은 귀가 아닌 가슴으로 듣는 언어다. 시규어 로스가 월드 투어를 마치고, 자신의 나라에서 무료 투어를 하며 공연한 영상을 기록해 DVD로 만들었는데 그것이 <헤이마>다. 최강희는 <헤이마>에 담긴 아이슬란드라는 나라와 음악에 대해 신비함을 느꼈다. 당시 그건 그녀에게 충격이 되었고 김C의 말처럼 그것에 빠져들게 되었다. 위로가 되었단다. 그 모든 것이. 그녀는 매일 아침, 그리고 저녁, 심지어 잠이 드는 순간까지 그것을 보고 들었다. 그리고 그곳에 가고 싶었다며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는 말처럼 그렇게 아이슬란드를 다녀오게 되었다.

최강희의 글을 읽고 시규어 로스의 <헤이마> DVD를 찾아보았다. 인터넷에 올라온 예고편만 조금 보았을 뿐인데 최강희의 마음을 백번 이해하고도 남았다. 너무 아름다웠다. 그걸 보고도 빠지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강짱 최강희의 목소리로 듣는 낭독의 발견

얼마 전에 최강희는 <낭독의 발견>에 절친인 ‘띨’ 류현경과 낭독을 했다. 『사소한 아이의 소소한 행복』과 쇤네 순 뢰에스의 『아침으로 꽃다발 먹기』, 그리고 무라카미 하루키 『태엽 감는 새』『노르웨이의 숲』의 한 부분이었다. ‘향긋한 북살롱에서도 그녀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 기대했는데 듣게 되었다. 낭독을 한 후에 최강희는 독자가 “낭독 시디를 제작해도 좋았겠다.”라는 말을 듣자 “너무 좋은 의견이다. 이럴 줄 알았으면 해볼 걸 그랬다. 꼭 엄마가 된 기분이다.”며 좋아했다. 이날 처음으로 낭독한 부분은 절친인 ‘띨’ 류현경에게 말하는 글이 실린 부분이었다.

띨, 나 언젠간
밤 10시부터 해가 뜰 때까지만 하는 북 카페를 만들 거야.
그러면 아주 싼 가격에 맛있는 커피도 주고, 무릎 담요도 주고
그런데 연인들은 안 받아줄 거야.
그러니까……. 행복하지 않을 때 행복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뭐 그런 곳을 만들 거니까.



누군가는 근래에 그 어떤 것에서도 위안을 받지 못했는데 이 책을 통해 많은 위안을 받을 수 있었다고 했다. 매일 잠들기 전에 한 편씩 읽다 보면 누구나 위안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그랬다. 그녀의 글은 읽을수록 빠져드는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그 누군가처럼 매일 밤 읽는다면 정말 많은 사람들이 위안을 받을 것이다.

이어 「끄덕끄덕」이라는 글을 낭독했다.

따라 해볼래?
끄덕끄덕

가만히 생각하고
끄덕일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이때다 싶으면 끄덕끄덕.

미루면 못써.
생각해봐.
끄덕여질 거야.

‘맞아, 그건 내 탓이 아니었어.’라며 끄덕이고
때론 용서의 의미로 그를 이해하며 끄덕여질 거야.

어때? 머리가 좀 개운해지지 않아?

일주일에 한 번은 힘든 걸 버려 내야지.
자꾸자꾸 무거워지면
작은 네가 버티기 힘들잖니.

한 번 따라 해봐.
끄덕끄덕.

어때?
쉽지?


연예인들은 드라마나 영화가 하나 끝나면 그 캐릭터에서 빠져나오기가 힘들다. 그녀 역시 그렇다. 외국의 경우엔 드라마가 끝나면 심리치료를 받아 캐릭터에서 빠져나오게 도와준다는데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스스로 빠져나와야 한다. 그렇기에 우울증에 걸리기도 한다. 최강희는 글을 쓰면서 캐릭터에서 빠져나오려고 한단다. 하지만 헷갈릴 때가 많다. 그럴 때 쓰는 방법이 바로 ‘끄덕끄덕’이다. 그녀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인 셈이다. 고민이 생기면 끝까지 생각을 하고 고개가 끄덕여질 때까지 글을 쓴다. 그래서 캐릭터를 다 벗어내지 못한 상태라 할지라도 고개가 끄덕여지면 그 지점에 와 있는 그녀 스스로를 받아들이기로 한단다.


독자 중에 한 분이 프러포즈에 관한 부분의 낭독을 요청하며 그 글을 쓰게 된 의미를 물었다. 최강희는 별다른 뜻이 없다며 웃었다. 그냥 프러포즈 질문을 많이 받을 때였다. 여기서 말하는 보자기의 의미는 우산과 같다. 비 오는 날 큰 우산을 같이 쓰면 좀 더 따듯하고 비밀스러운 것처럼 그런 소박함이 좋아서 쓰게 된 거라고 했다.

이런 프러포즈를 받고 싶어.
나랑 같은 보자기를 쓰지 않을래?


문득 누가 그녀에게 이런 프러포즈를 할까? 궁금해졌다.

내 인생에 꿈은 있어도 내일은 없다

아이스크림과 커피를 둘 다 좋아하지만 꼭 고르라면 커피를 더 좋아한다는 최강희는 그동안 영화, 드라마, 음반 참여에 이어 책까지 펴낸 셈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노래를 불러볼 생각이 없느냐는 독자의 질문에 『사소한 아이의 소소한 행복』을 예약 판매할 때 증정용으로 한정판 DVD를 만들어 노래를 불렀는데 이런 기회라면 몰라도 돈을 벌기 위해서는 부르고 싶진 않다고 했다. 그럼, 책을 펴낸 김에 소설에 도전해보는 것은 어떨까? 그것도 어렵겠다고 한다. 타블로의 책 『당신의 조각들』을 읽고 그녀는 타블로가 대단하고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일기장에 사소하고 궁상스러운 글을 잘 쓰는 편이지만 그것하고 소설하곤 달랐다. 한번 써보겠다고 시도를 해봤으나 두어 장을 쓰고 나니 할 얘깃거리가 없었다. 그래서 소설 쓰기는 포기했단다.

그녀의 글은 미니홈피에 올랐던 것들이다. 일기장에 연필로 쓴 글을 키보드로 작업하여 미니홈피에 올린 거다. 책을 편집하는 과정에서 음악을 따로 들은 것은 없지만 미니홈피에 글을 올릴 때 나온 배경음악들이 그 글을 읽을 때마다 떠오른다고 했다.

『사소한 아이의 소소한 행복』에는 어느 여행 서적처럼 아이슬란드 사진이 있지만 아이슬란드에 대한 글은 어디에도 없다. 아이슬란드에 대해 그녀에게 물으니 그녀는 가이드처럼 술술 말을 했다. 아이슬란드에 중독이 되긴 되었던 모양이다. 그곳에서의 사진은 작가가 찍고 그녀는 시안을 같이 잡았다고 한다. 아이슬란드 체류 일정은 오 일이었고 책 한 권에 들어가는 사진 작업을 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짧았기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다. 아이슬란드는 남한 정도 크기에 30만의 인구가 산다. 사람이 사는 곳을 제외하면 빙하와 화산으로 뒤덮여 있다. 수소 버스를 타고 다니고 암스트롱이 우주에 갈 때 달 착륙 연습을 할 정도로 우주 지형에 가까운 곳이다. 차를 타고 이동을 하다 보면 기본적으로 다음 목적지까지 7~8시간을 운전해야 하지만 그렇게 오랫동안 차를 타고 달려도 땅들이 지루하지가 않고 경이롭다. 사람이 별로 없기 때문에 만나면 잘 웃게 되는데 그곳 사람들의 성격이 한국 사람과 잘 맞는 것 같다고 한다.

독자가, 앞으로 나이가 들면 엄마 역할이나 할머니 역할을 해야 할 때가 있는데 상상해 본 적이 있느냐고 물으니 그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상상도 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 그녀는, 내일은 없다고 생각한다. 꿈은 있지만 내일까지는 생각하지 않는다. 오늘까지 열심히 살고 오늘의 작품에 최선을 다해 보고 내일이 없어도 후회하지 않을 만큼 산다는 거다. 이 말을 듣는 순간 어찌나 공감이 가던지.

그녀는 최근에 제대로 본 영화가 없다며 그 이유를 영화 <애자> 때문이라고 했다. 다른 영화를 보면 그 영화에 스코어가 올라가므로 걱정스러워 다른 영화를 보지 못했다며 웃었다. 정말 너무나 솔직한 최강희, 이런 게 그녀의 매력일 것이다. 하지만 다음 날 부산으로 내려가 영화를 볼 계획이란다. 그녀는 일본 작가 요시다 슈이치를 좋아하는데 그의 작품 『퍼레이드』가 이번에 영화로 만들어져 부산에 온다고 했단다. 그가 만든 영화도 보고 다른 영화들도 보기 위해 전날 부산에서 올라왔지만 다시 내려갈 거라고 했다.


요시다 슈이치는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다. 좀 거창하고 멋지게 말하면 알랭 드 보통을 좋아한다고 말하고 싶지만 보통 좋아하는 작가를 물으면 언제나 요시다 슈이치였다. 일본 소설을 좋아하게 된 데에는 번역가 김난주의 영향이 크다. 김난주가 번역한 무라카미 하루키의 『노르웨이 숲』을 읽은 후였단다. 번역가의 말을 읽은 후에 김난주의 문체를 좋아하게 되었고, 김난주가 번역한 책은 모두 찾아 읽게 된 것이 일본 소설을 좋아하게 된 동기란다. 또 특별히 좋아하는 작가는 없지만 노르웨이 작가인 쇤네 순 뢰에스의 『아침으로 꽃다발 먹기』를 좋아하는데 그 작가의 책으로 번역 출간된 것이 『아침으로 꽃다발 먹기』밖에 없어서 다음 작품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그렇게 길지 않은 시간이 후다닥 지나고 그만 할 틈도 없이 질문을 해대는 독자들에 의해 마지막으로 받은 질문은 책에 나오는 독특한 이미지의 사진들에 대한 질문이었다. 나 역시 그녀의 퍼포먼스와도 같은 사진을 보며 이 사진과 글은 어떤 의미를 가지는 걸까 궁금했는데 그 궁금증을 그녀가 마지막으로 풀어주었다.

가방에 화분을 넣고 거리를 돌아다니는 장면과 베개를 베고 자는 설정은 모두 연출이라고 했다. 그 연출 사진을 찍으면서 어느 글에 붙일까 생각하진 않았단다. 하지만 꼭 찍어보고 싶었던 설정이었고 그녀에겐 예쁘다는 느낌까지 들 정도였다. 사진을 찍고 보니 어울릴 만한 글이 생겼다. 그녀에겐 잊히지 않는 그 사람을 위해 쓴 글들이 있는데 꿈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가물가물한 그 이야기들 속에 넣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나중에 문득 들었다. 하지만 사진을 찍고 돌아와 편집을 하는 과정에 어느 연예인의 길거리 사진이 이슈가 되었다. 처음엔 걱정을 했다. 사진을 빼버릴 생각까지 했지만 결국엔 그대로 넣기로 했단다. 사실 제일 걱정은 안 그래도 ‘사차원’이라는 소릴 듣는데 그 사진을 보고 독자들이 역시 ‘사차원’이라고 할까 봐 걱정이었단다. 다행일까? 아무도 그런 소릴 하지 않아서 좋았다고 했다.

사실 그 사진들을 보면 사차원이라는 생각 따윈 들지 않는다. 오히려 꿈같았다는 그녀의 말처럼 그녀의 마음이 그 사진 속에 고스란히 들어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너무 생생한 꿈, 무엇도 구분할 수 없는. “투명하지만 존재하고 있는 사람./ 존재하지만 투명한 사람./ 같지만 다른.” 이렇게 최강희와의 달콤한 시간이 끝났다.

‘최강 동안’이라 불리는 최강희, 하지만 이제 그녀도 서른둘. 뒤를 돌아보니 ‘내가’ 사라져 버렸다고 그녀는 말하지만 앞으로 그녀에게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나길, 기적 같은 일이 이루어지길 바라며……. 이 예쁜 말은 전해주고 싶다. 츄파르 choopar……. 강희가 여기 있어……. 돌아봐. 돌아봐. 최강희, 아브라카다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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