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리 | 파리 미술 여행의 백미, 루브르

지하철에서 내려 루브르까지 민석과 손을 잡고 걸어갔다. 민석이 파리에서 태어난 후 3살이 되던 해까지 파리에서 살았는데 그때는 이렇게 민석이와 손잡고 루브르에 가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런데 어느덧 아이가 자라 그림을 보러 루브르에 함께 가다니 가슴이 뿌듯했다.

「모나리자」를 둘러싼 끝없는 추측

「모나리자」는 루브르에 온 관광객이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가장 많이 모여드는 그림이다. 관리직원이 민석을 귀엽게 봤는지 앞으로 나와서 보라고 민석을 부르는 손짓을 했다. 민석은 「모나리자」의 바로 코앞까지 다가가 사진을 찍더니 무척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빠, 우리 학교에 모나리자의 미소를 이렇게 가까이서 본 아이들은 거의 없을걸요?” 민석의 어깨에 힘이 들어간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라는 이름만큼이나 유명한 「모나리자」는 은은한 미소와 우아한 자태가 내뿜는 아름다움뿐 아니라 풀리지 않는 비밀들 때문에 더욱 주목받는 작품이다. 그래서 전 세계 미술작품 중 가장 유명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 그림을 놓고 수많은 추측들이 난무했고, 영화와 소설은 이 그림에 끝없는 상상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렇게 추측들이 난무하는 이유는 이 그림에 대한 명확한 기록이 전해지지 않기 때문이다. 여러 정황과 자료를 종합하여 인정받는 정설이 나오기까지 수많은 사람이 모나리자의 미소에 빠져 공상의 나래를 펼쳐왔던 것이다.

「모나리자」는 유부녀를 뜻하는 이탈리아어 ‘모나’와 사람 이름인 ‘리자’가 합쳐진 것이다. 어쩌면 제목 그대로 리자라는 여자의 평범한 초상화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초상화는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요소를 수없이 가지고 있다. 그중 하나가 그림 속 여인에게 눈썹이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관해서는 몇 가지 설이 있다.

“민석, 너 모나리자에 대한 여러 가지 가설이 있다는 것 알고 있어?”

“예쁘게 보이려고 눈썹 밀었다는 것 외에는 잘 모르는데…….”

민석은 말끝을 흐리며 모르는 것은 물어보지 말아 달라는 눈빛을 보냈다.

“응, 맞아. 한 가지는 당시 넓은 이마를 미의 기준으로 삼았기에 일부러 눈썹을 뽑는 것이 유행이었다는 거야. 최근에 등장한 설은 레오나르도는 눈썹을 그렸지만 나중에 누군가의 실수로 지워졌다는 것이고. 프랑스의 유명한 엔지니어 파스칼 코트는 과학 전문 웹진 ‘라이브사이언스닷컴’에서 「모나리자」 왼쪽 눈 위에 흰 붓 자국이 있는데, 이것이 눈썹을 그려 넣은 흔적이며, 누군가 그림을 닦다가 실수로 눈썹을 문질러 지운 것이라고 주장했어. 실제로 모나리자의 눈 주위에 보이는 미세한 금들은 큐레이터나 그림 복원가가 눈 주위를 부주의하게 닦았다는 증거일 수 있단다. 그러나 두 주장 중 어느 것이 사실인지는 확실하지 않아.”

민석은 머리를 긁으며 고민하는 표정을 지었다. 아무래도 그림 가까이에서 사진을 찍고 온 직후라 마음이 들떴다가 다시 그림을 보며 생각을 하려니 집중이 잘 안 되는 모양이다.

“「모나리자」에 관해 떠도는 또다른 설은 그림의 모델이 레오나르도 다 빈치 자신이라는 거야. 「모나리자」와 레오나르도의 자화상을 각각 반으로 잘라 붙이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는 것이 그 소문의 근거로 제시되고 있어. 두 그림에 그려진 얼굴의 골격과 근육이 정확하게 일치하고, 모나리자의 표정이 레오나르도 자신의 얼굴을 여성적으로 표현한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지.”

언젠가 미술사 책에서 레오나르도의 자화상과 「모나리자」의 얼굴을 반씩 합성한 그림을 본적이 있는 민석은 모나리자가 레오나르도 자신의 자화상일지도 모른다는 가설이 사실이라는 쪽으로 부쩍 기우는 것 같았다.

“그리고 루브르 박물관의 「모나리자」가 사실은 최초의 모나리자가 아니라는 주장도 있어. 런던 아일워스 갤러리에 있었던 「아일워스 모나리자」가 사실은 최초로 그려진 모나리자라는 추측이 돌고 있지. 이 주장에 대한 근거는 이렇단다. 1504년경 라파엘로 산치오가 다빈치의 작업실에서 처음 모나리자를 보고 감동을 받아 모나리자를 스케치해 갔어. 훗날 자신만의 스타일로 모나리자를 모사한 작품 「외뿔 송아지를 안은 여인」을 그리게 되고 이 그림을 통해 최초의 모나리자에 대한 정보를 유추할 수 있게 되었던 거야. 「외뿔 송아지를 안은 여인」 그림에선 배경의 왼편과 오른편에 기둥이 서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 두 기둥이 나타나있는 그림이 바로 「아일워스 모나리자」야.

 

이렇게 불리는 이유는 제1차 세계대전 직전에 영국 출신의 미술 수집가인 휴 블레이커가 어느 귀족의 집에서 그림을 발견해서 싼 값에 사들인 후 런던 아일워스에 있는 자신의 작업실에 보관했기 때문이라고 하지. 실제로 이탈리아의 화가였던 바사리는 모나리자를 본 후 자신의 저서에 ‘정교한 붓솜씨로 그려진 눈썹이 놀라울 정도’라고 기록했어. 바로 이 기록 때문에 아일워스 모나리자가 최초의 모나리자일 것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되는 거지. 그런데 만일 루브르에 있는 「모나리자」의 눈썹이 지워진 거라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어. 어쩌면 두 여인이 동일 인물일 가능성도 있고. 아름다운 한 여인의 젊은 시절과 중년의 모습을 그린 것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일이야. 이토록 여러 가지 의문들이 제기되는 것을 보면 「모나리자」가 정녕 신비롭고 매력적인 그림임에는 틀림이 없구나.”

민석은 모나리자 그림을 이쪽저쪽에서 살피더니, 그림이랑 계속 눈이 마주치는 것 같다며 내 뒤로 숨었다.

art in ads 2★ 이젠 마음 놓고 웃어요!

대단한 유명세 덕분에 「모나리자」만큼 광고에서 패러디가 많이 된 명화도 없을 것이다. 후지필름의 디지털 카메라 광고는 ‘이 디지털 카메라로 「모나리자」 못지않은 걸작을 만들어낼 수 있다.’라고 했다. 또한, 콜게이트 치약 광고에서는 모나리자의 도무지 속을 알 수 없는 알듯 말듯 한 미소를 빗대어, 실은 모나리자가 그런 표정을 지은 것은 ‘웃을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새롭고 재밌는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이 치약만 있다면? 다시 하얘진 아름다운 치아를 드러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