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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수 전성시대 (해외편) - 마일리 사이러스 & 조딘 스팍스 & 이모전 힙

팝 음악계도 여성 파워가 대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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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 음악계도 여성 파워가 대단합니다. 재기에 성공한 1990년대 최고의 디바 휘트니 휴스턴은 7집 <I Look To You>를 빌보드 앨범 차트 1위에 올려놓았으며, 빌보드 싱글 차트의 10위권 안에는 머라이어 캐리를 비롯해 세 명의 여가수가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아이돌 가수 마일리 사이러스, 아이돌이라는 타이틀로 출발한 조딘 스팍스, 트립 합 마니아들에게 사랑받는 그녀 이모전 힙까지 여러 취향을 만족하는 여성 뮤지션들이 다양한 스타일로 음악팬들의 가슴을 노크합니다.


마일리 사이러스(Miley Cyrus) <Hannah Montana 3>(2009)

현재 미국 틴에이저를 대표하는 아이콘으론 단연 마일리 사이러스(Miley Cyrus)가 첫 손에 꼽힐 것이다. TV 시리즈 <한나 몬타나(Hannah Montana)>는 인기절정의 그녀가 낮에는 얌전한 마일리 스튜어트(Miley Stewart)로, 밤에는 강한 에너지를 내뿜는 타이틀과 동명 인물인 가수로 분하며, 2006년부터 현재까지 매회 4백만 명 이상의 청소년 시청자들을 텔레비전 앞으로 불러 모으고 있다.

TV 시리즈의 성공은 사운드트랙의 성공으로도 이어졌다. 2006년과 2007년, 연이어 발매된 <Hannah Montana><Hannah Montana 2/Meet Miley Cyrus>는 모두 빌보드 앨범 차트 정상을 밟았고 각각 3백만 장의 판매고를 올렸다. 게다가 올해 5월 발매된 영화판 사운드트랙까지 수위를 기록하면서 시리즈의 인기, 엄밀히 말해 마일리의 인기는 여전히 정점에 있다. 그렇다면 2년 만에 발표된 시리즈의 세 번째 사운드트랙 <Hannah Montana 3>에는 과연 어떤 결과물들이 담겨 있을까.

크게 보아 전작들과 특별히 구분될 만한 점은 발견하기 힘들다. 전과 마찬가지로 틴에이저들의 감성을 대변하는 업 템포 록 넘버들과 발라드 곡들이 앨범 <Hannah Montana 3>의 곳곳에 배치되어 시종일관 분위기를 구성지게 살렸다. 그리고 각 곡에는 마일리 사이러스의 보컬이 제대로 한자리씩을 차지하고 있다. 탄탄한 음정을 바탕으로 능숙하게 음과 음 사이를 밀고 당기며 곡을 주도하는 능력은 직선적인 사운드와 감성적인 발라드 트랙을 고루 아우르며, 각 수록곡을 효과적으로 소화해 냈다.

샤니아 트웨인(Shania Twain)의 「Man! I feel like a woman」이 연상되는 「He could be the one」과 또 다른 곡 「Supergirl」은 단연 앨범의 하이라이트다. 꿈틀거리는 기타 리프와 통통 튀는 드럼 사운드는 완급조절이 탁월한 마일리 사이러스의 카랑한 목소리와 어우러져 무척이나 흥겹게 다가온다. 촉촉한 음성으로 곡의 애절한 감성을 십분 살려낸 발라드 곡 「Every part of me」나 「Just a girl」, <아메리칸 아이돌> 시즌 7의 준우승자 데이비드 아출레타(David Archuleta)와의 화음이 돋보이는 「I wanna know you」도 앨범의 필청 트랙으로 꼽을 만하다.

다만, 선보이는 사운드트랙마다 매번 같은 공식을 택한 것은 아쉽다. 첫 번째 사운드트랙부터 이번 작품까지 4년간 라이브 앨범을 포함해 다섯 장의 음반이 발매되었지만 대부분 업 템포 록 사운드와 평범한 발라드가 주를 이루고 있기에, 음악적인 면에서 참신함을 발견하기 어렵다.

청소년 대상 프로그램의 사운드트랙에 마냥 심오한 음악을 바라는 것은 분명 아니다. 하지만, 사춘기를 지나면서 음악적으로 변화되고 성장해가는 한나 몬타나를 그리기보다 안정적이고 성공이 입증된 고도의 전략을 통해 꾸며진 사운드트랙은 듣기엔 좋을지언정, 음악적인 면에서 바람직하지는 않아 보인다.

4년 전과 현재의 결과물을 번갈아 들어 봤을 때, 별다른 차이를 느낄 수 없다면 그것은 문제가 있지 않을까. 2006년부터 시작된 시리즈는 내년 중에 전개될 시즌 4를 끝으로 종영이 확정되어 있다.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예정된 시즌 4의 사운드트랙에서는 급박하게 장르를 전환하거나 하는 무리수는 두지는 못할지라도, 편협한 장르에서 벗어나 조금 더 다양한 음악을 아우르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글 / 성원호 (dereksungh@gmail.com)


조딘 스팍스(Jordin Sparks) <Battlefield>(2009)

외모가 떨어져 보이지 않는 푸대접을 받았다는 이 ‘오프 더 레코드’ 소문의 주인공 조딘 스팍스(Jordin Sparks)의 두 번째 앨범 <Battlefield>는 전작에 비해서 묵직해졌다. 2007년에 발표한 공식 데뷔작이 신인 시절의 크리스티나 아길레라(Christina Aguilera)와 켈리 클락슨(Kelly Clarkson)의 중간지점을 취한 성인 취향의 팝에 기울었다면 <Battlefield>는 록킹한 사운드를 표출한다. 음반 재킷에서 백인처럼 웨이브 진 긴 머리가 흑인답게 곱슬머리로 변했지만 음악은 그 반대다. 이는 흑과 백의 피를 모두 가지고 있는 조딘 스팍스의 본능적인 선택일 것이다.

「Battlefield」를 작곡하고 프로듀싱한 원 리퍼블릭(One Republic)의 리더 라이언 테디(Ryan Teddy)와 퍼기(Fergie)의 「Big girls don't cry」와 비욘세(Beyonce)의 「If I were a boy」 등을 만든 토비 가드(Toby Gad)와 같은 백인 작곡가들의 참여는 <Battlefield>의 색깔과 성격을 결정했다.

머라이어 캐리(Mariah Carey)가 연상되는 가성을 구사한 경쾌하고 밝은 1번 트랙 「Walking on snow」부터 대중들은 이 음반과의 교감을 형성하지만 깊숙이 들어가면 음반 전체는 록의 드라이브가 걸려있다. 첫 싱글 「Battlefield」 외에도 「Don't let it go to your head」, 「Let it rain」 등 12 트랙이 구성하는 큰 흐름은 마치 <아메리칸 아이돌> 선배인 켈리 클락슨의 2집 <Breakaway>처럼 성인 취향의 록으로 수렴된다.

그 중에도 흑인 여가수 섀넌(Shannon)의 1984년도 탑 텐 싱글 「Let the music play」를 클럽용으로 리메이크한 「S.O.S. (Let the music play)」와 「Walking on snow」에서 리듬을 타는 감각은 단연 발군이다.

미국의 대중음악계가 블랙뮤직의 열병을 앓고 있지만 조딘 스팍스는 흑인임에도 성인 취향의 백인음악으로 승부수를 걸고 있다. 유행과 다른 길을 선택한 조딘 스팍스의 <Battlefield>가 돋보이는 이유는 이것이다.

글 / 소승근(gicsucks@hanmail.net)


이모전 힙(Imogen Heap) <Ellipse>(2009)

2002년 <Details> 단 한 장의 앨범으로 전자 음악 애호가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남기고 활동을 접은 프루 프루(Frou Frou). 캐스커(Casker)의 이융진은 인터뷰 중 본인의 삶을 결정한 앨범 중 하나로 이것을 꼽았을 정도다. 편곡이 특별하게 유려하고 세련미가 넘치는 것도, 모든 노래가 캐치한 멜로디를 가진 것도 아니었음에도 그 음반을 접한 이들은 좀처럼 충격을 떨쳐내지 못한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대다수의 공감을 이끌어 내는 걸작은 안 되더라도 프루 프루의 음악이 널리 오랫동안 사랑받는 요인은 아마도 ‘분위기’가 될 것이다. 앰비언트, 트립 합에 충실한, 하나의 이야기를 가진 것 같은, 정서의 확장을 돕는 저마다의 노래가 지닌 분위기가 상당히 매력적이었다.

당분간, 혹은 앞으로도 영원히 프루 프루의 이름으로 고혹적인 분위기를 다시 맛볼 수 없겠지만, 팀의 보컬리스트 이모전 힙(Imogen Heap)이 어느 정도 그 역할을 대신하는 중이다. 솔로 세 번째 작품 도 마찬가지다. 팀을 결성하기 이전부터 솔로로 활동해 왔어도 현재 그녀의 음악 스타일은 프루 프루의 영향이 상당 부분 있으니 몇몇 팬들에게는 대리 만족의 대상이 되지 않을까 하다.

전자 음악을 주된 양식으로 실현하는 것은 전과 다르지 않다. 다만, 앰비언트, 트립 합만이 아닌 팝과 록을 골고루 섞어 다양한 취향을 아우르려는 노력을 기울인다. 「Earth」는 리얼 그룹(The Real Group)의 음악을 듣는 것처럼 맑은 음의 정교한 아카펠라를 멋스럽게 구현하며 「Tidal」은 냉기와 활기를 최소화한 드럼 앤 베이스 반주에 일렉트릭 기타를 곁들여 색다른 모습을 선보인다. 2분 30초가 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클렁크트로니카와 록, 장중한 오케스트레이션, 가극 식의 보컬을 표현하는 「Aha!」도 신선함을 안긴다.

분위기의 음악이란 바로 이런 것이라고 공포하려는 듯 곡이 지닌 공기로 청취자를 홀리는 트랙 역시 다수 마련되어 있다. 추상적인 가사와 몽롱한 반주가 야릇한 느낌을 주는 첫 싱글 「First train home」, 애잔한 기타 연주에 후반에 어지럽게 펼쳐지는 첼로 소리와 이모전 힙의 가성이 만나 가사가 나타내는 쓸쓸함을 극대화하는 「Canvas」, 드림 팝 형식으로 편안하게 들리는 「Between sheets」가 그러하다. 이 노래들이 띠는 각기 다른 분위기는 기쁨, 슬픔, 즐거움 등 사람이 갖는 갖가지 기분에 동조할 듯하다.

프루 프루가 해산한 지도 벌써 6년이 넘었으나 이모전 힙에게는 아직도 팀의 이름이 그림자처럼 붙어 다닌다. 그만큼 그 팀의 임팩트가 강렬했던 것. 일렉트로니카를 근간에 두기에 프루 프루의 잔향이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이모전 힙은 거듭해서 사운드스케이프의 확충과 함께 다채로운 스타일을 교첩하는 일에 매진한다. 그녀만의 정체성 확립하기는 이번 앨범으로 충분히 이룬 듯하다.

글 / 한동윤(bionicsou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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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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