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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나는 영원한 팝의 전설 - 비틀스

리마스터 음반 출시를 맞아 세대를 초월해 사랑 받는 ‘비틀스 5대 명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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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9일은 비틀스의 디지털 리마스터링 앨범이 전 세계 동시 발매된 역사적인 날이었습니다. 특히 몇 달 전부터 일찌감치 예약구매를 해둔 비틀스 팬들은 이날 무척이나 가슴 떨리고 흥분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동안 손꼽아 기다렸던 리마스터 음반을 받아보며 비틀스를 다시 만나는 기쁨을 얻었습니다.

지난 9월 9일은 비틀스의 디지털 리마스터링 앨범이 전 세계 동시 발매된 역사적인 날이었습니다. 특히 몇 달 전부터 일찌감치 예약구매를 해둔 비틀스 팬들은 이날 무척이나 가슴 떨리고 흥분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동안 손꼽아 기다렸던 리마스터 음반을 받아보며 비틀스를 다시 만나는 기쁨을 얻었습니다.

재발매에 따른 반응은 뜨겁습니다. 영국과 미국, 일본의 음악 잡지들은 앞 다투어 비틀스를 커버로 내세웠으며, 특히 오타쿠의 나라, 일본에서는 팬들이 발매 당일 자정서부터 음반숍 앞에 줄을 서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습니다.

비틀스의 리마스터링 앨범들은 이미 아마존, HMV 등 각종 판매차트를 휩쓸고 있습니다. 지난 2000년 비틀스의 넘버원 히트록 모음집 <1> 이후 9년 만에 또다시 불어 닥친 비틀스 열풍입니다.

금번 리마스터링 앨범은 무엇보다 애비로드 스튜디오의 특급 기술진들이 4년 동안 공들여 작업해서 최고의 음질을 자랑합니다. 따라서 비틀스의 올드 팬들도 매우 만족할 만한 아이템이며, 또한 비틀스를 잘 모르는 새 팬들에게는 ‘대중음악 입문용’으로 훌륭한 선물이 될 것입니다. 리마스터 음반 출시를 맞아 세대를 초월해 사랑 받는, ‘비틀스 5대 명반’을 살펴봅니다.

The Beatles <Rubber Soul>(1965)

스튜디오 뮤지션으로서 비틀스의 거대한 도약을 보여준 명작. 편곡, 연주, 사운드, 곡 등 모든 것이 발전했고 음악적으로는 밥 딜런과 더 버즈의 포크 록에 크게 영향 받았다. 하프시코드, 시타르, 퍼지 베이스 등 여러 다양한 악기들을 사용한 점도 눈에 띤다. 가사는 그전까지의 단순한 사랑에서 좀더 성숙하고 복잡해진 감정을 전달한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대표작 『상실의 시대』에 영감을 준 존 레논의 「Norwegian wood」는 조지 해리슨이 인도 악기인 시타르를 팝 음악 최초로 사용한 작품이다. 이 곡은 또 단편소설을 연상시키는 노랫말과 신비한 인도문화에 대한 관심으로 후배 뮤지션에게 자극을 줬으며, 훗날 인도계 영국인인 틴더 싱(Tjinder Singh)이 이끄는 코너숍(Cornershop)이 펀자브어로 리메이크해 큰 화제를 모았다.

존 레논은 「Nowhere man」, 「Girl」, 「In my life」 같은 노래를 통해 깊어진 자의식을 반영했고, 폴 매카트니는 「Michelle」과 「You won't see me」에서 특유의 빼어난 멜로디 감각을 과시했다. 팀의 막내였던 조지 해리슨은 이 앨범에서 「Think for yourself」, 「If I needed someone」 등 두 곡을 작곡하며 송라이터로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The Beatles <Revolver>(1966)

오랜 스튜디오 작업을 통해 혁신적인 발전을 이룩한 엄청난 걸작. 인도 전통 악기와 브라스, 테이프 루프가 쓰이는 등 편곡과 연주에서 실험적인 기법이 도입되었으며, 주제 면에서는 1960년대 중반 미국 사회에 불어 닥친 히피 열풍과 사이키델릭, 인도 철학, 약물 문화 등이 앨범을 관통하고 있다.

멤버 개개인별로 보자면, 존 레논은 루프와 백워드 같은 기괴한 음향으로 ‘약물 여행’과 사이키델릭 록을 실험했고, 폴 매카트니는 혼과 스트링 세션을 이용해서 소울과 클래식을 도입했다. 「Love you to」에서 인도음악에 대한 탐구를 이어간 조지 해리슨은 이 음반에 자기 노래를 세 곡이나 실으며 일급 작곡가로서 명성을 쌓아갔다. 한편 링고 스타는 TV애니메이션 주제가로 쓰인 「Yellow submarine」을 부름으로써 아이들의 우상으로 거듭난다.

폴 매카트니 작품을 통틀어 가장 아름다운 곡들인 「Eleanor rigby」와 「Here, there, and everywhere」, 「For no one」을 한 앨범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도 <Revolver>의 큰 즐거움이다. 존 레논이 만든 이 음반 최대의 문제작 「Tomorrow never knows」는 사이키델릭 문화와 티베트 불교에 영향 받은 곡으로, 조지 해리슨이 연주한 윙윙대는 탐부라 드론 사운드가 결정적인 배경음으로 쓰였다.

The Beatles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1967)

누구도 도전하지 않았던 여러 예술적 시도들이 꽃피운 비틀스 최고의 명반이다. 전통적 록 앙상블 위에 관중들 함성, 동물 소음 등 자연의 소리와 오케스트라의 도입 등 전례 없이 넓고 풍부한 양식이 쓰였다. 팝, 하드 록, 인도음악, 스윙, 클래식, 블루스가 완벽히 결합했고 멜로디와 가사, 사운드의 조화도 일품이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초현실적인 이미지를 빌려온 존 레논의 「Lucy in the sky with diamonds」는 사이키델릭과 LSD로 상징되는 그 당시의 시대상을 정확하게 꿰뚫고 있다. 폴 매카트니의 「She's leaving home」은 클래식 접근이 돋보이는 곡이며, 인도 문화에 심취한 조지 해리슨은 「Within you without you」에서 아름다운 힌두 음악과 심오한 동양 철학을 선보인다.

음반의 대미를 장식하는 존 레논 작곡의 「A day in the life」는 팝 역사상 가장 혁신적인 곡 중 하나로 기록되는 베스트 트랙이다. 종반부 클라이맥스에 이르러 어쿠스틱 기타, 베이스, 피아노, 드럼의 단순한 편성은 네 팀의 오케스트라로 급격히 증가한다. 또 이 오케스트라는 곧 40배로 오버더빙되고 온갖 노이즈와 합쳐져 급기야 ‘지구의 종말’을 연상시키는 초유의 록 심포니를 완성한다.

The Beatles <The Beatles (White Album)>(1968)

심각한 균열의 위기를 딛고 그 어느 때보다 뛰어난 곡들을 쏟아낸, ‘가장 독창적인 비틀스 앨범’. 어쿠스틱 사운드가 많이 쓰이면서 음악이 매우 단순해진 것이 특징이며, 30곡의 수만큼이나 개성적인 스타일이 담겼다. 무엇보다 매니저 브라이언 엡스타인의 죽음 이후 무언가 돌파구를 찾으러 떠났던 인도 여행의 경험이 고스란히 반영된 음반이기도 하다.

「Blackbird」에서 잔잔한 포크 기타를 들려줬던 폴 매카트니가 「Helter skelter」에서는 헤비메탈의 효시가 될 정도로 강력한 하드 록을 연주한다. 작곡에서 늘 소외받았던 링고 스타가 드디어 첫 자작곡 「Don't pass me by」를 만들어 특유의 컨트리 음악을 선보였다. 존 레논은 「Revolution 9」에서 전위적인 음악을 실험했으며, 조지 해리슨은 에릭 클랩튼을 세션 기타리스트로 초빙해 「While my guitar gently weeps」라는 대표작을 낳았다.

특히 1968년 2월부터 두 달간 인도에서 마하리시 마헤시 요기(Maharishi Maheshi Yogi)와 함께했던 명상과 휴식은 이 앨범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다. 「Dear prudence」, 「Why don't we do it in the road」, 「Mother nature's son」 같은 각양각색의 노래는 모두 인도 명상 여행이 선사한 축복 가득한 산물들이다.

The Beatles <Abbey Road>(1969)

언제 들어도 즐겁고 기분 좋은 걸작. 마지막으로 녹음된 비틀스 앨범으로, 해체 직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애비로드 스튜디오에서 프로듀서 조지 마틴과 함께 뭉쳐 절정의 기량을 발휘한 작품이다. 강력한 로큰롤과 사랑스러운 발라드, 팝 오케스트라가 골고루 섞여 있는 감성적이고 근사한 음반이며, 여기에 수록된 노래 하나하나가 모두 불후의 명곡들이다.

특히 「Something」과 「Here comes the sun」이라는 두 고전을 탄생시킨 조지 해리슨의 활약이 두드러지며, 폴 매카트니가 주도한 B면의 메들리는 록 오페라 형식이 빛나는 이 음반 최고의 하이라이트다. 정치 캠페인송으로 활용되기도 했던 존 레논의 로큰롤 송 「Come together」와 조지 해리슨이 만든 아름다운 연가 「Something」이 앨범 전반부를 대표한다.

B면을 여는 첫 트랙 「Here comes the sun」은 뛰어난 서정성과 멜로디 감각을 증명하는 조지 해리슨의 또 다른 수작이며, 「Because」에서는 존과 폴, 조지 세 명이 비틀스 사상 최고의 하모니를 선사한다. 대미를 장식하는 헤비 록 넘버 「The end」에서는 작별인사라도 하듯 링고 스타가 최초로 드럼 솔로를 연주하고 폴과 조지, 존도 번갈아 가며 멋진 기타 솔로를 들려준다.

글 / 고영탁 (taakiz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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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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