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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밀레니엄, 영화 속 삽입곡 베스트 15

비열한 거리, 코러스, 더 레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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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적 발전과 더불어 영화와 음악이 산업적으로 밀착되면서 영화음악은 영화를 위해 작곡된 스코어의 순수한 역할보다 주제가나 장면에 삽입 또는 개입된 노래의 인기가 영화의 흥행에 동반, 음반 판매 호조로까지 연계되는 현상을 배태했다. 서부영화 <하이 눈 (High Noon, 1952)>의 주제가 성공을 기반으로 사운드트랙의 상품화에 기폭제가 된 영화 속 노래들의 대중적 소구력은 이제 영화를 기억하게 하는 사운드트랙의 중심이라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아마도 대개는 존 윌리엄스(John Williams)나 엔니오 모리코네(Ennio Morricone) 아니면 한스 짐머(Hans Zimmer)나 대니 앨프먼(Danny Elfman) 정도를 연상되는 영화음악가로 떠올리지 않을까. 그만큼 현대의 영화 관객들은 영화의 장면을 머릿속에서 재생해 내는 데 그 장면에 삽입되어 나온 노래를 맨 먼저 검색하는 시대가 바로 지금이다.

기술적 발전과 더불어 영화와 음악이 산업적으로 밀착되면서 영화음악은 영화를 위해 작곡된 스코어의 순수한 역할보다 주제가나 장면에 삽입 또는 개입된 노래의 인기가 영화의 흥행에 동반, 음반 판매 호조로까지 연계되는 현상을 배태했다. 서부영화 <하이 눈 (High Noon, 1952)>의 주제가 성공을 기반으로 사운드트랙의 상품화에 기폭제가 된 영화 속 노래들의 대중적 소구력은 이제 영화를 기억하게 하는 사운드트랙의 중심이라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아마도 대개는 존 윌리엄스(John Williams)나 엔니오 모리코네(Ennio Morricone) 아니면 한스 짐머(Hans Zimmer)나 대니 앨프먼(Danny Elfman) 정도를 연상되는 영화음악가로 떠올리지 않을까. 그만큼 현대의 영화 관객들은 영화의 장면을 머릿속에서 재생해 내는 데 그 장면에 삽입되어 나온 노래를 맨 먼저 검색하는 시대가 바로 지금이다.

그렇다면 장면과 함께 기억소자에 저장된 삽입곡은 뭐가 있을까. 수없이 극장에 걸리는 국내외 영화들 중에서 속속들이 다 골라낸다면 실로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것이다. 특히 ‘고전(classic)’이라 칭할 아주 오래전 영화음악부터 고르자면 한도 끝도 없을 것임은 자명하다. 하지만 뉴 밀레니엄, 2000년 이후 스크린에 투영된 영화로 시점을 한정하면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 세대가 좋아한 영화음악으로는 어떤 작품들이 있는지 대략 좁힐 수 있을 것이다. 하고 많은 삽입 음악 중 왜 내가 좋아하는 이 노래는 열외 취급되었나 싶은 이도 부지기수로 있을 수 있을 것이다. 넓은 아량으로 봐줬으면 좋겠다. 더도 덜도 말고 딱 15개만 골랐다. 이 선정이 음악을 통해 영화를 되새겨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1. <비열한 거리 (A Dirty Carnival, 2006)>

알란 파슨스 프로젝트(Alan Parsons Project) - 「Old and wise」

‘나이 들고 교활한’으로 봐도(물론 영화적 해석이다) 무방할 「Old and wise」는 황 회장(천호진 분)의 주제가다. “이거 내가 좋아하는 팝송인데 김 감독 뜻이 근사해.”라는 말과 함께 이어지는 이 곡은 비열함의 원천인 황 회장이 친구에게 보내는 반어적 노래. 노래 의미를 아는 친구는 가장 비열한 황 회장이 이 노래를 부르자 넋이 나간 듯 완전 풀려 멍한 표정이다. 병두의 식구 동생은 내용을 몰라 어리둥절해 하고. 세 캐릭터와 노래의 교묘한 조화가 이목을 사로잡는다.

“건달 짓 오래할 거 못 된다”던 황 회장의 말처럼 거리의 비루하고 처절한 삶의 비애감을 다의적으로 전해준다. 말로는 너하고 평생 간다고 하지만 아무도 황 회장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은 이는 없을 거다. 순간 저런 비열한 놈이란 말이 절로 튀어나올 만큼 우정, 친구 그런 거 다 현실에서 기대하기 힘들다. 결정적인 순간에 이기적이 될 수밖에 없는 인간의 욕망을 담고 있는, 그래서 ‘인생무상’처럼 다가오는 노랫말과 곡조가 더 쓸쓸하고 처연하게 들린다. 시각적 상상력을 뛰어넘는 복합적 감성을 전달하는 피날레 영화음악 「Old and wise」는 고전음악의 품격이 내재된 감성 팝이다. 유려한 피아노 선율과 목관악기, 현악, 재즈적인 느낌의 색소폰이 가미된 1980년대 산 체임버 팝(chamber pop).

2. <코러스 (Les Choristes, 2004)>

크리스토프 바라티에(Christopher Barratier) & 브루노 쿨레(Bruno Coulais) - 「Look to your path (Vois sur ton Chemin)」

감동과 전율의 하모니는 영화의 사실감을 높이기 위해 전 프랑스 공연장을 쫓아다니며 캐스팅에 열의를 보인 영화감독과 작곡가의 합작품. 크리스토프 바라티에와 브루노 쿨레가 공작한 주제가 「Look to your path (Vois sur ton Chemin)」는 그렇게 탄생했고 실존 소년합창단 쁘띠 샹떼르 드 쌩 마크 합창단(Petits Chanteur de Saint Marc Choir)에 의해 완성되었다. 13세 소프라노 장 밥띠스뜨 모니에르(어린 모항쥬 역)의 경이로운 음색은 가히 압권이다. 메인 테마를 핵심으로 불가리안 교향악단의 풍부한 관현악협주를 통해 다양하게 변주되는 사운드 스코어는 17세기 기악과 성악의 양면에서 발전한 바로크 음악과 라틴 성가 합창이 기술적이고 매혹적으로 융합된 음악으로 현악과 부드러운 목관악기 그리고 베이스, 퍼커션, 하프, 피아노, 첼레스타 등이 어우러진 선율과 리듬의 서정미와 동화적 기괴함이 영화 전반의 분위기를 아우른다. 발표회장 기둥 뒤에서 선생님의 지목을 받고 환상적인 독창을 선사하는 모항쥬와 창 밖으로 종이비행기를 날려 선생님에 대한 애정과 고마움을 전하는 장면을 울리는 메인 테마는 영화의 백미다.

3. <더 레슬러 (The Wrestler, 2008)>

브루스 스프링스틴(Bruce Springsteen) - 「The wrestler」

일찍이 전성기를 누리고 인생의 황혼기에 홀로 남은 슬픈 인물을 관조하는 카메라 시선은 대단히 매력적이다. 미키 루크 그 자신이자 랜디의 인생역정이 구구절절 진솔하게 담긴, ‘보스’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주제가 「The wrestler」와 함께 기억의 잔상에 기록될 영화 그리고 음악이다. ‘보스’는 <필라델피아 (Philadelphia, 1993)>로 남우주연 톰 행크스와 함께 오스카상을 수상한 데 이어 주제가 「The wrestler」로 미키 루크와 나란히 글든 글로브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4.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 (My Blueberry Nights, 2007)>

오티스 레딩(Otis Redding) - 「Try a little tenderness」

화자로서 자기의 이야기를 노래로 풀어낸 노라 존스의 「The story」와 캣 파워의 「The greatest」도 사색적이고 감미롭게 영상을 물들이지만, 오티스 레딩의 노래는 그중에서도 스토리의 일부로 흘러나오면서 쓰라린 애욕의 로맨스와 함께 가장 이목을 끈다. 남부 소울의 중심 스택스 레코드사를 대표하는 소울 싱어의 노래 「Try a little tenderness (조금만 더 다정하게 대해줄 순 없나요)」를 계속 흐르게 함으로써 시골 멤피스를 배경으로 그려지는 찢어지게 마음 아픈 연인들, 레이첼 와이즈와 데이비드 스트라탄, 둘의 눈물겹도록 어긋난 사랑에 관객들이 동화되게 만든다. 감정적 울분과 격노로 터질 듯한 남과 여의 가슴 시린 심정을 대변하는 이 곡은 낮은 템포와 영혼을 울리는 멜로디로 시작해 분노가 치밀어 올라 절정에 도달하기 전 수차례의 선율적 변화를 보이며 극도로 격렬한 변조음의 코러스로 마무리된다. 관록이 묻어나는 가창을 통해 ‘소울의 왕’ 오티스는 관객들에게 매우 황홀한 주문을 건다.

5. <맘마 미아! (Mamma Mia!, 2008)>

메릴 스트립(Meryl Streep) - 「Winner takes it all」

2008년은 그야말로 <맘마 미아!>의 해였다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스웨덴을 대표하는 팝의 전설 아바(ABBA)의 절대적 위업을 출연배우들의 목소리와 그들의 음역에 맞게 편곡해 엮어낸 사운드트랙 앨범은 세기의 벽을 넘어 빌보드 차트 정상을 정복, 아바의 노래에 잠재한 불멸의 마력을 다시금 발휘했다. 굳이 어느 곡이 좋았다고 손꼽기 어려운, 아니 불가능한 게 무리수를 둔다 싶지만 영화에서 장면과 함께 가장 빛난 순간은 메릴 스트립이 숨겨둔 가창력을 제대로 발휘한 「The winner takes it all (승자가 모든 걸 가지죠)」이지 않을까.

앨범 수록곡. 당시 아그네타가 남편이었던 남편 비요른과 한창 갈등을 빚던 시기에 발표된 작품으로 아그네타가 아바 시절에 불렀던 곡 중에서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인정받고 있는 곡이기도 하다. 사랑과 이별의 아픔을 노래하는 있는 이 곡은 특히 뮤지컬 제작자 주디 크레이머에게 아바의 노래로 뮤지컬을 만들겠다는 영감을 준 곡이기도 하다. 영화에선 도나와 샘의 주고받는 합창으로 불려졌다. 샘에게 그동안 마음 아프고 슬펐던 자신의 과거를 토로하면서 떠나버린 샘을 원망하고 질타하는 노래.

6. <클로저 (Closer, 2004)>

데미안 라이스(Damien Rice) - 「The blower's daughter」

도심 속의 건조한 분위기 속에서 낯선 서로를 향해서 ‘점점 더 가까이 다가가는’ 남(댄)과 여(앨리스)의 표정과 움직임을 슬로우 모션으로 보여주는 오프닝과 앨리스가 댄을 향한 ‘마음의 문을 닫고’ 뉴욕으로 돌아와 홀로 당찬 발걸음을 내딛는 엔딩 신에 수미쌍관 구조로 삽입된, 데미안 라이스의 서정적이고 관조적인 감몼 포크송을 통해 감독은 영상미를 적확히 표현함과 동시에 운명적 만남의 설렘 그리고 궁극적인 사랑의 무상함을 가장 함축적이고도 쉬이 잊히지 않는 인상으로 전한다.




7. <킬 빌-1부 (Kill Bill: Vol. 1, 2003)>

산타 에스메랄다(Santa Esmeralda) - 「Don't let me be misunderstood」

사운트랙에 삽입된 곡들은 그 자체로 하나의 작품이나 다름없다. 다채로운 음악의 편린들이 흩뿌려져 있지만 전혀 산만하거나 영화의 집중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영화에서 팝 음악이 등장할 때는 그 자체로서 관객들의 관심을 끌기 때문에 내러티브에의 몰입이 그만큼 느슨해질 수 있지만 타란티노는 이를 잘 다룰 줄 아는 감독이다. 특히 청엽정의 결투장면에 박진감을 불어넣은 산타 에스메랄다의 「Don't let me be misunderstood」(1978년 15위, 영국 록 그룹 애니멀스의 빅 히트곡을 디스코 버전으로 리메이크)의 삽입은 가장 활력 넘치고 역동적인 장면 속 노래로 꼽기에 이견이 없을 것이다.

8. <스쿨 오브 록 (School Of Rock, 2003)>

후(The Who) - 「Substitute」

후의 「Substitute」, 도어스의 「Touch me」, 레드 제플린의 「Immigrant song」, 모던 러버스의 「Roadrunner」, 라몬스의 「My brain is hanging upside down」과 같은 록 역사를 수놓은 보석들이 줄지어 스크린을 잠식하며 흐른다. 아는 가수라곤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퍼프 대디, 라이자 미넬리일 수밖에 없는 한 엘리트 초등학교 학생 교실에 ‘가짜 보결 교사’ 잭 블랙이 주도하는 유쾌한 ‘록의 반란’을 그린 영화인만큼 ‘보결 교사’의 대리 출석을 공포하는 후의 「Substitute」에 대한 기억은 각별하지 않을까.

9. <러브 액추얼리 (Love Actually, 2003)>

비치 보이스(Beach Boys) - 「God only knows」

상품성과 작품성의 조화를 추구하는 워킹 타이틀 필름이 크리스마스 시즌을 겨냥해 작심하고 내놓은 야심작인 만큼, 영화의 사운드트랙 역시 상업성과 음악성을 적절히 안배한 수려한 구성력과, 이전 영화에서의 음악이 그랬듯 캐릭터와 상황에 맞춰 폐부를 찌르는 내러티브적 대중음악의 삽입이 돋보인다. 사랑과 인생의 양면성을 관조와 성찰로 노래하는 「Both sides now」(여류작가 조니 미첼 작곡)이 엠마 왓슨의 가슴을 찡하게 울리는 장면도 인상적이지만 이 영화에서 무엇보다 기억에 남을 장면에 음악은 애끓는 사랑의 감정을 노래한 비치 보이스의 히트 싱글 「God only knows」일 것이다. 인종의 벽을 넘어 사랑하는 모든 이들이 헤어지기도 하지만 재회의 감격을 맛보는 공항에서 흘러나오는 이 노래는 실로 벅찬 감동의 순간을 제공한다.

10. <시카고 (Chicago, 2002)>

캐서린 제타 존스(Catherine Zeta-Jones) & 르네 젤위거(Renee Zellweger) - 「Nowadays / Hot honey rag」

미국의 대표적인 오락이자 쇼 비즈니스의 중추인 브로드웨이 뮤지컬. 영화 <시카고>는 1975년 초연된 브로드웨이 뮤지컬 명작을 영화로 옮긴 작품이다. 영화는 토종 1920년대의 시카고 뮤지컬 재즈를 들려준다. 주연배우들인 르네 젤위거, 캐서린 제타 존스 그리고 리처드 기어가 직접 노래했다는 사실이 화제를 넘어 사람들의 귀를 장악하는 데 성공했다.

영화 스토리를 따라 음악을 즐기는 통에 관객들은 뮤지컬 재즈라는 친근하지 않은 음악임에도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 뮤지컬 영화로서는 당연한 것이지만 그래도 굉장한 박동과 이완을 동시에 살아있다. 캐서린 제타 존스의 노래와 춤으로 시작되는 「All all that jazz」가 라디오를 통해 애청되긴 했지만, 마지막 무대에서 두 요부 벨마와 렉시가 합창한 「Nowadays / Hot honey rag」은 뮤지컬의 감동과 흥분을 가장 멋지게 표출한 압권이자 기억에 남을 만하다.

11. <물랑 루즈 (Moulin Rouge, 2001)>

크리스티나 아길레라(Christina Aguilera), 릴 킴(Lil Kim), 마야(Mya), 핑크(Pink) - 「Lady marmalade」

앨범이 미국에서 100만 장 이상이 팔려나갈 정도로 양호한 실적을 올렸다. 여기에 삽입된 곡 「Lady marmalade」가 빌보드 팝 차트 정상에 오르며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덕이다. 이 노래는 원래 1975년 여가수 패티 라벨이 히트시켰던 올드 팝으로 오리지널을 그대로 삽입한 것이 아니라 지금 한창 잘 나가는 여가수들인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릴 킴, 마야, 핑크 등 4명이 합창해 불렀다.



12. <빌리 엘리엇 (Billy Elliot, 2000)>

폴 웰러(Paul Weller) - 「Town called Malice」

<빌리 엘리엇>은 영국 영화로서 영국이 낳은 두 명의 걸출한 뮤지션의 음악을 주인공으로 삼았다. 테마곡 「Cosmic dancer」를 쾌척한 티렉스의 마크 볼란이 그 첫 번째. 영화음악을 만끽한 관객이라면 그러나 원초적 춤 본능을 어찌하지 못해 발을 바삐 놀리며 신나게 뛰고 달리고 점프하는 주인공 빌리의 액션과 배경이 멋지게 펼쳐지는 가운데 더욱 강렬하게 장면을 뒤받친 폴 웰러의 「Town called Malice」의 흥분된 순간을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





13. <8 마일 (8 Mile, 2002)>

에미넴(Eminem) - 「Lose yourself」

자전적 영화에서 주연까지 소화해낸 래퍼 에미넴. 그 자신의 내면과 경험에서 절로 나오는 소리를 담은 <8 마일>의 사운드트랙 또한 빌보드 앨범 차트를 호령하며 삽입곡인 「Lose yourself」를 싱글 차트 1위에 올려놨다. 내친김에 아카데미 주제가상까지 거머쥐는 영예까지 누렸으니 한마디로 혼자서 북 치고 장구 친 격. 랩 스타 ‘에미넴의 에미넴에 의한 에미넴을 위한’ 쇼였다. 영화의 마지막 완성된 곡이 흘러나오기까지 그의 삶의 궤적이 모두 가사에 구구절절 담겨있어 감동은 배가된다.




14. <주노 (Juno, 2007)>

모트 더 후플(Mott The Hopple) - 「All the young dudes」

마크는 카펜터스(Carpenters)의 명곡 「Superstar」를 리메이크한 소닉 유스(Sonic Youth)의 안개 낀 몽환적 버전을 들려주고 주노는 그들의 다른 음악을 소음이라고 치부하면서도 그가 구워준 CD를 듣고, “이건 좀 느리지만, 완전 짱이고 강해요.”라며 1970년대 활동한 비운의 록 그룹 모트 더 후플의 「All the young Dudes (모든 청춘사내들, 1972년 싱글 37위)」를 마크에게 소개한다. 둘은 그렇게 음악으로 가까워지고 정감을 나눈다. 철부지 소녀지만 자신이 태어나기도 전의 음악인 펑크 록의 순수성을 좋아하는 주노, 이제는 기성인이지만 젊은 시절엔 그런지와 인디 록의 폭발 속에서 열정을 불태운 마크, 대리모와 양부의 관계에서 만난 남과 여의 미묘한 감정이 교차하는 명장면, 명음악이 아닐 수 없다.

15. <원스 (Once, 2006)>

글렌 한사드(Glen Hansard) & 마르게타 이글로바(Marketa Irglova) - 「Falling slowly」

영화 예고편에 사용되며 개봉되기 전부터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은 주제가 「Falling slowly」. 글렌 한사드의 따뜻한 어쿠스틱 기타 연주와 담백한 보컬, 마르케타 이르글로바의 정감 있는 피아노 연주와 가녀린 보컬이 교감하는 주제가는 영화 속에서 남녀 주인공이 음악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한 후 악기점을 찾아 들어가서 기타와 피아노를 정답게 치며 함께 부른 노래이다. 혹자는 영화의 도입부에서 강력한 호소력을 발하는 「Say it to me now」에 공감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영화 <원스>의 감동은 오스카주제가상까지 거머쥔 이 노래 「Falling slowly」로 회자될 것이다.



2009/08 김진성 (jinsung@iz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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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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