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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강연회] 『SBS 아나운서 윤영미의 열정』 윤영미 아나운서

지금의 당신, 충분히 아름답다. 그러므로 열정적으로 카르페디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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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도 강연에서도 그녀는 이러한 에피소드를 밝혔다. 명절 날 아나운서를 대상으로 가수의 패러디 퍼포먼스를 할 사람을 모으는데, 그녀는 새까만 후배들 사이에 끼어 오디션을 보았다. 이왕이면 제대로 즐기자고 생각하여 신신애의 「세상은 요지경」을 불러 솔로 출연의 기회를 얻었다. 그리고 신신애를 찾아가 사사받고, 기어이 그녀의 의상까지 빌려 제대로 ‘요지경’을 보여주었다.

“요즘 제 화두는 ‘나이 들어가는 것’이에요.”라고 윤영미 아나운서는 말했다. 그 말이 가슴에 와 박혔다. 요즘의 내 화두와 정확히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녀의 다음 말도 가슴에 와 박혔다. “아름답게 나이 들어가고 싶어요.” 나도 그러고 싶다. 아름답다는 것은 수만 가지의 모습을 하고 있어서 일률적으로 설명할 수 없지만, 아마 ‘카르페디엠’이라는 말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지나간 날들에 매몰돼 버리거나 다가올 날들에 대한 초조함에 사로잡히지 않고 순간을 즐기는 것. 그리고 윤영미의 즐기는 방법은 한마디로 ‘열정’이다.


 

그녀의 열정의 대상은 일, 사랑, 친구, 가족, 취미이며 말하자면 그녀를 둘러싼 모든 것이다. 그녀는 새벽 다섯 시에 일터로 향하는 중 하늘이 빨갛게 물든 것을 보면 차를 세우고 카메라를 든다. 그리고 하루 두 시간씩 할애하는 열정의 대상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그 영상을 담는다. 그녀는 춤과 요리, 꽃, 와인, 그림을 배우고 그것을 다른 이들과 공유한다. 그것은 세상을 향해 더 많이 열고자 하는 그녀의 열정의 단면일 것이다. 나이 든다는 건 좀더 자신을 열어젖힌다는 것이고, 열어 놓아도 남이 비웃지 않을 삶을 살아왔다는 것이고, 남들의 작은 비아냥거림이나 험담에 초연해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말하자면 자신의 열정을 사랑하는 것이다.

열정으로 아나운서가 되다


책에도 강연에서도 그녀는 이러한 에피소드를 밝혔다. 명절 날 아나운서를 대상으로 가수의 패러디 퍼포먼스를 할 사람을 모으는데, 그녀는 새까만 후배들 사이에 끼어 오디션을 보았다. 이왕이면 제대로 즐기자고 생각하여 신신애의 「세상은 요지경」을 불러 솔로 출연의 기회를 얻었다. 그리고 신신애를 찾아가 사사받고, 기어이 그녀의 의상까지 빌려 제대로 ‘요지경’을 보여주었다. 방송국과 시청자들의 반향은 당연히 컸다. 그녀는 그것이 즐거웠다. 대상을 탄 그녀는 이듬해엔 이박사를 흉내 냈고, 그 역시 즐거웠다. “반듯한 아나운서의 이미지만 고집했다면 20년이 훌쩍 넘는 시간 동안,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아나운서 일을 해오지 못했을 것이다.”라고 그녀는 말했다. 공감.

그녀의 꿈은 처음부터 아나운서였다. 한번도 다른 꿈을 꾸어본 적이 없다. 그런 그녀가 아나운서만 되면 만사 오케이, 행복할 거라고 여긴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 그런데 대학 졸업 후 그녀는 1년을 꼬박 백수로 지냈다. “그땐 죽고 싶기도 했다.”고 그녀는 말했다. 오죽했으랴. 그런 그녀가 1년 후 춘천 MBC의 아나운서가 된 이야기는 아나운서들 사이에서 유명한 일화다. 하필 춘천이었던 건, 죽을 만큼 사랑한 첫사랑의 도시였기 때문이라는 데 할 말이 없다. 춘천 출신만 뽑는다는 규정을 어기고 윤영미라는 사람을 시험에 응시하게 해 준 것은 그녀가 그곳 사장에게 아홉 장의 긴 편지로 자신이 왜 춘천 MBC의 아나운서가 되어야 하는지를 쓴 일이 계기가 됐다. 어찌 보면 못 말릴 열정이다.

그녀의 열정은 다른 사람까지 덩달아 흥분되고 재미있게 하는 데 영향을 끼쳤다. 그녀가 아무런 대가 없이 청량리역의 구내방송을 자처해 한 달을 일한 것, 1년을 이를 악물고 공부하여 세계 최초의 여성 야구 캐스터가 된 일화는 책에서 읽을 때보다 강연에서 들을 때 더 놀라웠다. ‘참 걸출하구나’ 하는 느낌. 열정을 바탕으로 노력하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지만, 결코 ‘아무나’ 할 수 있는 경지는 아닌 것이 분명하다.

말의 힘으로 미움을 극복하고 긍정의 에너지를 채우다

그녀에게도 남과 같은 좌절이 있었다. 대학 졸업 후 각 방송사의 아나운서 채용에서 떨어졌을 때, 오디오형 아나운서로 불리며 온갖 궂은 일을 도맡았던 그녀가 골프 캐스터를 뽑는 사내 오디션에서 떨어졌을 때, 그녀도 엄친딸의 전형을 자랑하는 다른 젊고 예쁜 아나운서를 왜 질투하지 않았을까. 그녀는 결코 못생긴 얼굴이 아니지만 요즘 트렌드인 ‘깎아놓은 듯한 미모’도 아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젊지 않다. 그게 탈락의 원인이라 여기면 그 비애는 감당하기 힘든 것일 수도 있었을 터. 호불호가 분명한 성격이라 타협이 더 힘들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녀는 “미워하면 정말로 많은 에너지가 소모됩니다. 그리고 나쁜 에너지가 생깁니다. 말의 힘이 얼마나 큰지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예요. 생각해 보세요. 사람의 상처는 늘 말에서 기인하지 않나요? ‘너 때문이야’ ‘네가 뭐가 되겠어?’라는 말들이요. 억지로라도 좋은 말을 해 버릇하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말을 하면 엔도르핀, 도파민, 다이롤핀이 생성돼요. 이건 과학적 사실입니다.”는 말로 자신이 미움과 내키지 않는 타협을 극복했음을 내비쳤다.

다이롤핀은 도파민의 약 4,000배에 해당하는 위력을 갖고 있다고 하는데, 주로 자연에서 아름다움을 느낄 때, 인생에서 오묘한 깨달음을 얻을 때, 예술 작품에서 감동받은 때 생긴다고 그녀는 덧붙였다. 이 말에 깊이 공감하면 그는 인생의 맛을 아는 사람일 것이다. 그녀는 굳은 믿음의 표정으로 말했다. ‘긍정적으로 좋은 말을 하면 우주가 도와준다’는 말은 사실이라고. 미운 사람의 속을 바라보고, 그를 이해해 보려고 노력하는 것은 곧 나를 위한 길이 된다는 걸 자신은 너무 늦게 깨달았다고 말했다.

요즘 주변에서 그녀에게 “더 예뻐졌다, 편안해졌다”는 말을 하는데, 그녀는 그것을 진심으로 받아들인다. 자신이 정말 인생을 열정적으로 즐기며 좋은 에너지를 풍기며 인정받는 삶을 살고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할까 말까 고민될 때는 ‘한다’


“책으로 정리하니 뭔가 대단해 보이지만 사람 사는 것은 다 비슷합니다. 내가 남들과 조금 다른 점이 하나 있다면, 그건 할까 말까 고민될 때 그냥 한다는 거예요. 인생이란 선택의 연속이고, 순간의 선택이 인생을 좌우하는 거잖아요. 그럴 때는, 했을 때와 하지 않았을 때의 결과를 냉정하게 비교해 보는 거죠. 했을 때 최악의 결과가 창피함 정도라면 그건 해야 하는 거죠. 남에게 죄를 짓지만 않는 거라면 창피함은 얼마든지 넘어갈 수 있는 겁니다. 얼굴 좀 두꺼우면 어때요!”

그녀는 사랑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좋다, 사랑한다고 고백해서 안 되는 편이 고백조차 안 하는 것보다는 백배 낫다고 했다. 누구든지 자기 좋다는 사람을 뼛속까지 싫어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또 그녀는 연예인들을 만나면 스스럼없이 사진 찍자고 한단다. 싸이월드 홈페이지에 올리고 싶어서란다. 혹 주책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그녀의 생각이 자신의 인생에 한 점 오점도 남길 수 없다고 생각하면 ‘그래라’라고 편히 넘겨버릴 수 있다. 맞는 말씀.

“제가 춘천 MBC 사장에게 편지를 썼을 때 될 가능성은 아마 1퍼센트였을 거예요. 99퍼센트는 쓰레기통 행이었겠죠. 그러나 무슨 상관입니까? 편지 쓰느라 두어 시간 소비한 결과로 1퍼센트의 가능성을 잡을 수도 있는데 말입니다.”

그녀가 아나운서로 일한 지 20년이 한참 지났다. 스스로 생각해도 오래 잘 해오고 있단다. 10년이 고비였다고 한다. 무슨 일이든 10년 정도 해야 <생활의 달인>에서처럼 도가 트인다고 생각한다. 그 후 10년이 또 지나는 동안 충분히 숙성되는 기간이 있고 나면, 20년차부터는 해오던 일이 부가가치를 생산하기 시작하는 ‘확대’의 시기가 온다. 지금 그녀는 강의나 회사의 경영 등에 관련된 일을 부탁해오는 사람이 많아 어느 정도씩 관여하고 있다. 그 와중에 대학원도 다녔고, 평생교육사 자격증도 땄다. 그야말로 열정적인 삶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일단 하고보는 것. Just do it! 어디서 많이 들은 말인데, 새삼스레 와 닿는 느낌이다.

그리고 몇 개의 tip


세속적인 잣대로 ‘성공’을 이야기할 때 윤영미 아나운서가 바라본 각계각층의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이렇다.

1. 부지런하다. 그들 대부분은 새벽 5시부터 운동을 한다. 그래서 건강하고 열정적이다.
2. 책을 많이 읽는다. 당연한 이야기다.
3. 외국어를 잘한다. 단, 발음이나 문법이 완벽한 것이 아니라 의사소통에 지장이 없는 정도이다.
4. 지금 이 순간, 이 자리에 있는 사람에게 집중한다. 고로 없는 사람만 아쉬워하거나 남 흉 같은 건 보지 않는다.
5. 타인과의 관계에서 세세한 것까지 신경 쓴다. 단체 문자 같은 것은 보내는 법이 없다.

그녀가 지금 마흔 후반을 넘기는 혹은 즐기는, 사랑하는 열정의 비결은, 타임머신을 타고 수십 년 후로 가서 지금을 바라보는 것이다. 그 나이가 되어 바라보는 지금이 얼마나 아름다울까를 생각해 보는 것. 그럼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뭘 해야 할지 보인단다. 정말 멋진 아이디어다. 20대 혹은 30대에게 들려주는 그녀의 노하우를 독자들이 새겨듣기를 바란다. 자신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얼마나 아름다운 시기를 지나고 있는지 모르는 젊은 모두에게 나 역시 권하고 싶은 말이다. 카르페디엠! 당신은 아름다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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