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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서점에서 찾는 희망(마지막 회)

보다 다양한 책을 수집하려고 하는 젊은 패기를 지닌 서점을 나오면서 서점의 새로운 희망을 보았다. 이런 식이라면 서점에서 전 세계 일주를 충분히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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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칼럼에 소개된 모든 서점은 직접 다녀온, 실제로 존재하는 뉴욕의 서점입니다. 그러나 구성된 이야기는 픽션으로, 혼동 없으시길 바랍니다. 칼럼은 처음부터 순서대로 읽어야 이해하기 쉽습니다.


“안녕 서진 씨? 나 그레이스야. 돌아왔어.”

그레이스가 아닌 제니스의 전화번호가 떴다. 그녀 둘은 쌍둥이고, 목소리도 외모도 똑같다. 전화를 받고 문득 로버트의 말이 생각났다.

“바보, 아직도 둘이 쌍둥이라고 생각해? 순진한 거야, 바보인 거야? 둘은 하나라고. 지독한 다중인격자이거나, 제니스의 몸에 가끔씩 그레이스가 들어오는 접신이거나. 둘 중 어떤 것이라도 더 이상 필요 없어. 지긋지긋하니까.”

로버트는 지금 병원에서 화상 치료를 받고 있을 것이다. 그렇게 많이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나는 내일, 한국으로 떠나야 한다.

페미니스트와 아나키스트들의 서점
블루 스타킹(Blue Stockings)


Blue Stockings 중앙 매대

물론 그녀가 정한 약속 장소는 서점이었다. 그것도 내가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서점 말이다. 그녀는 로어 이스트 사이드(Lower East Side)의 앨런 스트릿(Allen st.)에 있다고 했지만 그 부근에는 DBA 맥주 바를 가본 적 밖에는 돌아다닌 적이 없다. 예전부터 펑크 클럽과 정키들이 모여드는 위험한 지역이라고 평판이 자자했지만, 지금은 도시 전체가 관광지화된 마당에 그럴 리가 없는데도 왠지 발길이 가지 않았던 곳이다. 그러고 보니 최근에 전설적인 펑크 클럽 CBGB가 문을 닫았다.

번호가 붙어져 있는 길에 익숙해서인지 여러 사람에게 물어서 가까스로 서점을 찾아냈다. 문을 열자마자 머리를 물들인 여자 점원이 카운터와 카페를 지키고 있다. 창문을 따라 놓여진 카페에는 피어싱을 한 젊은이, 고스족, 펑크족, 그리고 보통 사람이 섞여 진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Blue Stockings 카페

카페에 앉아 있던 그레이스는 나를 보자 손을 흔들었다. 제니스와 똑같은 외모지만 검은색 셔츠에 다리에 달라붙는 가죽 바지를 입고 있다.

“설명이 좀 필요한 것 같은데. 그동안 많은 일이 있어서 말이야.”

“자, 차차 이야기 하자고, 커피라도 한 잔 마시면서.”

나는 한숨을 쉬었다. 그녀가 커피를 주문하러 간 사이, 나는 서점을 둘러보았다. 이곳이 페미니스트들을 위한 전문 서점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서가를 훑어보니 그 이상의 것들이 많았다. 기본적인 문학책은 거의 다 구비해 놓고 있고, 정치와 아나키스트, 제3세계 등 ‘급진적으로 정치적인’ 책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책보다 더 튀는 건, 정치 신념을 담은 포스터나 복사해서 만든 작은 잡지들이다.

zine과 팜플렛

카운터 뒤에는 구호를 담은 티셔츠와 팬티를 판다. ‘Put the fun between your legs(당신의 다리 사이로 즐거움을 집어넣으세요)’라는 구호가 자전거 위에 써져 있는 걸 보면, 확실히 이곳이 남자보다는 여자들을 위한 곳임을 금방 알 수 있다.(하지만 절대로 남자가 왔다고 차별하는 일은 없다) 유태인 학생 뉴스페이퍼 <New Voices>, 게이 잡지 『Fag School, Spread Heeb, Northeast Arnachist』를 볼 수 있는 곳. ‘나의 절망적이고 외로운 레즈비언 임신 생활’에 대한 저자의 낭독을 들을 수 있는 곳은 아마 이곳뿐일 것이다.

Blue Stockings 카운터

“더 이상 내게 장난칠 생각하지 마. 네가 제니스든 그레이스든 이제 상관없으니까. 다 끝났어. 난 다시는 소설 따위는 쓰지 않을 테야. 다른 친구들처럼 아침에 출근해서 밤늦게까지 모니터 앞에서 열심히 프로그램을 짜는, 제대로 된 생활을 할 거라고. 내일 한국으로 돌아가.”

“그건 네 생각이고. 인사 없이 사라졌다고 기분이 상한 건 알겠는데, 어쩔 수 없었어. 다시 미래로 갔다 왔으니까.”

나는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이제는 그녀가 무슨 이야기를 해도 놀랍지 않다. 집도 불타버렸고, 노트북도 타버렸다. 옷도 가방도 없으며 어쩌면 방화범, 납치범으로 수사망에 올라 있을지도 모른다.

Blue Stockings
172 Allen Street between Stanton and Rivington
www.bluestockings.com

30년 뒤로 돌아간 그레이스의 말에 따르면, 『도서관을 태우다』는 출판되지 않는다. 내가 그 책을 쓰지 못하게 방해하는 것이 그녀의 임무였으니 성공이다. 그러나 그것에 상관없이 세상의 모든 책은 사라지게 된다. 이건 단순히 책을 불태우는 문제가 아니다. 미래에는 세상의 모든 책이 데이터화되고, 정부나 자본가들은 그것을 더욱 통제 관리하기가 쉬워지며, 치명적인 바이러스에 피해를 입기도 쉬워진다. 세상의 모든 책을 태우는 것보다 세상의 모든 책이 저장되어 있는 데이터베이스를 삭제하는 것이 훨씬 쉬운 것이다.

“웃긴 사실은 말이야.”

그레이스가 말했다.

“그 바이러스를 개발하는 사람이 바로 너였단 말이지. 너는 지금 돌아가면 공항에서 방화범과 살인미수로 잡히게 돼. 감옥에서 10년을 썩고 난 뒤 해커가 되지.”

“그럼, 죽여. 죽이면 되겠네. 왜 이리 사람을 귀찮게 하는데.”

“미래에서 온 사람들은 사람을 절대로 죽일 순 없어. 관찰하거나 조언해줄 수 있을 뿐. 시간 여행은 상당히 복잡한 룰을 가지고 있거든.”

나는 식어버린 커피를 멍하니 보고 있었다.

“원하면 네가 쓰려고 했던 소설, 『도서관을 태우다』가 어떤 소설인지 말해줄 수 있어. 하지만 줄거리를 들어본들 무슨 소용이겠어. 넌 더 이상 그 소설을 쓰지 않기로 마음속으로 작정했는데. 내가 다시 돌아온 건, 널 구해주기 위해서야.”

“아니, 책을 구하기 위해서겠지.”

그녀는 테이블 위에 놓은 내 손 위에 자기의 손을 겹쳐 놓았다. 따뜻한 기운이 전해져 왔다.

“그렇지, 구원은 스스로 할 수 있을 뿐. 단지, 널 도와주러 온 것뿐이야. 내일 절대로 공항에 가면 안돼.”

서점에 온 지 한 시간 정도가 되자 서로 할 말이 없어졌다. 우리는 밖으로 나와서 말없이 걸었다. 그녀는 이스트 빌리지에 새로운 거처를 마련했다고 했다. 그녀는 집에 가기 전에 들러야 할 서점이 한 군데 있다고 했다. 그 말이 왠지 정겹게 느껴졌다. 그녀와 함께 서점을 간 건 아주 오래전 이야기 같은데 말이다.

아방가르드 사진 전문 서점
대쉬우드 서점(Dashwood Bookshop)


로어 이스트 사이드가 가난하고 위험한 동네라는 인상을 벗은 것은 아마도 젊은 사람들의 쿨한 기운이 점점 스며들고 있기 때문이다. 위쪽이야 이스트 빌리지로 많은 사람들이 북적거리고 관광객도 많지만, Bond Street 정도면 애매한 위치다.

Dashwood Bookshop 입구

“이제 이런 곳에도 서점이 생기기 시작한다고. 좋은 징조 아냐?”

그레이스는 나의 손을 이끌며 말한다.

이곳에 예전에는 볼 수 없었던 갤러리가 하나둘씩 보였다.

대쉬우드 서점은 타운하우스의 반지하에 있기 때문에 크기는 아담했다. 그러나 사진에 관심이 있다면 한두 시간도 너끈히 보낼 수 있는 사진 관련 책들이 빽빽이 채우고 있었다. 사진책은 최근 컬렉터들의 관심이 높아져서 단순한 책이 아닌 예술의 형태로 점점 인정을 받고 있다. 이 서점의 주인인 데이비드 스트레텔(David Strettell)은 지난 12년 동안 매그넘의 문화감독으로 일하면서 수많은 책과 전시, 사진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출판과 미디어, 박물관 및 갤러리와 함께 일을 해 왔다. 그가 독립을 하면서 사진 전문 서점을 차린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Dashwood Bookshop 내부 매대

이곳에는 1960년대 이후부터 지금까지의 엄선된 사진책을 판매한다. 특히 미국뿐만 아니라 일본, 유럽 등 외국에서 직접 수입한 사진책들도 상당히 많다. 매니저가 일본인이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미국에서는 볼 수 없는 급진적인 일본 사진작가들의 책이 많은 것도 특징이다.

2005년 9월에 문을 열었다고 하니 그리 오래된 서점은 아니지만, 이제 어느 정도 사람들에게 알려지면서 책도 팔리고 자리도 잡아가고 있다고 한다.

그레이스는 책 한 권을 샀다. 일본 작가가 찍은 원폭 피해자의 사진을 담은 사진집이었다.

Dashwood Bookshop
33 Bond Street
www.dashwoodbooks.com

그레이스는 머물 곳이 없으면 자신의 집에 당분간 머물러도 된다고 했다. 나는 하룻밤을 신세지기로 했다. 비행기를 탈 때 샤워를 하지 못한 채라면 끔찍할 것만 같았다. 공원에서 추위를 무릅쓰며 떨고 있는 것도 지겨웠다.

그녀의 집은 세인트 마크 북샵과 그리 떨어지지 않은 10번가에 자리 잡은 작은 타운하우스였다. 철창문을 열고 계단을 몇 개 아래로 내려가 반지하의 문을 열어야 했다. 제니스의 집도 이스트 빌리지에 있다는 이야기가 문득 떠올랐다. 집안은 물론 책으로 가득차 있었다. 소파 옆의 스탠드밖에 조명이 없어서 거실은 아늑하게 보였다.

“배고프지? 집에 있는 거라고는 치킨수프 캔밖에 없는데, 괜찮아?”

나는 뭐든지 상관없었다.

전자레인지에 데워온 수프를 허겁지겁 먹었다. 그레이스는 방으로 들어가더니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배가 부르자 주위를 천천히 둘러보았다. 거실에 아무렇게나 놓여진 책을 살펴보았다. 책의 대부분은 불타기 전 나의 방에 있던 것이었다. 그녀가 뉴욕의 서점에서 구한 책들 말이다. 벽에 붙어 있는 뉴욕의 서점 지도도 마찬가지였다. 어떻게 된 일일까?

그레이스가 편안하게 보이는 트레이닝복 팬츠와 헬로 키티가 그려진 반팔 티셔츠를 입고 나왔다. 한손에는 술잔이 들려 있었다.

“혹시 네가 우리 집에 불을 지른 거야?”

내가 물었다. 그녀는 소파에 쓰러지듯 몸을 파묻었다. 두 팔로 내 목을 휘감았다.

“그걸 왜 나에게 물어?”

그녀의 입에서 진한 위스키 냄새가 풍겼다.

“그건 내가 아니라 내 동생이 그랬어. 물론 시킨 건 나지만.”

나는 목에 걸린 두 팔을 걷어냈다.

“그래, 둘 중 하나는 그랬겠지.”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서 문쪽으로 걸어갔다. 애초에 이 집에 들어온 것이 잘못이었다. 길바닥에서 뉴욕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내는 게 더 낫다. 그런데 두 다리가 후들후들 떨려서 몇 발짝 걷다가 그대로 거실에 쓰러져버렸다. 카펫의 곰팡이 냄새가 지독했다.

“수프에 뭘 탔는지는 비밀.”

한참 동안은 뱅글뱅글 도는 천장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 그레이스의 얼굴이 보였다. 아니, 제니스인가? 머리카락이 볼을 간질였다. 뭐, 이제 상관없다. 그녀는 내 몸에 올라타더니 두손으로 목을 쥐었다. 처음엔 목을 쓰다듬는 줄 알았다. 그런데 손에 힘이 점점 세어져서 숨이 막혀왔다. 역시 그레이스는 날 죽이러 미래에서 왔구나. 세상의 책? 없애버리는 바이러스 따위는 만들 생각도 없는데, 내가 왜 죽어야 하지?

“죽기 전에 소원 하나는 들어줄게. 말해봐.”

“뭐든지 들어줘?”

“뭐든지.”

손에 힘이 점점 들어가서 제대로 말을 하기가 힘들어졌다.

“날, 다시 과거로 보내줘. 널 만나기 전의 과거로.”

나는 점점 의식을 잃어갔다. 그레이스의 웃음소리가 들리기도 했고, 위스키 몇 방울이 얼굴에 떨어지는 것도 느꼈다. 주변이 점점 어두워졌다.

***

“저기…… 여기서 잠을 자면 안 되는데…….”

누군가 흔들어 깨웠다. 정신을 차리기가 힘들었다. 나는 가죽 소파에 누워 있었다. 주위를 살펴보니 책이 가득한 서점이다.

“여..여기가 어딥니까?”

머리가 하얀 숏컷의 할머니가 인자한 웃음을 짓는다.

“어디긴 서점이죠. 다운타운에 있는 미스터리 서점(보러 가기) 말입니다. 너무 곤하게 자고 있어서 깨우질 못했어요.”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팠다. 그렇다, 이곳은 그레이스를 만나기 전에 방문했던 미스터리 서점이다.

“이 소파에서 잠드는 사람들이 꽤 많아요. 하하. 편하긴 편하지요. 혹시 찾는 책이라도 있으신가요?”

“아, 아뇨. 그냥 어떤 서점인지 둘러보고 있어요. 소설을 쓰고 있는데, 서점이 배경이라 말이죠.”

소설을 쓰고 있다는 말에 점원의 눈이 반짝거린다.

“아, 그래요? 제목은 무엇으로 정했나요?”

나는 조금 머뭇거리다가 말했다.

“『도서관을 태우다』입니다.”

나는 과거로 돌아온 것일까, 긴 꿈을 꾼 것일까?


- 한 달 뒤


서점에서 할 수 있는 세계 일주
아이들와일드 서점(Idlewild Books)


Idlewild Books 입구

“새로 생겼나 보지요?”

서점을 방문하는 것은 70% 정도는 인터넷이나 책을 통해서 미리 주소를 찾고 계획을 한 다음에 가지만, 30% 정도는 길을 가다가 우연히 만난다. 우연히 찾아간 몇몇 곳이 정말 흥미로운 곳이기도 하다. ‘게으르고 와일드한 서점’이라는 이 서점은 오픈한 지 2주밖에 되지 않은 따끈따끈한 서점이다. 2층에 위치한 것도 특이하지만 커다란 쇼윈도에 비춰진 거대한 지구본 때문에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알라스카 섹션

그리고 이 서점은 입간판의 ‘여행 서점’ 그 이상의 새로운 컨셉을 가졌다. 뉴욕에서도 점점 서점이 사라지고 있는 가운데, 이렇게 당차게 새로 문을 연 서점은 이 정도의 특이함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2층의 넓은 서가는 전 세계를 지역별, 나라별로 구별해 놓고 그와 관련된 책을 정리해 놓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그 지역의 여행 서적뿐만 아니라 그 지역과 관련된 모든 책을 포함한다는 것이다. 가령 알라스카 코너에는 그 지역을 무대로 한 마이클 쉐이본(Michael Chabon)의 『The Yiddish Policeman Union(유대인 경찰연합)』과 Moon 출판사의 알라스카 여행 가이드가 함께 꽂혀 있다. 로스엔젤레스 섹션에는 당연히 레이먼드 챈들러의 추리소설 시리즈가 꽂혀 있다. 일본 섹션에 하루키의 소설이 꽂혀 있는 것은 당연하다. 이건, 여행이 단지 그곳을 구경하고 숙박하는 것을 넘어서, 그곳을 좀더 이해하는 것이라는 점에 착안을 한 것이다. 정말 이 같은 아이디어에 박수를 쳐주고 싶을 정도다.

매니저 루이스

부모님 중 한 명은 동양인으로 보이는 매니저 루이스는 내가 한국에서 왔다는 말에, 자기가 잘 모르는 점이 많다며 책을 추천해 달라고 했다. 그 서가에는 사이먼 윈체스터(Simon Winchester)의 한국 역사 안내서 『Korea : A Walk Through the Land of Miracles』와 론리 플래닛 등의 여행안내서밖에 꽂혀 있지 않다. 대한민국에 대한 책이 그렇게 없나? 과연 이곳에 꽂혀서 뉴요커들에게 우리나라의 현재 모습을 알려줄 만한 소설이 어떤 것이 있을까 생각해보니, 딱히 꽂아 놓을 책이 없다. 떠오르는 소설은 있지만 그것이 과연 번역이 되어 있을지도 알 수 없다. 어쩔 수 없이 노라 옥자 켈러(Nora Okja Keller)의 『Fox girl』 정도를 추천해 줬지만 이것도 6.25전쟁 상황을 배경으로 한 것이고, 결국 미국에 사는 한국인 작가의 책이니까 애매했다.

Idle Wild Books
12W 19th St.
www.idlewildbooks.com

여행 서점답게 여행 관련 도서의 이벤트도 열고, 보다 다양한 책을 수집하려고 하는 젊은 패기를 지닌 서점을 나오면서 서점의 새로운 희망을 보았다. 이런 식이라면 서점에서 전 세계 일주를 충분히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하시는 일이 무엇인가요?”

루이스는 서점에 대해 이것저것을 묻자 궁금해졌나 보다. 나는 명함 하나를 꺼내 준다. 그리고 다음에 꼭 한번 더 들를 거라고 말하고 서점을 나섰다.

물론 명함에는 이렇게 써있을 것이다.

‘북 원더러(Book Wanderer) ㅡ 서진(Seo Jin)’

내 이름은 서진. 나는 책을 찾아 뉴욕을 방랑하고 있다. 이제는 뉴욕을 떠나 다른 도시로 갈 계획을 세우고 있다. 세상에 서점은 많고 도서관도 많다. 최소한 지금은 말이다. 30년 안에 이 모든 책들은 사라지게 된다. 나는 그중에 가장 중요한 책들을 구하기 위해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서 돌아왔다.


- 끝


* 근 8개월 동안 끈질기게 읽어주신 예스24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보름마다 마감일이 되면 걱정이 산더미처럼 생겼는데, 이제는 후련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합니다. 이른바 낚시 스타일의 스토리 진행으로 무안한 점이 많았는데(앞이야기가 뒤에서 정리가 안 된다든지^^), 가을에 좀더 정리된 형태의 책으로(네, 종이책입니다) 출간될 때 다시 뵙겠습니다. 개인 홈페이지 3nightsonly.com에서 뉴욕 서점의 자세한 지도와 링크를 정리할 예정이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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