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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CEO인터뷰]④ “권력을 휘두르지 않는 사람이 행복하다” - 홍석윤 공신테크노소닉 대표이사 회장

구매의 ‘달인’에서 최고경영자에 오르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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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치고 장구 치는 원맨밴드는 비즈니스의 세계에서 숨 쉴 수 없다. 상대방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 비즈니스기 때문이다. 홍석윤 공신테크노소닉 대표이사 회장은 그것을 잘 안다.

혼자 잘나봐야 소용없다. 특히나 비즈니스의 세계에서는 그렇다. 비즈니스界가 정글이라지만, 정글도 결국 생태계의 일환. 생태계에서 ‘나 잘났수’ 뻐겨봐야, 생태계 질서 어기고 살 수야 있나. 고로, 북 치고 장구 치는 원맨밴드는 비즈니스의 세계에서 숨 쉴 수 없다. 상대방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 비즈니스기 때문이다. 홍석윤 공신테크노소닉 대표이사 회장은 그것을 잘 안다.

구매와 일본. 그를 설명할 수 있는 주요 열쇳말. 그는 삼성전자에서 ‘(부품)구매의 달인’이었다. 일본은 그에게 기회의 땅이었고. 발로 뛰고, 꼼꼼하게 업무에 임했다. 능력, 당연히 인정받았다. 1970년대 삼성전자는 지금 같지 않았다. 당시 국내 전자산업은 금성사(LG전자)가 독점하고 있었고, 죽자고 달려들어야 했다. 별 다른 이윤이 없었다. 출세나 야망 때문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남에게 듣기 싫은 소리 듣는 것이 끔찍했다. 점심도 제때 못 먹고 밤늦게까지 일하면서 남에게 피해 끼치지 말자고 그는 생각했다. 상사의 명령이건 부탁이건, 그는 업무 역량을 키우는 것이 곧 자신의 능력을 충전하는 길이라고 긍정적인 마음을 주입했다. 그러다 보니, 그는 까다로운 일본인들에게도 인정을 받았다. 인맥도 자연스레 쌓였다. 귀중한 자산이 됐다. 그저 마음이 시킨 일, 어떤 목적을 향한 전략적 선택이 아니었다. 인복이 좋다는 말, 거저 얻을 수 있는 말도 아니지만, 원한다고 얻어지는 것도 아니다.

중학교 때부터 부모와 고향을 떠나 ‘홀로서기’를 해야 했던 소년은 투지가 강했다. 그것은 외롭고 힘든 와중에 생존하기 위한 방법이었다. 남을 이겨야겠다는, 밟고 일어서야겠다는 생각은 않았다. 그저 외로움을 이기고 모나지 않게 살아가고자 했다. 그냥 자신을 이기고자 하는 누군가 있다면 져주고 말자고 생각했다. 본질은 그것이 아니니까. 남의 말을 중시하고 상대방을 존중하고자 하는 그의 품성은 이 같은 객지 생활에서도 비롯됐다.

그는 수줍음이 많다. CEO라면 으레 활달하고 외향적일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그는 그렇지 않다. 어쩌면 약점 같지만, 그는 그것에 함몰되지 않았다. 자기주장이 강하지 않음으로써 자연스레 얻게 된 신뢰와 성과도 있었다. 새로운 일을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는 그를 지난달 10일 서울 여의도 동양증권빌딩에 위치한 공신테크노소닉 본사에서 만났다. 그에게 서비스 리더십을 물었다.


일본에서 삼성전자의 완성품 생산에 필요한 부품 구매 업무를 하면서 인맥을 쌓고 나중에는 자산이 됐다. 평소 사람들과 만날 때, 어떤 태도를 갖는가.

사람을 만날 때, 전략적으로 만나지 않았다. 사람과 사람 사이를 볼 때, 전략전술을 갖고 만나는 것은 옳지 않다. 그렇게 접근하는 것은 좋지 않고. 원래 성격이 비사교적이고 수줍음이 많다. 얼굴이 빨개지고 소심한 편이다. (웃음) 약점이자 핸디캡이지. 그래도 적극적으로 살아야 하지 않겠나, 하고 나름 노력했다. 워낙 유능하고 빈틈이 없어도 깊은 속까지 파고들지 못하는 사람도 있지만, 난 성격이 그?다 보니,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이기적이거나 공격적인 인간이 아닌 것으로 비춰지지 않았나 싶다. 그냥 맞대고 비벼도 만만한 사람이었던 게지. 경계감이나 허물이 없는 칼라를 지닌 것으로 비쳐지지 않았을까.

특히 일본에 있을 때, 일본인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 외국인이라 경계심이 있었을 텐데 그걸 허물 수 있었던 것은 상대방의 경계심을 유발하지 않는 처세 덕분이었달까. 자연스럽게 ‘속을 드러내도 되겠구나.’ 하는 생각을 유발한 것 같다. 내가 자신의 주장을 많이 하지 않고, 경청을 되도록 많이 하고자 하는 스타일이다. 자신에게는 엄청 엄격하지만, 남을 이기려는 생각은 없다. 적당히 져주고 만다. 그런데 나중에 지나면 내가 이겼더라. 결과적으로. 패배도 능숙해져야 한다. 승부에 이겨야만 꼭 성공하는 건 아니다.


국내에 컬러TV가 시판되면서 수요 폭증으로 부품 구매를 위해 동분서주한 일화가 흥미로웠다. 친분이 있던 일본 부품상 등을 통해 부품을 구하고 비행기까지 세워가며 부품을 실어 나를 수 있었던 것도 평소 쌓아놓은 신뢰가 밑바탕이 되지 않았나 싶다. 비즈니스에서의 신뢰는 어떤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나.

그런 식으로 비행기를 세운 일은 없거나 아주 드물 것이다. 스스로 생각해도, 그런 열정이 자랑스럽다. 당시 비행기를 세워 준 사람은 얼굴도 본 적이 없고, 이름만 알고 전화 통화만 했던 사이다. 지금 생각하면 기적인데, 세워준 이유를 생각해보면 단 하나다. 전날 통화하면서 치밀하게 스케줄을 체크하고 동선을 짜는 대화를 나눴다. 그런데 당일 막상 사고가 터진 거다. 그때 무척 고맙게도 그 사람이 결단을 내려준 거다.

비즈니스는 상호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어야 한다. 윈-윈이어야 한다. 꼭 내 입장을 내세우고 내 이익을 지키는 것이 아닌 상호이익의 관점에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비즈니스에서의 신뢰다.


‘구매박사’ 칭호까지 들었다. 요즘 얘기로는, 구매의 ‘달인’이다. 그만한 노력과 열정을 기울였기에 가능한 것이겠지만, 그 과정에서 실패나 좌절도 좋은 밑거름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그런 경험이 혹시 있다면.

아마 당시 삼성에서 부품 구매에 있어서는 나 이상의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일본에 7년을 있었는데, 부품 업계와 인간관계를 유지하고 미리 챙겨서 문제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그럼에도 문제가 생기는 것은 불가피하다. 그때는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중요하다.

이런 일이 있었다. 정상적인 구매 업무를 하다가 경시청 고발 위기까지 간 적이 있다. 상대방 회사가 (나를) 절도죄로 고발하고 친분이 있는 삼성 계열의 사장을 동원해 자르겠다는 협박까지 했다. (웃음) 당시 사연은 이랬다. 금형을 발주해서 구매한 회사가 부도가 나서 경영권이 다른 회사로 이동됐다. 그런데 그걸 모르고 (주문한) 금형을 인수하기 위해 공장에 가서 점검하고 출고하려고 밖으로 옮겼다. 그게 절도죄에 해당한다는 거다. 황당했지. 오해를 풀고 나중에는 해결을 했다. 일종의 해프닝이었던 셈이지.


그는 부품 구매에만 능했던 것이 아니었다. 1980년대 선물거래가 지금처럼 활발하지 않을 때, 남다른 비즈니스 감각을 발휘, 회사에 큰 이윤을 안겨줬다. 당시 선물은 남들은 생각하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하는 분야였다. 회사에도 얘기했지만, 상사는 그것을 알지도 못하고 할 수 없이 그는 당시 자신에게 주어진 권한을 발휘, 부하 직원과 함께 일을 저질렀다(?). 안전장치를 일단 마련하고 벌렸던 그 모험(?)은 결국 성공적이었다. 특히 당시로선 무척 어려운 달러 표시 구매로 바꾸는 협상까지 그는 해냈다. 해당 분야를 아는 직원도 없었고, 거의 고군분투했다.

물론 일본 지사에서 부품 구매뿐 아니라 관리 업무까지 겸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긴 했으나, 그는 전공이 아닌 분야까지 꿰뚫어 보고 회사에 엄청난 이윤을 남겼다. 즉, 나무가 아닌 숲을 바라봤기 때문에, 이것이 가능했다.

당시 어떻게 상대방을 설득했으며, 그 같은 경제 흐름에 관한 안목을 갖추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나.

이론적으로 상대방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내가 더 많이 알아야 한다. 당시 상대방의 외환 지식이 나만큼 되지 않았던 덕에, 내가 가진 이론과 논리에 꼼짝 못하더라. 일부 회사는 자존심을 건드리는 방법도 사용했고. 그때 바꾼 것이 천문학적인 금액이었다.

이렇게 폭넓은 분야에서 지식을 쌓고 일을 할 수 있었던 것은 해외 주재원의 업무 특성 때문이었다. 하나부터 열까지 해야 하다 보니, 경제 흐름에 대한 안목이나 공부를 게을리 할 수가 없었다.


한 사람의 직원이 발휘할 수 있는 역량은 미미하나, 당시 경험과 같이 회사 사운을 움직이거나 성장의 계기가 되는 일도 충분히 생길 수 있다. 따로 방을 두기보다 직원들과 같은 공간에서 호흡하는 것도 인상 깊었다. 그런 것들이 자율과 책임경영 철학에도 스며들어있는 것 같은데, 어떤 기업 문화를 만들고 있나.

명지대 김명윤 교수가 한 말인데, ‘Take Touch’라는 말이 있다. 독무대처럼 혼자 떠들어선 안 되고 상대방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 나이가 들면 과거 얘기를 되풀이하고 남이 말할 타이밍을 뺏고 하는데, 그건 곤란하다. 강호동이 그런 ‘Take Touch’를 잘하는 사람이라고 하더라. 다른 사람이 바통을 받을 준비까지 해서 넘겨준다고.

직원들과 한 공간을 공유하면, 직원들의 참여 기회가 더 늘어난다. 직원들도 일하면서 성취감을 느껴야 하는데, 스스로 기획하고 실천할 때 성취감을 잘 느낄 수 있다. 그런 것들이 가능해지고 ‘Take Touch’할 기회도 많아진다. 내가 공을 쥐는 것이 아니고 다른 사람에게 공을 넘기는 그런 것.

그렇다고 잔소리는 않는다. 알아서 하도록 한다. 궁금해도 채근하면 김이 새는 수가 있으니 궁금해도 참는다. 그것이 곧 신뢰다. 아무래도 회장실에 있으면 성격상 고립되는 것도 있고. 함께 있으면 회사 사정이나 일이 돌아가는 것이 보인다. 회의는 그래서 좋아하지 않는다. 공을 쥐고 있는 시간이 길어지니까. 그런 것이 자율경영의 근간이다. 직원들 스스로 큰일을 결정하게끔 하고. 책임감과 사명감 있게 하도록 유도한다. 그게 또 성취감이 있다.


창업을 생각하면서 시나리오를 짰다. 마침 소니의 제안도 있었고. 당시 창업 시나리오를 짜거나 창업할 때의 마음이나 심중은 어땠나.

창업을 한 배경은, 늙어 죽을 때까지 고용보장이 안 되지 않나. 그만두고 싶을 때까지 일하고 싶어서였다. 그게 단순한 배경이다. 그런 생각을 하던 때, 소니의 제안이 내 구상과 맞았다. 40대 초반이라 젊어서 사고 폭과 시야도 넓고, 판단력도 예리하던 때라 자신만만하게 시작했다.

생각해보면 창업을 잘 했다. 대견하고 보람 있게 생각한다. 당시 나오면서도 신중하게 행동했다. 사람 관계라는 것이 중요하니까, 다른 사람을 통해 내가 나간다는 것을 듣게 하기보다 사람들에게 직접 ‘나 창업할 생각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식으로 물었다. 그렇게 하니까 나하고 의논해서 관둔 사람이라고들 생각해주더라. 별것 아닌 것 같아도, 그것이 그 사람을 배려하는 것이다.


향후 첨단 IT 부품을 조달하는 국내외 마케팅 전문회사로 변신할 계획이라고 했다. 현재 제2의 도약, 글로벌 부품 아웃소싱 대행 전문기업을 향한 진행상황은 어떻게 돼가고 있나.

3년 전 시대 흐름이라고 보고 추진하고 있는데, 어려움이 있다. 한일간 IT문화나 사고의 갭이 크고 문제가 생길 때 중간에 끼어서 금전적 손실도 볼 만큼 봤다. 그래도 몇 가지 성공해서 점차 흐르기 시작하고 있다. 일단 일본의 모 회사가 잘하고 있어서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다. 성장분야라고 생각한다. 양국 간에 문화나 인식의 차이 때문에 어려움이 있지만 역시 차근차근 풀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그는 지는 데 능숙한 사람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남에게 싫은 소리 듣는 것을 제일 끔찍하게 생각하고, 한번 마음먹으면 반드시 해내고야 마는 투지가 강한 사람이라고 했다. 그것은 생존전략이었다. 어린 시절, 집을 떠나 외로움을 이겨내야 했고, 스스로 일어서야 했다. 환경에 지배당하지 않고 환경과 스며들면서 자신을 지켜내기 위한 방법이었다.

비즈니스를 하면서 이런 근성이 가져온 장단점이 있다면.

외유내강형인데, 나는 내부 집념이 강하다. 물론 그런 성격이 장점이라고만 생각하진 않는다. 쉽게 살 수도 있는데 말이다. (웃음) 그렇지만 내 자신을 지키는 큰 무기가 됐다. 또 나름대로의 성공을 가져왔다. 누구에게나 핸디캡은 있는데, 그것을 플러스로 만들고자 했다. 핸디캡이 한편으로 성공할 수 있는 힘이 됐다. 물론 스스로 힘이 들 때도 있다. 성직자 같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남을 배려하고 생각하는 마음은 분명 하나의 능력이다. 그런 마음을 갖출 수 있도록 주변에서 도와주거나 도움이 된 것들이 있었다면.

부모님, 특히 아버지가 비슷한 성격이다. 몸소 그것을 보여주셨고. 어머니가 외려 엄하셨는데 그런 것들이 많이 도움이 됐다. 밖에서 싸우고 오면 많은 부모들은 상대방 아이를 야단치려고 하는데, 잘잘못을 떠나 우리가 혼났다. 지는 데 익숙한 인성이 어릴 때부터 형성됐다. 무조건 이기고자 덤벼드는 사람에게는 져준다. 지는 게 양보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승패는 중?하지 않다고 본다. 아버지는 우리에게 공격적으로 살지 말라는 가르침을 주셨다. 적게 벌어도 더 적게 쓰는 사람이 성공하고, 많이 버는 게 아닌 덜 쓰려고 하라고 교육하셨다.

‘서비스 리더십’도 그런 것과 연결되는 것 같다. 지난 과정을 보면, 협력기업들이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신뢰와 협력의 기반을 구축하거나 미세한 심리전을 조정하는 완충지대 역할을 충실히 했다. 비즈니스 세계에서 신뢰관계 구축을 위해 꼭 필요한 덕목이 있다면 무엇인가.

삼성전자를 나와서 초기에는 어려웠다. 큰 조직에 있으면 백그라운드의 후광을 많이 받지 않나. 그러나 물건을 파는 입장은 다르다. 기다리는 입장이 아니라 찾아다니면서 문제가 생기면 기술적인 서비스까지 제공해야 한다. 구매와 영업의 차이라면, 구매는 하나하나는 쉬운데 전체는 어렵다. 한 개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고 최적을 골라야 한다. 반면 영업은 하나하나 어려우나 전체적으로는 쉽다. 단 몇 개만 성공해도 충분하다.

갑에서 을로 반대 입장이 되니, 굉장히 어렵긴 해도, 갑의 생각이나 애로를 겪어봐서 양쪽 다 판단이 가능해지더라. 갑의 입장을 잘 아는 을의 책임자가 된 셈이지. (웃음) 어느 갑에게 가도 철두철미하게 따라주니까 환영하고 신뢰를 받았다. 못된 갑은 능력은 없고 무력만 쓰기도 한다. 삼성에 갑으로 있을 때, 능력을 갖추려고 노력했고, 무력은 금물로 생각하고 실천했다. 부하들에게도 ‘저자세로 구매하라, 고자세는 말로가 비참해진다’고 가르쳤다. 무력만 갖고 하는 직원들은 혼냈다. 그것을 제 힘으로 생각하면 큰 착각이잖나. 조직을 떠나봐라. 누가 커피 한잔 사주나. 권력을 휘두르지 않는 사람이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구매하는 사람도 권력인데, 무력을 휘둘러선 안 된다.

그런 것과 더불어 서비스 정신을 갖고 미리 문제를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더라. 갑을 잘 알고 을의 책임자이다보니 서비스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다.



취미생활은 어떤 것을 즐겨 하는가. 또 개를 키우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반려동물과 함께한다는 것에 대한 예찬을 한다면.

유일한 취미 생활이라면 골프를 친다. 아내와 같이. 늘그막에 취미를 공유해야 외롭지 않지 않겠냐. 80년대 말부터 아내에게 권유해서 같이 친다. 그런데 머리가 복잡해서 요즘은 (골프가) 별 재미가 없다. (웃음)

애견 한 마리를 키우고 있다. 어릴 때 소학교가 집에서 2km나 됐는데, 당시 바둑이와 등하교를 했던 기억이 있다. 쥐약을 먹었는지 그 바둑이가 죽고는 개를 키울 기회가 없었다. 사실 아내가 개를 무지 무서워한다. 신혼 초에 군에 장교로 있던 동생이 군견을 분양 받아서 줬는데 첫 부부싸움을 개 때문에 했을 정도다. 아내가 개를 무서워한다는 것을 그때 처음 알았다.

그런데 2001년 구정 무렵이었나. 해외여행을 갔다. 당시 아들이 대전에서 카이스트에 다니면서 개를 키웠는데, 우리가 해외여행 간 사이 집에 데리고 왔다. (해외여행에서) 돌아오니 개가 있더라. 시추였는데, 아내가 덜 무서워하고 정을 들이더라. 아들한테 내가 키울 테니 놓고 가라고 했다. 이 개가 어떨 때는 저녁 늦게 가면 현관에서 2~3시간이고 기다리는 거라. 자리도 안 뜨고. 그거 생각하면 술 마시다가도 빨리 들어가고픈 생각이 나는 거야.

외롭고 힘들 때, 개와 함께 있으면 마음이 편하다. 그런데 지금 그 개가 아홉 살이다. 수명은 열다섯 살이라고 하더라. 사람도 만나면 헤어지는 게 있기 마련인데, 언젠가 헤어질 것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 <워낭소리>를 보고도 가슴이 찡했다. 이래저래 이 녀석한테는 감정이 애틋하다.


최고경영자, 그러니까 CEO는 영광스럽고 명예로운 자리면서도 고독이 함께하지 않을까 싶다. 최고경영자로 산다는 것에 대해.

고독하고 외롭지. 그때그때 결단을 내려야 하는데, 요즘 결단을 주저하기도 한다. 나이를 먹어서 그런가. (웃음) 회사 초기에 회의를 한창 느끼기도 했다. 80년대 말 90년대 초였지. 제조공장 2개를 했는데, 당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중소기업 사장들이 많았다. 그런 소식이 나올 때마다 남의 일 같지 않았다. 공장을 어쩔 수 없이 다른 사람에게 넘기게 됐는데, 직원들이 파업을 하더라. 내 마음 骨아주지 않더라. 속으로 울면서 호소를 했다. 고용 100% 승계하고 이런저런 사정을 호소했더니 오해를 풀더라. 참 고독하다. 결국은 스스로 결정하고 결단을 내려야 하니까.

책은 주로 어떤 분야나 장르의 것을 즐겨하는가. 인상 깊게 읽은 책이나 삶에 큰 영향을 준 책은 무엇인가.

일본의 마쓰다 고노스께와 경영 철학이 비슷하다. 자율과 책임. 고노스께 회장은 핸디캡 많은 사람인데 이를 극복하고 장점으로 승화한 사람이다. 이 사람이 쓴 책을 좋아한다. 그리고 짐 콜린스 교수가 쓴 『좋은 기업에서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도 좋더라. 미국의 11개 회사를 뽑아서 성장 과정을 분석한 책이다. 이 책에 나온 위대한 기업은 다들 조그맣다. 화려하고 스타성을 갖춘 CEO도 없고, 멋진 캐치프레이즈도 없다. 그저 좀 다른 기업들인데, 감명 깊게 읽었다. 그 밖에 경제흐름에 관한 책을 주로 읽는다.

조금씩 회복기미를 보이곤 있으나, 세계경제의 침체와 하강 우려는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 이럴 때, 기업들은 어떤 자세와 태도로 난관을 헤쳐 나가야 할까. 또 개인들은 어떻게 사람살이를 꾸려나가야 할까.

확실히 40대 때처럼 위기를 잘 읽지 못한다. (웃음) 이런 위기상황을 예견 못해서 자책을 하기도 한다. 예전과 달리 환율 때문에 손해도 보고. (웃음) 사람이 가장 어려울 때가 희망이 없을 때다. 희망이 보이지 않으면 더 어렵다. 긍정적 사고를 갖고 현실에서 실천 가능한, 그러니까 위험에 대한 구조조정을 하거나 단순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씀씀이를 줄이고 살아남아야 꿈도 실천하고 열매를 맺을 수 있다. 또 꿈이나 희망을 잃지 말아야 한다. 그것마저 잃으면 더 힘들다. 자기 신뢰도 필요하고. 그런 자세로 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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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김이준수

커피로 세상을 사유하는,
당신 하나만을 위한 커피를 내리는 남자.

마을 공동체 꽃을 피우기 위한 이야기도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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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외국기업들이 우리 경제의 근대화와 지식정보화 과정에 한국 기업들과 고객들을 대상으로 수행한 기업 활동에서부터 주한 외국기업이 한국 사회에 뿌리를 내리고 고객은 물론 직원들과 함께 만들어간 성장의 역사가 기록되어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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