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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CEO 인터뷰]① “기업은 개인의 것이 아니고, 기업은 사회에 기여해야 한다” - 신박제 NXP 반도체 대표이사 회장

기업이 돈을 버는 것, 결국 사회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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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여 동안 필립스전자 코리아의 CEO로서 한국에 ‘필립스’라는 브랜드를 정착시킨 신 회장은 지난 2006년부터 필립스 반도체사업부에서 독립한 NXP반도체를 이끌고 있다.

신박제 NXP반도체 대표이사 회장의 모토는 ‘나눔의 삶’이다. 기업 운영 역시 그런 ‘나눔’의 기반 위에 있어야 한다고 본다. 기업이 돈을 버는 것, 결국 사회로부터다. 혼자 잘나서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기업은 개인의 것이 아니기에, 돈을 벌었으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 신 회장의 철학이다.

그는 기업 경영과 함께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고민을 함께 품었다. ‘경제 리더는 전체 사회를 움직이는 공동체 리더로서 사회기여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사회적 유기체인 기업 발전이 사회 발전으로 연결되도록 하는 것. 그가 1994년부터 체육계 활동에 뛰어든 까닭이다. 사회 환원 활동 차원에서 대한체육회의 제의를 받아들이면서 그는 기업과 스포츠 경영을 함께하는 두 경영의 사나이가 됐다.

그는 기업인 최초로 올림픽 선수단장의 역할을 맡았고, 그것도 2회나 역임했다. 성과 역시 탁월했다. 특히, 비인기종목의 설움을 겪던 핸드볼협회와 하키협회의 회장을 맡아 각기 눈에 띄는 국제대회에서의 성과를 거뒀다. 기업 경영은 물론 조직 경영에서도 그는 꼭 필요한 경영자였던 것이다. 기업이 늘 사회의 일원임을 잊지 않았기에 그는 체육계에서도 기업 경영에 버금가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어디서든 나침반이었던 그는 성과와 이윤을 거두기 위한 혁신의 전도사였다. 그래서 그는 이렇게 말한다. “한 가정의 가장이건, 회사건, 나라건, 돈을 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돈을 벌어야 직원들에게 봉급도 주고 보너스도 안겨주며 조직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직원들이 성장할 수 있는 여지도 많이 생기고. 회사가 성장을 않으면 죽은 것이다. 사회환원도 돈을 벌어야 가능하다.”


14년여 동안 필립스전자 코리아의 CEO로서 한국에 ‘필립스’라는 브랜드를 정착시킨 신 회장은 지난 2006년부터 필립스 반도체사업부에서 독립한 NXP반도체를 이끌고 있다. 2005년부터는 한국외국기업협회 회장을 맡아 1만4,000개 외국 기업들 권익은 물론 기업하기 좋은 나라 만들기에도 매진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재건되고 있는 숭례문 언저리의 상공회의소에 위치한 그를 집무실에서 만났다. 여러 얘기를 나눴지만, 그 어느 해 국민들에게도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을 만끽하게 해 줬던 기억은 그에게 ‘내 인생의 잊을 수 없는 순간’으로 간직돼 있었다.

1993년 7월 필립스코리아의 사장이 됐다. 당시 ‘내부 혁신’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데,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어떤 것이었나.

당시 경주 힐튼호텔에서 전 직원을 모아놓고 얘기를 했다. 매출이 1억2,500만 달러가량일 때였다. 전임자가 4개년 계획을 잡고 4년 후의 (매출) 목표치가 네덜란드 화폐로 5억 길더였다. 미국 달러화로 바꾸면 2억5,000만 달러 정도였다. ‘전임자의 (목표치) 숫자는 존중하나 통화(단위)는 아니다’라고 했다. 그리고 길더 대신 US달러로 바꿨다. 즉, 화폐 단위를 바꿔 전임자가 세운 2배 목표치가 아닌 4배의 성장목표를 말했다. 직원들 반응이 즉각적으로 나왔다. 불가능하다고. 다시 얘기했다. 여기서 힘들다고 주저앉아 미미한 성장을 하면서 미미하게 끝낼 것이냐, 성장을 제대로 시켜서 신바람 회사를 만들어 혜택을 누리고 기회를 얻을 것이냐. ‘나는 리더로서 내가 말한 대로 리드하려고 한다. 확신을 갖고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고 실천할 수 있다. 난 준비돼 있다. 직원들과 한마음이 아니면 못한다. 그러니까 여러분이 이 자리에서 결정하라’고 했다.

그랬는데, 나중에 (직원들이) ‘할 수 있다’고 하는 거다. 불가능이 가능으로 바뀐 순간이었다. 마인드가 바뀌지 않으면 이길 수 없다. 그렇게 시작해서 2년 만에 전임자 목표를 달성하고 3년 만에 5억 달러를 달성했다. 애초 4년 목표였는데, 외려 앞당겨서 달성한 셈이다. 본사에서도 깜짝 놀랐다. 신나는 회사가 된 거다. 가장 중요한 것은 수입을 만들어야 하고, 그것을 위해서는 확실한 동기부여를 해야 한다.


책을 보니, 젊은 시절에 소신을 갖고 직언을 서슴지 않았다고 했다. 혹시 그것 때문에 피해를 보거나 마음 상했던 적은 없나.

직언하는 사람은 으레 손해를 본다고 마음먹어야 한다. 상처도 받는다. 그러니까, 각오하고 (직언을) 해야 한다. 과거 왕에게 직언한 충신들도 ‘이제 내 목숨은 없는 거다’라고 생각하고 한 거다. 계산에 넣지 말고 접고 들어가야 한다. 물론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달라지긴 하는데, 큰 그릇은 그것을 포용하고 작은 그릇은 그에 상응하는 불이익을 받게 마련이다.

그는 기업의 문화나 직원들의 능력 발휘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다. 이는 젊은 시절 경험과도 무관하지 않다. 전자계산기를 생산하는 중소기업을 첫 직장으로 삼았던 그는 마음껏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지 못하는 회사에 실망해서 사표를 냈다. 두 번째 회사도 자신이 있을 곳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그만뒀다. 이런 경험들 때문인지, 필립스전자 입사 면접 때는 입사 제의가 곧 왔으나 단번에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번에는 오래 있어야 할 곳을 찾아 신중을 기하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필립스전자는 당시 전자공학 전공자들 사이에선 최고로 선망 받는 직장 중의 한 곳이었음에도, 그는 기업 문화와 업무 분위기를 탐색할 생각이었다. 두 회사를 거치며 성격상 앉아서 연구?개발하는 스타일이 아니라는 것도 알았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능력과 자질을 개발해 성과를 내면서 성장과 발전의 기회를 만들고 싶었던 그였다. 필립스전자는 그런 그에게 꽂혔고, 그 역시 선택당한 결과로 필립스와 함께하는 역사가 시작됐다.

회사에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이나 기업 문화를 중시하시는 것 같다. 현재는 어떤 기업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나.

내가 생각하는 기업은 사회로부터 돈을 벌었으면 이를 사회에 기여해야 한다. 그것이 또한 기업문화다. 기업은 자기 것, 개인 것이 아니다. 지금 많은 기업들은 잘못 생각하고 있다. (기업은) 개인의 것이 아니고 사회에 기여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돈을 벌었으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직원들에게도 그런 마인드를 심어주고 있다. 혹시라도 재벌이 되면 사회에 기여하라고.(웃음)

‘중간관리자, 임원, 최고경영자 등의 직급별 책임자들이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하면 경영의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을 수 있다’고 했다. 조직원 각자가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게끔 만들 수 있는 만들 수 있는 최고경영자의 몫과 역할은 어떤 것이라고 보는가.

CEO는 우선 이런 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자질이 갖춰져 있어야 한다. 그걸 배양하는 것도 CEO의 몫이다. 직원들에게도 역할에 맞는 권한을 줘야 한다. 실수가 있을 수 있다는 것도 감안해야 하고. CEO가 모든 것을 다 쥐고 가면 직원들도 클 수가 없다. 책임이 따르는 거지만 제대로 (역할을) 만들어서 줘야 한다.

그라고 좌절이 없었을까. 필립스전자에서 저항기 판매영업으로 시작한 그였지만 일은 쉽지 않았다. 성과는커녕 문전박대를 받으면서 좌절을 경험했다. 심기일전한 그가 생각해낸 것은 ‘키맨공략’. 결국 그는 큰 성과를 거뒀다. 외국 기업 제품과 거래할 수 없다는 일본계 기업 구매담당자를 서른 번 이상 찾아가는 정성 끝에 거래를 성사시키는 일화를 만들기도 했다.

정말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이런 영업의 경험을 통해 얻은 깨달음이 있다면.

(팔러 다녔던) 저항기 한 알에 2원 몇 십 전이었는데, 문전박대만 당했다. 허구한 날 다니는데도 한 알도 못 파는 경우가 많았다. 한강에 앉아 연구개발하면서 있을걸, 하는 후회를 하기도 했다. 가봐야 상대를 안 해주니까. 그러다가 ‘여기서 끝나면 안 된다. 태어나서 이것 하나 못하면 어떻게 하냐’라고 마음을 돌려먹었다. 그리고 키맨전략을 착안해서 리스트업을 하고 친구, 친척, 지인 중에 관계된 사람이 없나 찾아서 공략했다.

일본계 기업 같은 경우는 좀 다른 것이, 자신들만의 룰이 있었다. 필립스전자 같은 외국계 기업은 (구매 순위에서) 5순위다. 와도 소용이 없으니까 아예 오지 말라고 하더라. 오기도 생기고 물건 사지 않아도 좋으니까 차나 한잔 마시자면서 꾸준히 찾아갔다. 그런데 지극이면 정성이라고 결국 거래를 하게 됐다. 그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렇게 성취했을 때의 쾌감이 얼마나 좋은 것인지 깨달았다. 밑바닥부터 기었던 것 아닌가. 그것이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밑거름이 되고 토대가 됐다.



그의 이력에는 체육계와 연관된 것이 많다. 한체대 명예 이학박사, 하키협회 회장, 핸드볼협회 회장, 대한올림픽위원회 부위원원장 등 체육계 이력이 꽤 많이 붙어 있다. 체육계와의 인연도 꽤 깊다.

체육계 활동을 통해 특별히 애착 가는 기억이 있나. 또 좋아하는 스포츠가 있다면.

(체육계 활동도) 기업이 돈을 벌면 사회에 기여해야 한다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대한체육회에서 제의가 와서 핸드볼협회장을 맡았다. 당시 필립스 그룹의 수석부회장이 나의 보스였는데 2시간 동안 얘기를 나눈 끝에 (협회장을 맡는 것이) 기업이 사회에 기여하면서 기업 가치를 높이는 일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1995년 비엔나 핸드볼월드컵에서 우리나라가 우승을 했고 그게 또 인연이 돼서 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선수단장을 맡았고 그해까지만 체육회 활동을 하고자 했다.

그런데 다음해 97년 DJ정권이 들어서고, 핸드볼 원로들이 다시 나를 잡아오라고 명을 내린 거다.(웃음) 핸드볼협회장을 다시 맡으라는 것을 가까스로 사양하고 쉬고 있는데, 체육계가 어려우니 맡아달라고 거듭 부탁을 하더라. 그래서 그때는 하키를 맡았다. 비인기종목이다보니 할 사람도 적고 돈은 많이 들고. 안 하려고도 했는데, 도전정신이 생기더라. 잘 안 되는 것을 되게 만들어서 성취하는 것. 결국 시드니올림픽에서 금메달보다 값진 은메달을 땄지 않나.(웃음)

스포츠는 대부분 좋아하는데 골프, 등산, 스키를 아주 좋아한다. 스키가 아주 재미있다. 양으로는 많이 탔다.


잊을 수 없는 기쁨의 순간도 스포츠와 함께했다. 스포츠와 기업 경영의 공통점과 차이점이라면.

기업 경영과 스포츠 모두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그런데 해보니 기업 경영보다 체육이 더 힘들다는 것을 경험했다.(웃음) 기업에서 (사람에게) 그 정도 공을 들였으면 상당히 오래가는데 체육계는 생각보다 오래가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필립스코리아는 외국 기업이지만, 수출을 꽤 많이 한다. 수출모범기업이다. 그 덕분도 있겠지만, 필립스코리아는 외환위기 당시 외국산 불매운동이 벌어질 때, 그 브랜드가 거론되지 않았다. 체육계 지원 등 필립스가 그동안 한국 사회에 뿌려놓은 씨앗도 있다. 또 외국인 투자를 한창 필요로 하던 그즈음, 신 회장은 LG필립스 합작법인 설립의 산파 역할을 했다. 한국에 있는 외국 기업의 CEO가 글로벌 본사를 설득해 한국에 투자하도록 만든 것이다.

한국에 많은 공헌을 하고 있는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한 것 같다. 어떻게 그런 이미지를 만들었나.

수출만 해서 물론 이런 이미지를 만든 것은 아니고 외국 기업으로서 체육계에 공헌한 것도 영향을 미쳤을 거다. 핸드볼은 10억, 하키는 4~5억 원 등을 (기업 차원에서) 지원했다. 핸드볼협회장을 할 때 국제대회를 많이 유치했다. 국가대표팀 유니폼에 필립스 브랜드를 달고 뛰었다. 브랜드 가치가 올라가는 것도 있지만, 일반인들은 생소한 외국 기업인데 저런 것도 한다면서 좋게 보게 된 거지.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었다. 어떤 사람이 몇 차례 전화 항의를 했다. 자신은 서울 시민인데 울화통이 터져서 전화를 했다더라. 국가대표 유니폼에 외국 기업 브랜드가 말이 되냐면서. 비서가 쩔쩔매기에 내가 전화를 바꿔서 말했다. 돈을 1~2억 주면 전화 거신 분 이름을 유니폼에 달아주겠다고. 그랬더니 조용하게 끊더라.(웃음) 하키도 마찬가지였다. 국내외 대회 때마다 회사 브랜드를 달고 있으니까 필립스라는 기업이 국내에서 영업보다 수출이 많고 체육에 공헌하는구나, 라는 인식이 자연스레 박힌 거다.

93년에는 모 사단과 자매결연을 맺은 적도 있다. 당시 문민정부가 들어서면서 군 사기가 많이 떨어졌다. 군인들 사기를 떨어뜨려선 안 된다는 생각에 한 일간지 사장을 찾아가 최전방의 사?과 자매결연을 부탁했다. 군사기도 북돋고 매스컴을 타니까 이 기업은 다르구나, 라는 생각을 하신 분도 있을 거다. 이런저런 활동이 (외환위기 때) 불매운동이 벌어져도 필립스가 거론되지 않은 이유일 것이다. 언론이나 소비자가 볼 때는 국가 위해서 귀여운 짓을 했다는 거지.(웃음)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한국에 있으면 한국 기업이다.


LG필립스 합작법인 설립 당시, 중간에서 다리를 놓으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나. 두 회사 간에 대화가 진전이 되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던데, 어떻게 다리를 놓았는지.

기업 문화도 다르고, 나라 문화도 달랐으니 어려움이 있었다. 두 회사를 효율적으로 조화를 이루게 할 수 있는 방법이 뭔가를 놓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그래서 낸 결론이 상대방 입장에서 서서 바라보자는 것이었다. 상대방이 나를 바라봤을 때 어떻게 생각하고 나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고민한 거지. 양쪽 다 그렇게 파악하면서 이해를 시켜나가는 것이 중요했다. 개성이 다르고 문화가 다르다보니, (상호간 이해가) 되는 것은 빨리 처리하고 안 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도록 중간에서 조율했다.

무엇보다, 제일 우선은 ‘신임’이다. 양쪽 다 신임이 있어야 하고 더 중요한 것은 돈(투자)을 줄 사람의 ‘신임’인데, 본사 회장으로부터 그 신임을 얻은 것이 가장 큰 힘이 됐다.


얼마 전 필립스의 지분매각으로 LG와 필립스의 제휴가 끝났다. 어떤 느낌이 들던가.

생각 같아선 더 오래 지속됐으면 했는데 주어진 여건이 안 됐으니 끝난 것 아니겠나. 두 회사 모두 돈을 많이 벌었으니까 성공적인 사례였다고 평가한다.

필립스코리아 대표로 13년 9개월을 재임했다. 글로벌기업의 한국법인 대표이사 임기가 대략 3~4년인데, 이례적으로 장수했다. 이렇게 오래 CEO로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었던 요인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첫째, 그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사람이 돼야 한다. 둘째, 회사가 필요로 하는 사람은 끊임없는 경영 혁신과 도전을 하면서 성장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조직에서 필요로 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 해법이다. 가치 혁신도 중요하다.

한국외국기업협회 회장도 연임을 했다. 외국 기업들이 국내 경제에 미친 장점이 있다면.

국내에 외국 기업은 1만4,000개가 활동하고 있다. 국내 경제에 공헌하는 부분도 많다. 장점이라면 외국 기업이 가진 선진화 모델을 전수받을 수 있다는 데 있지 않을까. 기술이나 경영, 마케팅 전략 등이 많이 전수됐다. 삼성, LG 등과 같이 아주 큰 대기업이야 잘하고 있으니 큰 상관없지만, 중소기업들은 외국 기업들로부터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가졌을 것이다.

외국기업협회에서 ‘기업경영하기 좋은 나라 만들기’를 진행하던데.

정부에서 ‘기업하기 좋은 나라’에 대해 내게 질문을 많이 한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동남아에서 그것을 잘하는 두 군데만 가보면 된다. 왜 기업하기 좋은 나라가 됐는지 벤치마킹을 하면 된다. 거기엔 모든 게 다 들어있다. 두 곳은 홍콩과 싱가포르다. 물을 필요도 없이 벤치마킹만 제대로 하면 되는데, 답변을 몇 번이나 한들 제대로 변하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가서 보고 우리가 더 낫게 할 수 있는 것은 하고, 차별화할 수 있는 것도 찾아서 정책 입안자들이 그것을 제대로 하면 된다.

전 세계 수요가 위축돼 있는 상황이다. 어떤 리더십과 경영전략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지금 경제위기 상황에서는 위기를 기회를 만들 수 있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짜내야 한다. 예전 외환위기 때 LG필립스를 만들어냈듯이 말이다. 누군가를 설득해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것, 그건 일종의 DNA가 아닐까도 싶다. 한편으로는 여러 면에서 긴축 정책을 쓰면서 구조조정도 필요하다면 해야 한다. 위기를 벗어날 수 있는 리더십과 전략이 우선이다.


CEO는 그래서 고독하다. 위기든 기회든, 결단의 순간은 온전히 CEO의 몫이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책은 CEO들이 현명한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다. 책 속에 길이 있다는 것, 최소한 CEO들에겐 참인 명제다. 신 룈장에게도 책은 좋은 친구이자 길이다. 그런 책을 준비하고 있기도 하다.

책은 어떤 장르나 종류를 즐겨 읽는가. 책을 준비하는 것이 혹시 있나.

책을 많이 보는 편이다. 특히, 중국 고전들은 대여섯 번씩 읽었다. 『삼국지』『수호지』 등 중국 고전소설은 모조리 다 읽었다. 『삼국지』는 8번을 읽었고. 중국 고전들 속에는 사람을 다루고 사람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담겨 있었다. 사람 마음을 꿰뚫어보는 그런 것들이 숨어 있는데 참 묘미가 있다. 사람들을 만날 때 그런 책을 읽고 사람을 보면 일종의 희열을 느낀다. 일본 책들도 많이 읽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대망』 같은 것은 3~4번 읽었다. 그렇게 읽어도 더 보고 싶기는 한데, 알다시피 이런 것들은 시리즈가 길지 않나. 한번 잡으면 손을 못 떼기 때문에 두려워서 더 못 읽고 있다.(웃음)

뼈다귀를 고을수록 진국이 나오듯이 책도 마찬가지다.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 읽을수록 못 보던 것이 보인다. 그것도 묘미다. 지은이가 (책 속에) 묻어둔 것을 한번에 발견하지 못해도, 자꾸 읽으면 찾아내는 재미가 있다. 보물찾기와 같다고나 할까.

그리고 책을 하나 준비 중이다. 그동안의 경영 경험을 담을 것이다. 문제에 부딪힐 경우, 경영자나 CEO들이 이것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노하우를 알려주는 책이다. 경영실무 서적인데 경영하시는 분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쓰고 있다. 내년에는 출간이 가능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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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김이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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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하나만을 위한 커피를 내리는 남자.

마을 공동체 꽃을 피우기 위한 이야기도 짓고 있다.

세계를 감동시킨 CEO 리더십

<신박제> 등저19,800원(10% + 5%)

주한 외국기업들이 우리 경제의 근대화와 지식정보화 과정에 한국 기업들과 고객들을 대상으로 수행한 기업 활동에서부터 주한 외국기업이 한국 사회에 뿌리를 내리고 고객은 물론 직원들과 함께 만들어간 성장의 역사가 기록되어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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