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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리, 독특한 일본 여행책 『도키나와 코코로』 출간했어요!

솔직하고, 스스로를 사랑하고, 건전하며, 글쓰기와 책읽기에 탐닉하는 그녀의 여행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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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타 사유리 씨를 책으로 설명하면 ‘엔도 슈사쿠의 『침묵』과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이 공존하는 사람이다.’라고 말하는 게 적당할지 모른다.

후지타 사유리 씨를 책으로 설명하면 ‘엔도 슈사쿠의 『침묵』과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이 공존하는 사람이다.’라고 말하는 게 적당할지 모른다. 신과 신앙의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하면서도 동시에 그는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파멸을 향해 치닫는 인간의 허무함과 어두움에 끌린다. 엔도 슈사쿠의 『침묵』 쪽의 사유리는 기부와 나눔, 인간과 신의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의 사유리는 진지하게 인간과 세상에 대해 소설을 쓰고 싶어 한다.

인터뷰 장소에서 만난 사유리는 <미녀들의 수다>의 4차원 소녀 사유리도, 인터넷을 떠돌던 ‘엽기’(?)적인 사진의 주인공도 아니었다. 솔직하고, 스스로를 사랑하고, 건전하며, 글쓰기와 책 읽기에 탐닉하는 사람이었다. 책이 없으면 불안할 정도로 지독한 독서광인 사유리의 가방 속에는 늘 책이 몇 권 들어 있다. 그날은 『빙점』의 작가 미우라 아야코의 수필집이 들어 있었다. 문고본이라 가볍고 가방에 쏙 들어간다고 말하며 밝게 웃었다. 왜 그렇게 책을 열심히 읽는가를 묻자, “책을 읽지 않은 인간의 시야는 필연적으로 좁을 수밖에 없어요.”라고 대답했다.


독특한 감성으로 그려낸 오키나와와 도쿄 여행기, 『도키나와 코코로』

사유리가 쓴 『도키나와 코코로』가 출간되었다. 도쿄와 오키나와를 여행한 이야기를 사진과 짧은 글로 담아냈는데, 평범한 여행기와는 많이 다르다. 지금까지 많이 나왔던 연예인들의 여행기와는 크게 다르다. 무엇보다 그녀가 직접 쓴 글을 보고 많이 놀랐다. 4차원 소녀는 온데간데없고 진지한 작가가 그 자리에 있었다.

“<미녀들의 수다>로 연예인 대접을 받고, 얼굴도 많이 알려졌지만 전 노래나 연기에 흥미가 없어요. 제가 정말 하고 싶은 건 글쓰기인데, 소설을 쓰고 싶어요.”

『도키나와 코코로』를 펴낸
<미수다>의 후지타 사유리
일본에 있을 때 출판사에 몇 번 투고를 해서 ‘책을 내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받기도 했지만 스스로 부족하다는 생각으로 거절했다고 했다. “저는 ‘어, 사유리가 글도 쓰대.’라는 식의 반응이 아니라, 프로로써 진지하게 글을 쓰고 평가받고 싶어요.” 이번 책 『도키나와 코코로』는 정말 단어 하나하나까지도 신경을 쓸 정도로 열심히 썼다. 도쿄와 오키나와는 사유리라는 프리즘을 통과한 멋진 시, 소설, 에세이로 탄생했다.

“한국 사람과 일본 사람은 겉으로 볼 땐 굉장히 비슷하지만 그 속은 다르다는 말을 많이 하잖아요. 한국 사람들은 일본 사람을 두고 차갑다, 정이 없다, 속마음을 표현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그렇지 않아요. 그런 한국 분들에게 일본인이나 한국인이나 똑같은 마음이 있다는 메시지를 책을 통해 전해 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선택한 여행지가 오키나와와 도쿄다. 가장 순박한 자연과 인간의 아름다움이 남아있는 오키나와, 거대한 고독과 어둠이 펼쳐지는 도쿄. 역사적으로도 오키나와와 도쿄는 대조적이다. 오키나와에는 곳곳에 전쟁의 상처, 차별의 상처가 남아있다. 도쿄의 상처가 고도성장의 그늘에 있는 개인의 상처라면 오키나와의 상처는 역사와 전쟁의 상처다.

“외국에 나가면 오키나와 사람들은 자신을 일본 사람이라고 하지 않아요. 본토 사람을 아직도 미워해요. 그렇지만 자연과 인간은 너무나 느긋하고 아름답지요. 일본에는 인정이 톳치고 느긋하고 아름다운 오키나와의 얼굴도 있고, 더럽고, 차갑고, 타인의 일에 무관심한 도쿄의 얼굴도 있어요. 그 모든 것이 다 일본이지요.” 사유리는 오키나와의 자연도 도쿄의 인간도 다 좋아하지만, 작가로는 도쿄의 강렬함에 끌린다고 했다.


여행을 통해 솔직하고 강한 진짜 나와 만나다

사유리는 지금 여행 중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오빠가 있던 뉴욕에서 생활하다가 그곳에서 만난 한국 친구들이 좋아서 한국으로 오게 되었다. 한국 정서로는 대학을 졸업한 딸이 취직이나 결혼하지 않고 외국 땅을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할 부모님이 별로 없다. 사유리에게 부모님이 딸 걱정을 하지 않으시냐고 묻자 기대하지 못했던 대답이 돌아왔다.

“저는 사실 여행하고 싶지 않았는데, 저희 집안 전통이라고 할까, 무조건 외국에서 2~3년 생활해야 했어요. 엄마가 ‘졸업하고 나서 너도 외국으로 여행을 가.’라고 해서 싸우기까지 했어요. 전 일본에 있고 싶었거든요.”

부모님에게 등 떠밀리듯 뉴욕으로 떠났다. “어학연수를 떠났는데, 한국 친구들과 어울려 다녀서 영어보다 한국어를 더 많이 배웠어요. 친구들이랑 코리아 타운에서 한국 음식을 많이 먹었는데, 정말 맛있는 거예요. 저는 한국 음식은 다 매운 줄 알았는데 일본인의 입맛에도 잘 맞는 한국 음식이 진짜 많았어요. 그런데 친구들은 ‘여긴 비싸고 맛도 없어.’ 그러는 거예요. 제가 순대를 특히 좋아했는데, 한국에는 더 맛있는 순대가 있다는 말에 한국행을 결심했지요.”

사유리의 엉뚱함이 드러나는 순간이다. 그래서 맛있는 순대를 많이 먹었느냐고 하니 행복하게 웃으며 실컷 먹었다고 말했다. 포장마차에서 파는 순대가 무척 맛있다고.

처음에는 여행이 힘들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부모님이 왜 자식들을 해외에 내보냈는지를 깨닫게 되었다. “정말 다양한 사람들, 다양한 문화들이 있었어요. 사람들을 만나고 부대끼면서 그들에 대해 글을 쓰고 싶다는 꿈이 구체화되었지요. 또 일본에서는 ‘하고 싶다, 하고 싶지 않다’를 명확하게 표현하지 않아요. 그런데 미국에서는 자기 의사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으면 손해를 보고 무시당하죠. 무조건 말을 해야 해요. 한국에 와서는 굉장히 강해졌죠. 성격도 급해졌고, 밥도 빨리 먹고, 솔직하고 당당하게 내 생각을 말할 수 있게 되었고요. 제가 변했다기보단, 원래 그런 부분이 있었는데 한국에 와서 그런 부분이 비로소 드러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악플은 쓰는 사람이 부끄러워 해야 한다

한국에서 좋은 기억만 있었던 건 아니다. <미수다>에 출연한 후 사유리는 악플에 시달렸다. “처음에는 ‘나에게 관심이 있으니까 그러나 보다.’ 넘어갔는데 갈수록 너무 심해졌어요.”

더 힘들었던 건 주변 사람들을 믿을 수 없게 된 것이다. “분명히 그 이야기는 친한 친구에게 개인적으로 한 건데 인터넷에 떠돌아다녀요. 그러니 주변 사람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입을 다물 수밖에 없는데, 그러면 친구들은 텔레비전에 나왔더니 사람이 변했다고, 거만해졌다고 해요. 악순환이었죠. 제가 굉장히 솔직한 편인데, 너무 솔직해도 문제가 되는 것 같아요.”

그 이전까지는 연예인 악플에 별 관심 없었던 사유리. 당연히 인기를 얻는 사람이 감수해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했다. 연예인이 악플 때문에 자살하는 것도 이해를 못했는데, 이제는 그 심정이 무척 잘 이해된다. “인간과 세상에 대해 좋은 공부를 했다고 생각해요, 지금은. 나중에 소설을 쓸 때 좋은 소재가 될 것 같아요.”

악플 때문에 인간이 싫어지진 않았을까? “경기도에 있는 위안부 나눔의 집에 가서 위안부 할머님들을 만난 적이 있어요. 그곳에 계신 한 할머님이 죽으면서 베트남 전쟁 때 한국 군인들에게 피해를 입은 여성분들을 위해 전 재산을 기부해 달라고 하셨대요. 그 이야기를 듣고 정말 큰 감동을 받았어요. 아우슈비츠에 대해 책을 쓴 심리학자가 이런 말을 책에서 했어요. ‘인간은 최악의 순간에도 선을 선택할 수 있고, 극한 상황일수록 선함은 더욱 빛난다.’라는. 또 이런 일도 있어요. 중국에 일본인 잔류고아들이 많이 있는데, 중국인 양부모님들이 목숨을 걸고 그 아이들을 거두어 길렀어요. 이런 것들을 보면 인간에 대한 믿음이 생기고, 인간의 진정한 위대함을 느껴요.”


진정한 애국심은 자기 나라의 잘못을 솔직하게 사과하는 것

사유리는 위안부 문제에 관심이 많다. <미수다>의 출연비와 『도키나와 코코로』의 인세를 위안부 할머님들을 위해 기부하고 있고, 앞으로도 꾸준히 도와드릴 생각이다.

“제가 일본인이라 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가지는 게 아니에요. 그분들과 같은 여자라서 그래요. 가끔 언론에서 제가 일본 대표로 위안부 할머님들에게 사과하고 돕는 걸로 나오면 너무 창피해요. 저는 일본을 대표해 사과할 만큼 대단한 사람이 아니고, 위안부 문제로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싶은 생각도 없어요. 같은 여자로 그분들이 짊어지고 계신 고통이 너무 가슴 아파서 힘닿는 대로 돕고 싶은 마음이에요.”

이런 사유리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보는 사람들 때문에 상처도 받았지만 그때마다 미우라 아야코의 글을 떠올렸다고 했다. “인간의 기준보다 하느님의 기준이 더 중요하다는 말을 떠올려요. 능력 없는 제가 <미수다>로 방송에 나와서 유명해지고 쉽게 돈을 벌었어요. 내 노력의 대가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아, 이건 하나님이 어려운 사람을 도우라고 내게 주신 거구나.’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저는 평생 기부하는 삶을 살고 싶어요.”

“인간의 기준보다 하느님의 기준이 더 중요하다는 말을 떠올려요. … 저는 평생 기부하는 삶을 살고 싶어요.”
일본인 중에는 그리스도교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별로 없는데 사유리는 그리스도교에 관심이 많다. “그리스도교 재단의 여자 대학을 다녔어요. 그때는 종교에 별로 관심이 없었어요. 채플 시간이 지겨워 빼먹기도 했으니까요.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하나님 생각이 많이 나요.”

수녀님들이 학생들을 가르쳤는데 어찌나 엄하셨는지, 남자가 학교 근처에 얼씬거리기만 해도 물을 뿌려 쫓아내셨다는, 학창 시절의 에피소드를 이야기했다. 덕분에 남자 구경은 꿈도 못 꾸었다고 말하며 웃었다.

“엔도 슈사쿠의 작품들(『침묵』『깊은 강』)을 읽으면서 종교와 인간, 고통의 문제를 깊게 생각하게 되었어요. 엔도 슈사쿠는 다자이 오사무와 함께 제가 제일 좋아하는 작가 분인데, 인간의 삶에는 왜 이리 고통이 많은지, 그 고통의 순간에 신은 어디 있는지, 기도와 믿음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를 진지하게 고민할 때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엔도 슈사쿠는 종교적인 글도 많이 남겼지만 유머러스한 대중 소설도 많이 썼어요. 재능이 많은 작가지요. 미우라 아야코의 소설과 에세이도 종교적인 내용을 깊이 다루고 있는데 탐독하고 있어요. 그리고 다자이 오사무도 참 좋아해요. 『인간 실격』을 제일 좋아해서 남자 친구에게 읽어보라고 준 적이 있었는데 내용이 너무 어둡다며 도망가 버렸어요.(웃음)”

사유리는 자존심과 애국심이 강한 여자다. 그가 정의하는 자존심과 애국심은 자신만, 자기 나라만을 챙기는 것이 아니다. “진정한 자존심은 자기 자신과 타인을 동등하게 존중할 수 있는 거고, 진정한 애국심은 자기 나라와 다른 나라를 동등하게 사랑하고 존중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전쟁이 났을 때 나라를 위해 싸우는 것만큼이나, 자기 나라가 잘못한 일을 솔직하게 말하고, 상처 주고 피해 입힌 나라에게 사과할 수 있는 게 진정한 애국심이라고 믿어요.” 그런 사유리의 진심을 안다면, 그가 하는 행동들의 진짜 의도들을 알 수 있지 않을까? 어쩌면 그런 애국심이 우리에게도 필요한 시점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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