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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교육특강 1탄①] 부모 내공이 나와 아이를 행복하게 한다 - 『솔빛엄마의 부모 내공 키우기』 저자 이남수

옆집 엄마에게 휘둘리지 않고 아이 키우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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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의 매개가 된 책 『솔빛엄마의 부모 내공 키우기』는 부제가 ‘옆집 엄마에게 휘둘리지 않고 아이 키우는 법’이다. 내공이라는 말이 다소 다의적이고 모호하다면 부제는 매우 명확한 의미로 전달되고, 솔깃하다. ‘옆집 엄마’라는 말 속에는 소신대로 아이를 키우기가 힘들게 하는 우리 주변의 온갖 요소들이 뭉뚱그려 들어 있기 때문이다. 마치 나무가 가만히 있고자 하나 바람이 끊임없이 흔들어 대듯이.

『솔빛엄마의 부모 내공 키우기』의 저자인 이남수 씨의 부모 대상 강연회가 10월 8일 오전 10시 30분 영등포 하자센터에서 있었다. 아이들 학교 보내고 준비해 도착하려면 다소 바빴을 터인데, 꽤 많은 청중이 모였다. 아마 솔빛 엄마가 그만큼 청중 동원력을 지닌 브랜드이기 때문이기도 하겠고, ‘아이 잘 키우기’가 모든 부모의 미션의 처음이자 끝으로 여겨지기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했다.

강연의 매개가 된 책 『솔빛엄마의 부모 내공 키우기』는 부제가 ‘옆집 엄마에게 휘둘리지 않고 아이 키우는 법’이다. 내공이라는 말이 다소 다의적이고 모호하다면 부제는 매우 명확한 의미로 전달되고, 솔깃하다. ‘옆집 엄마’라는 말 속에는 소신대로 아이를 키우기가 힘들게 하는 우리 주변의 온갖 요소들이 뭉뚱그려 들어 있기 때문이다. 마치 나무가 가만히 있고자 하나 바람이 끊임없이 흔들어 대듯이.

『솔빛엄마의 부모 내공 키우기』는 딸 솔빛의 남다른 영어 교육으로 언론에 회자되었던 이남수 씨의 최근 저술이다. 그러나 언론에 회자되었다고 하나, 아주 솔직히 말하면 나는 유명한 ‘~엄마’나 ‘~엄마’의 교육법에 대해 완전히 무지한 상태라 솔빛 엄마라는 이름도 알지 못했다. 대단한 소신이 있어서 남의 교육법을 엿보지 않은 것이 아니라 원래 매사 열심이지 못한 성정에다, ‘왠지!’ 뭘 배우러 아이를 내보내는 것이 내키지 않아서 아이를 끼고 가르쳤던 결과가 그렇게 됐다. 그러다 보니 어느 날부터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정보가 차단됐던 것이다.

그러나 정보의 차단은 어쩔 수 없는 불안감으로 다가온다. 아무리 초연하려 해도 아이의 성적이 마음 같지 않고, 혹은 아이와 일상에서 거세게 부딪히기고 하고, 아이 아버지와도 의견 대립이 생기고. ‘독불장군 있나? 남들 하는 대로 해야지.’라는 자괴감도 들고. ‘식당에서 설거지 아르바이트라도 해서 좀 이름난 학원에 보내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고민도 하고. 따라서 필자가 강연장을 찾은 속내는 이런 것이었다. ‘나 같은 엄마는 아무도 없나?’ ‘대단히 잘못하고 있는 걸까?’ 혹은 ‘어느 정도는 잘하고 있는 걸까?’ ‘부모 노릇의 최선은 뭘까?’ 그리고 무엇보다, 동지를 발견하고 싶다는 것!


학교 안 다니면 안 되나요?

저자는 ‘나와 내 아이의 삶에 대해 고민해 온 내 이야기’를 하겠다는 말로 강연을 시작했다. 그러더니 바로 이렇게 되물었다.

“우리가 여기 왜 모였나요? 무슨 이야기를 듣고 싶으세요?”

움찔했다. 참교육에 대한 견해를 나누러 왔느냐 혹은 대단한 비법 전수를 기대하고 왔느냐 묻는 것처럼도 느껴졌다. 어느 쪽도 아니거나 둘 다이거나 혹은 매우 애매한 목적으로 찾아간 나 같은 사람에게는 자못 날카로운 물음이었다.

『솔빛엄마의 부모 내공 키우기』 저자 이남수

그녀는 이어, 자신과 솔빛의 이야기를 담담히 들려주었다. 남편이 전교조 해직교사로서 힘들 때 태어난 솔빛을 시어머니께 맡겨 키우는 과정에서 아이가 분리불안증세를 보였던 것, 이후 학교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튀는 아이, 튀는 엄마가 되었던 것, 남들 다 다니는 학원을 안 다니면서 겪은 따돌림.

결국 중학교 2학년 때 솔빛은 엄마에게 이렇게 말했다 한다. “학교, 안 다니면 안 되나요?” 솔빛은 선생님의 말을 절대 어기지 않는 아이라서, 그러려다 보니 오히려 숨을 쉴 수 없었다고 한다. 하긴, 적당히 어기고, 적당히 꾸중 듣고, 돌아서서 혀를 내밀 줄 알아야 숨도 잘 쉬는 법이기는 하다.

우리라면 이런 자식의 물음에 어떻게 대답할까? “안 돼.”로 못 박아버리지는 않을까? 그러나 솔빛 엄마는 즉답을 피하고 깊이 생각한다. 고민 끝에 이들 가족은 학교를 그만 다니기로 하고, 백방으로 알아본 끝에 그냥 집에서 공부하기로 한다. 이른바 홈스쿨링이다. 솔빛은 1년 동안에 중학교, 고등학교 학력을 인정받는 검정고시를 통과하고 하고 싶은 공부, 하고 싶은 놀이를 하며 3년을 보낸다. 그 기간이 매우 즐겁기만 했겠느냐, 물론 그렇지 않을 것이다. 저자도 그렇게 이야기했다. 백수 생활을 하는 딸과 부딪히기도 했고, 갈등이 없지는 않았다고. 하지만 결국 아이를 믿었다고 한다. 지금 솔빛은 한국예술종합대학 3학년이다. 솔빛이 스스로 대학을 가고 싶다 하여, 등록금이 싼 국립대학을 가도록 권한 끝에 얻어진 결론이다. 솔빛은 한 번도 학교로 돌아가고 싶다 하지 않았다 한다.

나중에 솔빛은 TV에 나와서 이런 내용의 말을 했었다.

“학교는 옷 같은 거라고 생각해요. 표준체형에 맞게 나온 옷. 맞는 아이들이 많지만 내게는 잘 맞지 않았어요. 홈스쿨링하면서 좋았던 건 나에 대해 생각할 시간이 더 많아졌다는 거예요.”

이 말은 솔빛 교육의 핵심이다. 학교를 배격하자는 이야기가 아님을 분명히 하면서, 다만 내 아이에게 맞는 교육을 선택할 용기를 내보자는 은근한 권유일 뿐이다. 맞지 않는 옷을 억지로 입혀 긴 세월을 지내게 한 아이가 ‘행복’할 것인가 하는 화두를 던지는.


아이와 함께 행복 만들기

아이가 일류 대학에 들어가고, 대기업에 취직하고, 비슷한 아이와 만나 결혼해 잘 살았으면 한다거나, 혹은 이름난 인물이 되었으면 한다는 바람 뒤에는 무엇이 숨어 있을까? 한마디로 말하면 행복이다. 아이가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부모들은 진심으로 바란다. 그런데 행복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지에 대해서는 확신이 없다. 아이의 선택을 믿지 못한다. 왜? 자기가 불행하니까.

이남수 씨는 모든 부모의 기대와 바람 뒤에는 ‘자기 욕심’이 웅크리고 있기 십상이라고 단언했다. 대안교육을 물색하는 한 어머니의 질문에 저자는 그것 역시 ‘사교육’에 대한 욕심과 별반 다르지 않은 또 다른 욕심일 수 있다고 대답했다. ‘대안학교를 선택했으니까, 혹은 홈스쿨링을 선택했으니까 더 잘 돼야 한다는 강박’은 결과 지향적인 우를 범하기가 쉽고, 아이를 더 힘들게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과정이 행복해야 한다.’는 거라 했다. 부모가 진정한 조언자가 아니라 리더가 되어서는 어떤 선택이든 마찬가지라는 말로 이해됐다. 결국 이런 것일 터이다. ‘아이가 원하느냐, 아이가 좋아하느냐, 아이가 선택한 일이냐.’


이남수 씨에 따르면 스스로 선택하게 하되 방치하지 않는 부모는 진정한 조언자로 존재해야 한다. 그리고 그 전제조건은 신뢰이다. 부모의 말을 진심어린 조언으로 믿고 진지하게 받아들이게 하기 위한 장기적인 관계 형성. 그러기 위해 ‘부모의 내공’이 필요하다고 이남수 씨는 말한다.

내공이란 바로, 거리를 두고 늘 그 자리에서 도움의 손길을 내밀 수 있는 참을성이다. 개입하고 집착하다 지레 지쳐서 방치하는 일을 반복하는 우리 대부분의 부모들에게는 마치 이 악물고 길어 올려야 하는 깊은 우물과도 같은 내공이다. 아이의 그릇을 억지로 키우려 들지 말고, 내 그릇을 키우며 기다리고 지켜보고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내공. 그걸 솔빛 엄마는 해냈다. 그 사이에 얼마만한 인내와 고통이 있었을까 하는 상상을 해보게 되는 대목이다.

강연을 듣고 돌아 나삿며 자꾸 이 말을 되뇌었다. 실로, 내 그릇을 키울 일이다. 내 욕심을 아이 머리 위에 얹어 놓고,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하지 말 것. 이남수 식으로 표현하면 “제 자식은 제가 책임져야 한다. 아무도 책임져 주지 않는다. 믿을 놈 없다. 특히 옆집 엄마는!”

모든 면에서는 아니지만, 솔빛 엄마가 동지로 다가왔으니, 강연회 참석은 성공한 셈이다.

다음은 솔빛 엄마와 독자 간에 오고간 질문과 대답을 몇 간추린 것이다.

Q. 홈스쿨링을 한다면 교재로는 어떤 것을 권하고 싶은가?

교과서를 권해주고 싶다. 나는 우리나라 교과서가 잘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 쓸데없이 바꾸지 말았으면 한다. 내 경우는 중고등학교까지 대부분의 교과서를 아이 책꽂이에 꽂아주었는데, 아이가 그걸 그냥 독서하듯이 들춰보곤 했다. 그게 도움이 됐던 것 같다. 교과서를 포함한 독서가 대부분의 공부를 채워준다. 그리고 시험공부는 딱 시험에 맞춰 하면 된다. 시험공부를 진짜 공부로 착각하면 안 될 것 같다. 우리 아이가 검정고시를 통과한 것도, 딱 검정고시 통과할 만큼만 했기 때문이다. 그 외 EBS 등의 무료강의나 문화센터, 시민단체 활동 등도 활용하면 좋겠다. 솔빛의 영어 공부는 알려진 것처럼 비디오를 활용했다. 아이가 좋아하는 매체이기 때문이었다.

Q. 학교를 다니지 않으면 친구를 사귀는 일에 어려움을 겪지 않을까?

진정한 친구란 학교에서만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학교는 여러 사회 중 하나일 뿐이고, 폐쇄적인 또래집단일 수도 있다. 솔빛은 생활방식이나 사고방식이 맞는 친구를 학교 밖에서 많이 만났다. 매일 어울리는 친구도 있겠지만 자주 보지 않아도 늘 통하는 친구도 있는 법이다. 사람들이 잘못 생각하는 것 중 하나는 학교에 안 다니면 추억이 없다고 여기는 것인데, 그렇지 않다. 솔빛 경우에는 전국의 또래 친구들과 며칠씩 어울리기도 했는데(일명 보따리 학교), 외로워하지 않았다.

Q. 대안학교나 홈스쿨링을 선택했는데 과정이 너무 힘들거나, 혹은 부부간에 아이 교육에 대한 의견 일치를 못 보아 갈등이 있는 경우에는 어떻게 하나?

사실 솔빛의 경우 대개 성공사례로 보이기는 하지만, 과정에 힘든 점이 많았다. 아이는 사춘기를 지나고 있었고, 소위 말하는 백수 생활을 했으며, 전교조 출신의 아버지는 스스로 민주적이라 여겼지만 딸과의 소통은 원활하지 못했다. 내 생각에 사춘기라는 건, 아이가 부모를 상대로 전투를 치르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부모를 이겨야 한다고 여긴다. 부모를 넘어서야 세상으로 나갈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아이에게는 아버지를 쳐부수고 나아갈 수 있도록 격려해 주고, 상처 받는 아버지에게는 위로를 보내주어라. 엄마 눈에만 보이는 아이의 다른 측면을 아버지에게 이야기해주면서 마음을 풀어주면 좋다. 엄마가 아버지보다 먼저 내공을 쌓고, 남편의 내공이 쌓이기를 기다려준다는 마음이 필요하다.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아이에 대한 신뢰와 확신을 가져야 한다. 아이가 부모와의 싸움을 끝내고 온전히 자신을 위해 에너지를 쓸 수 있게 배려해 주자. 어차피 아이는 부모가 원하는 인생을 살아가는 존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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