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연재종료 > 김지원의 Tasting NYC
[두 번째 맛]샌드위치, 그 이상의 의미
Katz Deli
뉴요커 폴 오스터가 파리지앤느 소피 칼에게 주는 "뉴욕에서의 삶을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 소피 칼이 개인적으로 사용하게 될 교육 입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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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물과 기름을 섞어주는 유화제 같은 역할을 해주는 『뉴욕 이야기』는 폴 오스터와 소피 칼이 함께 만든 뉴욕 입문서이다. 원제인 고담 핸드북 Gotham handbook의 카테고리를 정의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뉴욕 입문서이지만 뉴욕의 명소나 레스토랑에 대한 정보는 단 한 줄도 나와있지 않다. 또한 소설이라고 하기에는 글이 너무 짧으며, 사진집이라고 하기에는 사진의 비중이 적고 무엇보다 종이 질이 좋지 못하다. 이 신기한 책은 뉴요커 폴 오스터가 파리지앤느 소피 칼에게 "뉴욕에서의 삶을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 소피 칼이 개인적으로 사용하게 될 교육 입문서"를 써주고 그녀가 그의 4가지의 법칙대로 뉴욕에서 살아가는 그 기록을 담고 있다. 예전에 이미 두 사람은 폴 오스터의 작품에서 만난 적이 있다. 『거대한 괴물』에서 폴 오스터는 소피 칼을 마리아라는 허구의 인물로 재탄생 시키며 서로에게 영감을 불어 넣었다. 이번에는 반대로 폴 오스터가 말한 4가지 법칙에 따라 소피 칼은 허구의 인물이 되어 뉴욕에서 보낸 삶을 책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 법칙은 다음과 같다.
미소 짓기, 낯선 이들에게 말 건네기, 걸인과 노숙자들에게 온정을 나누기, 그리고 한 장소를 선택하여 아름답게 꾸미기.
특별할 것이 없어 보이지만, 이것은 뉴욕 거리를 걸어가면서, 타인과 부딪히면서 가장 필요한 덕목이었고 1년이라는 시간 동안 어렴풋이 깨달아 갔던 뉴욕 삶의 테크닉이었다. 그것을 폴 오스터는 뉴요커답게 담담하게 이야기해준다. (안타깝지만 나는 이 책을 뉴욕에서 돌아오고 나서야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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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서 가장 오래된 델리카트슨, 카츠 Katz's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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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시절 4년간 심리학을 공부하며 내 자신에 대해, 인생의 맛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생각 끝에 결정한 요리 유학은 가족과 친구들을 떠나, 홀로 자신과의 대화를 나누며 뉴욕과 함께 농밀한 데이트를 보냈던 1년이었다. 객관적인 시간으로는 1년이라는 것은 결코 길지 않지만 주관적인 시간으로는 10년과도 같이 지냈던 그 해를, 함께 가지 못했던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욕심을 모자란 글에 담아본다.
<소피 칼>,<폴 오스터> 공저/<심은진> 역10,800원(10% + 5%)
소피 칼(Sophie Calle)은 국내에 널리 알려져 있지 않지만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예술가다. 26세에 처음 사진 작업을 시작한 그녀는 27세가 되던 해인 1980년 파리 비엔날레에서, 27명의 사람들이 교대로 그녀의 침대에서 잠자는 모습을 사진과 함께 기록한 작품 로 대중에게 처음 이름을 알리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