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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독 류승완, 독서와 영화를 이야기하다

영화의 예술적인 가치도 굉장히 중요하지만 오락적인 가치도 굉장히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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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독 류승완도 그 비슷한 시도를 했다. 『류승완의 본색』에는 ‘91개의 질문과 91개의 답글’이라는 긴 서면 인터뷰가 들어있다. 그런데 그 대답들이 참 까칠하다.

인터뷰를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일기일회’(一期一會) 같은 인터뷰를 꿈꾸지만 현실은 팍팍하기 그지없다. 인터뷰하는 사람들이 가장 질색하는 일에 대해 물으면 두 가지를 답한다. 첫째, 같은 질문 반복하지 마세요. 둘째, 제발 공부 좀 하고 오세요. 인터뷰가 어지간히도 지루했는지, 얼마 전 신작 소설이 번역된 소설가 움베르토 에코는 예상되는 인터뷰 질문들에 대한 답변들을 이탈리아어, 프랑스어, 영어로 작성해 자신의 책을 출간하는 외국 출판사에 보냈다고 한다.

영화감독 류승완도 그 비슷한 시도를 했다. 『류승완의 본색』에는 ‘91개의 질문과 91개의 답글’이라는 긴 서면 인터뷰가 들어있다. 그런데 그 대답들이 참 까칠하다. ‘시시껄렁한 질문사절’ ‘수없이 반복된 질문 사절’ ‘나는 인간 보이스레코더가 아님’을 항변하는 듯한 답변들을 읽노라면 어지간히 인터뷰가 스트레스였구나, 싶었다.

까칠하면서도 91개나 되는 답변을 일일이 다 쓴 걸 보면 그는 꽤 성실한 사람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왜 그런 타입이 있지 않나, 입으로는 투덜거리면서도 해달라는 건 다 해주는 사람. 진짜 그가 까칠한 사람이었다면 출판사에서 91개의 질문지를 보내왔을 때 ‘NO!’라고 말했을 것이다. 직접 만나 본 그는 성실하고 진지한 인터뷰이였다.

책장에 밀리언셀러 클럽 시리즈가 눈에 띕니다. 장르 문학을 좋아하시나요?

최근에는 범죄 추리소설에 빠져 있어요. 어려서는 셜록 홈즈와 루팡에 빠져 살았어요. 그리고 아가사 크리스티의 몇몇 작품들, 동서추리문고를 탐독했죠. 작년부터 추리 소설을 다시 읽고 있어요. 미국 장르 영화의 근간이 되는 것이 수많은 범죄 소설들이에요. 대실 해밋이나 레이몬드 챈들러, 데니스 루헤인 시대를 왔다 갔다 하면서 읽고 있는데요. 헐리우드 영화와 소설이 일종의 자매관계거든요. 그 점이 재미있어요. 원작자들이 시나리오를 쓰기도 했고요. <이중배상>은 챈들러가 오리지널 각본을 썼죠. 그 영화를 보면 원작이 있는 영화 같아요.

트루먼 카포티, 스콧 피츠제럴드, 윌리엄 포크너도 할리우드에서 시나리오 작가 생활을 했죠.

이런 장르 소설들은 필름 느와르나 갱스터 무비의 모태가 되었고 최근까지도 영향을 미치고 있어요. 예를 들면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미스틱 리버> 같은 영화도 데니스 루헤인의 소설을 바탕으로 한 것이고, 벤 애플렉의 <가라, 아이야, 가라>도 같은 작가가 쓴 소설이 원작입니다. 닥치는 대로 읽으면서 미국의 장르 영화들이 쌓아온 드라마의 공식들이 최근까지 어떻게 발전하고 있는지, 내 영화 작업에는 어떻게 대입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습니다. 일종의 훈련인 것이죠.

어떤 식으로 훈련을 하시나요?

이를 테면 이런 식이죠.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와 원작 소설을 비교해 보면서 이런 식으로 시나리오로 각색했구나, 장면 별로 비교해보기도 하고요. 제임스 엘로이의 소설을 영화화한 <블랙 달리아><LA 컨피덴셜>을 보면서 각색이 잘 된 경우(<LA 컨피덴셜>)와 잘못된 경우(<블랙 달리아>)를 비교해보기도 하고요. 어디가 잘못됐고 나라면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를 고민해보는 거죠.

추리소설 말고는 어떤 책을 즐겨 읽으시나요?

인물평전이나 인터뷰집을 많이 읽습니다. 을유문화사에서 나오는 ‘현대 예술의 거장’ 시리즈 좋아해요. 최근에 읽었던 재미있는 책으론 김영진 씨가 쓴 『이장호 VS 배창호』와 이연호 씨가 쓴 『전설의 낙인: 영화감독 김기영』이 있어요. 이 책들은 한국영상자료원에서 나오슴 포켓북인데요, 얼마나 재미있는지 화장실에 앉아서 다 읽었어요.(웃음)

영화 관련 서적은 많이 안 읽으시나요?

옛날에는 많이 읽었는데 지금은 영화 업계의 이야기, 영화의 뒷이야기들이 더 흥미 있어요. 할리우드 업계 이야기를 읽어보면 ‘참 어디나 업계는 비슷하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요. 저는 고전이라고 불리는 책에 많이 약해요.

이른바 세계문학전집류의 책들이요?

네. 그런 책들. 도스토예프스키 전집도 사놨다가 거의 못 읽었어요. 진도도 안 나가고 사람 이름도 너무 길고. 추리소설처럼 앞에 등장인물 정리 좀 해놨으면 좋겠어요. 요즘 책들이 전부 양장으로 나와서 불만이에요. 책값도 비싸지고. 펄프픽션처럼 만든 책이 좋아요. 미국 페이퍼백처럼 가볍게 나왔으면 좋겠어요. 동서추리문고 사이즈가 딱 좋은 거 같아요. 두꺼운 양장본 책 읽다 보면 팔에 알배고 장난 아니잖아요. 편하게 보게 만들지. 너무 포장에 집착하는 것 같아요.

감독으로는 어떤 작품에 흥미가 생기나요?

중학교 때부터 나는 뭔가를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그래서 보는 게 좀 달랐던 것 같아요. 매끈하게 잘 만든 작품보다도 차라리 반감을 불러일으킬 만큼 못 만든 영화가 더 흥미로울 때가 많아요. ‘왜 이렇게 재미없을까, 이 영화의 어떤 점이 반감을 불러일으키나’를 분석하다 보면 뭔가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가 많거든요. ‘왜 저렇게 만들었지?’ 생각하다 보면 이것을 다른 방식으로 가면 좋을 텐데, 아이디어가 떠오르죠.

요즘 리메이크 영화가 많잖아요. 그런데 리메이크 영화들을 보다 보면 걸작을 리메이크를 하는 게 쉬워 보이지만 걸작을 리메이크하는 영화치고 걸작이 되는 경우가 없어요. 뭔가 열정이 넘치긴 한데 나사가 하나 빠져 있는 듯한 영화를 나사를 꽉 조여 리메이크하면 걸작이 되는 경우가 있거든요. 다른 예이긴 한데, 『나는 전설이다』는 소설 자체가 엄청 걸작이잖아요. 이 영화가 3번 영화화되었는데 원작 자체가 너무 뛰어나니까 그걸 못 뛰어넘는 거예요. 윌 스미스가 나오는 가장 마지막에 나온 영화는 그 앞 영화들도 못 뛰어넘었죠. 스티브 소더버그의 <오션스 일레븐>이 그 반대의 예죠. 옛날에 만든 <오션스 일레븐>(루이스 마일스톤 감독)은 정말 눈 뜨고 못 보거든요.

몇 년도 영화인가요?

정확하게 기억은 안 나지만 아마 60년대 영화였을 거예요. 프랭크 시나트라하고 딘 마틴이 젊었을 때 찍은 영화니까. ‘우리끼리 한 번 재미있게 놀아보자’는 생각으로 만든 영화인데. 영화 자체는 굉장히 후진 데 뭔가 매력이 있어요. 그 매력을 확장시키고 안 좋은 것들을 쳐내니까 세련된 영화가 되었잖아요. 물론 1편에만 한정해서 하는 말입니다.

『류승완의 본색』을 펴낸
영화감독 류승완
감독님은 독학으로 영화를 배우신 셈인데요. 모든 독학은 독서에서 시작되잖아요. 감독님의 독서는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책을 항상 가까이에 두고 있었지만 독서량이 풍부한 청년은 아니었어요.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그다지 책을 많이 읽진 않았어요., 제가 만든 영화 보면 무협지 되게 많이 볼 것 같잖아요. 그런데 김용 소설도 읽은 게 없어요. 판타지 같은 것도 안 보고. 그 유명하다는 『퇴마록』이나 『드래곤 라자』도 안 읽었어요. 그나마 좀 읽었다고 할 만한 분야가 미스터리 분야고. 영화를 공부해야 하니까 영화관련 책들―교과서들이라고 해야 할까요―을 많이 읽어야 했고. 『태백산맥』이나 『삼국지』『수호지』 정도. 그건 남자라면 다 읽는 거니까.

집사람이 대단한 독서광이에요. 아내 덕분에 연애하면서 장석주와 장 그르니예, 신영복 선생님 책을 읽게 됐죠.

요즘 들어 책을 더 많이 보는 것 같아요. 책 읽는 속도도 더 빨라진 것 같고. 독서방식이 있다든가, 계획적으로 독서를 하진 않았던 것 같아요. 두서없이 봐요. 책도, 영화도.(웃음) 하드보일드한 영화를 본 다음날 달콤한 뮤지컬을 보기도 하고. 제가 좀 산만해요. 제 글 읽어보셨으니까 아시겠네요. 글도 산만하고, 박찬욱 감독님 글 보면 정말 재밌고 잘 쓰셨잖아요. 제 글은 결론이 엉뚱한 곳으로 흘러갈 때가 많죠. 끝에 가면 ‘어,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했더라?’ 긁적긁적 이런 느낌이요.

우문이겠지만, 왜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계신가요?

앞서 만들어진, 그것이 영화든 책이든, 그 안에 제가 배워야 할 것이 내재되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번 책(『류승완의 본색』)은 이전에 기고하신 글들과 인터뷰들을 묶은 책이라, 감독님이 아예 서문부터 ‘어떤 일관성을 찾으려 하지 마라’고 경고(?)하고 계신데요. 일관성은 없겠지만 한 권의 책이 나왔으니 어떤 의미는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감독보다 ‘작가’라고 하는 호칭에 대한 판타지가 있어요. 작가라고 하면 되게 거대한 존재 같아요. 어려서부터 책을 쓰는 사람이 신비하게 보였어요. 자비로 내는 분은 제외하고.(웃음) 마음산책에서 책을 내자는 제안을 받고 제 인생에서 엄청난 일이 벌어진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오늘 책을 받고 굉장히 신기했어요. 내가 쓴 건데도.

책 중간에 있는 인터뷰 ‘91문 91답’은 일부러 그렇게 까칠하게 쓰신 건가요?

설명이 좀 필요한데.

얼굴 맞대고 하는 인터뷰에서는 입이 찢어져도 그렇게 말하긴 힘들잖아요.

그렇죠. 바로 그거였어요. 감독이 되고 나서 되고 인터뷰를 여러 번 했는데, 정말 준비 안 된 인터뷰어를 만날 때마다 돌아버리겠더라고요. 하나마나한 질문을 하고, 백만 번도 더 했던 질문을 하고, ‘예, 아니오’로 밖에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을 던지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래서 이것을 통해 ‘엿 먹어라!’ 하고 싶었어요.

잡지사와 인터뷰를 하는데 이렇게 까칠하게는 죽어도 못하죠. 영화감독들은 주로 자기 영화 홍보라는 목적을 가지고 인터뷰를 하니까 ‘잘 써 주십시오.’ 굽실거리게 돼요.

그래서 그건 제가 먼저 제안했던 거예요. 하도 반복되는 질문이 많으니까 나한테 많이 하는 질문을 책에 정리해서, 앞으로 똑같은 질문을 하면 ‘그 질문에 대한 답은 『류승완의 본색』 몇 페이지를 봐라.’ 그럴 생각으로 한 거였어요. 출판사가 보내온 질문들은 내 의도와는 약간 달랐지만 정말 수없이 질문 받아온 거였어요. 그래서 장난기가 발동한 거죠. 그런데 마음산책 대표님이 답변지를 읽고 너무 놀라서 ‘도대체 왜 그러느냐’고 이메일을 보낸 거예요. ‘왜 이렇게 정색을 하시나’ 싶었죠. 뻔한 질문에 뻔하게 답하는 건 평소에 하니까 이번 기회에 재미있게 해보자는 거였는데.

너무 까칠했습니다. 감독님을 처음 인터뷰하러 오시는 분들은 부담될 만큼요.

사실 인터뷰답지 못한 인터뷰에 대한 불만이 많았어요. 그런 불만을 좀 장난스럽게 표출한 건데. 너무 갔나요?(웃음)

글에서 박찬욱 감독님과 비슷한 유머감각이 느껴졌습니다.

제가 사용하는 유머의 방식이 박찬욱 감독님의 영향이 크죠. 저는 박찬욱 감독님을 활자로 먼저 만났어요. 박찬욱 감독님이 《스크린》이나 《로드쇼》에 자유기고가로 글을 연재할 때 그 글을 보면서 영화 공부를 시작했어요. 제가 박찬욱 감독님의 조수 생활을 단 한 편밖에 안 했는데도 저의 스승으로 꼽는 이유가, 고등학교 시절에 영화를 찾아볼 때 박찬욱 감독님의 영향을 크게 받아서거든요. 그때 읽었던 글들이 『박찬욱의 오마주』에 실린 글들이에요.

박찬욱 감독님은 영화뿐만 아니라 다방면에 해박한 분이고 저는 겉핥기로 흉내를 내고 있는 거니까 결정적인 차이가 있죠. 지금도 저한테 무슨 문제가 있으면 제일 먼저 상의를 드리는 분이 박찬욱 감독님이에요.

박찬욱 감독님은 굉장히 쿨한 분 같아요. 가훈도 ‘아니면 말고’로 정하는 분이시잖아요.

실제로 그런 면이 있으시죠.

감독님은 어떠세요? 감독님도 ‘아니면 말고’이신가요.

저는 그러려고 노력을 하는데, 저는 뒤끝이 있어요. 저는 굉장히 뜨거운 사람이에요. 나이가 들수록 냉정해지려고 노력을 하는데, 아직도 저 자신의 열기에 화상을 입고 그래요.

제 글이 참 마음에 안 드는 게, 왜 좀 더 간결하게 냉정하게 쓰지 못할까, 왜 딱딱 끊어지지 못할까, 고민이에요. 중언부언하는 부분도 많고. 그런 부분이 '자신감의 결여'로 보여요. 자신감 있는 사람들이 중언부언하지 않잖아요.

책에서 그런 본인의 성격을 ‘안달복달 지랄발광’으로 표현하셨죠.

그랬죠.(웃음) 제가 박찬욱 감독님을 닮으려고 많이 노력하는 편인데 기질적으로 다른 것 같아요. 그분의 글도 좋아하고, 영화도 좋아하고, 인격도 좋아하고 가장 중요한 멘토이시지만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나와는 다른 성격의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을 많이 해요.

바로 앞이 메가박스인데 영화는 자주 보러 가시나요?

지금 제일 보러 가고 싶은 영화가 <샤인 어 라이트>인데 그건 여기서 안 해요. 멀티플렉스가 생기면 더 많은 영화를 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아닌 것 같아요. 스크린이 많다고 해서 다양한 영화를 볼 수 있는 게 아니니까. 시네마테크는 너무 멀고.

장편 하는 중간중간에 단편 작업을 하시는데요. 기분 전환인가요? 그런 작업이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기회인가요?

두 가지 단 거 같아요. 저는 단편 찍는 거 좋아해서 뮤직비디오나 단편이나 제안이 들어오면 어떻게 해서든 하려고 해요. 예전처럼 제 돈 들여서 하기에는 지금 하고 있는 장편이 있으니까 정신이 없기도 하고.

제가 만드는 단편 중에 제일 마음에 드는 게 <다섯 개의 시선>의 ‘남자니까 아시잖아요’인데요. 단 두 컷으로 만든 영화예요. 테크닉도 한 번 재미 삼아 해볼 수 있고, 장편에서 잘 안 해보는, 짧은 시간 동안 딴 데서 못하는 표현들을 하는 게 마음에 들어요. ‘발레리노’ 뮤직비디오도 무척 좋아하고요.

단편 아이디어들을 모아서 소설로 써보고 싶은 생각도 있어요. 아주 짤막한. 제가 소설가로서의 능력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시나리오를 쓰시니까 이야기에 대한 감각이 있지 않을까요?

영화 시나리오를 쓰는 건 일종의 설계도를 만드는 건데, 소설은 문장으로 모든 걸 해결해야 하잖아요. 저는 저 스스로 문장력이 뛰어나지 못하지만 독자로는 글에 엄격한 편이에요. 그런데 요즘 책을 보면 참 마음에 안 드는 책이 많거든요. 내가 또 하나의 활자 쓰레기를 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글에 예민해진 것도 박찬욱 감독님 영향이에요. 제가 시나리오 습작 보여드리면 오타 난 거 딱딱 체크하시고, ‘이거 문장이 안 된다.’ 지적하시고.

감독으로 직업윤리가 있다면 뭘까요?

예를 들어, 음악은 뭐 하면서 들을 수 있잖아요. 소설은 라면 먹으면서 읽어도 되고. 근데 영화는 영화관에 들어가서 끝날 때까지 못나오잖아요. 어떻게 보면 굉장히 이기적인 매체죠. 영화에는 돈이 많이 들어가잖아요. 보통 30억 이상 들죠. 한 개인이 평생 구경도 못할 돈일 수도 있잖아요. 그런데 그 돈을 가지고 의식주가 아닌 데 쓴다는 거예요. 그것에 대한 책임이랄까, 저는 영화를 만들 때 영화를 위해 투자된 자본이 헛되이 쓰이면 안 된다는 책임감이 있어요.

영화를 만들 때 OK할 때 물론 감독인 내 맘에 들어야 하는 거지만, 그 장면을 볼 관객을 항상 생각하게 되죠. 십대 시절이 되게 힘들었어요. 그때 극장이 돌파구였어요. 미친 듯이 극장에 다녔죠. 영화관에 있으면 아무도 안 건드니까. 옛날 동시상영관 때는 일주일에 한 번 영화가 바뀌는데, 다음 상영할 영화를 애타게 기다리고. 좋은 영화를 보면 일주일 내내 행복하고 그랬어요.

그래서인지 영화의 예술적인 가치도 굉장히 중요하지만 오락적인 가치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시간을 뛰어넘는 예술적 가치를 지닌 영화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죠. 동시에, 볼 때 재미있게 즐기고 일주일 동안 동료들과 이야기할 수 있는 거리를 만들어 주는 것도 영화의 중요한 가치라고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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