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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손님처럼 존중하라 - 부모와 자녀가 함께 행복한 기너트 교육법

“자녀 교육 책과 현실 사이에는 분명 큰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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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부모도 ‘오늘은 하루 종일 잔소리를 해야지.’라고 생각하며 아침에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하루 종일 부모의 입에서는 잔소리가 끊임없이 쏟아지고 아이는 짜증을 낸다. 도대체 뭐가 잘못된 걸까? 왜 부모와 아이는 개와 고양이처럼 으르렁거릴 수밖에 없을까?

어느 부모도 ‘오늘은 하루 종일 잔소리를 해야지.’라고 생각하며 아침에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하루 종일 부모의 입에서는 잔소리가 끊임없이 쏟아지고 아이는 짜증을 낸다. 도대체 뭐가 잘못된 걸까? 왜 부모와 아이는 개와 고양이처럼 으르렁거릴 수밖에 없을까? 왜 나는 내 아이와 매일 싸우고, 감정적으로 상처를 입는 걸까? 하임 G. 기너트 박사의 『부모와 아이 사이』는 그 끝없는 전쟁의 해결책을 알려준다. 아이의 감정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라고.

『부모와 아이 사이』는 부모에게 제대로 된 의사소통법을 가르쳐 주고 아이의 감정을 이해하도록 도와준다. 부모들에겐 아이들의 문제 행동만 보이지 그 너머에 있는 감정은 보이지 않는다. 아이가 무엇을 느끼는지를 제대로 알지 못하면 문제행동은 교정되지 않는다. 책에서 보여주는 잘못된 대화 예를 보면 많은 부모들은 ‘어머, 나도 이렇게 말했는데.’라고 깜짝 놀랄 것이다. 매일매일 자녀에게 상처를 입혔는지 알게 되면 마음이 아플지도 모른다.

책은 1965년에 출간되어 500만 부가 넘게 팔렸으며, 15개 언어로 번역되어 자녀교육서의 고전의 반열에 올랐다. 책의 저자 하임 G. 기너트 박사는 1973년 쉰한 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고, 부인 앨리스 기너트 박사는 남편의 연구를 이어받았다. 2003년 앨리스 기너트 박사는 월리스 고더드 박사와 함께 『부모와 아이 사이』를 수정?보완해 재출간했다. 책의 공동저자이자, 하임 G. 기너트 박사의 부인인 앨리스 기너트 박사가 양철북출판사와 한국지역사회교육협의회의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아이들과 행복하게 소통하는 법

전날 밤 늦게 한국에 도착한 앨리스 기너트 박사는 여든이 넘은 고령에도 젊은 사람 못지않은 활력이 넘쳤다. 일본과 대만에는 방문한 적이 있지만 한국은 처음이라 흥분된다며 말하면서 기너트 박사는 『부모와 아이 사이』가 스테디셀러가 된 이유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그때까지 육아서들은 아이들의 행동에 초점을 맞춰 어떻게 행동을 교정할지를 다루었다면 『부모와 아이 사이』는 아이들의 감정에 초점을 맞춘 책입니다. 아이들과 성공적으로 의사소통을 하는 법을 알려주고 있죠.” 책은 마음만으로는 할 수 없는 자녀와의 의사소통 테크닉을 실질적으로 알려줬다.

“기너트 박사는 아이들의 감정에 큰 관심이 있었습니다. 아이가 무엇을 원하고, 어떤 것을 느끼는지를 연구했죠. 박사는 유머 감각이 넘쳤습니다. 아이들의 감정을 존중하고, 약속을 꼭 지키는 좋은 아버지였죠. 아이에게 ‘오렌지주스와 사과주스 중에 뭘 먹을래?’라고 물었을 때 아이가 ‘자몽 주스를 먹을래요.’라고 말했어요. 아이들은 가끔 없는 것을 달라고 할 때가 있죠. 기너트 박사는 ‘오늘 꼭 자몽 주스를 사와서 내일은 먹게 해 주겠음.’이라고 종이에 써서 아이에게 줬지요. (웃음) 그리고 그날 정말 자몽 주스를 사왔어요.”

사랑이 넘치는 아버지, 자상한 남편, 훌륭한 연구자가 쉰한 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을 때, 가족들의 슬픔이 얼마만큼 컸을지는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그는 죽기 몇 주일 전 그의 저서 『부모와 아이 사이』를 쳐다보며 이렇게 말했다. “앨리스, 이 책은 고전이 될 거야.” 그 말은 현실이 됐다. 남편의 사후, 남편의 연구를 계승한 앨리스 기너트 박사는 신문에 자녀교육 칼럼을 쓰고, 자녀문제 상담을 위한 부모 모임을 이끌어왔다. 어머니로 두 딸을 변호사와 의사로 훌륭하게 키웠다. 이제 그는 두 손자의 할머니이기도 하다.


왜 부모와 자식 사이엔 갈등이 끊이지 않을까?

자기 자식을 사랑하지 않는 부모가 없듯, 부모를 실망시키고 싶어 하는 자식은 없다. 그런데, 부모와 자식 사이에는 늘 갈등과 다툼, 상처가 끊이지 않는다. 그것은 전쟁에 비유될 만큼 격렬한 감정싸움이다. 그러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한국을 방문한 앨리스 기너트


“손님을 대하듯, 아이를 존중해야 합니다. 타인에 불과한 손님에게는 그렇게 친절하고 상냥하게 대하면서 사랑하는 자녀에게는 그렇게 대하지 못할까요? 아이를 존중하고, 개성을 가진 존재임을 인정하세요. 아이는 부모와 생각, 느낌, 감정, 재능이 다른 존재입니다. 아이를 존중하지 않고 아이의 감정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아이는 자존감과 자신감을 가질 수 없습니다. 그리고 일방적으로 성공만 다그치고 아이와 제대로 의사소통하지 못하면 아이는 분노가 쌓이고, 제대로 생각할 수 없게 됩니다.”

아이가 정말 인생에서 성공을 거두길 바란다면 부모가 아이를 제대로 인정하고 존중해 주어야 한다. 앨리스 기너트 박사는 자녀와 소통하는 것을 ‘외국어를 배우는 것’에 비유했다. “나는 십 대 때 체코슬로바키아에서 히틀러를 피해 미국으로 이주했습니다. 그때 영어를 배우는 건 너무 힘들었어요. 영어는 그때까지 제가 아는 언어와 전혀 달랐어요. 미국에서 살아가기 위해 전 영어를 배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부모는 아이들과 소통을 할 때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마음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만 합니다. 그런데 그 언어는 생각만큼 어렵지 않아요. 부모는 그것을 이미 알고 있습니다.”

아이에게 잔소리를 하기 전에 먼저 이런 걸 생각해 보라고 했다. 아이가 얼마나 밖에서 수많은 좌절과 스트레스를 겪고 상처를 입는지를. 그런 아이에게 집은, 부모의 품은 적어도 안심하고 쉴 수 있고, 자신을 이해받을 수 있는 유일한 안식처가 되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비난하기 전에 먼저 아이 편에 서서, 아이의 감정을 이해해 줄 것을 부탁했다. 잔소리가 별 효과가 없다는 건 부모도 잘 알고 있다. 아이를 비난한 것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저 아이의 감정을 인정하고 받아주라. 그렇게 자신의 감정을 이해받은 아이는 분노와 좌절을 딛고 일어설 수 있다.

“아이가 밖에서 넘어져 무릎이 깨져 집에 들어오면 어떻게 하나요? 바로 응급처치를 하고 반창고를 무릎에 붙여줄 것입니다. 아이가 밖에서 감정적으로 상처를 입었다면 바로 응급처치를 해주어야 합니다. 그게 부모가 할 일입니다. 덮어놓고 야단만 치면 아이는 의지할 곳도, 감정을 풀 데도 없어집니다. ‘네가 어떤 기분을 느끼는지 엄마/아빠는 충분히 알고 있단다. 그런 일이 일어났다니 너는 정말 힘들었겠구나.’ 이렇게 말해주세요. 이 말만으로도 아이는 마음이 풀리고 훨씬 행복해질 것입니다.” 아이들은 부모에게 이해와 애정을 갈구한다. 그것을 제대로 줄 수 있다면 자녀교육은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아이의 문제 행동, 어떻게 고쳐야 할까?

아이들은 크고 작은 문제를 일으킨다. 숙제를 하지 않거나, 벽에 낙서를 하고, 친구들과 싸우고, 동생을 때리고, 수업에 집중하지 않고, 부모가 정한 규칙들을 어긴다. 이런 문제 행동에 부모가 하는 첫 번째 실수가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것이다. 부모는 아이의 문제 행동을 비난한다. 아이는 부모의 비난에 거칠게 대응하고, 부모 자식 사이의 대화는 끊기고, 결국 아이는 누구에게도 도움을 받을 수 없게 된다.

문제 행동을 할 때, 아이는 부모에 대한 죄책감, 두려움으로 마음의 평정을 이미 잃은 상태다. 이럴 때, 부모는 아이의 불안을 알아줘야 하고, 그 감정을 받아주어야 한다. “아이를 공격해서 변화를 일으킬 수 없어요. 끊임없는 잔소리는 벽에다 대고 이야기하는 것과 마찬가지지요. 부모는 아이의 협조를 이끌어내야 합니다.”

먼저, 부모는 아이가 느낀 감정을 이해한 후, 객관적으로 상황을 이야기하고 ‘내가 널 어떻게 도와줄까’를 물어본다. 아이에게 문제가 있을 때 그 해결방법도 아이에게 있다. 부모는 그것을 끌어내도록 도와야 하는 것. 부모도 이때, 자신의 상처받은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 하지만 항상 ‘주어’가 아이가 아닌 부모가 되어야 한다. “너는 왜 이 모양이야!”라고 화를 내지 말고. “나는 너의 그 행동 때문에 화가 났어.”라고 말해야 하는 것.

좀 더 심각한 문제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예를 들어, 물건을 훔치거나, 아이가 마약을 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절대 ‘너 물건을 훔쳤니?’, 혹은 ‘너 마약하고 있어?’라고 물으면 안 된다. 백이면 백 부정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럴 때 ‘나는 네가 물건 훔친 걸 알고 있어 혹은 네가 마약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해 줘야 합니다. 그런 다음,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찾아야겠죠.”


인성을 재조직하는 사춘기

아이가 점점 자라면 어떤 친구를 사귀는지 눈여겨봐야 한다. “특히, 청소년들은 친구를 통해 가치를 배웁니다. 청소년기 이후에는 아이들은 어떤 친구를 사귀느냐에 따라 성격이 달라져요.” 그래서 부모는 자녀가 어떤 아이를 친구로 선택하는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집과 학교에서 제대로 된 관심을 받지 못한 아이들은 무리를 만들어 또래집단에서 인정과 관심을 받으려고 애를 쓴다. 이런 또래 집단은 폭력이나 범죄에 노출되어 있어, 미국에서도 현재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고.

“사춘기는 인성을 재조직하는 시기고, 부모에게는 자기 아이가 완전히 다른 아이로 변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시기죠. 이 시기는 자기 자신을 독립시키기 위해서 일부로 부모의 판단이나 가치에 저항하는 시기에요.” 그러면서 자신이 겪었던 에피소드를 말해줬다.

“딸애가 와서 ‘파란 원피스가 좋아, 빨간 원피스가 좋아?’하고 물어서 ‘그냥 네가 좋아하는 것을 입으렴.’이라고 했더니 꼭 하나 골라야 한다고 우기는 거예요. ‘파란 게 좋아 보인다.’ 그랬더니 빨간 것을 입더군요. (웃음) 반대하기 위해서라도 부모 의견이 필요한 거죠. 사춘기의 자녀는 그렇게 부모로부터 가장 멀리 벗어나고 싶어 해요.”

기너트 박사 역시 청소년기 때 자녀와 전쟁을 치렀다고 한다. “그때 두 딸은 내가 아는 아이들이 아닌 것 같았어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았죠. 두 딸을 키우면서 힘든 일도 많았고, 특히 청소년기 때 애를 먹었지만 두 아이가 자라는 것을 보는 건 큰 기쁨이었습니다. 나는 아이 키우는 것을 즐겼어요.”


어려운 자녀교육, 유머감각으로 극복하라

기너트 박사는 한국 교육 제도가 아이들에게 공부만 시키는 것에 대해 우려를 보였다. 대다수의 미국 학교들은 체육 교육을 중요하게 여긴다. 유명 사립학교일수록 체육 활동에 열을 올린다. 학창시절 동안 수많은 스포츠를 경험하면서 아이들은 책과 교실에서는 배울 수 없는 것을 몸으로 배운다. “스포츠를 통해서 아이들은 팀워크, 절제력, 승리하는 법, 제대로 지는 법을 배웁니다. 스포츠는 몸뿐 아니라 정신도 단련시킵니다. 한국 학생들이 그런 경험을 할 수 없는 건 대단히 안타까운 일입니다.”

앨리스 기너트 박사는『부모와 아이 사이』를 부모 모두 읽길 권했다. “예전에는 미국에서도 자녀교육은 어머니에게 일임한 집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건 자녀교육을 위해서 결코 좋은 일이 아닙니다. 아이에겐 아버지와 어머니가 모두 필요하니까요.” 요즘은 자녀교육에 관심을 가지는 아버지가 많아 다행이라고 말하면서 “부모가 함께 자녀교육에 투신해야 하며, 같은 방식으로 자녀를 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모도 인간이기 때문에 완벽하지 않다. “매일 아이들과 부딪치다 보면 크고 작은 일들이 생기고 그 안에서 부모는 아이에게 알게 모르게 상처를 입히죠. 자녀를 키우는 것은 꾸준한 인내가 필요한 힘든 일입니다. 부모도 인간이기 때문에 매번 생각한 후에 행동할 수 없어요. 그러니 60%만 하겠다는 마음이면 됩니다.” 그 정도만 해도 충분히 훌륭한 부모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여든이 넘은 나이에도 정정한 체력과 유머 감각을 자랑한 앨리스 기너트 박사는 “자녀 교육 책과 현실 사이에는 분명 큰 차이가 있다.”라고 말했다. 어떻게 그 간격을 메울 것인가를 묻자, 기너트 박사는 웃으며 말했다. “유머 감각으로 극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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