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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책 人터뷰] “유아영어, 부모가 나서야 된다” - 유아 영어교육 전문가 서현주

“사교육만이 결코 해답은 아니다. 힘들지만 부모가 직접 나서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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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는 어릴 때부터 습득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 그녀의 지론. 이러한 생각은 자신의 체험에서 기인했다. 어린 시절 자신이 즐겨봤던 AFKN은 중학교 때 처음 영어를 접했던 친구들과는 확실히 다른 경험이었던 것. 그녀는 이번에 출간된 책에서 “친구들이 처음 접하는 알파벳에 어려움을 느낄 때, 내가 느낀 영어에 대한 감정은 ‘친숙함’이었다.”라고 고백했다.

최근 교육의 화두는 단연 영어다. 새 정부의 오락가락하는 ‘영어몰입교육’안도 톡톡히 한몫을 했다. 이러한 영향은 초등학생은 물론이고 유아들도 피해가지 못한다. 언어 습득은 어릴 때부터 해야 효과가 좋다는 이유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유아기부터 본격적인 영어교육이 시작된다. 요즘은 굳이 영어유치원이 아니더라도 웬만한 유치원에도 영어 시간이 한 시간 이상은 배정되어 있다. 유치원에 다니지 않는 아이라 해도 홈스쿨이나 ‘엄마표’ 교육으로 영어를 접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왕에 해야 한다면, 길을 제대로 알고 가야 하지 않을까? 지난 21일 롯데시네마 일산점에서 열린 『히플러 서현주의 자신만만 유아영어』의 저자 서현주의 강의는 이런 면에서 주목할 만하다.

그녀는 처음부터 영어전문가였던 것은 아니다. 단지 아이의 영어교육에 조금 일찍 눈을 뜬 엄마였다. 딸 재윤이를 임신했을 때부터 태교로 영어 교육을 시작한 그녀는 유아 영어 교육에 대한 정보가 전무하던 시절, 온몸으로 실패와 성공을 겪어냈다. 그렇게 영어 교육에 매진한 지 10여 년.

어느새 그녀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조기 유아영어 교육 정보에 목마른 부모들에게 쉽게 유아영어를 실천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보급하고 있다. 현재 저자는 유아영어 사이트인 쑥쑥닷컴(//www.suksuk.co.kr)의 대표로 있다.


조기 영어 교육, 할 것인가 말 것인가?

사실 많은 부모들이 고민하는 문제는 영어 교육을 시작하는 시점일 것이다. 일부에서는 모국어가 안정된 후에 시작해야 한다고 하지만, 다른 편에서는 나이가 어릴수록 흡수력이 좋다고 한다. 그렇다면 저자의 생각은 어떨까?

외국어는 어릴 때부터 습득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 그녀의 지론. 이러한 생각은 자신의 체험에서 기인했다. 어린 시절 자신이 즐겨봤던 AFKN은 중학교 때 처음 영어를 접했던 친구들과는 확실히 다른 경험이었던 것. 그녀는 이번에 출간된 책에서 “친구들이 처음 접하는 알파벳에 어려움을 느낄 때, 내가 느낀 영어에 대한 감정은 ‘친숙함’이었다.”라고 고백했다.

『히플러 서현주의 자신만만 유아영어』 저자 서현주

“유아영어는 우리가 지긋지긋하게 답습했던 학습을 강요하는 것이 아닙니다. 단어를 외우고 문법을 익히는 공부가 아닌 자연스레 체득하고 친근감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죠.”

조기영어교육에 대해서는 이론적 배경이 있어도 많은 가설과 반론이 존재하는 만큼 스스로 판단해 시작 시기를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녀가 강조한 것은 오히려 ‘시기’가 아니라 ‘방법’. 무조건 일찍 시작한다고 좋은 것도 아니며, 늦게 시작한다고 해도 제대로 방향을 잡아준다면 ‘너무 늦은’ 영어교육은 없다는 것이다.


유아영어교육, 효과적인 방법은?

그렇다면 어린 자녀에게 어떤 식으로 영어를 접하게 하는 것이 현명할까? 저자는 이에 대해 4가지 접근방법을 소개했다.

▲ 생활영어를 통한 접근법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부모 중 한 사람이 영어를 쓰는 방법이다. 다문화 과정의 자녀들이 자연스럽게 2개 국어 이상을 습득하는 것이 좋은 예다. 하지만 우리나라 가정의 경우 대부분 엄마 혼자서 모국어와 영어를 섞어서 쓰는 경우가 많다. 아직까지 교육은 엄마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그녀는 엄마가 혼자 2개 국어를 사용하게 될 경우 아이가 혼동하지 않도록 한 문장에 영어와 한국어를 섞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예를 들어 “I want to drink milk.”라고 쓴 뒤 “나 우유 먹고 싶어.”라고 해석을 달아주는 것은 무리가 없다. 하지만 “나 milk 먹고 싶어.”라고 혼용해서 쓰는 것은 곤란하다.

생활영어를 쓸 때는 TPR(Total Physical Response)을 활용하면 효과적이다. TPR이란 전신반응교수법이라 하여 신체행동을 통하여 영어를 습득하는 방법을 말한다. “Sit down.” “Step back.” “Touch the blue color.” 등이 그 예시. 이런 언어들은 동작과 함께 기억되기 때문에 유아가 쉽게 의미를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그림책을 통한 접근법

하지만 모든 가정에서 생활영어가 가능한 것은 아니다. 부모의 영어 수준에 따라 달라지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부모는 자신감을 잃고 영어는 온전히 사교육시장으로 밀어놓게 마련이다. 하지만 저자는 그림책을 통해 접근하면 심적 부담이 적다고 한다.

그녀는 ‘그림책을 통한 접근법’을 유아영어에서 가장 비중을 두어야 하는 방법으로 꼽았다. 읽어줄 때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해 그림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글을 읽어주며 해당하는 그림을 손가락으로 짚어주는 방법은 처음 그림책 읽기를 시도할 때 도움이 됩니다. 또 아이가 영어그림책 읽기에 숙달되면 재미있고 구체적인 장면을 찾아 이야기해 볼 수도 있죠.”

수준이 높아지면 손가락으로 그림이 아닌 문자를 짚어줘 가며 인지를 돕는 것도 중요하다. 단, 처음 단계부터 그림이 아닌 문자를 강요하면 안 된다고 한다. 부모와 아이가 번갈아 가며 책을 읽는 방법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책 읽기를 통한 영어접근법의 경우 우리나라 실정에 적합해요. 사실 일반적인 언어습득 과정으로 보면 듣기-말하기-읽기-쓰기의 순서로 진행되는 것이 맞아요. 하지만 국내의 여건상 자유롭게 회화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만큼 말하기는 건너뛸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죠.”

이런 이유들로 국내에서 영어영재라 불리는 아이들은 리딩(읽기) 쪽에 강하다. 하지만 리딩이 꾸준히 쌓이면 초등학교 고학년 때에는 자연스럽게 성과가 나타나니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

▲ 놀이를 통한 접근법

노래, 율동, 미술활동, 역할놀이 등 다양한 놀이 활동이 언어활동도 동기 부여가 된다. 놀이에 대해서는 워낙 다양한 방법이 있기에 자료를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흔히 ‘고수 엄마’로 지칭되는 엄마들의 노하우에는 저자도 깜짝 놀란다는 것이다.

그들이 전하는 노하우나 각종 유치원 등의 기관에서 배포하는 자료, 온라인상의 정보들이 유용하니 가정에서도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다. 재미있게 읽은 그림책에 대해 놀이로 연계해주면 효과가 배가된다.

▲ 부교재를 통한 접근법

그렇다면 오디오, 비디오 등의 매체를 활용하는 방법은 어떨까? 서현주 대표는 매체마다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어느 한쪽에만 편중되어서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비디오의 경우 흥미를 자극할 수는 있지만 적절한 시기에 읽기(reading)와 쓰기(writing)로 연결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

시디롬의 경우도 긍정적인 측면도 많지만 너무 어린 아이의 경우는 권하지 않는다. 단, 일방적으로 정보를 쏟아내는 비디오와는 달리 시디롬은 상호작용이 가능하니 지혜롭게 사용하면 효과적이다.


영어 그림책, 어떻게 선택하면 될까?

저자는 단계별 영어책 접근법과 책 고르는 법을 소개했다. 우선, 처음 영어를 접하는 시기에는 영어그림책(picture book)이 가장 좋다. 그림으로 상황을 이해할 수 있어 쉽게 영어를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 하지만 이런 장점에도 그림책 역시 단점은 존재한다.

사실 교재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연령별 난이도가 일정치 않은 것이 그 이유다. 저자는 이러한 그림책의 경우 아이가 어느 정도 친숙해져도 의외로 어려운 단어나 문맥이 존재하여 쉽게 읽어 내려가기 힘들다.


이 시기에 저자가 추천하는 책은 리더스북(Reader's book). 리더스북이란 읽기 영역을 위해 문장을 다듬어 레벨에 맞게 출간한 시리즈물을 말한다. 영어교육에 관심 있는 엄마들이라면 알고 있을 만한 오알티(ORT-Oxford reading tree)나 런투리드(Learn to read)가 여기에 속한다.

“이 책들은 아이들의 수준에 맞게 간결한 문장과 문법체계로 되어있어 자신감을 형성하고 언어의 체계를 잡아주는데 효과적이에요. 다만, 리더스쾺은 난이도가 쉽다고 해도 처음부터 읽어줄 만한 책은 아니죠. 그림책을 통해 어느 정도 동기부여가 된 아이들에게 효과적이죠.”

리더스북으로 기초가 다져진 아이들에게는 챕터북(Chapter book)을 권했다. 챕터북은 쉽게 말해 챕터(Chapter)로 구분된 아동용 소설이다. 아주 높은 수준이긴 하지만, 해리포터나 나니아 연대기도 챕터북의 범주에 들어간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삽화도 적고 건조해 보이는 챕터북에 당장 흥미를 느끼기는 쉽지 않겠지만 리더스북으로 다져진 아이들이라면 시도해볼 만하다. 문장의 난이도는 오히려 리더스북보다 쉽지만 상대적으로 방대한 양을 읽고 나면, 해냈다는 뿌듯함과 함께 영어에 대한 동기부여가 된다.


유아기의 영어교육, 초등학생 때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보통 초등학생에게 필요한 영어 수준이 단순한 생활영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고 한다. 공교육에서 간단한 회화 정도를 교육한다면 동일 학년에는 또 다른 차원의 영어 세계가 있다는 것.

“초등영어는 이미 단순히 영어를 습득하는 것이 아닌 영어로 사회, 과학, 수학 등의 문제를 풀어내는 수준에 도달했어요. 이것은 미국 초등학교의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영어자격시험을 말하는 거예요.”

어려워도 이런 시험을 보는 이유는 특목고나 외고에 갈 때 가산점이 붙기 때문. 향후에 상급학교 진학을 목표로 하는 가정이라면 등한시할 수 없는 문제다.


공교육, 영어를 책임지기에는 역부족이다

이런 현장의 분위기상 ‘영어몰입교육’은 현실 불가능한 제도라는 것이 저자의 입장이다. 그녀는 영어퀴즈쇼에서 양서류와 파충류를 구분하지 못해 문제를 맞히지 못한 미국인의 예를 들었다. 그 미국인은 영어를 못해서 틀린 것이 아니라 지식이 부족했기 때문에 문제를 놓친 것. 말하자면 영어만 잘한다고 해서 초등 영어교육을 할 수 없으며, 교과에 대한 이해와 영어 실력이 있어야 진행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유아기 때부터 수 년간 영어에 노출된 아이를 학교에서 잠깐씩 영어를 접하는 아이가 따라잡을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저자는 회의적이다. 그렇다면 반드시 사교육의 힘을 빌려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일까? 그렇지는 않다. 부모가 부지런히 준비하면 가정에서도 얼마든지 영어교육이 가능하다는 것이 그녀의 의견이다.

영어교육은 이미 단순한 외국어 습득이 아닌 영어를 통해 다양한 학습을 진행하는 것으로 진화하고 있다. 지난 10여 년간 직접 자녀들의 영어교육을 체험한 서현주 대표. 그녀의 결론은 이렇다. “사교육만이 결코 해답은 아니다. 힘들지만 부모가 직접 나서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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