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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하고 매혹적인 21세기 마녀들
마녀를 소재로 한 소설, 애니메이션
최근 들어 ‘마녀’가 자주 눈에 띈다. 올 초 안방극장에 선보인 <마녀유희>부터 세계적인 작가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 『포르토벨로의 마녀』, 그리고 최근 극장가에서 다시 상영하는 일본 애니메이션 <마녀 배달부 키키>에 이르기까지.
최근 들어 ‘마녀’가 자주 눈에 띈다. 올 초 안방극장에 선보인 <마녀유희>부터 세계적인 작가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 『포르토벨로의 마녀』, 그리고 최근 극장가에서 다시 상영하는 일본 애니메이션 <마녀 배달부 키키>에 이르기까지. 그런데 이 작품들 속에 등장하는 마유희, 아테나, 키키의 공통점을 몇 개의 단어로 압축해 보는 일은 쉽지가 않다. ‘자신에게 충실하고 자신의 욕망에 정직하고 자신의 일에 열심인 여인들’로 단순하게 정리하자니 어딘지 석연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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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책의 이야기 구조는 어린아이들의 인지 수준에 맞춰 반복되는 패턴을 취하고 그림 또한 아기자기하고 귀여워서 아이들의 정서 수준이 잘 반영하고 있다. 처음 책을 펼쳤을 때에는 한쪽 면이 잘려나간 그림면이 책갈피에 끼어 있어 당황했다. 파본이라 생각하고 출판사에 전화할까 생각했는데, 끝까지 맞춰 보면서 작가가 의도적으로 그렇게 만든 것을 알고 얼마나 웃었는지! 아이들이 보는 그림책 속의 마녀 캐릭터가 친근해진 이유는 마녀를 바라보는 기성세대의 시각도 예전과는 달라졌음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스스로 편안한 질서 안에 머물기를 거부하고 기꺼이 모험을 하며 자신의 삶에 발랄한 전복을 꿈꾸는 새로운 마녀들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여전히 불편하다. 동경하면서도 힐난하는 이중심리의 대상. 욕망의 주체로 살아가고자 하는 마녀들에게는 욕망의 대상으로 살아가 주기를 바라는 시선들이 여전히 힘겹다. 그래서 최근 들어 여기저기에서 ‘마녀’를 주연으로 내세우는 콘텐츠가 늘어나고 있지만, 그런 콘텐츠에 내재한 이중심리 사이의 팽팽한 줄다리기를 관전하는 내 시각은 여전히 불안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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