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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책 人터뷰] “문학은 진실과 거짓의 작은 틈새를 보여주는 것” -『오늘의 거짓말』 소설가 정이현

‘정이현’스러운 ‘오늘의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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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진실은 무엇이며, 거짓은 무엇일까. 진실과 거짓말 사이에는 조그만 틈새가 있는 것이 아닐까. 문학의 역할은 진실과 거짓말 사이의 작은 틈새에 대해 주목하는 것, 그 틈새를 찾아내고 보여주는 것이 문학하는 사람의 책임이 아닌가 생각해요.”

도시적 삶의 코드를 전면에 내세운 소설 『달콤한 나의 도시』를 통해 ‘21세기 새로운 여성 화자의 출현’이란 평가를 받으며, 침체된 한국 소설 시장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었다는 평가를 받은 작가 정이현. 그녀가 최근 『오늘의 거짓말』이란 두 번째 단편집을 발표했다.

90년대의 여성 소설이 전통적인 가부장제 이데올로기에 희생당하거나 부당한 차별을 받는 여성의 저항과 제도 밖으로의 일탈을 그렸다면, 정이현의 여성 주인공들은 남성 우위의 지배 이데올로기를 수용하면서도 이를 이용하는 영악함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이전 세대의 작가들이 민족과 사회라는 정치적 담론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데 비해 그녀는 거대 담론에 묻혀 조명 받지 못했던 개인에 대해 수다와 인터넷 메신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통해 가족과 애인, 친구와의 관계에 초점을 맞춰 신세대 여성 독자는 물론 남성독자들까지 매료하고 있다.

첫 단편집 『낭만적 사랑과 사회』에 이어 최근 두 번째 단편집인 『오늘의 거짓말』을 출간한 작가 정이현이 지난 28일 저녁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독자들과 만났다. 그의 삶과 문학을 듣는 현장 속으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금요일 저녁 차가 많이 막히는 시간, 즐겁고 재미있는 약속도 많을 텐데 저를 보러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자연인이 아니라 작가 정이현으로 무대에 올라와야 하는 순간, 그런 순간마다 떨립니다.”

자신을 ‘무대공포증이 있는 사람’이라고 소개한 작가는 조용하면서도 차분한 어조를 대화를 이끌었다.

‘어색한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서 못하는 춤이나 노래, 팬터마임을 보여줘야 하나 그런 욕망이 들기도 한다’는 그녀는 ‘작가는 말이 아니라 글로 소통하는 존재라는 자의식 때문이 아닌가 싶다’고 했다. 작가가 세상에 내놓은 작품에 대해 이런저런 부연 설명을 하는 것은 변명 같다는 생각 때문이다.

차분한 10대 소녀같은 모습에서 『달콤한 나의 도시』에서 보여준
30대 도시여성의 발칙함과 도발적인 모습이 연상되지 않는다.


“세상에 내놓은 작품은 작가의 작품이 아니라 독자의 것인데, 불완전하지만 돌이킬 수 없는 작품인데, 지난 소설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저를 부끄럽게 하고, 또 곤혹스럽게 만들어요.”

『오늘의 거짓말』이 나온 지 두 달 반. 세 번째 책이다. 책이 나오고 나면 그녀는 ‘진공상태’에 빠져 우울해지고, 무기력한 상태에 빠진다. 의식적으로 자신의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는 걸 듣지 않으려고 한다. 자신의 소설에 대해 얘기하는 자리도 마찬가지로 피해 다닌다.

“조급함 때문이에요. 지나서 온 시간을 벗어버리고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먼 길을 가려면 지나간 시간을 차근차근 돌아보는 시간도 필요할 것 같아서, 오늘 자리는 도란도란 얘기를 나눠보는 시간으로 가지려고 해요.”

그녀에 대한 느낌은 뭐랄까? 문근영이 영화 <장화, 홍련>에서 보여줬던 매력과 비슷해 보인다. 순수함과 귀여움. 1972년생이니 30대 중반인 셈인데, 전혀 그 나이로 보이지 않는다. 언제부터인가 어려 보인다는 건 남녀를 불문하고 최고의 찬사가 되어버렸지만, 어쨌든 그런 인상이다.

그래서 그녀는 『달콤한 나의 도시』의 나은수와 잘 어울려 보이지 않는다. 작품 속 화자는 작가의 분신으로 생각하게 마련이니까. 감각적이고 쉬운 문체, 그렇지만 발칙하고 도발적인 내용, 세상의 쓴맛을 이미 어느 정도 알아버린 극 중 인물과 쉽게 연결되지 않는다. 어쩌면 그녀는 자신의 본모습을 숨기는 내숭형이거나, 몸으로 체험하지 않고 머리로만 이해하는 것들을 소설에 담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범생이’ 친구의 예상치 못한 탈선을 듣는 듯하다. 아무튼.

“이번 책 『오늘의 거짓말』의 표제작을 정하기가 너무 어려웠어요. 「비밀과외」로 할까 「타인의 고독」으로 할까 고민하면서 출판사에 속을 많이 썩이기도 했지요. 지인들에게 문자메시지로 설문조사까지 했고요. (일동 웃음) 「삼풍백화점」「타인의 고독」「비밀과외」 모두 압도적인 몰표가 안 나와서 혼란 상태였어요.”

자포자기 상태에서 고속도로 화장실에서 우연히 머리를 스친 게 ‘오늘의 거짓말’이었다. ‘오늘’과 ‘거짓말’이라는 단어가 현재의 우리 시대 모습을 가장 잘 표현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독자들로부터 ‘왜 소설을 쓰세요?’라는 질문을 받을 것에 대비해 준비한 대답을 독자들에게 들려줬다.

“지금 이곳에서 저와 하루를 걸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쓰고 싶어요. 평범한 생활인들이 ‘커피값을 내가 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하는 사소한 문제부터, ‘결혼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하는 커다란 문제까지 순간순간 고민하면서 살아갑니다. 지하철을 타고 가다 보면 사람들이 무척 평화롭게 보이는데, 그런 모습을 관찰하다가 저들도 자신만 아는 문제에 직면하고 있는 건 아닌가. 자신만 아는 느낌으로 갈등을 감추고 있는 건 아닐까.”

작가는 그런 생각, 그런 의문이 들 때 낯선 사람들이지만 반갑고 친밀감을 느낀다고 한다.

그녀가 소설을 쓰는 이유는 ‘자신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쓰고 싶기 때문’이다.


소설을 쓰는 이유도 “자신과 함께 실려 가는 사람들, 지금 이곳에서 너무나 불안한 사람들, 한편으로는 희망으로 가득 차 있을지도 모른다고 기대하는, 내일로 실려 가는 사람들에게 ‘당신만 흔들리고 있는 게 아닙니다. 저도 흔들리고 있고, 우리 모두 흔들리고 있는지도 몰라요’라는 비밀을 전하기 위해서”다.

그래서 언제나 ‘지금 이곳, 오늘’이라는 화두를 마음속에 갖고 있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좋아하는 그녀는 <오! 수정>에서 남자의 기억과 여자의 기억이 서로 다르게 나오는 장면을 소개하면서, 똑같이 겪은 사실도 전혀 다른 기억으로 재현되는 것이 인상 깊었다고 했다.

“소설은 언제나 과거로 쓰였잖아요. ‘말한다’라고 쓰여 있어도 사실은 ‘말했다’잖아요. 시간 차가 있기 때문에 소설은 현재를 쫓는다고 하지만, 사실은 그것을 따라갈 수 없는 것 같아요. 소설은 현실이 될 수 없어요. 진실에서 반 발짝 떨어진 거짓말이죠.”

소설가는 그래서 ‘거짓말쟁이’라고 했다. 조심스러운 말투는 부끄럼 많은 여고생 같은 분위기다. 말투조차 단호하거나 확정적이지 않고, ‘같아요’ ‘싶어요’다. 이어 문학의 역할과 문학하는 사람의 책임에 대해 말했다.

“세상에서 진실은 무엇이며, 거짓은 무엇일까. 진실과 거짓말 사이에는 조그만 틈새가 있는 것이 아닐까. 문학의 역할은 진실과 거짓말 사이의 작은 틈새에 대해 주목하는 것, 그 틈새를 찾아내고 보여주는 것이 문학하는 사람의 책임이 아닌가 생각해요.”

이번 단편집에 실린 작품에 대한 소개가 이어졌다.

“「타인의 고독」에 더 애정이 가요. 엄마들이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고 하는데, 내 작품에 비춰보면 거짓말 같아요. (웃음) 이 소설은 힘들 때 위로가 됐던 작품이에요. 2004년 봄 문예지에 발표했던 소설인데, 2003년 첫 소설집 『낭만적 사랑과 사회』가 나오고,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부담도 커졌어요.”

자신은 그 작품을 여성들의 이야기만 쓴 것은 아니었는데, ‘나쁜 여자들, 악녀들의 이야기’라는 주위의 비판 때문이었다.

그녀는 처음 소설을 쓰기 시작할 때 자신의 얘기는 쓰지 않겠다는 다짐을 했다. 하지만 주위에서 ‘유리(「낭만적 사랑과 사회」의 주인공)가 너지?’라고 묻는 말을 많이 들었다.

“제 얘기는 아니고요. 세상에 떠돌아다니는 많은 이야기를 채록해서 세상에 내보이는 게 작가의 역할이라고 생각하는데, 친구들의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우리는 외롭잖아. 그런데, 왜 아무도 그 외로움을 얘기해 주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에서 시작하게 됐어요.”

「타인의 고독」이 나오게 된 것도 비슷하다. 아주 활달한, 전형적인 O형 여자친구가 쓸쓸하게 술을 마시는 모습을 보고, ‘저 친구한테 저런 뒷모습도 있을 수 있구나. 내가 힘들고 외롭다고 생각했는데, 우리는 왜 자신의 고독만 중요하게 생각할까. 타인의 고독을 통해서 자기 자신의 고독을 역설적으로 돌아볼 수 있다는 의미에서 타인의 고독은 나 자신의 고독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나온 작품이다. 소설에서 나오는 강아지는 그 친구가 키우던 고양이를 살짝 바꾼 것이다.

「삼풍백화점」은 그녀의 자전소설이다. 자신의 얘기는 쓰지 않는다는 다짐을 스스로 해제한 첫 작품이다.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는 저에게 너무 커다란 의미였기 때문에 미루다 미루다 마감을 며칠 앞두고 3일 만에 썼던 소설이에요. 3일 밤낮을 쓰고 나니 내가 울고 있더라고요. 작가와 소설 속 인물은 멀수록 좋다고 하는데, 그 인물에 푹 빠져서 울고 있었죠. 나의 청춘은 삼풍백화점과 함께 폭삭 주저앉았고, IMF와 함께 펑 터져버렸어요.”

그녀에겐 그 사건이 20대를 추억할 수 없게 하는 장애물이었다. 1995년이었다. 삼풍백화점이 폭삭 무너지기 30분 전까지 그녀는 그곳에 있었다. 그날 동네 나들이처럼 들른 백화점에선 에어컨이 나오지 않았다. 그때 엘리베이터에 함께 탔던 사람들의 얼굴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왜 이렇게 더워요?’라는 질문에 ‘에어컨이 고장 났어요.’라고 설명하던 엘리베이터 걸의 눈동자도.

“삼풍백화점은 나한테 너무나도 일상적인 공간이었거든요. 엄마가 저녁 준비하다가 두부 사오라고 하면 가는 곳, 어버이날 카네이션 사는 곳, 떡볶이, 아이스크림 먹던 곳, 나에겐 일상의 공간이었는데, 그 건물이 무너지고, 제가 알던 일상의 공간이 아닌 엉뚱한 공간으로 명명되었어요. ‘사치와 향락의 강남 백화점’ ‘한국 부실건축 산업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곳’이라는 이름으로. 한동안 개인적 공간과 사회적 평가의 공간 사이에서 낯설고 곤혹스럽고 힘들었어요.”

대학 생활에 대한 일화도 소개했다.

“어른들이 ‘대학만 가면 무조건 다 된다’ 그러잖아요. 지금 생각해 보면 10대들의 몸이나 욕망을 잠재우기 위해서 사회적 음모로 대학입시를 강요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웃음) 10대들의 욕망을 그렇게 통제하지 않으면 사회가 주체할 수 없는 갈등을 겪을 걸 걱정해서요.”

그 시절 대부분의 대학 신입생이 그렇듯 갑자기 확 풀려버린 규율과 통제, 어떻게 스스로 계획하고 삶을 설계해야 하는지 감당이 되지 않았다. 지금의 대학 신입생도 그럴까? 문득 궁금해진다. 첫 수업을 일찍 끝나고 나서 다음 강의 시간까지 붕 떠버린 시간은 다섯 시간이나 됐다.

학교 식당에서 함께 수업을 들은 친구들과 ‘가식적인 미소’를 띠며 어색하게 점심을 먹고 학교 앞에 나왔는데, 갈 데가 없었다. 마침 ‘명랑오락실’이라는 간판을 발견하고 3시간 넘게 헥사며, 테트리스, 원더보이를 하면서 ‘알차게’ 시간을 보냈다.

“사람보다도 이 기계가 나를 위로해 주는구나. 결국 나를 위로해줄 사람은 나밖에 없구나. 나는 혼자 가야 하는구나. ‘대학 가면 모든 게 해결된다’는 어른들의 말에 호되게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었죠. 강의실보다 오락실에서 보낸 시간이 더 많았던 것 같아요.”

큰 사고를 치거나 하는 ‘제대로 된’ 방황을 해보지도 못하고, 자잘한 방황을 해서 남는 것도 없었다. 다들 취직도 잘 될 때였는데, 자신만 매번 떨어졌다. 동네 놀이터 삼풍백화점과 서초도서관을 왔다 갔다 했다. 도서관에서 매일 원서를 한 장씩 쓰곤 했다.

“「오늘의 거짓말」은 「1979년생」이란 원제로 발표되었던 소설이에요. 사람을 만나면 몇 년생이냐고 물어보거든요, 터울을 확인한다기보다는 어떻게 성장해 왔을지 보이잖아요. 초등학교 세대인지 국민학교 세대인지, 학력고사 세대인지 수능시험 세대인지, 선지원후시험을 했는지 선시험후지원을 했는지에 따라서 그 사람이 어떤 세월을 살아왔는지 상상해 보는 재미가 있어요.”

91학번인 그녀는 최근 ‘88년생이라는 독자의 자기소개를 듣고 화들짝 놀랐다’고 한다. 88학번이라는 말에 익숙한 그녀에게 88년생이란 세월의 간극이 쉽게 다가오지 않아서다.

행사에는 주 독자인 20~30대 여성 독자들이 많이 참석했다.

“한 사람에게서 어떤 연도에는 개인적인 경험과 사회적인 경험 그리고 그 둘을 나눌 수 없는 혼재된 경험이 들어 있는 것 같아요. 76년의 기억, 88년의 기억처럼 섞여 있잖아요. 1979년생이란 28~29살 세대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정치적 알레고리를 이야기하느냐?’라고 하신 분도 있었는데, 세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표제작 「오늘의 거짓말」은 그래서 지나간 20대에 대한 헌사이자, 현재 그 시기를 살아가고 있는 후배들에 대한 위로이기도 하다.

“어렸을 때 나이와, 그 나이를 통과하고 나서의 나이 사이에는 많은 괴리가 있는 것 같아요. 남들은 나를 어른이라고 하는데, 나는 왜 이렇게 어른답지 않을까. 나는 왜 책임지기 싫고 앞날이 불안하기만 할까, 나는 왜 나에 대해서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을까. 아마 지금 그 나이를 통과하고 있는 분들도 모두 그런 상황일 거라고 생각해요.”

작가는 「어금니」에서 자식의 거짓말을 수습하는 부모, 「오늘의 거짓말」에서 거짓으로 다른 사람의 제품 후기를 쓰는 여자 주인공을 내세웠다. 「익명의 당신에게」에서는 병원을 상대로 사기 행각을 벌이는 환자 부부다. 「오늘의 거짓말」 도입은 ‘거짓말은 다만 내 밥’이라는 표현으로 시작한다.

“우리는 거짓말을 하고 산다고 생각하지만 세상은 더 거대한 거짓말로 둘러싸여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 세상이 그렇다는 것을 인식한다는 것과 인식하지 못한다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는 것, 진짜 비밀의 공포를 마주하는 것은 두렵고 무서운 것이지만 언젠가는 마주할 수밖에 없다는 것, 그땐 정말 어른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이 소설을 통해서 얘기하고 싶었어요.”

거짓말을 똑바로 마주 대하고, 그 현실을 인정하는 것이 어른이 되는 것이란 결론이 씁쓸하지만, 그게 현실이기도 하다.

한 시간 여의 강연을 마치고 ‘질의응답을 통해 독자들의 궁금증에 답하는 시간을 가지고 싶다’는 작가는 ‘제한된 시간으로 한 사람의 독자에게만 질문을 받겠다’는 진행자의 코멘트에 당황했다. ‘준비한 내용을 미처 다 얘기하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토로했다.

그건 독자들도 마찬가지였다. 아쉬움의 탄성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앞으로의 행사는 20~30분 정도 먼저 시작해서 독자와의 질의응답 시간을 더 늘렸으면 어떨까 하는 바람이 슬며시 든다.

몇 시간을 함께해도 지루하지 않은 게 작가와 독자의 만남이겠지만, 아쉬울 때 끝내는 게 여운이 남아 더 좋다지만, 매번 시간에 쫓겨 서둘러 끝내는 건 ‘독자와의 대화’가 아닌 ‘저자 강연회’로만 그치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어쨌든 한 사람의 질문을 하게 된 행운의 독자는 남성독자였다.

Q) (‘몇 년생인지 알면 그 사람의 삶을 추측할 수 있다’는 작가의 강연 내용을 의식한 듯) 80년생입니다. (그걸 알아차린 청중석에서 웃음이 터졌다.) 30대 중반의 여성은 물론, 남성의 일상도 아주 디테일하게 묘사하고 있는데, 공감 가는 부분이 많습니다. 그런데 경험하지 못한 그런 부분을 어떻게 얻는지요? 그리고 소설을 쓰고 싶은 사람들에게 조언해 주고 싶은 말은 어떤 것이지도 궁금합니다.

“저도 일상을 사는 생활인이?요. 너무 평범하게 살아와서 주위 사람들을 보면 주로 자영업, 회사원, 주부로 나뉘는데요. 그런 친구들과 수다를 많이 떨어요. 그리고 사람들에 대한 관찰을 많이 해요. 커피숍에서도 일행보다는 옆자리 대화에 대해 더 신경을 쓰기도 하고요. 참견하기도 하죠. (일동 웃음)

소설 쓰는 분들에게 하는 조언은 딱 한 가진데요. 열심히 쓰시라는 것, (일동 웃음) 말고는 드릴 말씀이 없어요. ‘열심히’라는 말 속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 있는데, 자신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걸 쓰면 될 듯해요. 저 같은 경우는 문학 공부할 때 마이크로 묘사를 하는 게 유행이었는데, 자신이 자신의 스타일을 찾고, 세상에 무슨 말을 던지고 싶은가 고민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완성될 것 같아요.”


강연이 끝나고, 독자들에게 정성스럽게 사인을 해주는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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