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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영'의 리더십 - 이건희

이건희 회장은 구체적 경영은 전문경영인에 철저히 위양하고, 본인은 적절한 시기에 핵심 화두를 던져 조직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비전을 제시하는 리더, 변화와 혁신을 이끄는 리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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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12월 22일 신라호텔에서는 삼성그룹 사상 초유의 실적을 기념하는 만찬이 진행되었다. 이건희 회장 취임 15년 만에 매출액이 137조원으로 10배, 세전 이익은 15조원으로 79배 늘어났으며, 전 계열사가 흑자를 기록한 상황에서 거행된 만찬은 그야말로 축제의 장이었다. 그러나 다음 날 아침 신문에는 사상 최대의 실적에도 불구하고 이건희 회장이 ‘나는 10년 후에 삼성이 무엇으로 먹고살 것인지를 생각하면 등골이 오싹해져 식은땀이 나고, 다리가 저려서 잠을 잘 수 없다’라며 위기의식을 불어 넣었다는 내용의 기사가 실렸다.

이건희 회장은 한국 기업사의 신기록을 연달아 바꾸어 왔다. 1994년 최초로 조 단위 이익을 실현했으며 2000년 순이익 10조 원, 2002년에는 순이익 15조 원의 벽을 넘어섰다. 불가항력으로 여겨지던 소니의 시가 총액을 넘어섰으며 브랜드 가치 역시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르고 있다. 일본 주간지 ‘도요게이자이’는 삼성의 비약적인 발전이 이건희 회장의 강력한 리더십에 기인한다는 특집기사를 실었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건희 회장 같은 강력한 리더십을 가진 경영자가 없는 것이 일본 기업의 최대 약점이라고까지 평했다. 이건희 회장의 리더십은 파이낸셜뉴스 선정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인’, 타임지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올해의 인물 100인’으로 꼽히는 등 해외에서 조명받고 있다.

삼성의 '2007년 신년하례식'에 참석한 이건희 회장 (출처: 삼성 홈페이지)

이건희 회장은 구체적 경영은 전문경영인에 철저히 위양하고, 본인은 적절한 시기에 핵심 화두를 던져 조직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비전을 제시하는 리더, 변화와 혁신을 이끄는 리더다. 1990년대 초반까지 삼성은 세계시장에서 ‘그저 그런 수준의 값싼 제품’을 만드는 회사로 인식됐다. 이 회장은 이를 탈피하기 위해 ‘양 중심’에서 ‘질 중심’의 사고로 전환하면서 회사 경영의 기본 틀을 바꿔 나갔다. 이 회장은 1993년 프랑크푸르트 선언을 시작으로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라’라는 슬로건을 통해 관리의 삼성에서 완전히 벗어날 것을 주창했다. 그는 ‘제트기가 초음속 제트기로 넘어가려면 일반 비행기 부품으로는 불가능하다. 선진 기업을 앞서려면 마하 1이 아닌 마하 2-3이 가능하도록 모든 것을 바꿔야 한다’라고 비유를 들어 설명하면서, 질을 위해서라면 양을 희생시켜도 좋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책상 위에 삼성전자 제품을 일렬로 진열한 뒤 망치로 이를 하나하나 부수면서 “모든 것을 다시 만들라”라고 경영진에게 호통치기도 했다.

이건희 회장은 미래의 삼성을 먹여 살릴 수 있는 신수종사업을 고민하다 급격히 변해가는 환경 속에서 영원한 경쟁력은 미래를 책임질 천재급 인재에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러한 깨달음 하에 “앞으로는 천재 한 사람이 10만 명을 먹여 살리는 시대가 온다. 사장보다 더 많은 월급을 받는 인재를 스카웃하라”라는 화두를 꺼내 들었다. 그는 천재급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업무의 절반을 쓰겠다고 선언하면서 사장단 평가기준에도 이를 40% 이상 반영하겠다고 강조했다.

이건희 회장은 무엇이든 일단 관심을 갖게 되면 사물의 본질을 꿰뚫을 때까지 집요하게 파고든다. 웬만한 첨단 제품이 출시되면 곧바로 구입해 자택에서 직접 분해하고 재조립해보면서 기능을 파악한다고 전해진다. 밤낮없이 파고드는 호기심과 집중력, 상상력이 탁월한 화두의 원천이라 할 수 있다. 경청 또한 중요한 요소다. 이 회장은 선친 이병철 회장으로부터 받은, 붓글씨로 쓴 ‘경청(傾聽)’이란 휘호를 좌우명으로 삼고 있다.

이건희 회장의 새로운 화두는 창조경영이다. 삼성이 이미 세계 선두권에 진입해 있는 만큼 다른 기업을 벤치마킹하거나 모방할 수 있는 쉬운 길에서 벗어나 삼성만의 고유한 독자성과 차별성을 구현할 수 있는 험난한 여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창조경영이라는 화두는 삼성을 넘어 대한민국 전체 기업과 사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리더십은 영향력이다. 영향력이 크면 클수록 그에 걸맞게 책임도 커지게 된다. 이건희 회장과 삼성인들이 주목해야할 또 하나의 화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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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세계의 인재를 구하다
홍하상 저 | 북폴리오 | 2006년 01월

이건희 회장은 초일류가 되기 위한 조건으로 두 가지를 보고 있다. 하나는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은 새로운 패러다임을 창조할 수 있는 천재를 모셔오는 일과 디자인 혁명이다. 현재 삼성의 기술은 세계 일류의 반열에 들었다. 초일류는 명품을 말한다. 삼성은 일류가 아닌 초일류, 즉 명품의 세계로 진입하려고 하는 것이다.

※ 운영자가 알립니다.
'조영탁의 행복한 경영이야기'는 (주)휴넷과의 제휴에 의해 연재되는 것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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