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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에 대한 두 개의 시선 - <묵공> <망국의 이지스>

모리 히데키의 만화 『묵공』은 여러 면에서 독특하다. 이 만화의 주인공은 일본 만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미남형 주인공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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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에 관한 두개의 시선

현재 극장가에서는 잭 스나이더 연출의 <300>이 300만에 육박하는 관객을 동원하며 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하지만 스파르타의 300명 병사가 페르시아 대군에 맞서 싸우다 장렬히 전사한다는 이 영화의 정치적 입장은 분명히 인종적인 것이 사실이며 그것은 원작인 프랭크 밀러의 그래픽 노블에서부터 예견되었던 것이었다. 과연 <300>에 나오듯, 페르시아가 야만적인 폭력만으로 세계를 지배할 수 있었을까?

 

<300>을 둘러싼 평단의 찬반양론은 주로 이러한 정치적 입장에서 비롯한다. 이 글에서는 최근 DVD로 출시되거나 앞으로 출시될 아시아 전쟁 영화 두 편을 소개한다. 모두 ‘전쟁’이라는 소재를 다루기는 하지만, 이 두 편의 영화는 확연히 다른 정치적 태도를 보인다. 한 편은 한, 중, 일 삼국의 합작 프로젝트 <묵공>이며 또 다른 한 편은 일본식 블록버스터 <망국의 이지스>다.

 

1. 묵공  

고대의 전장에서 반전(反戰)을 만나다

 

모리 히데키의 만화 『묵공』은 여러 면에서 독특하다. 이 만화의 주인공은 일본 만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미남형 주인공이 아니다. 대머리에 키가 작으며 옷까지 허름한 주인공은 춘추전국시대의 혼란 속에서 오직 전란으로부터 백성을 구하고자 전란에 뛰어든다. 하지만 이상주의자인 주인공은 결국 여러 가지 정치적 음모에 휘둘리며 여러 위기를 넘어선 후에야 자신만의 이상향을 찾아 떠나게 된다. 영화 <묵공>은 장대한 원작 만화 중 4권까지의 이야기를 각색해 영상화했다.

#1. <묵공>의 오프닝. 수미쌍관 구조를 이루어 엔딩 장면과 맞닿아 있는 이 장면은 전장의 피해자인 민중의 삶을 표현한다.

#2. 검은 바탕에 적색으로 쓴 타이틀.

#3. 혁리(유덕화)의 첫 등장 장면. 그는 성을 구하고자 하는 자신을 활로 맞이하는 양성에 묵묵히 걸어 들어선다.

국내판 DVD 음성 해설을 맡은 제작자 이주익의 말처럼 성공적인, 진정한 합작 영화로 평가받는 <묵공>은 묵가의 이념에 비교적 충실한 원작에 비해 좀 더 보편적인 휴머니즘으로 방향을 바꾸었다. 그래서 이 영화 속의 인물들은 모두 인간적인 고뇌에 휩싸인다. 원작에서 혁리와 개인적으로 대결하여 패배한 함엄중이 최후를 맞는 것과 달리, 영화 <묵공>은 좀 더 큰 그림을 그리면서 전쟁이란 문제에 천착한다.


특히 이 영화의 특기할 만한 점은 전쟁을 다루는 이 영화가 ‘전쟁의 이미지’를 착취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고대의 전쟁을 다룬 <300>이든 현대전을 다룬 <라이언 일병 구하기>든 현대의 전쟁 영화는 피와 살이 튀는 참혹한 전쟁의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선보인다. 때로는 너무 참혹해서 전쟁에 대한 공포를 심어주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또 다른 볼거리로서 스펙터클의 위험성 역시 내포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전까지는 주로 비교적 소품을 연출한 바 있는 장지량의 <묵공>은 전투 장면에서 무척이나 망설이는 영화다. 이 영화는 전쟁을 둘러싼 여러 인물로 이야기가 분산되어 있다. 양성을 구원하고자 단신으로 전장에 뛰어든 혁리(유덕화), 양성을 공격하러 온 조나라 대장군 항엄중(안성기), 양성의 백성, 양왕(양즈웬)과 귀족으로 구성된 양성의 지배자 등의 입장으로 전개되는 이 영화에서 지배자들을 제외한 다른 인물들은 전쟁에 회의에 가득 찬 시선을 보낸다.

#4. 혁리가 전장에서 적의 죽음을 목격하는 장면. 이 장면을 통해 이 영화가 전쟁의 이미지를 착취할 뜻이 없음이 드러난다.

#5. 혁리와 그를 사모하는 일열(판빙빙)의 관계는 영화의 중요한 한 축이지만 그다지 많이 부각되지는 못한 편이다. 그래도 <묵공>은 전쟁의 다양한 모습을 잘 담아낸다.

#6. 항엄중(안성기)과 조나라 병사들의 회의 장면. 무채색 갑옷을 입은 병사들의 모습이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물론 가장 고통을 받는 것은 양성의 백성이다. 무명의 배우들로 구성된 백성 그룹을 쫓는 이 영화의 토막은 이들의 고통을 보여준다. 전란의 위험을 벗어나고자 성을 탈출한 이들은 조군에게 적발되어 다시 양성으로 돌아간다. 혁리의 목숨을 가져오지 못하면 조군 병영에 남은 가족의 목숨은 날아가고 만다. 전쟁의 고통은 비단 백성에게서만 느껴지는 것은 아니다. 혁리는 묵가의 전술로 침략군인 조군을 막아내던 전투의 와중에 자신의 전략 때문에 불에 타 죽어가는 조군 병사들을 목격한다. 카메라는 공포감에 사로잡힌 혁리의 얼굴을 길게 클로즈업한다. 이 장면은 혁리의 반대편에 서 있는 조나라의 백전노장 항엄중의 얼굴에서도 발견된다. 그가 혁리의 기지 때문에 전투에서 패배한 순간의 얼굴은 뒤늦은 후회처럼 느껴진다. 마치 법가 사상의 수행자처럼 냉정한 승부사로서 전투를 수행해 나가던 그가 자신의 부하들을 후퇴시키고 최후를 맞이하는 장면은 아이러니하게도 전쟁과 권력의 속성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쓸쓸한 얼굴로 죽음을 맞이하는 항엄중의 리버스 샷을 통해 감독은 결국 전쟁의 승리자는 권력자일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7. 전쟁의 가장 큰 피해자는 역시 힘없는 백성이다. 전쟁을 피해 양성을 떠났던 사람들은 조군이 하달한 임무를 수행하지 못해, 처형된 식솔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8. 혁리와 양적(최시원). 귀족 의식에 젖어있던 양적은 혁리에게 감화받아 묵자의 이상에 어느 정도 동감하는 거의 유일한 지배 계급 인물이다.

#9. 양성을 놓고 벌이는 전쟁. 혁리와 항엄중의 싸움은 시간이 지날수록 승자의 의미를 상실해 간다. 결국 항엄중은 혁리에게 '살아남는 자가 승자다'라고 내뱉는다.

여러 면에서 <묵공>은 ‘반전(反戰)’이라는 영화적 주제에 충실한 영화다. 이 영화의 연출자인 장지량은 무차별적 사랑인 ‘겸애(兼愛)’를 주장하는 묵자의 이상론도 일부 반박한다. 혁리가 모두를 똑같이 사랑하고자 아무에게도 선물을 받지 않는다고 하자, 그를 사랑하는 일열(판빙빙)은 ‘그건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한다. 장지량에게, 개인의 행복을 파괴하는 전쟁은 최악의 상황이다. 그래서 이 영화의 끝은 씁쓸하다. 혁리가 애초 의도했던 대로 양성은 조군의 공격으로부터 간신히 살아남지만, 혁리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백성은 다시 폭압적인 독재자의 통치를 받아야 한다. 영화에서 하나 남은 희망이란 전쟁고아들을 이끌고 어딘가로 떠나는 혁리의 모습을 통해서만 기대할 수 있을 뿐이다.


국내 시장에서는 참패를 면하지 못했지만 <묵공>은 사장되기에는 무척 아까운 영화다. 화려한 미장센으로 치장된 최근 중화권 블록버스터의 공허함에 비해 <묵공>은 음성해설을 진행한 안성기의 말처럼 ‘현실에 발을 딛고’ 있는 영화다. 내몽골에서 촬영한 황량한 전장의 미장센과 전쟁을 회의하는 등장인물들 속에서 잔혹한 전장의 모습을 유화의 이미지로 대체하기도 하는 이 내성적인 전쟁 영화는 분명히 곱씹어 볼만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디스크1  메인 메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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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분히 가라앉은 색감

 

현실적인 전쟁 영화를 지향하는 <묵공>은 장이모의 시대극 블록버스터나 첸 카이거의 <무극>에서 선보인 화려함을 최대한 배제한 느낌이다. 인물 의상은 대개 갈색이나 번들거리지 않는 검은색 등으로 현실적인 전장의 분위기를 표현한다. 애초 HD 촬영을 준비했으나 중국 현지 법령이 미비한 관계로 필름으로 촬영한 영상은 그런 본래의 제작 의도에 충실한 느낌이다. 지나치게 어둡지도, 화사하지도 않은 화면은 내몽골의 황량한 분위기가 잘 표현되어 있다. 미세한 필름 스크래치가 보이나 고해상도 디스플레이에서도 인물의 윤곽선이 비교적 잘 살아 있으며 깔끔한 느낌이다. 밤 장면이 많은 관계로 배경 디테일 묘사에 지글거리는 현상이 보이나 크게 거슬리지는 않는다.★★★

  

디스크 1 언어 메뉴

현실적인 사운드 디자인

 

만다린(북경어) 돌비 디지털 5.1 채널과 스테레오를 지원하는 음향은 서라운드의 느낌을 극대화하기보다는 현실적인 전쟁의 느낌을 잘 살리는데 주력했다. 섬뜩한 금속음의 효과음이 자제되었으며 오히려 카와이 켄지가 작곡한 스코어가 잘 표현되었다. 임팩트가 기대만큼 그리 강력한 편은 아니지만 전쟁을 소재로 다루는 영화인 만큼 사운드 효과의 표현은 잘 살아있는 편이다. 다만 서라운드와 우퍼의 활용도가 기대치만큼 높지는 않다.★★★

 

스페셜 피처
메뉴

<묵공> 속의 전략 (7분 2초)

 

                                         

 

<묵공>의 영웅들

 

                                         

 

스토리 보드

 

                                         

 

                                         

 

<묵공>을 만든 사람들 (49분 51초)

 

묵가 사상

                                         

 

                                         

 

                                

 

대작 <묵공>이 완성되기까지 (61분 10초)

질보다는 양인 서플먼트 구성

 

디스크 1에 수록된 <음성 해설>은 한, 중, 일 합작 영화인 이 영화의 한국 측 스태프인 제작자 이주익과 한국 배우 안성기, 최시원만이 참여하여 진행한다. 본격적인 제작 단계에 참여한 스태프가 아니라 기획 단계에 참여한 제작자이기 때문에, 영화 전반의 흐름을 짚어나가기보다는 영화의 제작 과정에 이야기의 포커스가 맞추어져 있다. 배우들은 자신의 촬영 장면을 되새기며 추위와 촬영 시의 어려움을 주로 회고하며 좋은 사람들에 대한 기억을 끄집어 낸다. 유덕화의 중후함, 홍금보의 아들인 홍천조의 순박한 성품에 대한 칭찬, 무술 감독을 맡은 동위의 열정 등에 대하여 들어볼 수 있다.

 

서플먼트가 몰려 있는 두 번째 디스크는 일단 꽤 많은 분량의 부가 영상이 수록되어 있는데, 아쉽게도 완성도는 만족스럽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메이킹 필름이라고 할 수 있는 <대작 <묵공>이 완성되기까지>(61분 10초)는 촬영, 연출, 특수 효과, 무술, 소품 및 배경의 5개 서브 카테고리로 나뉘기는 하지만 그다지 분류가 잘 되어 있는 편은 아니다. 전체적으로 난도가 높은 촬영 과정을 담고 있어 흥미로운 구석이 많으나 하나의 다큐멘터리라기보다는 영상 클립을 그대로 모아 놓은 느낌이라 몰입도가 높지는 않다.  

 

 두 번째로 긴 분량을 자랑하는 <묵공을 만든 사람들>(49분 51초)에서도 이런 아쉬움은 이어진다. 16분에 이르는 장지량 감독의 인터뷰가 수록되어 있기는 하지만 작품 전반의 이해를 돕지는 못하고, 국내 스태프와 배우에 치중된 인터뷰 클립 속에는 오기륭, 판빙빙, 양즈웬 등 중화권 스타들의 인터뷰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 그 외에 영화에서 스펙터클을 선보이는 공성 장면의 장면 설계를 엿볼 수 있는 <스토리보드>가 수록되어 있으며, 각 전략을 영화 속 장면과 연결해 놓은 <묵공 속의 전략>, , 배경 음악에 텍스트 자료를 더한 <묵가 사상>, <묵공의 영웅들: 감독 및 배우 소개> 그리고 국내판 광고와 예고편이 담긴 <광고/예고편>이 수록되어 있다.★★★

 

 

 2. 망국의 이지스

 

 

일본은 선제공격권을 지녀야 한다?

 

일본의 군사소설 전문가인 후쿠이 하루토시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망국의 이지스>는 우리에게는 다소 낯선 일본인의 전쟁에 대한 시각을 볼 수 있는 영화다. 국내배우 채민서의 출연으로 잠시 극우 영화 논란을 빚은 바 있는 <망국의 이지스>는 엄밀히 액션 스릴러 영화라고 할 수 있는데 <다이 하드>나 <언더 시즈> 같은 할리우드 액션 영화와 유사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

#1. 제작사의 로고가 나가고 나서 바로 뜨는 타이틀.

#2. 영화의 첫 장면에서, 영화의 주요 모티프가 되는 젊은 장교의 블로그에 올라간 글이 보인다. 우리로서는 '우익'이라는 말을 떠올릴 수밖에 없는 '선제공격권'을 주장하는 내용. (일본의 자위대는 말 그대로 자신의 안전을 위협받을 때, 즉 공격을 먼저 받았을 때만 공격할 수 있다. 현재 아베 정권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정해진 평화 헌법을 개정하려고 추진하는 중이며, 만약 그들의 계획대로라면 빠르면 2010년 일본은 선제공격권을 지닌 군대를 보유할 수 있게 된다.)

#3. 베테랑 하사관인 센코쿠(사나다 히로유키)와 비밀 요원인 키사로기(카츠지 료)의 의사 부자 관계는 이 영화의 정서를 끌고나가는 주요한 힘이다. 그러나 <망국의 이지스>는 그런 감정선이 충분히 살아있지 못한 편이다.

이 영화는 <라스트 사무라이> <무극> 등에 출연해 낯이 익은 사나다 히로유키, <박사가 사랑한 수식>의 테라오 아키라, <바람의 검 신선조>의 사토 코이치, 나카이 키이치 등 한 편의 영화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일본의 중견급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여 퓃영 단계부터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스태프진 역시 화려해서 <페이스> <케이티(KT)> 등 문제작을 연출한 바 있는 사카모토 준지가 연출을, <클리프행어><노팅 힐> 등의 음악을 맡았던 트레버 존스, <죽은 시인의 사회> <트루먼 쇼>의 편집을 맡았던 윌리엄 M. 앤더슨이 스태프로 참여하였다.

#4. 이 영화의 주인공 센코쿠 상사는 사건의 실체를 모른다는 점에서 관객과 같은 처지에 있다.

#5. 훈련병으로 이지스함에 잠입한 키사로기의 정체는 곧 밝혀진다. 과연 그는 선인일까? 악인일까?

#6. <기묘한 이야기> <바람의 검 신선조> 등으로 우리에게도 낯이 익은 나카이 키이치. 일본의 대표적인 중견 연기파 배우 중 하나다. 이 영화의 즐거움은 그런 묵직한 배우들이 영화를 가득 메운다는 데 있다.

자국 내의 호의적인 평가와 달리 <망국의 이지스>의 영화적 설정은 어쩔 수 없이 일본과 정치, 역사, 군사적 관계에 민감한 ?리 관객에게는 민감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물론 이 영화의 제작 과정에서 ‘영화를 보고 말해달라’고 말한 사카모토 준지의 말대로 이 영화가 노골적인 민족주의를 내세운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나 <남벌> 같은 국내 작품이나 대표적인 전범 도조 히데키의 삶을 미화한 <긍지-Pride> 같은 일본 극우파 영화와 같은 태도를 보이지는 않는다. 이 영화의 전체적인 긴장 관계는 도쿄만에서 훈련 중인 이지스함 이소카제호 내의 선상 반란을 주도한 자위대 장교들과, 국적이 불분명한 테러리스트 집단에 맞서는 인간적인 하사관 센코쿠 히사시(사나다 히로유키)와 비정한 비밀 요원 키사로기(카츠지 료)의 활약에 포커스를 맞춘다.


하지만 표용하(나카이 키이치)라는 이름을 지닌 테러리스트의 국적은 분명히 밝혀지지 않지만 한국식 이름이나 여성 테러리스트로 등장하는 채민서의 캐스팅에서 보듯 북한 국적이라는 걸 유추할 수 있다. 또 자신의 블로그에 ‘선제공격권’의 당위성을 주장한 젊은 장교가 의문의 죽음을 당하자 분노한 장교 집단이 반란을 일으킨다는 설정이나 이 의견에 동의하는 방위청 본부장(사토 코이치)의 대사에서 보듯 우익적 냄새가 담겨 있다. 하지만 개과천선한 해상 자위대 장교들이 도쿄만을 위기로 모는 마지막 장면에서 보듯 영화의 정치적 입장은 다소 모호하다.

#7. 영화 속 선상 반란은 초반부에 이루어진다. 완벽한 대공 방어 체제를 갖춘 이지스함 이소카제호는 미국의 화학 무기를 탑재한 채 도쿄만을 위협하며 요구 사항을 들어달라고 요구한다. 이 영화의 여러 설정은 '강한 일본'에 대한 집착에서 비롯된다.

#8. 하지만 순조로워 보였던 선상 반란은 센코쿠와 키사로기의 저항, 반란 진영 내부의 대립으로 자꾸만 위태롭다. 한배를 탄 두 개의 민족주의는 아슬아슬하기만 하다.

#9. 결국 내부 갈등은 물리적인 폭력으로 폭발한다. <망국의 이지스>는 장르상 <다이 하드>나 <언더 시즈> 같은 밀폐형(?) 스릴러와 유사한 구조를 지닌 영화다.

이런 논쟁적인 주제를 의식하지 않고 본다면 <망국의 이지스>는 앞서 말한 바와 같이 한정된 공간에서 펼쳐지는 액션 스릴러로서 충실한 영화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위에 설명한 정치적 역학 관계를 스케일이 크게 담아내려고 한 영화적 의도 때문에 우리 관객의 머릿속은 복잡해지며 영화에 몰입하기 어렵게 한다. 또 정치 상황과 많은 등장인물의 이야기가 이리저리 얽히며 제대로 정리되지 못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건 영화의 후반부로 나아가면서 응축되어야 할 서브 플롯이 하나로 모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망국의 이지스>는 할리우드 액션 스릴러의 성과를 일본 대중 영화에 이식하려는 시도기는 하지만, 영화적 응축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진 영화의 경제학을 제대로 실현하지 못한 사례로 읽을 수 있다. <망국의 이지스>는 아직 DVD로 출시되지 않아 필자에게 입수된 QC로 리뷰가 이루어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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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영화로서는 최고 수준의 영상

 

전체적으로 가라앉은 느낌을 주는 다른 일본 영화에 비해 많은 예산이 들어간 메이저 영화답게 <망국의 이지스>의 영상 퀄리티는 세련된 느낌을 준다. 영화 자체가 이지스함 내부라는 제한적 공간에서 군복을 입은 병사들의 대결을 다루는 영화답게 화사한 색감을 느낄 장면은 그다지 많지 않지만, 밤 장면에서도 잘 무너지지 않는 검은색 표현력과 인물 윤곽선 표현의 날카로움은 확실히 높은 완성도를 선보인다. 다소 차가운 느낌의 영상을 선호하지 않는 관객에게는 마이너스 요인이 되겠지만 부드러운 느낌의 일본 영화 DVD에 익숙한 팬이라면 확실히 <망국의 이지스>는 시원한 느낌을 준다. 오히려 평범하기 짝이 없는 영화의 완성도에 비하면 DVD의 영상 표현력이 한 수 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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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적인 총격음이 날카로운 사운드

 

무엇보다 <망국의 이지스> DVD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은 현실적이며 공격적인 총격음의 표현력이 뛰어난 사운드 부분이다. DTS와 돌비 디지털 양 포맷을 모두 지원하는 음향 퀄리티는 특히 총격 장면에서 그 위력을 발휘하는데, 서라운드를 활용한 방향감이 잘 살아 있으며 우퍼의 활용도도 높은 편이다. 다소 단조로운 영화 전개에서 폭발력 있는 사운드 효과마저 없었다면 몰입도는 더욱 떨어졌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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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스함 분석

 

현재까지 <망국의 이지스> DVD 발매 시기는 특별히 밝혀지지 않았으며, 필자가 입수한 <망국의 이지스> DVD는 공식 발매 전에 리뷰어에게 보내는 리뷰용 디스크 한 장뿐이다.  그러니 이 DVD에 어떤 서플먼트가 수록될지는 미지수다. 어쨌든 필자가 받은 디스크에는 음성 해설은 수록되어 있지 않으며 본편 외에 홍보용 영상 모음과 영화의 주요 공간인 이지스함의 여러 가지 성능 설명이 담겨 있는 텍스트 자료 <이지스함 분석>이 수록되어 있다.

 

<묵공(디지팩 초회판)>

감독 : 장지량

주연 : 유덕화, 안성기, 양즈웬, 판빙빙, 오기륭, 최시원

 

■ Spec
화면 Anamorphic Widescreen 2.35:1
음향 Dolby Digital 5.1

더빙 중국어

자막 한국어, 영어

상영시간 135분

지역코드 Dual Layer / Region 3
제작연도 2006년
                                        출시일자 2007-3-27


Special Feature

- 안성기, 최시원, 이주익 음성해설
- 대작 <묵공>이 완성되기까지(Making Film)
- <묵공>을 만든 사람들(Interview)
- <묵공>의 영웅들(Cast & Crew)
- <묵공>속의 전략(Strategy)
- 묵가사상
- 스토리보드(Storyboard)
- 광고/예고편(Trailer&Spot)

<망국의 이지스>

감독 : 사카모토 준지

주연 : 사나다 히로유키, 나카이 키이치, 카츠지 료

 

■ Spec
화면 Anamorphic Widescreen 2.35:1
음향 Dolby Digital & DTS 5.1

더빙 일본어

자막 한국어, 영어, 일본어

상영시간 116분

지역코드 Dual Layer / Region 3
제작연도 2005년
                                        출시일자 미정


Special Feature

- 미정

* 재킷 이미지는 국내 극장 개봉용 포몽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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