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퇴근 시의 버스 정류장은 절대로 방심을 못 한다. 한 정류장에 여러 종류의 버스가 집중해서 각자 마음대로 서기 때문에, 만약 하품이라도 하고 있었으면 눈 깜짝할 사이에 바람과 함께 떠나 버린다.
더구나 그냥 자세로 기다리고 있어서는 안 된다. 얌전하게 지갑을 든 손을 올릴 정도면, 기사 아저씨도 알아차리지 않고 그대로 달려 지나갈 가능성이 높다. 나는 이걸로 몇 번이나 실패했다. 나는 타겠습니다, 꼭 타고 싶습니다, 못 타면 평생 원망하겠습니다, 라고 온몸으로 주장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차도에 나가서 몸을 돌보지 않고 버스를 세울 정도의 기합이 필요하다.
버스 경력이 길어지면, 승객도 현명해진다. 늘 당한 채로 포기해서는 안 된다. 자기가 타고 싶은 버스가 다가오면, 신호등, 교통량, 딴 버스의 위치를 순식간에 계산하고 예상 정차 위치에서 기다린다. 이 만화의 아저씨처럼, 무시당해도 쭉 뒤쫓아 가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기사 아저씨가 한 수 위라면, 일단 여기서 서는 척하면서, 승객들이 전력으로 달린 참에 갑자기 진로를 바꾸고 훨씬 먼 곳에서 서기도 하니 방심하면 안 된다. 승객과 기사 아저씨의 공방은 오늘도 계속 이어지는 것이다.
한국 아줌마의 길에 올라선지 어느덧 5년이라는 시간을 보낸 요코짱. 결혼 전 한국 생활 1년을 더하면 벌써 6년 째 맞이하는, 길다면 긴 시간을 보냈다. 이제는 한국 문화에 익숙해져 시장에서 능숙히 물건 깎는 모습도, 제트코스트 같은 버스타기에도 능숙할 것 같지만, 아쉽게도 아직은 미숙 투성이라는 서툰 주부 요코짱.
돼지꿈을 영문도 모른 채 남편에게 팔아 불로소득에 어리둥절하고, 참외를 접시에 어떻게 깎아 올려야 할지 고민하고, 한복 치마 속의 두 다리를 어찌할 줄을 몰라 당황하는 모습이 타인의 눈에는 귀엽기까지 하다. 여전히 문화의 벽에 부딪히며 한국에서 신기했던 것, 재미있던 것, 그리고 남편과 한일양국을 오가며 알콩달콩 꾸며가는 결혼이야기 등을 실감나게 엮었으며, 한국문화에 자신도 모르게 익숙해져 가는 요코짱의 모습에서 우리의 습관을 엿볼 수 있다. 1권에 비해 다소 높아진 듯한 난이도의 일본어는, 일어를 공부하는 독자를 위한 작가의 세심한 배려이다.
한국에 시집 온 요코짱의 좌충우돌의 한국 생활기. 머리카락도 없는 벌거숭이 캐릭터로 낯선 나라 한국에서 받았던 문화충격과 서울 풍경을 실랄하고 코믹하게 그려냈다. 세계에서 가장 세다는 한국의 아줌마 파워, 제트 코스터보다 빠른 스피드의 한국 버스가 이젠 자연스런 일상이 되어버린 새댁 요코짱의 고되지만 정겨운 한국살이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 운영자가 알립니다.
'새댁 요코짱의 한국살이'는 작은씨앗 출판사와의 제휴에 의해 연재되는 것이며, 매주 수요일 총 3개월 간(총 13편) 연재될 예정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5개의 댓글
corato
2010.12.19
운전사분이 문제가 아니라 억지로 타려는사람이 문제인거죠;; 늦었으면 다음버스를 기다려야지 버스에 타고있는사람들 시간은 안중요한가?
corato
2010.12.19
wntndus
2008.09.19
세르베이트
2007.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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