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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해철 인터뷰]① 실패하는 과정에서 기본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당신은 신해철이라는 '인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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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니 저러니 해도 신해철이라는 사람의 핵심은 역시 음악. 그가 돈과 시간을 들이고, 사람들을 모아 일을 도모하고, 자아 실현을 이루는 무대이자 장이 바로 음악이다.

당신은 신해철이라는 '인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분명한 것은 지금 우리에게 신해철이라는 사람은 음악을 하는 뮤지션, 그 이상의 의미라는 점이다. 가수 유니의 죽음으로 인터넷상의 악성 댓글이 사회 문제로 대두되었을 때, 디지털 음원 시장의 확대가 음악시장 위기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을 때 그의 발언 하나 하나는 사회 전체로 파장되는 힘을 지니며 다가온다. 모 오락프로그램에 출연하여 안면인식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한 고백 아닌 고백은 포털 사이트의 인기 검색어 순위 상위에 랭크될 만큼 신해철은 어느덧 이슈메이커가 되었다. 어쩌면 이는 그가 몸담고 사는 사회에 대하여 많이 관찰하고 분석하고 생각하고 있다는 방증이 아닐까. 또 하나. 어떤 문제에 대한 자신의 고민과 고민에 대한 답을 누구와 견주어도 뒤지지 않을 만큼 풍부하고 설득력 있게 구사할 수 있는 그의 지적 능력의 또 다른 표현이기도 하겠다.

그러나 이러니 저러니 해도 신해철이라는 사람의 핵심은 역시 음악. 그가 돈과 시간을 들이고, 사람들을 모아 일을 도모하고, 자아 실현을 이루는 무대이자 장이 바로 음악이다. 마치 부정과 부정의 연속이었던 서양철학사의 한 장면을 재현하듯 1990년대 최고의 록밴드 넥스트를 해체한 후 "레코딩 테크놀러지"를 배우고 실험하여 두문불출하던 십 년. 그는 그 십 년을 딛고 최근 통산 25번째 앨범이자 솔로 앨범인 『The Songs For The One』을 발표했다. 컴퓨터에 의한 편집과 짜깁기가 창작의 주요 방법이 되다시피 한 현 가요계에서 초호화진용의 28인조 빅밴드와 보컬을 한 번에 동시 녹음하는 초강수를 사용했다는 점에서 의미심장한 앨범이다.


넥스트가 아닌 신해철의 앨범 『The Songs For The One』

"이번에 나온 앨범이 상당히 로맨틱하고 부드럽습니다. 넥스트의 실험정신 가득한 음악을 좋아하던 기존 팬들에게는 실망스러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저는 사람들이 시키는 대로 음악을 하지 않아요."

"그럼 어떻게 음악을 하시나요?"

"제가 좋아하는 것을 하죠. 사람들 요구에 따라가자면 끝이 없어요. 대중들이 요구하는 것과 너무 동떨어지는 것을 해도 음악을 못하겠지만요. 저 같은 경우에는 지금까지 통산 레코드 판매량이 육칠백만 정도인데, 앨범 세 장 내고 육백만 장 파는 사람도 있겠지만 제 앨범은 지금도 팔리거든요. 꾸준히 지속적으로 활동을 한 셈인데, 순간 순간 사람들이 지금쯤이면 이런 것을 기대할거야… 그런 것들이 안 읽히는 것은 아니에요.

음악적인 기반을 마련해야 하고, 사람들에게 얼굴을 알려야 할 때에는 그 기대에 부응해서 음악을 하죠. 하지만 사람이 어느 정도 먹었으면 배가 불러야지, 배 터질 때까지 욕심을 채울 수는 없는 노릇인데… 그러려면 상업적 욕심보다는 음악적으로 하고 싶은 것을 해야 맞겠죠. 이번 앨범 같은 경우에도 듣는 사람은 편안하게 들을 수 있지만 만드는 사람은 편하게 만든 것은 아니거든요. 만드는 과정도 어떻게 보면 넥스트가 했던 작업에 비해 고난이도가 많았어요. 사람들은 왜 '넥스트 6집 왜 안 나오느냐, 나와서 왜 시원하게 안 때려부수느냐'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나는 이번에 이걸 해야겠는데 왜 그런 이야기를 하느냐… 뭐 그런 이야기밖에 할 말이 없죠."


"앨범 재킷의 'Thanks to'에서 직접 말씀하시기도 했지만 아내, 가족에 대한 사랑을 많이 어필하신 것 같습니다. 사실 이번 앨범을 들으면서 신해철이라는 뮤지션이 결혼도 했고, 아이도 낳았다는 사실을 새삼 알게 되었거든요. 그런 점을 굳이 드러낸 이유가 궁금합니다."

"음악이라는 것이 삶의 반영이니까…. 나와 우리 집사람이 꽤나 로맨틱하게 살고 있다는 삶의 증거랄까? 순서가 거꾸로인 것 같아요. 그러려고 만든 것은 아니고, 그렇게 지내니까 이런 음악이 나온 것이 아닐까. 아마 제가 독신으로 살고 있거나 그랬으면 이런 게 안 나왔겠죠?"

"결혼 생활이 음악에 끼친 영향이 있나요?"

"글쎄요…. 음악 자체에 크게 영향이 있는 것 같지는 않아요. 그런 부분은 어디까지나 내 삶이 결혼을 함으로써 변하는 부분이고…. 절대로 변하지 않는 것이 있잖아요. 넥스트가 결혼을 하든, 돈이 있든 없든 절대로 변하지 않는 거라면, 변화한 것이 바로 이 앨범이겠죠. 넥스트에서 이렇게 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My Way', 'Moon River' 등 익숙한 곡들 위주로 편성되었습니다. 곡 선정은 어떻게 하셨나요?"

"무난하고 쉽고 즐거운… 그런 느낌들? 그런 것에 충실했고 미주알고주알 따지지 않았어요. 내가 불러보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에 좀 더 집중했습니다. 제가 자기 전에 코냑 한 잔 마시고 자는 습관이 있는데 그때 내가 무엇을 들었던가….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런 쓰임새가 되었으면 해서 만든 거예요. 밤에 집에 들어와서 욕조에 뜨거운 물 받아놓고 술잔 하나 들고 있을 때 듣든지, 와이프와 창 밖 바라보며 춤출 때 듣든지, 자기 전에 듣든지… 그런 용도로 만든 거라 삶의 치열한 고민을 통해 나온 것은 아닌데 그렇게 받아들일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웃음)"


"이번 앨범은 특이하게 보컬만 하셨는데, 이유가 궁금합니다."

"신해철은 노래하는 사람이라고 생각을 안 하니까. 음악하는 사람이라고는 알고 있겠지만 일단 제가 그렇거든요. 밴드 팀원과 역할 분담할 때 가위바위보에서 져서 보컬을 맡게 되었고, 음악을 하는 형식적인 방법이 내가 직접 보컬을 하는 거였기 때문에…. 음악하는 사람 중에서 보컬 파트에 저만큼 애착이 없는 사람도 드물 거예요. 넥스트에서 노래할 때는 초긴장 모드에서 하는 거의 개노동인데 친구들과 술 마시면서 가라오케에서 노래 부를 때는 엔터테인먼트잖아요. 나한테도 그런 시간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창작의 부담은 덜어내고 내게 휴식이니까 다른 사람들에게도 휴식으로 받아들여졌으면 좋겠다, 그런 기분이었습니다.

이번에 노래할 때 기분 좋더라고요. 선천적인 내 목소리는 이런 거구나, 라고 새삼 알기도 했고요. 그런대 한 샷 녹음으로 가야 하니까 그게 좀 머리 아팠습니다. 어떻게 보면 그런 면에서는 이 앨범이 공격적이에요. 듣는 사람은 편하게 듣지만 국내 풍토에서 빅밴드 어레인지먼트에 도전하고, 70년에 이후에 거의 폐기되다시피한 한 방 원샷에 도전하고 이런 것이 어떻게 보면 이 악물고 한 거였거든요. 요즘 나오는 조립식 음악에 대해서 느끼는 짜증과 반감의 표현이기도 하고. 그런 면에서 보면 신해철의 공격성이 완전히 없어진 앨범은 아니에요."



이번 앨범은 조립식 음악에 대한 반감의 표현

"그 공격성이 에둘러서 표현된 거네요."

"요즘은 음반 시장이 침체되니까, 음악 편성 자체가 위축되고 축소되잖아요. 그래서 지난 번 넥스트 5.5집에서는 70인조 오케스트라가 들어가고 이번에는 28인조 빅밴드 스윙 오케스트라가 들어가고 돈을 쳐바른 건데… 어디서 돈이 났느냐는 미스터리로 남겨두기로 하고(웃음) 그런 면에서 반발 모드예요. 원샷으로 가야 한다고 편집증적으로 녹음한 것도 그렇고."

"원 샷 녹음으로 가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제작비 때문에?"

"그게 기본적으로 재즈라고 생각하니까요. 재즈라는 장르 자체가 노래를 이렇게 불러야 한다는 법도 없고, 또 재즈라는 음악 자체를 이렇게 해야 한다는 법도 없으니까. 내 맘대로 꼴리는 대로 하면 그만인데, 그래도 뭔가 살아 움직이는 에너지를 표현하지 못하면 그것은 재즈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려면 한 방에 거의 라이브 테이크 잡듯이 가는 방법밖에 없는 것이 아닌가…. 그렇게 결정이 났고 또 제가 딴 맘 못 먹게 박권일 프로듀서라고 다른 프로듀서에게 맡겨서요. 곳간 키를 넘겨주었으니…. 사실 녹음 끝나고 몇 개는 2절만 다시 불러보자고 빌었다니까요. 뻰찌 먹었잖아요.(웃음)"


역시 중요한 것은 사람

"이번 작업 하면서 배운 게 있었나요?"

호주에서의 녹음 현장
"제가 레코딩 테크놀러지 배우려고 영국에 갔었죠. 저는 특화된 걸 공부한 거예요. 록 쪽 레코딩하는 방법을 주로 공부했거든요. 재즈 쪽은 녹음할 때 마이크를 어떻게 설치하는지, 어떻게 녹음을 하는지 그런 것은 잘 몰랐는데 가서 보니까 마이크 몇 개 설치 안 하더라고요. 너무나 허무하게…(웃음) 연주자들이 스스로 알아서 볼륨 조절 다 하고, 그런 것을 보면서 역시 중요한 것은 사람이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죠.

우리나라에서 녹음하면 반주 녹음이 다 끝난 상태에서 MR을 들으면서 노래를 넣는 형태인데, 이번 같은 경우는 노래를 부르고 있는 동안에 연주자들과 내가 눈이 마주치잖아요. 내가 노래가 빨라진다거나 느려질 때 연주자들을 보는데, 연주자들이 너무나도 여유가 넘치는 거예요. 악보도 안 보고 제 얼굴을 보고, 제 노래 스타일 들어보면서 맞춰주더라고요. 그런 교감이 가능한 거죠. 그리고 2007년 지금에 와서는 이것이 전혀 새로운 형태의 레코딩 테크놀러지인 셈이죠. 지금 시대에는."


"타이틀 곡을 장미로 하셨는데 개인적으로 'Thank you and I love you'가 좋았습니다. 특히 가사가 좋았는데요. 이 곡을 타이틀곡으로 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쑥스러워서요. 간지럽더라고요. 내가 만든 노래 중에 제일 닭살인 거 같아요. 부르면서도 닭살이 돋아서 방송에 나가서 부르는 것은 무안하고 창피해서 못하겠다 했죠.(웃음)"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는 장난기가 느껴질 만큼 낯간지러웠는데, 그 노래를 포함시킨 이유가 궁금합니다."

"장난기예요.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는 마지막까지 넣을까 말까 언쟁이 있었던 곡인데… 왜냐하면 노래 제목은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지만 가사는 지극히 마초적이에요. 그런 것이 좀 언짢아서…. 가사를 듣다 보면 짜증이 확 나요. '나 하나만 믿어온 당신…' 이 부분에서는 '이것은 아내에게 바치는 것을 가장한 마초의 잘난 척에 불과하다'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런데 당시는 그런 시대였고, 또 이 노래 말고 우리나라에서 와이프를 대상으로 한 노래가 트로트 말고는 없어요. 거의 유일한 곡입니다.

또 하나의 이유가, 하수영 씨가 저음 가수였잖아요. 우리나라에 저음 가수가 거의 전무해요. 그 이유 때문에 노래 제목이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니까 넘어가자… 해서 넘어갔죠. 저도 선곡하면서 다시 느낀 건데… 정말 마초적이더라구요. 불쾌할 정도로."



실패하는 과정에서 기본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아…

"1월 29일을 발매 예정일로 잡으셨는데 일부 팬들은 '정말 그때 나올까? 하고 믿지 않는 분위기가 있더라고요. 한 번도 제 날짜에 앨범이 나오지 않았다는 것일 텐데, 왜 그렇게 매번 앨범 작업에 시간을 끄셨나요? 완벽한 사운드에 대한 고집 때문에?"

"사운드에 대한 고집도 고집이지만 장기 녹음에 들어가면 중간에 팀원들이 나가떨어졌다가 다시 단합해서 목표로 다가갔다가 신이 나서 녹음을 했다가 또 페이스가 쳐졌다가 그런 것을 반복해요. 수십 번 그런 일이 반복되면 앨범 나오기 직전에는 모두들 돌아버리기 일보 직전까지 가거든요. 잘못하면 그런 것은 팀 해산 요인까지 되어버려요. 상업적인 결과로 보면 항상 단기전이 좋았어요. 이주일 만에 만든 앨범, 이런 것이 항상 앨범 판매고가 높았고구요. 지금도 제 주위 친구들은 다 그렇게 얘기해요. 그냥 앨범 마감일까지 아무것고 안 하고 놀다가 딱 일주일 전에 시작해서 일주일 만에 끝내고 더 이상 손대지 말라고요. 그런데 패턴으로 보면 후반기로 오면 올수록 기간이 점점 더 길어지고 있죠.(웃음)."

"작업 스타일이 어떠시기에 그런 거예요? 기한 없는 프로젝트인 건가요?"

"기한도 없고… 사실 딱 십 년이 되었네요. 넥스트가 해산한 지. 나머지 십 년 동안은 음악을 위해서 레코드 테크놀로지가 필요한 것이 아니었고, 레코딩 테크놀로지를 배워가면서 그걸 실험하기 위한 곡들을 만든 십 년이라고 볼 수 있으니까. 당연히 대중들 입장에서는 점점 듣기가 힘들어지죠. 어떤 곡들은 좁쌀 하나 하나 색칠해서 63빌딩만한 그림을 만든다, 라는 식의 작업이여서 공동작업자들이 정신병원에 가는 것이 낫지, 이런 작업을 어떻게 하냐… 그런 것을 끊임없이 되풀이했으니까. 이제 한 시즌 끝났다고 생각하고 쉬어가면서 이번 앨범 하나가 나온 건데… 어떻게 보면 십 년 동안 제가 공부한 것을 다시 원점으로 되돌린다는 뜻이기도 해요. 한 방으로 가, 편안하게 가고…. 다음 넥스트 앨범도 아마 원 샷, 원 테이크 녹음으로 갈 것 같아요."

"나이가 들어서 그런 건가요?"

"기본이 가장 중요한 거라는 것을 실패하는 과정에서 깨달은 것 같아요. 결론이 안 나면 끝까지 파는 건데, 결론이 나올 때까지 공부를 했어요. 내가 레코딩 엔지니어로 다른 사람의 앨범을 믹싱할 수 있고 레코딩할 수 있는 수준까지 공부했으니까. 거기까지 가고 나니까 결론이 어떻게 나오느냐 하면… 곡이 좋아야 하고. 멜로디 좋아야 하고,. 가사 좋아야 하고, 노래 잘해야 하고… 드럼 베이스 연주 잘하면 되는 거지, 그거 이상, 그 이하 방법이 없다, 잘하는 수밖에 없는 거다, 라는 거예요."


죽어도 베드로는 못 되는 성격

사실 그것을 십 년 전에도 몰랐던 것은 아니에요. 기필코 직접 확인해 봐야 하는 거죠. 성질 머리상. 저는 '나 믿고 따라와라' 하면 '네!' 하고 따라가는 베드로는 죽어도 못 되는 거예요. 예수가 부활해서 눈앞에 나타났는데 직접 손으로 확인해보고 믿는 도마(Thomas) 정도는 될지 몰라도요. 곡 좋아야 하고, 연주 좋아야 하고… 그런 것이 맞는 것은 알겠는데 그래도 외국 음악 들어보면 뭐가 휙 하는 소리가 있는데 그걸 어떻게 만드는 것인지 알아야겠고 양놈들은 드럼소리 팡 하면 저기까지 들리는데… 그런데 왜 목소리 안 먹어 들어가지? 그것도 알아야겠고, 미치겠는 거예요.

공부해 보니까 양놈들은 그런 거 신경 안 쓰더라고요. 진짜 뮤지션들은 음악 즐겁게 하고 평소 생활도 즐겁게 하고 음악 즐겁게 만들면, 내가 궁금해하던 소리가 뒤에서 날아오고, 그런 것들을 프로듀서가 담당하는 체제인데 우리나라에는 그런 프로듀서 체제가 아니니까, 내가 직접 할 수 밖에 없었던 거잖아요. 제가 프로듀스해주는 후배 밴드들에게 '너네는 좋은 멜로디와 가사만 만들어, 나머지는 내가 다 해줄게' 그래요. 기껏 죽어라고 공부해서 남 좋은 일 해주고 있지요. 내 후배들은 덕 많이 보는데 저는 사실 공부한 덕 많이 못 보고 있어요. 손해만 좀 봤지요.(웃음)"


"배워서 남 주고 계시니까 공부 잘한 거 아니에요?"

"특히 락 프로듀서는요, 외국 같은 경우는 사운드 믹스까지 끝내는 것이 프로듀스의 일이거든요. '이렇게 만들어 저렇게 만들어 그렇게 지시해서 끝내는 것이 아니고. 사운드 디자인 개념을 머릿속에 갖추고 마지막 기계를 만지는 과정까지 프로듀서가 하는 일인데 우리나라에는 그게 없으니까 그걸 해주는 프로듀서가 되고 싶었어요. 그 소원은 이룬 셈이에요."

"그런데 그렇게 말씀하시는 모습이 왜 이렇게 쓸쓸해 보이죠?"

"후진국에서 태어나 음악하는 뮤지션의 고통이랄까…. 우리 시대의 뮤지션들은 다 그 고통을 겪었으니까…. 늘 엔지니어들과 의견 차이로 싸우고…. 엔지니어들은 나이가 더 많고 뮤지션들은 빨리빨리 새로운 음악을 흡수해서 욕구는 더 높고… 충돌이 일어날 수 밖에 없는 구조죠. 그래서 진짜 춥고 배고프게 공부했는데 그렇게 공부해서 들어왔더니 많은 젊은 엔지니어들이 외국에서 공부하고 들어왔더라고요. 그런데 이것들이 내가 말한 것이 뭘 의미하는지 다 알아요. 유학 괜히 간 것 같아.(웃음)"


②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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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정희

독서교육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신해철 - The Songs For The 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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