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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 베르베르와의 더 깊은 만남(1부)

베르나르 베르베르와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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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뷰를 소개합니다


-당신의 『나무』가 한국에서 여전히 베스트셀러 1위를 지키고 있습니다. 두 달 만에 30만 부가 팔렸다는 이야기도 들리구요. 소감이 어떠하시나요?
우선 기분이 매우 좋습니다. 특히 나의 책을 번역해준 이세욱 씨께 감사를 표합니다. 그가 없이는 나의 작품이 한국에서 성공을 거두지 못했을 것에요.

-당신의 작품을 두고 '과학과 상상력의 행복한 결합'이라는 말을 종종 합니다. 그렇다면, 당신은 지식과 학문의 어떤 영역으로부터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지요? 자연과학입니까, 철학입니까?
제게 있어서 자연과학과 철학의 탐구는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우리의 머리가 우뇌와 좌뇌로 나누어져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하나처럼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과학 없는 정신세계 또는 정신세계 없는 과학은 있을 수 없는 것이죠.

나는 이 두 가지 모두를 마치 우리가 길을 걸을 때 균형을 잡는 것처럼 나의 작품에서 추구합니다. 예를 들어 『타나토노트』, 『천사들의 왕국』은 정신세계가 더 강조되고 『개미』, 『아버지들의 아버지』, 『뇌』는 과학이 더 강조됩니다.

하지만 모든 작품에는 그 두 가지가 반영됩니다. 어떤 사람은 감성적인 면이 발달했고 또 다른 사람은 이성적인 면이 발달한 것처럼 단지 어느 한 쪽이 더 강조되는 것 뿐이죠. 그러나 그 둘이 모두 우리의 정신세계에 작용합니다.

나는 내 책에 풍부한 정보를 담으려고 노력합니다. 모든 것이 저의 관심사죠. 세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 과학 그리고 정신세계, 이 모든 것이 제 작품에 녹아서 그것이 독자들에게 전달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당신은 열렬한 매니아를 가진 작가가 되었습니다. 당신도 열렬히 좋아하는 작가가 있습니까?
예, 있습니다. 당연하죠. 우선 제일 먼저 나에게 감동을 준 작가는 『라퐁텐우화집』의 작가 라퐁텐입니다. 플로베르, 미국의 공상과학소설들, 예를 들어 아이작 아시모프, 특히 필립 K.딕… 등을 좋아합니다.

나는 창의적인 세계와 상상력이 담긴 책은 모두 좋아합니다. 단순히 현실세계만을 묘사한 책은 흥미롭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내가 창문을 열기만 하면 볼 수 있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창조성과 상상력이 담긴 책을 보면 전 행복해집니다. 좋은 책이 없으면 불행하고, 좋은 책이 있으면 행복합니다. 즉 어떤 책을 가지고 있느냐가 제 기분을 좌우하는 것입니다.

-당신도 알다시피, 당신은 한국 독자들이 대단히 좋아하는 작가입니다. 당신이 보기엔 한국 독자들이 당신의 어떤 점을 좋아하는 것으로 여겨집니까?
한국은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나라죠. 그들(한국 사람들)은 새로운 생각을 좋아합니다. 나도 마찬가집니다. 나는 이미 미래를 향해 눈을 돌렸습니다. 한국은 거대한 정신세계가 숨쉬고 있는 나라입니다. 이는 한국이 경험한 역사적인 배경과 동양과 서양이 접하는 지리적 배경의 영향이 아닐까 싶어요. 한국은 동적이고 개방적인 정신세계를 가진 나라입니다. 획일적인 성격을 가진 나라들을 싫어해요. 하나의 종교와 하나의 생각만 있는 나라들...한국에는 기독교와 샤머니즘 등 여러 것이 공존합니다. 나라 자체가 정신세계를 찾으려고 노력합니다. 그래서 나의 작품을 잘 이해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어요. 한국은 젊은이들의 영향력이 매우 큰 나라라고 생각해요. 교육도 매우 잘 받았고요. 왜냐하면 한국이 프랑스보다 문맹률이 낮거든요. 학교 교육체계가 매우 잘 잡혀있어서, 학생들이 책 읽는 것을 좋아할 수 있도록 도와줘요. 그러나 프랑스는 달라요. TV프로에서 <젊은 이들이 왜 독서를 하지 않는가>를 주제로 많은 논쟁을 벌이곤 하죠. 그러나 한국의 젊은이들은 독서를 더 많이 하기 때문에 제 작품이 전반적으로 프랑스에서보다 더 각광 받는 것 같아요.

-어떤 것에 관해 글을 쓸 때, 그것을 더욱 잘 알기 위해 직접 경험하려고 노력하는 편인지요. 예를 들어, 소설 『개미』를 쓸 때엔, 집에 개미집을 두었다고 알고 있습니다만.....

아는 만큼 더 잘 말할 수 있지 않나요? 세상을 보지 않은 채 컴퓨터 앞에서만 글을 쓰려 한다면 나는 항상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게 될 거예요. 감옥, 정신병원, 도살장, 영안실 등 가능한 한 많은 장소를 방문하려 해요. 나는 이와 같은 장소를 둘러보며 다른 책에서 접할 수 없는 세세한 것들까지 찾으려 노력합니다. 예를 들어 『뇌』에서는 영안실과 정신병원에 갔었어요. 대부분의 작품을 쓸 때 나는 먼저 위치 측정을 시도합니다. 마치 영화 감독이 카메라 위치를 정하는 것처럼 말이죠.

-당신의 천재적인 상상력을 소설 이외의 영역에서도 발휘할 생각이 있는지요?
나의 다음 작?은 희곡입니다. 외계인에게 잡혀 감옥에 갇힌 두 남녀의 이야기에요. 서로를 의지하고, 사랑하며, 외계인들을 이해해가는 과정을 그리려고 해요. 제목은 『Nos amis, les humains』이고 프랑스에서는 약 2주 후에 출판될 예정입니다. 조금 긴장이 되요. 아직 완성된 책은 보지 못했어요. 그렇지만 영화는 이미 나왔어요. 내가 이야기 했던가요? 아직 못보셨다면 조금 뒤에 보여 드릴께요. 제목은 같지만 전혀 다른 이야기지요. 영화에서는 외계인들이 인간을 바라보고 이해해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어요. 저는 인간을 먼저 촬영하고, 그것에 대해 외계인의 관점에서 코멘트를 했습니다. 프로젝트를 보완한 셈이죠.

또 다른 계획도 있어요. 『뇌』를 영화로 만드는 것이지요. 그러나 프랑스에서는 쉽지 않지요. 사람들이 공상영화에 대한 관심이 적어요. 그들은 단순한 심리적인 것을 다룬 작품에 익숙해 있지요. 그러나 저는 비주얼한 요소를 많이 가미된 영화를 만들고 싶어요. 특수효과도 많이 넣고요....

-나이가 들면 지나간 것들을 그리워하는 경향이 있는데, 당신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은 듯합니다. 당신은 언제나 새로운 것을 추구합니까?
아직 좋은 영화도 만들어보지 못했고요. 하지만 모든 것에는 때가 있잖아요. 그리고 아직 그 시기가 제게 오지 않았는지도 모르죠. 사람들을 더 많이 만나지 못한 것도 아쉽고, 제 직업의 성격상 전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았죠. 여행을 할 때에도 많은 사람을 만나지는 못해요. 가장 후회 되는 것은 세상으로 좀 더 다가가지 못하고, 더 많은 것을 보지 못했다는 것이에요. 하지만 저는 항상 젊다고 생각해요. 항상 많은 계획과 생각이 있으니까요. 저는 과거보다는 미래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작가라는 직업과 관련해서 좌우명을 가지고 있는지요.
일이 잘 풀리지 않으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합니다. 그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지요. 일을 시작하면 중간에 절대 포기하지 않아요. 저는 항상 최선을 다하고, 앞만 보고 나아가요. 그리고 또 다른 하나는 일을 즐긴다는 것이에요. 저 스스로가 일을 즐기지 못한다면 독자들 역시도 즐길 수 없을 거에요. 글을 쓰는 것은 저의 만족감의 문제에요. 저는 스스로 만족하기 위해서 글을 쓰고, 독자들 역시도 만족하기를 바래요. 저는 저의 글 솜씨를 자랑하려는 것이 아니며, 만족을 위해 쓰는 것이에요. 저는 이것이 제일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쓴 글이 맘에 들지 않을 때에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요. 분명히 어딘가에 잘못된 부분이 있거든요.

-한국의 작가 지망생들에게 조언할 것이 있다면요?
글쓰는 것을 즐기세요. 그리고 항상 독창적인 생각을 하세요. 다른 사람이 아직 개척하지 않은 자신만의 길을 찾으세요. 모든 사람이 가는 길을 간다면 나 자신을 잃게 될 거에요. 무리에서 벗어나 독창성을 갖으세요. 그리고 문학을 위한 문학활동을 하지말고, 머릿 속으로 내용을 그려보세요. 단어 하나하나에 매달린다면 그것은 시가 되는 거에요. 이미지를 연상하며 글을 쓰면, 읽는 독자들도 머릿 속으로 그 장면을 그려보게 될 거에요. 그리고 독자들은 나름대로의 영화를 머릿 속에 상상해 볼 수 있을 거에요.

-매일 한 시간씩 단편소설을 쓰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자면 엄청난 상상력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당신의 그 창작력은 어디에서 옵니까?
내 창작력은 불안감에서 온다고 생각해요. 전 걱정 속에서 태어났고,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해 늘 불안해요. 전 그것을 바꾸고 싶어요. 그러나 제가 그것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나는 이야기들을 통해 그것을 돌려서 표현합니다. 예를 들어, 나는 『La derniere revolte』에서는 노인들의 젊은이들에 대한 불안감을 표현했습니다. 즉, 늙는 것에 대한 불안감, 그것은 나 역시도 느끼는 불안감입니다. 독재는 표현의 자유와 지성의 발휘를 억압해요. 하지만 나는 그 문제에 대해 터 놓고 자유롭게 말할 수는 없어요. 정치적인 문제들이 걸려있기 때문에... 그리고 사람들이 내 말에 귀 기울이지도 않을 테니까 말이죠... 그래서 나는 그것을 글을 통해 보이려 합니다. 심각한 상황들을 비유를 통해서 이야기로 쓰는 것이죠. 라퐁텐의 우화집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말예요. 그리고 내가 라퐁텐을 좋아하는 이유도 그의 비유적인 표현에 있어요. 만약 내가 능력이 미친다면 나는 전 지구를 재정비했을 거예요. 지금 세상은 먹구름으로 덮혀 있어요. 미치고, 나쁜 사람들로 가득해요. 그러나 지금 세상을 지배하는 자들은 바로 이들입니다. 만약 내가 할 수 있다면 그들의 행동을 막았을 텐데... 그래서 나는 글을 통해 선한 사람들에게 그들에게 맞서는 방법을 알려주려 합니다. 전 비폭력주의자입니다. 그러나 핵무기를 만들고, 세상을 파괴하려는 나라들에 대해서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나는 이를 내 작품에서 그리려 해요. 광신과 악행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를 생각하고, 전 인류가 한 가족이 되고, 서로를 사랑하고, 이해하고, 주위에 존재하는 것에 대한 존경과 존중을 바탕으로 더 이상 전쟁을 하지 않을 방법을 모색하려 합니다. 많은 권력과 돈을 가진 사람들이 세계를 균형을 깨뜨리려 합니다. 그러나 저는 자유로운 민주주의 국가들이 서로 싸우지 말고 힘을 합쳐서 독재에 대항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나무』에 실린 각각의 단편은 미래에 일어날 수 있는 어떤 일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당신은 인류의 미래가 어떠하리라고 봅니까? 비관하는 편인지요?
난 비관론자에요. 그리고 바로 어제도 나는 인류가 지구를 떠나는 글을 썼어요. 왜냐하면 악이 승리하였기 때문에 도망치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거든요. 그 글을 쓰면서 나는 미래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했어요. 악이 모든 것을 파괴하지만 아무도 그들을 막지 못합니다. 그래서 찾은 방법이 우주선을 타고 다른 곳을 찾아 떠나는 거예요. 잘 교육 받고, 서로를 존중할 수 있는 사람들이 더 나은 세계를 만들 수 있도록. 하지만 그것은 생각일 뿐이죠. 그러나 지금 이 인터뷰를 보고 있는 사람들이 지금 제가 하는 말을 듣고 언젠가는 새로운 세계를 만들겠죠. 혹 그것이 이번 세대가 아닐지라도... 바로 그것이 생각의 힘이 아닐까요. 새로운 생각을 창조해 낸다는 것은 기쁜 일이에요.

-『나무』에서 당신은 종종 인간과 인간 사회를 조롱합니다. 움베르토 에코는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에서 어리석음이야말로 인류에게 가장 널리 퍼져있는 공통점이라고 말하기도 했지요. 당신이 보기에, 인간의 가장 어리석은 측면은 어떤 것입니까?
먼저, 어리석음이 세상에 가장 널리 퍼져있는 인류의 공통점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세상에는 좋은 사람도 많아요. 아까는 인류에 해가 되는 일을 하려는 미치고 나쁜 사람들에 대해서 이야기했지만, 세상에는 선하고 똑똑한 사람들도 많이 있어요. 인류에 도움이 되는 일들을 많이 하지요. 그들은 정말 일을 많이 해요. 그러나 악한 사람들은 최소한의 노력으로 모든 것을 파괴해요. 창조하는 것보다 파괴하는 것이 훨씬 쉽잖아요. 성당 하나를 짓는 데에는 100년이 걸리지만, 그곳에 불을 지르는 것은 반나절 밖에 안 걸리잖아요. 나는 인류가 다양하다고 생각해요. 악한 사람들도 있고, 선한 사람들도 있지요. 다만 악한 사람들이 더 눈에 띨 뿐이에요. 인류의 어리석음은 두려움에서 비롯되요. 조롱거리가 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 소유하고 있는 것을 잃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가진 자들이 논리적이지 못한 행동을 하지요. 인간이 의식의 어느 수준에 이른다면 두려움이 어느 정도 사라져서 남들에게 해가 되는 행동은 하지 않을 거에요. 왜냐하면 다른 사람에 해가 되는 행동이 자기 자신에게 기쁨을 주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지요. 저는 비관론자이지만 결국 인간은 성공할 것 같아요. 우리는 진정한 인류가 되는 중간 과정에 있어요. 하지만 거기에 이르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파괴하는 폭군이 있어서는 안되겠지요. 그 순간 모든 것은 끝장나고 말 테니까요. 하지만 현재 지구에는 평화를 위협하는 몇몇 나라들이 있어요. 따라서 민주주의 국가들이 뭉쳐서 그들을 바로잡아야 해요.

- 『나무』에 실린 단편 <바캉스>에 나오는 것처럼 공간뿐만 아니라 시간 속으로도 여행할 수 있게 된다면 당신은 어느 시대, 어느 장소로 가고 싶나요?
과거요?미래요? 전 현재가 좋아요. 제 생각에 과거는 더럽고 살기 힘들었을것 같아요. 우리 부모님이나 조부모님을 보면 아주 힘들게 생활하셨던 것 같아요. 전쟁을 겪었고, 그 시대에는 의학이 뒤떨어져 매우 비위생적이었을 테니까요. 이가 썩으면 어떻게 해요? 치과도 없고... 아주 끔찍했을 것 같아요. 과거로 돌아가라고 한다면 아틀란티스 시대로 갈 것 같아요. 고대 이전, 10,000년 정도 이전으로... 왜냐하면 그곳 사람들은 매우 합리적이어서 아주 살기 좋은 섬을 만들었을 것 같아요. 미래는... 핵폭탄 때문에 싫어요. 지금 핵폭탄을 만들고 있는 나라들은 결국 그것을 사용할테니까요. 그래서 저는 현재가 제일 좋아요.

- 한국이라는 나라를 어떻게 생각합니까?
한국은 현재 세계의 관심을 받고 있는 나라에요. 왜냐하면 인도와 파키스탄처럼 3차대전이 발발할 위험이 있으니까요. 한국은 세계의 위선을 드러내주는 나라가 아닐까요? 왜냐하면 러시아와 중국과 일본과 미국은 평화를 원한다고 했지만 그들이 진심으로 원했다면 벌써 평화가 실현됐을 테니까요. 남한의 사람들은 강대국들의 볼모로 잡혀서 그들의 꼭두각시 노릇을 하고 있어요. 강대국들은 한국인들의 의사를 반영하지 않고 결정을 내리지요. 나는 한국인들의 운명에 관심이 많아요. 이스라엘인들의 운명처럼요. 그 나라 사람들의 의사는 무시된 채 다른 나라들의 폭력과 광신에 희생되었으니까요. 이스라엘의 경우를 보면 알 수 있어요. 강대국이라 창하는 나라들의 경우 자신들이 테러를 당하면 여러 가지 이유를 둘러대지만 정작 다른 나라에서 그런 일이 발생하면 관심을 가지지 않아요. 위선적이에요. 한국과 이스라엘은 강대국들의 놀이감이 되는 거에요. 이해할 수 없는 그들의 이상한 계획 때문에요. 이스라엘과 한국이 연합한다면 그것은 합리적인 것일 거에요. 왜냐하면 그 두 나라는 강대국의 도움이 아닌 스스로의 힘으로 움직이는 나라니까요.

프랑스의 정치체계는 싫어요. 경제적인 이익에만 관심이 있으니까요. 점잖지 못한 행동이죠. 상업활동을 할 때에 폭군의 주위에서 발생하는 부패와 체결을 보면 알 수 있어요. 아주 수치스러운 일이죠.

-<투명 피부>의 말미에서 한국 여자가 이런 말을 합니다. "변화는 두렵지 않아요. 정체와 거짓이 훨씬 더 나쁘죠." 『나무』를 통해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어하는 주된 메시지가 혹시 이것은 아닙니까?
맞아요. 잘 이해하셨네요. 모든 것을 정체시키는 힘이 늘 존재하죠. 특히 관료주의적이고 행정적인 체계 안에서 심하죠. 프랑스는 사회주의가 아니지만, 그 체계로 인해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어요. 그것들은 매우 비효율적이고 쓸데없는 것이지요. 러시아의 경우를 보세요. 누군가가 독창적인 생각을 말하면 바로 무시해버리지요. 모든 것을 정체시키는 체제이지요. 당연히 모든 것이 움직이고, 변화와 발전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야 해요. 그 당시에는 손해를 보고, 혼란스럽더라도 ... 다 그런 거 아닌가요? 앞으로 나아가고, 위험을 감수해야하죠. 저에게 있어 영화나 연극 등은 모두 낯선 분야이지만, 저는 제 자신의 발전을 위해 도전해요. 제가 늘 하던 일만 한다면 저는 그것으로 끝이 될테니까요.

-어릴 때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다는데, 그림에 재능이 있었나요? 그림 이외의 분야에서도 재능을 있나요?
만약 내가 작가가 되지 않았다면 음악가가 되었을 거에요. 왜냐하면 음악은 글보다 더 쉽게 감정을 표현할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음악은 세계적인 언어잖아요. 만약 내가 작가가 되지 않았다면 화가보다는 음악가가 되어있을 거에요. 왜냐하면 그림은 표현의 한계가 있어서, 이야기를 담기에는 충분치 않아요. 반면 음악은 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여섯 살 때 벌써 <벼룩의 모험>이라는 단편소설을 썼다고 하는데, 분량은 어느 정도였고 주위 사람들의 반응은 어떠했나요?
4페이지 분량의 글이었어요. 사람의 발에 떨어진 벼룩의 이야기였어요. 마치 산을 오르듯 사람의 몸을 타고 올라가고, 모든 것을 그의 눈높이에서 보았죠. 그러다가 사람의 배꼽에 떨어졌는데 주위의 털이 그에게는 마치 숲과 같이 느껴진 거죠. 이것은 작문 숙제였었고, 저는 좋은 점수를 받았어요. 선생님께서는 각각 다른 반응을 보이셨어요. 어떤 분은 칭찬과 격려를 해주셨지만, 또 어떤 분은 평범한 이야기를 쓰라고 하셨어요. 그러나 어머니는 저를 항상 자랑스러워 하셨어요. 그리고 제가 창조적인 생각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도록 격려해주셨어요. 어머니는 늘 저를 천재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저는 실망시키지 않기로 했어요. 좀 지나치셨는지도 몰라요. "넌 특별해"라는 말을 계속해서 들으면 그렇게 되고 싶어지니까요. 저는 제 자신이 특별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어요. 그러나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자유"라는 단어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어요. 내가 원하는 것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것, 그것이 비록 이루어지지 않은 일이라 하더라도,.. 저는 모든 사람들에게 자유로운 생각을 하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그것은 마치 말을 타고 어디로든 달리는 것과 같은 것이죠. 저는 제가 자유로운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갚아야 할 빚도 없고요. 내가 창조적인 작업을 할 때 나는 완전한 자유를 느껴요.

-고교 재학 시절에 <유포리>라는 고교생 신문을 창간했다는데, 그 신문에 관해 얘기해주세요.
학교는 매우 지루했어요. 학교에서는 암기식 교육을 원했지만, 저는 창조적인 작업을 원했어요. 그래서 저는 신문을 창간했어요. 처음엔 선생님들이 흥미를 갖고 지지해주셨어요. 저는 글을 썼고, 몇몇 친구들은 만화를 그려줬어요. 그리고 음악을 들을 것을 권했어요. 신문은 아주 성공적이었어요. 하지만 어느 순간이 지나자 선생님들은 걱정을 하기 시작했어요. 왜냐하면 선생님들이 제어할 수 없는 세계를 만들어가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나는 걱정이 되고, 더 이상 저를 도와주는 사람이 없었어요. 그래서 학교 밖에서 신문을 만들어야 했어요. 그건 아주 소중한 경험이었어요. 글을 쓰는 기쁨을 느꼈어요. 처음으로 독자가 있는 글을 쓴 거죠. 1000부 이상 발간했고, 그것은 당시 제게? 아주 대단한 것이었어요.

-『개미』에 관한 이야기는 애초에 어떤 만화를 위한 시나리오였다고 하는데...
처음 개미는 겨우 7페이지 분량의 짧은 이야기였어요. 만화를 위한 거였죠. 그런데 이야기가 차츰 커져 가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과학자들을 만나서 개미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했어요. 그러면서 나는 이야기가 더 커질 거라는 것을 깨달았죠. 결국 12년에 걸쳐서 개미를 쓰게 되었어요. 처음에는 작은 이야기였던 것이 장편 소설이 된 셈이죠. 12년 동안 저는 그것을 계속 고쳐나가고 보완해 나가면서 긴 이야기를 완성하게 되었어요. 나에게는 단지 긴 공상 소설에 불과했지만, 그것이 그렇게 유명해질 줄은 몰랐어요.

-매일 오전 8시부터 정오까지 글을 쓰는 습관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녁 때가 아니라 오전에 주로 글을 쓰는 이유가 있나요?
모르겠어요. 아침에는 에너지로 가득 찼다가 오후가 되면 그 에너지가 없어지기 시작하죠. 점심까지는 올라갔다가 서서히 떨어지기 시작해요. 이것은 바이오 리듬이나 소화와 관련된 것인지도 모르겠어요. 아침에는 에너지로 가득 차요.

-글을 쓰지 않을 때는 무엇을 합니까?
먹고 자고 친구들을 만나려고 노력해요. 편집장을 만나고 영화 제작과 관련된 사람들을 만나죠. 그리고 지금처럼 한국 방송을 위한 인터뷰를 해요.

-당신 작품들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이 있나요?
『타나토노트』는 조금 불만족스러워요. 그것은 너무 시대를 앞서간 것 같아요. 그것이 프랑스에서 발간되었을 때 사람들은 잘 이해하지 못했어요. 『타나토노트』는 제게 매우 중요한 작품이에요. 『개미』 직후에 출간된 첫 번째 작품이에요. 제 정신세계의 진보를 보여주고 있죠. 그래서 저에겐 의미 있는 책이죠. 모든 작품이 저에게는 중요해요. 지금 저는 『신들의 왕국』작업을 계속하고 있어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에요. 제가 지금 작업하고 있는 책이니까요. 작품 하나를 쓸 때마다 발전하는 것 같아요. 저는 모든 것을 시험해보는 것을 좋아해요.

- 다음 소설 『신들의 왕국』에 관해서 이야기해 주세요.
신들의 왕국은 제가 5년 전부터 작업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보통은 이야기 하나에 1년을 투자하는데, 이 작품은 매우 방대한 작품이라 할 수 있죠. 아마 2권이 될지도 모르겠어요. 신들의 왕국은 어느 섬에서 일어나는 일이에요. 학생들에게 신들의 일을 가르쳐요. 그리고 그것을 세상에 시험해보게 하죠. 민족을 구하고 인류를 발전시키는 능력을 시험하는 것이죠. 여러 가지 문학적 장르가 혼합된 작품이에요. 공상도 있고, 왜냐하면 다른 학생들을 죽이는 학생이 등장하거든요. 우리 인류의 역사에 대한 반영이에요. 그 작품에서는 우리의 세계와 많이 닮은 여러 세계를 그리고 있어요. 마치 우리가 같은 실수와 성공을 반복하는 것처럼요.

-당신이 행하는 새로움의 추구, 당신의 새로운 글쓰기 방식에 대한 프랑스인들의 반응은 어떠합니까? 제가 새로운 글쓰기 방식을 도입한 것은 아니에요. 단지 프랑스 독자들이 저를 이해하는 것이 한국의 독자들보다 조금 느렸던 거지요. 그런데 점점 사람들이 저의 생각을 이해해주기 시작하면서 독자가 점점 많아졌어요. 프랑스는 문맹률이 한국보다 높아서 그것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르죠. 하지만 지금의 두 나라 모두에서 제 작품을 이해해주고 있어요. 제 생각에 프랑스의 문학 세계는 보수적인 것 같아요. 그래서 공상적이고 상상력이 담긴 책들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죠. 그들의 저의 작품을 알려고 하지도 않아요. 오히려 비평가들보다 독자들이 먼저 제 작품을 시작했어요. 문학계의 영향력이 점점 작아지고 있어요. 그래서 저는 미래는 낡고 보수적인 세대보다는 저의 독자들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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