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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청춘, 뮤지컬 <맘마미아!>

평일 저녁인데도 예술의전당 주변은 그야말로 인산인해(人山人海)다. 특이한 것은 다른 공연장 주변과 달리 무리의 연령대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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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 저녁인데도 예술의전당 주변은 그야말로 인산인해(人山人海)다. 특이한 것은 다른 공연장 주변과 달리 무리의 연령대가 높다. 발을 동동 구르며 환호하기엔 불어난 체중과 관절염을 유념해야 할 이들은 이른바 ‘아줌마-아저씨’ 부대! 젊은 날의 배경음악이었던 ABBA의 노래로 꾸며질 뮤지컬 ‘맘마미아’를 보기 위해 무거운 발걸음을 옮긴 것이다. 맘마미아! 그 인기 비결을 살펴본다.

맘마미아 인기 비결 1. 탄탄하면서도 재밌는 스토리!

무대는 그리스 지중해의 외딴 섬. 결혼을 앞둔 스무 살 소피는 엄마 도나가 처녀시절 쓴 일기장을 보고 아빠일 가능성이 있는 3명에게 초청장을 보낸다. 낡은 모텔을 경영하고 있는 도나는 한때 아마추어 그룹의 리드싱어. 소피의 결혼에 맞춰 그룹 멤버였던 타냐와 로지가 도착하고, 초청장을 받은 도나의 옛 연인 샘, 빌, 해리도 섬을 찾는다.

무대는 현재와 20년 전을 돌며 도나의 젊은 시절과 세 연인과의 숨은 얘기를 들춰내지만, 누가 진짜 아빠인지는 점점 알 수 없어진다. 드디어 결혼식 날. 열쇠를 쥔 도나는 소피의 아빠가 누구인지 자신도 모른다고 털어놓고, 소피도 자신의 꿈을 위해 결혼하지 않기로 결심하면서 결혼식장은 아수라장이 되는데.. 그때 샘이 도나에게 숨은 사랑을 고백하고 결혼식은 샘과 도나의 결혼으로 탈바꿈한다.

뮤지컬의 가장 취약한 부분은 스토리의 비약을 들 수 있다. 무대가 바뀌는 과정에 시간적인 공백이 있는 데다 춤과 노래가 곁들여지면서 흐름이 분산되기 때문이다. 특히 대사가 아닌 노래로 의미를 제대로 전달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맘마미아’는 재미있는 이야기 거리에 탄탄한 구성, 신선한 반전으로 관객들의 눈과 귀를 시종일관 끌어 모은다.


맘마미아 인기 비결 2. 역시 ABBA!

‘맘마미아’의 핵심은 역시 ‘ABBA의 노래’다. 그들의 수많은 히트곡이 마치 뮤지컬을 위해 새로 만들어지기라도 한 것처럼 줄거리에 솜씨 있게 배치돼, 무대의 열기를 증폭시키고 관객들의 호응도 한층 뜨겁게 한다.

실제로 소피가 도나의 일기장을 훔쳐보고 노래한 ‘Honey, Honey'나 도나가 옛 연인들의 등장에 당황해하며 부른 'Mamma Mia', 샘이 도나 만이 자신을 구원해 줄 수 있다고 부른 ‘S.O.S', 소피와 친구들이 파티에서 부른 ‘Gimme Gimme Gimme', 도나와 친구들이 그룹 시절을 회상하며 노래한 ‘Dancing Queen'이 흐를 때는 객석에서도 스스럼없이 노랫소리가 들린다.

이밖에 'Chiquitita', 'I Have A Dream', 'Thank You For The Music', 'Knowing Me, Knowing You' 등 설령 ABBA는 몰라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노래 22곡이 스토리에 참 잘 들어맞게 연결돼 있다.

맘마미아 인기 비결 3. 배우들의 돋보이는 연기!

뮤지컬도 기본은 연기력이다. ‘맘마미아’가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는 것도 중견배우들의 탄탄한 연기가 바탕이 됐기 때문이다.

도나 역은 요즘 모 TV 드라마에서 ‘배득’으로 악역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는 박해미(이태원과 더블 캐스팅). 사실 같은 배우라도 활동무대에 따라 분명한 차이가 있다. 그래서 줄곧 영화만 해온 배우가 드라마에 출연하면 화면이 다소 답답하게 느껴지고, 연극배우는 모든 연기가 너무 진중하게 느껴진다. 뮤지컬배우는? 역시 몸짓이 화려해 튄다. 그렇게 화면을 통해 겉돌았던 그녀의 다소 과장된 연기는 이제야 제 무대를 만난 듯 생동감으로 다가온다.

여기에 이태원은 물론 타냐 역을 맡은 전수경, 로지의 이경미, 샘의 성기윤 등 대다수가 관록 있는 뮤지컬 배우들인지라 연기에 있어서는 어느 배역 하나 처지는 부분이 없다. 특히 각자의 역을 120% 소화해 낸 전수경과 이경미는 몸을 내던지는 개성 있으면서도 코믹한 감초연기로 극에 전체적인 활력을 불어 넣으며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단조로운 무대 아쉬워..

화려한 캐스팅과 ‘예술의전당’이라는 공간에 비해 무대연출은 너무나도 단조로웠다.

뮤지컬 ‘아이다’(4월 폐막)에서 볼 수 있었던 새롭고도 기발한 무대 - 영상과 조명으로 원근감과 착시효과 등을 이용해 혀를 내두를 다양한 무대기법을 선보였다 - 는 제쳐두고, ‘드라큘라’(7월23일까지 공연)처럼 노력하는 모습 - 무대 전환 때마다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고 다소 투박한 감이 있으나, 스토리 전개에 따라 무대는 끊임없이 바뀐다 - 도 없다.

국내 뮤지컬 시장이 상당히 커졌다. 관객들의 눈도 세련돼지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되겠다.

본 공연보다 신나는 커튼콜!

‘맘마미아’는 전체적으로 유쾌한 뮤지컬이다. 게다가 친구나 연인은 물론 모처럼 부모님과 함께 보기에도 손색없는 공연이다. 배우들은 꿈 많던 20년 전을 회상하면서, ABBA의 음악에 맞춰 노래하고 춤추면서 중·장년층의 청춘을 끊임없이 자극한다. 콧노래로 따라하던 관객들도 결국은 어깨를 들썩이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이것이 바로 뮤지컬 ‘맘마미아’의 힘이다!


본 공연 뒤에는 화려한 앵콜 공연이 이어지니 서둘러 앉지는 말자. 도나와 타냐, 로지가 반짝이 의상을 제대로 차려 입고 ‘Dancing Queen'에 맞춰 현란한 안무를 선보인다. 무대 위, 그리고 무대 밖에서 한껏 즐거워하는 그네들을 보며 되새겨본다. 엄마에게도 분명 청춘이 있었음을!

뮤지컬 맘마미아!

2006년 6월 18일 ~ 8월 20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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