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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멸의 스펙터클, <포세이돈>

우리 관객들에게는 7.80년대의 영화 프로그램의 단골 메뉴로 기억되는 작품이기도 한 <포세이돈 어드벤쳐>는 <타이타닉>이 등장하기 전까지 가장 화려한 스펙터클을 선보인 '해양 재난물'의 고전으로 기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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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멸의 스펙터클

  올해 개봉된 <포세이돈>의 오리지널 영화 <포세이돈 어드벤쳐 Poseidon Adventure, 1972><에어포트>, <타워링>, <대지진> 등의 이른바 ‘재난 영화’들 중에서 가장 흥행에 성공한 작품이자 완성도가 높은 영화로 손꼽힌다. <타이타닉>이 등장하기 전까지 가장 인상적인 해양 재난 영화였던 <포세이돈 어드벤쳐>는 대자본과 올스타 캐스팅, 폭발의 화염이 스크린을 뒤덮는 스펙터클로 이루어진 대형 이벤트 영화의 전형과 같은 것이었다.  


  우리 관객들에게는 7.80년대의 영화 프로그램의 단골 메뉴로 기억되는 작품이기도 한 <포세이돈 어드벤쳐><타이타닉>이 등장하기 전까지 가장 화려한 스펙터클을 선보인 '해양 재난물'의 고전으로 기억된다.

 

영화 속의 포세이돈 호는 퀸 메리호를 바탕으로 한 최첨단 선박으로 디자인되었다.

워너사의 스튜디오를 활용한 영화 속 세트는 실물 크기로 대부분 만들어졌다.

 

 올해 블록버스터로 재등장한 <포세이돈>은 당대의 최고 흥행작이었던 <포세이돈 어드벤쳐>의 찬란한 성공에 빚을 지고 있는 영화다. 더욱 정교해지고 발달한 테크놀러지로 인해 강렬한 이미지들로 만들어진 <포세이돈>은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연속된 모험으로 가득 차 있다. 오리지널 소설과 72년작에서 설정만 따온 <포세이돈>은 워너브라더스 스튜디오를 가득 메운 실물 크기의 세트장을 활용해 촬영되었고 무도회장이 휩쓸리는 장면에는 37만 리터의 물을 직접 쏟아붓기까지 했다.


 하지만 이미 잠수함 영화의 걸작 <특전 유보트>와 평범한 해양 블록버스터 <퍼펙트 스톰>으로 상반된 평가를 이끌어낸 바 있는 독일 출신의 볼프강 피터젠이 연출한 <포세이돈>은  결과적으로 오리지널 영화의 완성도를 넘어서지는 못한다. 그건 기술의 진보에 의해 더욱 거대해진 스펙터클로 구멍 난 드라마의 찰기를 메우려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거대 파랑'의 습격을 받아 침몰하는 포세이돈호

스턴트맨과 CG의 조화로 빚어진 경탄할 만한 전복 장면

 

 할리우드 영화를 통해 미국 사회의 정치학의 징후를 살펴보는 노작 『카메라 폴리티카』 의 저자 마이클 라이언과 더글라스 켈너는 <포세이돈 어드벤쳐>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서술한다.


 ... 동시에 수많은 사람들이 인플레이션과 실업으로 한층 덧칠된 실망과 불안정과 좌절의 세계로부터 복음주의 종교와 되살아난 기독교적 구원신앙에 귀의하기 시작했다. <포세이돈 어드벤쳐>는 대기업 담합주의의 무책임성과 세속적 지도력의 좌절에 대응해서 종교적인 해결책을 그려낸다. 담합주의적인 소유주들이 돈을 아끼려 했기 때문에 한 유람선이 해일로 뒤집히게 된다. 한 억센 개인주의적인 목사인 스코트(진 해크먼)는 소집단을 설득해서 자기를 따라오게 한다. 그는 배의 맨 꼭대기를 찾아내고 마침내고 구원을 얻는다. 그들은 무수한 시련을 겪으며 약한 자들(가장 주목할 사람은 두 여자다)은 중도에 낙오한다. 종국에 가서 스코트는 다른 사람들을 구출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한다. 『카메라 폴리티카 上』, 마이클 라이언, 더글라스 켈너 지음, 시각과 언어, p. 102>


  <포세이돈 어드벤쳐>에는 70년대 초반의 혼란한 미국 사회가 반영되어 있다. 기업의 부패 스캔들이 터져 나왔고 닉슨의 실각을 가져온 워터게이트를 비롯한 사건들로 정치 지도자들은 신뢰를 상실했으며 반전 운동과 페미니즘 운동으로 가부장주의적인 가치는 위협을 받았다. <포세이돈 어드벤쳐>는 그런 미국 사회의 위기에 대한 보수적인 반격과 같은 영화다. 강렬한 카리스마로 채워진 마초 목사인 스코트가 일행을 이끌고 그의 확신과 희생은 소수의 생명이나마 구해낸다. 그건 라이언과 켈너의 말 대로 ‘기독교 구원 신앙으로의 회귀’인 동시에 ‘강력한 카리스마를 지닌 가부장제 리더쉽의 복귀’를 의미한다. 그에 비하면 <포세이돈>의 재등장은 다소 뜬금 없게 느껴진다. <포세이돈>의 리더 조 딜런은 해군 경력을 지닌 도박사에 개인주의자이며 전직 뉴욕 시장이자 소방관 출신인 로버트(커트 러셀) 는 보수적인 카리스마를 발휘하는 존재로 젊은 딸과 대립하지만, 정작 영화는 그들의 가치관이나 속내를 보여주는데는 인색하기 때문이다. 


영화 속에서 가장 처절한 엘리베이터 시퀀스. 살기 위해 사람을 죽여야 한다.

쏟아지는 재난을 망연자실 바라보는 등장 인물들의 모습은 영화 곳곳에서 보여진다


 굳이 정치적인 알레고리를 따지지 않더라도 오리지널 <포세이돈 어드벤쳐>의 힘은 화려한 스펙터클보다는 강렬한 캐릭터의 힘에서 출발한다.  미남형인 2006년작 <포세이돈>의 조쉬 루카스나 커트 러셀에 비하면 매력적인 외모와는 완전히 거리가 멀지만, 강력한 리더인 진 해크만과 그와 늘 으르렁거리던 어네스트 보그나인의 연기는 ‘난파’라는 영화의 외적 위기와 더불어 ‘공동체의 붕괴’라는 내적 위기를 더하며 긴장감을 조성하는데 부족함이 없었으며  관객에게 동정심을 유발하는 셜리 윈터스의 연기 역시 강한 호소력을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2006년작 <포세이돈>은 개개의 캐릭터의 심리를 담아내기 보다는 캐릭터들에게 닥친 위험이 얼마나 거대한가에만 지나치게 집중한다.


 <포세이돈>은 어떤 의미에서 슬래셔 영화와 닮아 있다. 캐릭터의 내면을 담아내는데 소홀하다 보니 영화의 관심은 '다음 희생자는 누구인가 ?'가 되어 버렸다. 더구나 '희생자 게임'의 순서조차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을 정도다. (가장 부정적인 캐릭터가, 알려지지 않은 배우들의 배역이 희생자 리스트의 앞자리를 차지한다) 물론 이 영화에서 살인범은 ‘포세이돈’이라는 이름을 지닌 335m 짜리 대형 선박과 그 배를 덮친 거대 파랑(Rogue Waves)이다. 외로운 도박사, 전직 뉴욕 시장과 그의 딸 그리고 딸의 연인, 부유한 어머니와 어린 아들, 게이 연인을 잃은 노인, 건방진 마초 건달, 밀항 중인 스페인계 여성으로 구성된 캐릭터들은 영화의 전반부에 자신들의 상황을 설명할 수 있는 장면들을 부여받고 거대 파랑의 공격을 받은 선박이 공격을 받은 후, 위기를 피해 배를 거슬러 올라간다. 그 와중에 수압으로 인한 물의 공격은 무도회장에서 구조를 기다리는 사람들을 뒤덮어 버리고 화염과 물은 주인공들의 목숨을 위협한다. 그리고 일행 중 일부가 사망한다.


 어찌 보면 <포세이돈>은 야심이 그리 큰 영화가 아니다. 이미 마이클 카메론의 (다소 장황한) 3시간 짜리 영화 <타이타닉>이 등장하고도 한참 있다가 만들어진 <포세이돈>에는, <타이타닉>을 성공시킨 계급을 넘어선, 감상적인 사랑 이야기 등의 서브 플롯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블록버스터로는 매우 짧은 축에 속하는 98분의 상영 시간(그 중에서도 10분 정도는 엔딩 크레디트다)으로 구성된 영화는 (홍보된) 영화의 규모에 비해 훨씬 슬림한 편이다. 영화는 빠르고 공격적인 스피드로 결말까지 질주한다. 아마도 볼프강 피터젠은 냉정한 시선으로 일관하는 잠수함 영화이자 반전(反戰) 영화인 <특전 유보트>의 정서를 <포세이돈>에도 가져오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포세이돈>에서 캐릭터들에 대한 인물 묘사는 지나치게 간략하다. 그건 마치 잘 모르는 이방인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는 듯한 기분을 들게 한다. 대중 영화로서 관객들에게 필수적으로 제공되어야 하는 ‘감정 이입’의 기회가 <포세이돈>에서는 좀처럼 주어지지 않는다. 

 

아버지와 딸 : 서로 대립하는 부녀는 위기 속에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다.

내부 폭발에 의해서 더욱 위험해진 포세이돈 호의 내부

 

 오리지널 영화에 비해 한층 발달한 영화 기술 테크놀로지의 힘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포세이돈>은 마치 단계별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어드벤쳐 게임이나 서바이벌 리얼리티 쇼의 플롯을 그대로 스크린에 옮겨다 놓은 것 같은 영화다. 각각의 개성을 지닌 캐릭터는 단계별 위기를 극복하고 생존해 나가야 하고 영화는 그런 캐릭터들이 당면한 위기를 묘사하는데 주력한다. 거대한 부유층의 해상 사교장은 우연한 재난에 의해 해상 무덤으로 돌변하고 곳곳에 널부러진 시체가 가득한 대형 구조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주인공들의 사투가 벌어진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포세이돈>은 세련된 기술적 세공에도 불구하고 캐릭터를 부각시키는데는 실패했다. 실연하고 좌절한 중년의 게이 남자라는 설정과 밀항한 가난한 라틴계 여성의 존재가 왜 영화의 초반부에 제시되고 있는지는 불분명하다. 거대한 배의 규모를 보여주기 위해 배의 곳곳을 돌아보는 용도 외에는 각각의 캐릭터들에게 부가된 설명은 영화의 내러티브에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하고 결국 <포세이돈>의 다양한 캐릭터들 사이에는 이 사회의 소우주를 함축하는 팽팽한 긴장감이 결핍되어 있다. 대신 <포세이돈>은 관객에게 거대한 스펙터클의 향연을 보여주겠다는 '소박한' 목표에 충실하다. 거대한 대참사의 현장에서 주인공들은 턱시도와 이브닝 드레스를 입은 채로 헤엄치고 좁은 환기구를 통과하며 줄에만 의지해 불꽃 위를 건너야 한다. 볼프강 피터젠은 그들의 모습을 박력 있는 편집의 리듬으로 담아냈고 존 씰의 카메라와 ILM이 참여한 특수 효과팀은 참사의 현장을 실감나게 재현해냈다. 그리고 그 장엄한 파멸한 스펙터클의 장관이 우리가 이 영화에서 얻을 거의 유일한 것이다. 사실 이 정도의 볼거리를 제공하는 영화도 그리 흔하지는 않으니까.... ★★★

 


 

                                  <포세이돈>의 디스크 1 메뉴

 

 

    

 

 햇살이 반짝이는 오프닝 장면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밤이나 실내를 배경으로 촬영된 <포세이돈>은 재생 난이도가 꽤 높은 축에 속한다. 그래서 그런지 적절한 조명의 활용을 통해 인물들의 질감을 잘 표현해내고 있기는 하지만 <포세이돈> DVD는 최신 블록버스터 영화의 영상치고는 그다지 만족스러운 표현력을 선보이고 있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듯 싶다. 고해상도 디스플레이 재생시에는 오프닝의 타이틀 시퀀스에 미세한 고스트 현상이 보이기도 하고 아주 깔끔한 느낌을 주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이 영화 자체가 어두운 장면이 많은 작품이라는 것에서 출발하는 것이기도 하다. 인물들의 윤곽선의 표현이 선명하며 격렬한 장면들에서도 끊김 현상을 찾아보기는 어렵다.  ★★★

                                   <포세이돈> 디스크 1의 언어 메뉴  

 

 다소 평범한 영상에 비해 강력한 사운드 효과는 이 타이틀의 매력 포인트라고 할 만하다. 기대대로 가장 강력한 사운드를 들려주는 침몰 장면은 물론 러닝 타임 내내 쏟아지는 각종 사운드 효과의 강렬함이 인상적이다. 다소 상투적인 스코어의 재생에는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최신 블록버스터다운 강렬한 임팩트는 공간감이 확실하다. ★★★★

 

                       <포세이돈> 디스크 2의 메인 메뉴, 다소 단출한 구성

 

 

                                Poseidon : A Ship on a Soundstage (22:41)

 

 영화 제작 과정 전반을 다루고 있는 메인 메이킹 다큐멘터리. 특히 재난 장면의 거대한 제작 규모에 대해 비교적 상세한 소개가 이루어진다. 가능한 한 영화의 순서대로 촬영했다고 한 이 영화는 촬영시마다 5,6,7대의 카메라가 사용되기도 했으며 최대 10대의 카메라가 사용되었다고 한다. 그 외에도 주인공인 조쉬 루카스의 셔츠는 총 75벌이 준비되었고 과학적으로 거대 파랑을 재현하기 위해 스탠포드대학 컴퓨터학과의 도움을 얻기도 했다고...

 

 

                                    Poseidon : Upside Down (10:45)

 

 뒤집어진 포세이돈호의 세트 제작과 촬영에 대한 메뉴다. 전체 세트의 4분의 3이 거꾸로 된 세트였다는 소개와 함께 실제 크기로 만들어진 세트 규모에 새삼 놀라게 된다. 총 5개의 스테이지로 구성된 워너 브라더스 스튜디오를 최대한 활용해 촬영되었으며 난파 장면을 재현하기 위해 실제로 돌아가는 세트가 제작되기도 했다.

 

 

                                        A Shipmate's Diary (12:21)

 

 거대한 영화의 규모에 어울리는 다양한 스탭들의 면면을 알 수 있는 메뉴. 촬영 전의 바비큐 파티부터 시작해서 조명팀, 분장팀, 미술팀 등의 전통적인(?) 제작 스탭부터 시작해서 촬영용 마네킹 담당이나 간식 담당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스탭들을 만나본다. 영화 학교를 막 졸업해서 볼프강 피터슨 감독의 제작 보조로 일하는 말로나 P 보이트의 시각으로 블록버스터 영화 제작 현장의 규모를 가늠해 볼 수 있다. 특히 후반부에 11시에 나오는 스프에 대해 평점을 매기는 볼프강 피터슨 감독에게 10점을 받고 좋아하는 간식 담당자의 모습이 재미있다.

 

 

                                            Rogue Waves (28:36)

 

 영화 속에서 포세이돈호를 전복시키는 '거대 파랑'에 관한 히스토리 채널의 다큐멘터리. 통상 18m 이상의 규모를 지닌 '거대 파랑'에 의해 좌초된 선박들의 역사를 들어볼 수 있으며, 버뮤다 삼각지대 역시 거대 파랑을 일으킨 파도 때문일 수 있다는 추론이 전개되기도 한다. 이런 과학적 추론에 근거해 ILM에 위임해 만들어진 것이 <포세이돈>의 오프닝이라고 한다. 이 외 극장용 예고편이 수록되어 있다.

 

두 장으로 구성된 <포세이돈 SE> DVD의 서플먼트 양은 1억불 이상의 블록버스터로서는 그다지 많은 내용을 수록하고 있지는 않다. 아마도 예상보다 못한 흥행 스코어가 이 DVD 속에 보다 많은 것을 담아내지 못한 이유가 될 듯하다. ★★★

  

 

『포세이돈 SE』

 

    감독 : 볼프강 페터슨

    주연 : 조쉬 루카스, 커트 러셀, 에이미 로섬

 

    ■ Spec

    화면 Anamorphic Widescreen 2.35:1
    음향 Dolby Digital 5.1

    더빙 영어, 태국어

    자막 한국어, 영어, 태국어, 인도네시아어

                                         상영시간 98분                                                            지역코드 Dual Layer / Region 3
                                         제작년도 2006년
                                         출시일자 2006-09-14

Special Feature

 

-  Poseidon: A Ship on a Soundstage
-  A Shipmate's Diary: A film-school intern's experiences on the set
-  Poseidon: Upside Down: a unique set-design chronicle
- The History Channel documentary: Rogue Waves
- Theatrical trai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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