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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소년의 포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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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섬으로 가는 길, 당신에게 닿는 길 - 전남 고흥 우도 포구

    그녀가 바다에 나가 노래를 부르는 시간은 하루에 3분밖에 되지 않았다. 그 노래는 그녀와 남편을 하나로 이어주기에 충분했다. 삶과 죽음을, 이생과 후생의, 섬과 육지를, 별과 별을, 사랑과 그리고 사람을 이어주기에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전남 고흥 우도 포구 등록일: 2013.07.10

  • 그것은 아버지의 눈물이라네 - 부산 서구 암남동 송도

    아버지의 입에선 내가 알지 못하는 트롯이 흘러나왔다. 식탁에서 과일을 깎아먹던 어머니와 나는 그 장면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다. 아버지는 음을 흐트러트리지 않고 노래를 끝까지 불러냈다. 그러더니 고개를 돌려, 어머니와 나를 바라보았다. 아버지의 얼굴은, 눈 가는 햇살을 받은 바다처럼 반짝반짝 빛났다. 그것이 내 아버지의 세 번째 눈물이었다.

    부산 송도 영도 바다 등록일: 2013.06.21

  • 전장포 선상 아리랑 - 전남 신안군 임자도 전장포구

    멀어지는 것은 언제나 두렵기 마련이다. 친구와 연인과 사람과 과거와. 지금의 멀어짐, 그 간극에는 넓은 바다가 있다. 살아가며, 다시는 볼 수 없을 사람들. 그럼에도 어느 순간 불쑥 불쑥 튀어나오는 돌연한 감정처럼 내 안에 머무는 사람들. 그들만의 방식으로 그들만의 시간을 채우고 그들만의 삶을 사는 사람들. 나는 멀어지는 간극의 깊이를 헤아릴 수 없어 아주..

    전장포구 임자도 신안 등록일: 2013.06.11

  • 대변으로부터 날아라, 멸치 - 부산시 기장군 대변포구

    사회를 굴러가게 하는 조용한 힘, 바로 소시민적인 삶의 태도가 멸치의 쓰임과 많이 닮아 있다. 멸치가 있어 국물이 진해지고, 김치 맛이 깊어지며, 도시락이 풍성해진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그래서일까, 멸치가 좋다. 멸치를 좋아하는 사람이 좋다. 멸치처럼 사는 사람이 참 좋다.

    부산 대변포구 멸치 자정의 픽션 등록일: 2013.05.29

  • 오월의 노래 - 경남 거제시 동부면 학동 포구

    나는 더 많은 삶의 리듬을 알고자 여행 가방을 꾸린다. 이렇게 포구를 다녀오면 흥얼거리는 노래가 하나쯤은 생기기 마련이다. 그 가벼운 콧노래가, 달라진 숨소리가, 삶을 풍요롭게 만든다는 믿음이, 모든 여행자에게는 있다. 오월, 얼마나 아름다운 계절인가.

    학동 포구 거제도 숭어 몽돌 등록일: 2013.05.08

  • 나는 과메기라는 생선을 잘못 알고 있었다

    누군가 나에게 구룡포가 어떤 곳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대답할 수 없어 한동안 망설일 것이다. 전국에서 대게가 가장 많이 유통되는 지역이라 할까, 과메기의 본고장이라 말해야 할까. 한때 고래잡이로 유명했지만 지금은 오징어잡이 배와 대게잡이 배가 포경선을 대신하고 있는 항구라고 말하면 좋은 대답일까. 만약 그 물음에 대한 답을 꼭 해야만 한다면, 나는 이렇게 말..

    구룡포 포항 과메기 등록일: 2013.04.16

  • 전라도 음식이 왜 맛있나 했더니

    그는 옹기 하나를 가볍게 두드렸다. 웅숭깊은 울림은 여운을 남겼다. 옹기장은 동그랗고 펑퍼짐한 옹기가 전라도 양식이라고 했다. 그러고 보니 마당의 옹기들은 모두 배가 나왔다. 전라도가 손맛 좋고 인심 좋기로 소문난 것도 배가 나온 옹기와 관련이 있을 것만 같았다.

    바다 여행 전라도 등록일: 2013.03.27

  • 바다에서 하모니카 연주하는 남자가 멋진 까닭

    포구 사람들은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마주해야 한다. 바람에는 몇 가지 소리가 있을까. 바람은 거칠고 매섭지만 때론 세상의 모든 악기만큼 다채롭고 아름답다. 하모니카는 분명 바람이 내는 악기다. 내 귀를 적신 멋진 하모니는 바다의 물결처럼 나타났다 얼른 사라져 버렸다.

    바다 에세이 등록일: 2013.03.15

  • 내가 통영과 사랑에 빠진 이유

    이별에서 비롯된 슬픔은 차갑고 매섭게 내 정신을 사로잡았다. 나는 그 감정으로부터 떠나고 싶었고, 떠나야만 했다. 낯선 공간에 서서, 타인이 되고 싶었다. 내가 아닌 누군가가 되어 나를 바라보는 것. 그렇게도 나는 나에게서 벗어나기를 원했다. 어쩌면 여행은 그것을 가능하게 할 거라고 믿었다. 그런 연유로 통영의 포구를, 한산도의 작은 오솔길을 걷게 되었다.

    통영 강구안 포구 동피랑 한산도 등록일: 2013.03.07

  • 부산 다대포에 가면 연인을 만날 줄 알았다

    시간이 흘러 그 애의 얼굴이 사라지고 다대포라는 이름만 남았다. 이후로 해수욕을 즐기기 위해서, 그리고 락 페스티벌을 관람하기 위해서 다대포를 두어 번 찾았다. 원래 다대포는 부산의 3대 해수욕장(해운대, 광안리, 다대포)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해수욕장보다는 항구로서의 명성이 더 컸다. 제주도 바다에서 나는 고등어, 동해에서 나는 오징어, 근해에서 잡히는..

    다대포 에세이 등록일: 2013.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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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책

20세기 가장 위대한 시인의 대표작

짐 자무시의 영화 〈패터슨〉이 오마주한 시집. 황유원 시인의 번역으로 국내 첫 완역 출간되었다. 미국 20세기 현대문학에 큰 획을 그은 비트 세대 문학 선구자, 윌리엄 칼로스 윌리엄스의 스타일을 최대한 살려 번역되었다. 도시 패터슨의 역사를 토대로 한, 폭포를 닮은 대서사시.

본격적인 투자 필독서

네이버 프리미엄콘텐츠' 경제/재테크 최상위 채널의 투자 자료를 책으로 엮었다. 5명의 치과 전문의로 구성된 트레이딩 팀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 최신 기술적 분석 자료까지 폭넓게 다룬다. 차트를 모르는 초보부터 중상급 투자자 모두 만족할 기술적 분석의 바이블을 만나보자.

타인과 만나는 황홀한 순간

『보보스』, 『두 번째 산』 데이비드 브룩스 신간. 날카로운 시선과 따뜻한 심장으로 세계와 인간을 꿰뚫어본 데이비드 브룩스가 이번에 시선을 모은 주제는 '관계'다. 타인이라는 미지의 세계와 만나는 순간을 황홀하게 그려냈다. 고립의 시대가 잃어버린 미덕을 되찾아줄 역작.

시는 왜 자꾸 태어나는가

등단 20주년을 맞이한 박연준 시인의 신작 시집. 돌멩이, 새 등 작은 존재를 오래 바라보고, 그 속에서 진실을 찾아내는 시선으로 가득하다. 시인의 불협화음에 맞춰 시를 소리 내어 따라 읽어보자. 죽음과 생, 사랑과 이별 사이에서 우리를 기다린 또 하나의 시가 탄생하고 있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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